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어머님께서 양념해서 보내주신 돼지고기를 달달 볶아서 점심이자 저녁을 먹고 있는데,
벨이 울리더군요. 누구야, 이잉, 밥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ㅡ_ㅡ## 하며 나가보니
우체부 아저씨가 아니십니까.
뭔가 어마어마하게 큰 물체를 건네 주시는데, 잠시 당황. 그러나 나의 이름이 적혀있으니 우선 받고 봅니다. 무겁군요.
딴딴한 종이 포장을 좌악- 좌악- 잡아 찢고 나니(죄송합니다. 수암 선생님. ㅜ_ㅜ) 나온 것은.. 두구두구둥!
명화 달력이 세 개나----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피카소(빠삐에 꼴레)와, 마티스와, 민화. (피카소는 금색 점들이 슝슝 박힌 케이스에 들어 있었어요)
좋은 종이에 선명하게 인쇄된 아름다운 그림들- *____*
제가 마티스를 좋아하는 건 어찌 아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_ _)>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먹음직스런 떡과 차 사진의 탁상용 달력.
정성스레 쳐 주신 장문의 편지글.
수암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신 식품영양분석표 디스켓 (딸들과 조카딸들 결혼선물 제1호).
흑, 제가 마치 수암 선생님의 혈육이라도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 디스켓에 정말 감동했어요. 수암 선생님!
게다가 게다가 게다가 -----!!
바른손 카드가 한 장.
카드 한 장에 왜 이리 흥분하냐고요? 당연하지요.
혜원 신윤복의 쌍육도를 목판화로 만든 것을 바른손에서 카드로 만든 건데 말이죠.
이 카드 그림 왼쪽 아래에 보면 수암 선생님의 호가 적혀 있다는 말씀!
1972년의 카드라구요, 보물이에요 보물!
수암 선생님께서 직접 선각해서 찍고 채색하셨대요!
수정) 그리고 또 하나, 그건 민화 그림이 아니고 단원 김홍도의 알려지지 않은(프랑스에 있는) 풍속도랍니다. (제가 이 쪽으론 워낙 무지해서.. ^^;;;; )
그리고 카드의 혜원 풍속도는 내가 1972년에(큰 딸 출생년도임) 혜원의 연당도에 이어 쌍륙도를 판각했고 카드는 1976년경? 에 바른손에서 만든거에요.(내가 급히 쓰느라고 자세한 말씀 못드렸군요.)
1969~1973년까지는 혜원 신윤복의 그림에 심취해서 복각했답니다. 그 시절엔 혜원의 그림을 위조된 그림도 제법 찾어내는 준 전문가가 되었었죠. 복각할때 선의 흐름, 선의 모양등에 상당히 유의 했던거지요.
그 시절에 태여난 우리 큰딸(진석이 에미죠) 이름이 한자는 다르지만 혜원이랍니다.
-수암 선생님께서 고쳐 주셨어요.
정말, 이렇게나 멋진 것들을 많이 받아도 되는 걸까요? 수암 선생님, 정말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제게 주신 것의 백분의 일이나마 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에요.
깊이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