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내 똥 어때?
하타 고시로 그림, 야마와키 쿄 글, 전경빈 옮김 / 창해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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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역사상 가장 푸대접을 받아온 쌍두마차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발과 똥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똥은 배설의 건강함과 함께 자연의 순환에도 한 몫을 톡톡히 하는데 이 즈음에 와서야 그 진가를 인정 받는 듯 싶다 이 현상은 어른 뿐 아니라 아동 도서에서도 종종 나타나는데, 그간의 똥에 관한 아동도서가 똥누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똥은 더러운 것이 아니다'며 좋은 습관 들이기를 강요했다면, 이 책은 미생물이 똥 속에서 배불리 여러가질 먹기 위해 내 똥을 기다리고, 거기서 만든 영양분으로 다시 우리에게 먹을 것을 준다며 '똥은 고마운 것'이라는 자연의 순환 원리까지 가르친다.

그런 와중에도 절대 아이들을 위한 유머감각을 놓치지 않는데 그 중의 압권인 것이 '똥박사' '똥저금통'이라는 기상천외한 신조어다!!! ^0^ 똥을 못 싸 뱃 속에 똥을 가득 채운 어린이 그리고 어른 '똥저금통'들이여! 똥박사의 말을 잊지 말지어다 '지금, 세상 모두가 내 똥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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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안녕? 사계절 그림책
제니 오버렌드 지음, 김장성 옮김, 줄리 비바스 그림 / 사계절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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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어린이판 '죽어도 좋아'란 기분이 떠오르는 것은 너무 외람된 생각일까? 영화 '죽어도 좋아'는 섹스란 뭐 그다지 특별히 아름답지도, 그렇다고 추잡한 것도 아닌 밥먹고, 잠자는 것과 같은 일상임을 발가벗은 노인의 몸을 통해 보여준다 동화 '아가야 안녕'은 출산이 뭐 그닥 특별히 신성하지도, 그렇다고 무섭거나 못볼 것은 아닌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상일 뿐이라고 발가벗은 엄마를 통해 보여준다.(실로 엄마의 밑으로 아가가 머리를 내미는 모습은 충격적이고, 그러나 그 장면 하나로 이 책의 매력이 배가 된 것은 사실이다.^^')

아가가 태어나는 날은 '온 마을 사람들이 애 낳는 걸 알 정도'로 엄마가 시끄럽고, 태어난 아기는 천사처럼 뽀사시 한 것이 아니라 주름이 쭈글쭈글 하다. 기쁘긴 하지만 진이 다 빠져버린 가족은 한 방에 모여 일상처럼 잠이 들고 마는데... 이 모습이 그동안 수중분만이다, 그네분만이다 다소 호들갑스러웠던 우리네 출산 문화를 제 자리로 조용히 되돌려 놓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한가지 생각이 더. '나라면 어떻게 태어나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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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7
존 버닝햄 지음,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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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예전에 보았던 동화인데 제목을 달리 해 새로 출간되었다. 그 때는 '깃털없는 거위 보르카'여서 거위인 줄만 알았는데 기러기였나보다 (기러기여야 말이 된다 ^^;;;) 교훈적인 내용이지만 너무 솔직하게 교과서적이고, 그림도 다소 거칠어서 눈에 쏙 들어오지는 않는다. 아쉬운 점은, 깃털없는 새에 대해 왜 남들이 편견을 갖게 되는지에 대한 시각도 조명해 줬으면 하는 부분이다. 깃털이 없든, 다리가 불편하든 남들보다 특별한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그런 친구를 특별히 보는 나머지 거위들이 나쁜 거위는 아니므로 그들을 이해하는 마음도 그려 줬으면 한다. 장애란, 특별하긴 하지만 나쁜 것은 아닌 개성이라는 이야기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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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은 즐거워 내 친구는 그림책
교코 마스오카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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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는 목욕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목욕의 즐거움을 강요(?)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있다. 그러나 이야기가 너무 황당하고 유쾌해 '내 너의 죄(?)를 사하노니!' ....^^;;

혼자 심심하게 목욕을 하고 있던 아이에게 불쑥 탕 속에서 고개를 내민 거북이, 이 뻔뻔한 녀석은 나를 깜짝 놀래켜놓고도 여기가 바다나 강물 아니냐고 묻는다. 여기는 우리 집 목욕탕이라 하니 '목욕탕에서 펭귄도 사니?' 하니 이게 웬일! 뒤에는 펭귄 두 마리가 이빨을 딱딱거리며 시끄럽게 서 있다. o_o

이 놈들 남의 목욕탕을 무단점거 해 놓고 그 미끄런 배로 타일 바닥에서 미끄럼을 타고 난리도 아니다. 곧이어 등장하는 물개의 무지개색 비누방울 쇼부터 하마의 등장까지는 그럭저럭 OK! 갑자기 탕 속의 물이 불어나는 듯 싶더니 급기야 입속에 열두번도 들어갔다 나올 왕고래까지 나타난다!!! @,@

책을, 심지어 동화책을 보면서 이렇게 뒷얘기를 예측하기 힘들고 깜짝깜짝 놀랐던 적은 처음 인 것 같다. 코딱지만한 탕 속에서 왕~~큰 동물들과의 목욕이라...만화 속에서 동짜몽이 부리던 황당 요술이 생각나며 매일 밤 은근히 기다리는 것이 생겼다. 뜨거운 김이 걷히면..내 욕조에서 뭐라도 나와주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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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개 - 가브리엘 뱅상의 그림 이야기
가브리엘 벵상 지음 / 열린책들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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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가 누구인지, 올 지 안 올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그를 기다려야 하는 것은 인간의 부조리만은 아닌 듯 싶다. (추측컨대) 주인의 변덕 때문에 차에서 버려져 세상을 떠도는 개의 모습에서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절감하는 절대고독의 감정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글 한 줄 없는 말 그대로 '그림동화'인 이 책의 작가는 실로 내공이 대단하다. @,@

첫장면에서 시작되는 이유없는 개의 유기, 떠돌이 개로 인한 교통사고 (아마도 그림 상으는 사상자가 몇 될 듯...-, -;; ) 등 나름대로 충격적인 사건들과 바닷가에 홀로 남겨진 개의 적막감, 도시에서 쫓겨다니는 개의 주눅든 감정이 연습인 듯, 장난인 듯 그린 목탄화에서 실핏줄처럼 낱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고독하게 떠돌아 다니던 개가 뒷다리를 '찍'들고 오줌을 싸는 장면인데, 자기를 버린 세상에 대해 통쾌하게 '감자'를 먹이는 듯도 하고, 고독이고 불행이고간에 나 볼 일은 봐야겠다는 개의 낙천성이 느껴지는듯 해서랄까 ^^;; 동화 중 내 인생의 역작이라 감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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