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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끌레르 피토에너지 릴렉싱 크림 모이스트 - 모든피부 60ml
애경
평점 :
단종
화장품 쟁여두는 취미가 있었을 때는 주로 외제 화장품을 모았었다. 용돈이고 과외해서 번 돈이고 몽창 화장품 사는 데 투자했다. 다 쓰지도 못할 만큼 쌓아두었다가 변하면 버리기를 반복하면서도 중독된 것처럼 신상품을 사 들이곤 했었는데, 결혼한 뒤부터는 집에서 잘 안나가서 그런가 자연스럽게 그 버릇이 없어졌다. 정말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화장품을 딱 쓸 것만 사기 시작하면서부터 외제 화장품에 대한 집착도 사라졌다. 예전에는 비쌀 수록 더 좋을 거야, 저것만 쓰면 피부가 확 달라질 거야라고 생각했는데(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피부만 더 버린다), 이제는 저렴하면서도 내 피부에 잘 맞는 것이 최고다라고 생각한다. 꽤 합리적으로 변한 것이라 하겠다. 발전했구나. ^^
그런데 올 여름이 유난히 더워서인가, 작년부터 잘 써오던 것들이 안 맞기 시작했다. 피부 트러블도 유난히 많아지고, 어떤 걸 발라도 피부가 편안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알로에마임의 알로젤이 이런 때 참 좋았는데, 리뉴얼되면서 피부에 안 맞게 바뀌었다. 서랍 속에 그득한 샘플들 중에서도 쓸 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던 중 둘쨰 형님에게서 선물받은 것이 바로 이것.
사실 스킨, 로션과 셋트로 되어있는 것을 받았지만, 원래 로션은 안 쓰고 스킨은 7-8년 째 줄기차게 쓰는 것이 있는지라 이것만 개봉했다. 마리 끌레르라는 브랜드를 그리 신뢰하고 있지 않던 터라, 아무 기대 없이 받은 거니 예의상 써보자 하고 발랐는데, 오호- 이것이 물건이었던 것이다.
우선 트러블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뾰루지가 잘 나는 피부라 화장품 무지 가린다.), 유분기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크림이니까) 그리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라서, 복합성인 내가 화장하기 전에 바르기에도 무리없다. 피부가 약간 벌겋게 된 부위에 발라도 따갑거나 하지 않고 부드럽게 스민다. 촉촉함도 꽤 오래 가는 듯 하다.
의외로 너무 잘 맞아서 가격을 알아보니 60밀리에 15000원? 대박이구나. 샘플로 들어있던 같은 라인 에센스도 괜찮던데, 여름에 크림 바르기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에센스를 쓰면 좋을 것 같다. 그리하여- 기초에는 잘 주지 않는 별 넷을 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