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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말할걸 그랬어
소피 블래콜 지음, 최세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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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들이 기대하는 바가 실낱 같으면서도 간절하기에 더 와닿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도 이렇게 스쳐가는 인연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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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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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가 좋아하는 아르테에서 나온 책이라 대강 훑어보고 일단 주문!
아르테의 책은 손에서 떼기 싫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기분이에요.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질문이 띠지에 적혀 있었어요.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좋은 컨텐츠와 읽을거리가 많아진 세상에 책을 만들어야 할 이유는 없을테니까요.
사진은 없지만, 뒤표지에는 앞에 있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는 말이 적혀 있어요. 작중에 나오는 할아버지의 말씀이에요.


시대를 초월한 오래된 책에는 큰 힘이 담겨 있단다.
힘이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으면,
넌 마음 든든한 친구를 많이 얻게 될 거야.



예쁜 색감의 커버 안에는 하얀 겉표지의 책이 들어 있어요.


 '나쓰키 서점'을 운영하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아버지의 고서점을 정리할 준비를 하는 고등학생 나쓰키 린타로. 갑자기 복도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 오고,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말하는 고양이? 황당한데 고양이가 오히려 되물어요. "왜, 고양이면 안 돼?"
 굉장히 시크한 고양이는 자기 용건을 말합니다. "갇혀 있는 책들이 있어. 구해줘."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 서점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조명이 없어 어두운 책방 안쪽에 끝없이 책이 이어질 것 같다는 상상을 하던 린타로는, 고양이와 함께 책방 복도를 끝없이 걷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돼요. 그렇게 린타로와 고양이는 책을 구하기 위한 길을 떠나고, 거기서 책에 대한 비뚤어진 애착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수많은 책을 읽지만 한 번 읽은 책은 유리상자에 넣어 두고 다시 읽지 않는 독자.
책에서 불필요한 문장들을 다 가위로 잘라버려서 한 문장으로 요약해버리는 가위질 편집자.
책의 내용과 질보다는 사람들에게 팔리는 책을 만들고 열심히 파는 데에 열중하는 판매왕 제작자.

린타로는 그들이 책을 대하는 모습이 맘에 들지 않지만, 그걸 섣불리 말리지도 못합니다.
왜냐면 그들의 주장을 되받아치기에는 그들의 말이 그럴듯하고, 꽤 많은 사실을 담고 있거든요.

난 수많은 책을 쌓아올리고, 그 덕분에 현재의 지위를 쌓았어. 이 세상은 1만 권 읽은 사람보다 2만 권 읽은 사람이 더 가치가 있지. 더 많은 책은 더 큰 힘을 낳는 법이지. 나는 매일 새로운 책을 읽느라 정신이 없어.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한 번 읽은 책을 두 번 읽을 여유는 없다고!
바쁜 일상생활에서 책에 쏟을 시간은 한정돼 있어. 그런데 읽고 싶은 책은 한두 권이 아니야. 사람들이 읽지 않는 이야기는 언젠가 사라지는 법이지. 속독도 줄거리 요약도 지금의 사회가 원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나? 난 책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어!
생각해봐요. 나쓰키 서점에 손님이 오나요? 누가 거금을 내고 그런 책을 사죠? 많은 독자들이 책에서 원하는 게 뭔지 압니까? 가벼운 것, 저렴한 것, 자극적인 것입니다. 책은 독자들의 그런 요구에 맞춰 모습을 바꿔나가는 수밖에 없어요. 아무리 걸작이라도 팔리지 않으면 사라지게 됩니다. 팔리지 않는 책을 늘어놓고 세계의 명작과 같이 죽을 겁니까?

어려워진 린타로에게 고양이는 한 마디를 건넵니다.
 "미궁에서 가장 강한 건 진실의 힘이지. 모든 게 진실은 아니야. 어딘가에 반드시 거짓이 있어."
고양이의 말을 들은 린타로는 그들이 놓치고 있는 진실을 찾기 위해 할아버지의 말씀들을 떠올려요.

하지만 할아버지의 말씀들로도 극복할 수 없는 책에 대한 난제가 남겨졌어요.
세상에 책은 점점 많아지는데, 마음을 가진 책을 만나는 일은 점점 없어지고 있거든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는 책'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로 찬사를 받으면서, 실제로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있어. 갇히고, 잘리고, 마구 팔리고 있지. 네가 봤던 일들이 내게도 일어나고 있는 거야. 2,000년 가까운 시간의 벽을 뛰어넘고 2,000개가 넘는 언어의 벽조차 뛰어넘은 내게도 말이야.


결국 린타로는 스스로 생각해내야 해요.
'책이 왜 소중할까? 책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린타로와 고양이, 고양이와 함께 떠난 네 개의 미궁, 그리고 린타로를 찾아오는 반장 사요에 이야기가 잘 어우러진 소설입니다. 말하는 고양이와 미궁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작가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한 소재로 판타지를 골랐을 뿐 중심 내용은 정말 심오해요.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책으로 먹고 사는 분
책을 좋아하지만 왜 좋아하는지 분명히 하고 싶은 분
시중에 나오는 '왜 책을 읽어야 하나' 알려 주는 책에 지치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http://onesweetstar.blog.me/221206479567

https://beanzari.net:5027/xe/book/498

"책을 읽는 건 참 좋은 일이야. 하지만 다 읽고 나면 자기 발로 걸음을 내디뎌야 하지. 네 발로 걷는 걸 잊어버리면 네 머릿속에 쌓인 지식은 낡은 지식으로 가득 찬 백과사전이나 마찬가지야." (65쪽)

"책을 읽는 건 산을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지. 책을 읽는다고 꼭 기분이 좋아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지는 않아. 때로는 한 줄 한 줄을 음미하면서 똑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거나 머리를 껴안으면서 천천히 나아가기도 하지.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시야가 탁 펼쳐지는 거란다. 기나긴 등산길을 다 올라가면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것처럼 말이야.
유쾌하기만 한 등산로는 눈에 보이는 경치에도 한계가 있어. 길이 험하다고 해서 산을 비난해서는 안 돼. 숨을 헐떡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는 것도 등산의 또 다른 즐거움이란다. 기왕에 올라가려면 높은 산에 올라가거라. 아마 멋진 경치가 보일 게다." (125쪽)

"책에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그려져 있어요. 괴로워하는 사람, 슬퍼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 그런 사람들의 말과 이야기를 만나고 그들과 하나가 됨으로써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어요. 가까운 사람만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세게에 사는 사람의 마음까지도요. 어쩌면 책은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르쳐주는 게 아닐까요?" (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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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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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할아버지의 말씀을 통해 책에 대한 애정을 하나씩 떠올리는 린타로. 하지만 마지막 미궁에서의 질문, 책의 ‘의미‘에 대해서는 결국 혼자 힘으로 생각해내야 했어요. 그리고 저는 린타로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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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품격 (합본) - 3대가 풀어 쓴 한.일 역사이야기 역사의 품격
배준호 지음 / 책과나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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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역사가 품격 있는 역사인가, 어떤 역사가 실격의 역사인가 평가하는 잣대로 한일 역사문화를 돌아보는 책. 학생, 엄마, 할아버지 3대의 대화 형식으로 열 가지 주제를 통해 한일 역사를 비교하고, 한국인이 기억해둘 일본인 70인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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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명수 - 난공불락의 1위를 뒤집은 창조적 추격자들의 비밀
박종훈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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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TBC뉴스룸은 어떻게 종편의 한계를 딛고 시청률 10%를 돌파했을까

- 금융DNA가 전무했던 카카오뱅크는 어떻게 돌품을 일으켰을까

 - 애플은 어떻게 94년에 나왔다 실패한 스마트폰을 성공시켰을까

 

 역전이 더 어려워지는 사회. 하나의 생태계를 조성한 기업이 모든 걸 가져갈 수 있는 구조에서 1위를 뒤집은 '창조적 추적자'들의 비밀을 알아 보는 책입니다.

 저자는 명견만리와 강연100℃ 등의 프로그램을 맡은 KBS 박종훈 기자입니다. 이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합니다. 따라서 퀄리티는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고, 저자와 출판사가 다른 책을 통해 서로 윈윈하기도 했고 해서 출간된 것 같습니다.


  1. 남들이 포기한 타이밍을 잡아라

 

 1장에서는 불황에서 역전을 꾀한 기업들의 사례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경기 불황이 시작되면 기존에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기업에게 유리하고 후발 주자는 불리하다고 생각지만, 오히려 불황 속에서 더욱 활발한 역전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들입니다. 켈로그. 포스트. 닌텐도.

 젠트리피케이션을 통해 불황 사이클을 바라보는 내용도 와닿았고, 스티브 잡스의 첫 직장이 닌텐도였다는 사실도 새로 알았습니다.


불황이 오면 담당자는 줄어드는 숫자에 고심합니다. 그리고 돈이 될 수 있는 것, 내버려두면 돈이 되지 않는 것들을 팔고 사람을 줄이는 작업을 시작하죠. 여기서 내쫓긴 물건이나 인력을 후발주자가 가져갈 여력이 있다면, 두 기업의 경쟁력 격차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후발주자가 불황에서 유리한 이유라기보다는(돈이 있어야지!) 후발주자가 불황에서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하는 편이 낫겠네요.


  1. 창출하지 말고 연결하라

 

요즘 읽는 책들의 공통 키워드를 꼽자면 '연결'입니다. 연결을 지배하는 기업이 시장을 지배합니다.

연결은 이미 있는 것들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꼭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할 이유는 없어요. 에디슨 이전에 백열전구를 발명한 사람만 20명이 넘고,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개념의 스마트폰은 94년도에 나왔습니다. 터치스크린, 스타일러스 펜, 애플리케이션까지 다 있었죠. 문제는 무선인터넷 환경이 없었을 뿐.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고정관념에 막혀 있다 보니, 자유분방한 IBM에서도 이후 스마트폰 시장을 다시 돌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무선인터넷 환경이 발달했음에도, 더 우월한 기술로도 그 시장을 생각하지 못했죠. 애플은 새로운 환경과 과거의 기술을 연결해 아이폰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애플의 아이폰이 성공한 이유는 이렇게 단편적인 부분만 있지 않겠지만요.


  1. 추격자의 눈으로 다르게 보라

 

 3장에서는 후발 주자가 1등을 따라잡기 위해 가져야 할 '눈'에 대해 얘기합니다. 이 눈을 가져서 성공한 후발주자의 이야기도 있고, 미라이공업처럼 경영자가 임직원 모두에게 그 눈을 갖게 함으로써 성공한 사례도 나와 있어요.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리쇼어링(Reshoring)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 전망합니다. 공장자동화가 더 발달해서 인력이 필요없게 되면, 인건비 때문에 빠져나갔던 공장들이 다시 원래 나라로 돌아가는 거죠. 과연 그렇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의주시해야 하는 분야이긴 합니다. 


  1. 작게 시작해서 모두 차지하라

 

 4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에 대해 강조합니다. 불황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전방위적인 공략을 통해 1위가 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시장을 장악한 회사들이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생길 당시 사람들은 '원두를 사다가 내려 마시면 20~30센트면 되는데 누가 1달러 50센트를 주고 커피를 사 마시냐'고 생각했습니다. 유럽과 달리 카페 문화가 없던 미국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래서 스타벅스가 진출한 시장에는 경쟁자가 거의 없었고, 술 문화에서 커피문화로 바뀌는 시기에 그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습니다.


  1. 지지자와 동맹군의 마음을 얻어라

 

 여기서는 다시 '연결'입니다. 앞에서 DJI의 드론이 성공한 것처럼,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이용자를 확보해야 합니다. 확보된 이용자는 서로가 서로를 연결하고, 언젠가부터는 그 연결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이쯤 되면 회사가 뭘 만들어도 매니아층이 최소한의 매출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가 가능합니다.


  1. 성과가 적어도 중심은 지켜라

 

 "레고라는 기업이 사라지면 사람들은 무엇을 가장 그리워할까?" 라는 생각에 레고는 다른 사업 대신 원래의 레고 블록 제작에 역량을 집중해서 키덜트족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 부활이라기보단 연명이 될 것 같지만...


  1. 구성원의 신념을 끌어올려라

 

 신뢰와 팀워크,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 장 같습니다. 자주 들어 본 인물이나 이야기를 쉽게 잘 풀어냈어요.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사장이 한 말이 와닿았습니다.

 

'개인의 능력 차이는 아무리 커도 다섯 배를 넘지 않지만 의식의 차이는 100배의 격차를 낳는다'


일본항공을 부활시킨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교세라에서 은퇴하고 쉬던 이나모리 회장은 정부 부탁으로 일본항공을 맡았습니다. 망해 가는 일본항공(JAL)을 개혁시킬 때 가장 먼저 임직원을 데리고 직원들을 찾아갔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일본항공을 다시 살리려면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머리 숙여 간청했다고 합니다. 이후 일본항공은 1년 2개월만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을 냅니다.


에필로그는 책이 나오기 직전인 2017년 11월에 쓰여졌습니다. KBS기자라면서 프롤로그에 제일 먼저 JTBC 뉴스룸의 성공에 대해 이야기한 이유는, 그 상황이 그만큼 뼈아픈 결과였지만 한편으로는 KBS가 그걸 인정하고 재도약을 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답니다. KBS의 변화가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추가내용은 홈페이지에 있습니다.

(https://beanzari.net:5027/xe/book/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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