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용기 도모생애교육신서 11
폴 틸리히 지음, 차성구 옮김 / 예영커뮤니케이션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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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용기는 올바른 두려움과 마찬가지로 완벽한 생명력의 표현으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존재의 용기는 생명력의 기능이다. 생명력이 감소하면 결국 용기도 감소한다. 생명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존재의 용기를 강화한다는 의미이다. 신경과민적인 사람들과 신경과민적인 시기에는 생명력이 부족하다. 그들의 생물학적인 실체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몸은 마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마음은 몸을 따라간다. 따라서 심신(心身)은 함께한다.
옛사람들은 ‘용기’에 대해 어떻게 정의를 내렸을까? 용기는 하나의 윤리적 실체(reality)지만 인간 실존의 전 영역에, 그리고 존재 그 자체의 구조 속에 뿌리 내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용기를 윤리학적으로 이해하려면 먼저 존재론적으로 고찰해야한다고 한다.

저자 폴 틸리히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린 철학가이며 신학자이다. 1886년에 독일에서 출생. 1912년에 루터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나치에 의해 교수직을 박탈당한 1933년까지 독일 여러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쳤다. 라인홀드 니버를 통해 뉴욕에 있는 유니온 신학교에서 1933년부터 1955년까지 교수로 재직한 후 퇴임하여 하버드 대학교의 석좌교수로 초빙되었다. 1962년에 하버드 대학교를 퇴임하고 시카고 대학교로 옮겨 1965년 사망하기 전까지 신학을 가르침.

폴 틸리히는 그를 따르던 신학자들에게서 ‘신학자들의 신학자’라는 칭송을 받았다. 이러한 호칭은 사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기도 하다. 국내의 시인 한 사람이 시를 읽지 않는 사회 분위기와 읽히지 않는 시만 쏟아내는 시인들을 향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시는 더 이상 시가 아니다. 시인들끼리 주고받는 메시지에 불과하다.’

그러나 저자는 신학자들끼리 주고받는 차원에서 벗어나 기독교 신학과 철학의 많은 부분에 접근하지 못하고 관련성을 찾지 못하던 평신도들 사이에서도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했다.
저자는 새롭고 역동적인 신학용어들을 창조하여 현대 사회가 지닌 불안의 위기를 진단했고, 신학을 학문에서 해방시켜 현대적인 담론 속에서 새로운 청중과 새로운 관련성이라는 두 영역에 전달해주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책은 1950년대에 예일 대학교에서 테리 재단(Terry Foundation)의 후원으로 열린 몇 편의 강연내용으로 시작되었다. 이때는 미국문화와 종교생활이 가장 역설적인 시기라고 한다. 교회의 출석률이 급증하고 교회 건물을 신축하는 분위기가 미국 전역에 전염병처럼 확산되었다. 타임(Time)지는 이를 미국의 종교적인 ‘거대건물 콤플렉스’라고 불렀다.
저자는 이 당시 미국이 누리고 있는 신앙적인 부흥의 깊이나 영성에 대해 그리 확신하지 못했다. 이를 저자는 “종교속의 상실된 차원”이라고 표현했다.

저자는 ‘용기’라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자기긍정, 즉 자아가 자신을 긍정하려는 것을 방해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지는 자기 긍정이라고 한다. 용기와 대립되는 것은 두려움과 불안이다. 저자는 불안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운명과 죽음의 불안〉〈공허함과 무의미함의 불안〉〈죄의식과 정죄의 불안〉등이다.

불안의 문제를 다루기 위한 신학과 의학 사이에 있는 협력의 원리 가운데 몇 가지는 존재론적 분석에서 이끌어 낼 수 있는데,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실존적인 불안은 의사가 의사로서 관심을 기울일 사안 - 비록 그가 충분히 그것을 알고 있어야하지만 - 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모든 유형의 신경과민적인 불안은 목회자가 목회자로서 관심을 기울일 문제 - 비록 그가 충분히 그것을 알고 있어야 하지만 - 또한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목회자는 실존적인 불안을 그 자체 속으로 이끌어 들이는 존재의 용기에 관한 질문을 제기하고, 의사는 신경과민적인 불안을 제거하는 존재의 용기에 관한 질문을 제기해야한다고 한다. 저자는 불안증상에 대응하는 의사의 기능과 역할보다 목회자의 그것에 비중을 높이 두고 있다. 따라서 온전한 목회의 기능은 자신의 기능은 물론이고 의학적인 기능까지도 포함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극히 타당한 이야기긴 하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책의 마지막 챕터는 “용기와 초월”이다. ‘용납됨을 용납하는 용기’라고 되어 있다. 용기는 또한 비존재의 실제에도 불구하고 행하는 존재의 자기 긍정이라고 한다. 그것은 개별적인 자아가 포괄적인 전체의 일부로서 혹은 개별적인 자아성 속에서 자신을 긍정함으로써 비존재의 불안을 떠맡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용기는 언제나 위험을 내포하게 된다. 용기는 존재의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은 비존재를 초월하는 힘이어야 한다. 비존재는 운명과 죽음의 위협 속에서 경험되며, 공허함과 무의미함의 불안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죄의식과 정죄의 불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한다.

저자는 마르틴 루터를 예로 들고 있다.
루터는 로마 가톨릭 체계속의 객관적이고, 양적이고, 비인격적인 요소들을 공격했다. 그는 하나님과 인간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를 위해 싸웠다. 그에게서 나타난 확신의 용기는 기독교 사상사에서 최고조에 달한다. 루터의 모든 작품, 특히 그의 초기 저작들은 그와 같은 용기로 가득 차있다. 그는 계속해서 트로츠(trotz), 즉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가 경험한 모든 부정성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를 지배하고 있던 불안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께 대한 흔들림 없는 확신과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에서 자기 긍정의 힘을 이끌어냈다.  

저자는 ‘존재의 용기’에 대해 책 말미에 이렇게 표현했다. 이 책의 내용을 매우 깊고, 간결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존재의 용기는 의심의 불안 속에서 

                               

                              하나님이 사라져 버린 때에 나타나신 
         

                                하나님 안에 뿌리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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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지식 - 책의 바다를 항해하는 187편의 지식 오디세이
고명섭 지음 / 사계절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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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나를 믿으라.!” 존재를 최대한 풍요롭게 실현하고 최대한 만끽하기 위한 비결은 바로 이것이다. ‘위험하게 살아라!’ 베수비오 화산의 비탈에 너의 도시를 세워라!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은 대양으로 너의 배를 띄워라! 너 자신에게 필적할 만한 자들과의 대립 속에서 살아라! 너 앎을 찾는 자여! 지배자나 소유자가 될 수 없다면, 약탈자, 정복자가 되어라.”  (프리드리히 니체, 『즐거운 학문』)

‘너 앎을 찾는 자여!’  라는 말이 강한 자극을 준다. 살아간다는 것은 앎을 알아가는 과정이자, 그 앎을 실천해가며 수확을 얻는 길이 아닐까? 설령, 수확이 없으면 어쩌랴. 과정 자체가 삶의 진정한 모습이거늘.. 
 

이 책은 『한겨레 신문』문화부 출판 담당기자로 있는 저자의 북 리뷰 모음집이다.
제목 『즐거운 지식』은 니체의 『즐거운 학문』에서 빌려왔다고 한다. 저자는 이미 『광기와 천재 - 루소에서 히틀러까지 문제적 열정의 내면 풍경』 (인물과 사상사), 『담론의 발견 - 상상력과 마주보는 150편의 책 읽기』 (한길사), 『지식의 발견 - 한국지식인들의 문제적 담론 읽기』 (그린비)외 여러 권의 책을 낸바 있다.

“앎의 기쁨, 배움의 즐거움을 동력으로 삼아 인식의 항해에 나섰던 것인데, 그 몇 년의 항해 기록을 보니 선상에서 우아한 사유의 만찬을 즐겼다기보다는 굶주린 하이에나가 짐승의 고기를 탐하듯 약탈자의 심정으로 게걸스럽게 지식을 물어뜯었음을 알았다. 그렇게 뜯어먹는 중에 앎의 유혹이 삶 자체를 낚아채지 못하도록 견디는 오디세우스의 저항법도 익혀야했다. 삶이 풍요로워지지 않는다면 앎의 욕구는 자기 자신의 존재를 갉아먹는 탐욕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절감한다.”  라고 서문에 적고 있다. 겸양의 표현을 했지만, 앎을 향한 항해를 떠나고 싶어 하는 항해자들에게 가이드 맵을 제공해주고 있다.

총 187편의 리뷰가 실려 있다.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진다. 「사상의 바다」, 「인문의 바다」, 「교양의 바다」. 각 바다엔 5~6개의 섬이 있다. 저자의 독서력과 리뷰를 쓰는 내공이 상당하다. 역시 북 리뷰를 쓰는 내게 많은 도전을 주고 있다. 책을 좀 읽는다하는 내게 생소한 책이 많다. 그 이유는 내가 당장 먹기 좋고 소화 잘될만한 것만 찾았던 데 그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금 독서의 항해를 위한 체계와 철저한 각성을 하게 되는 다짐을 한다. 니체의 말대로 ‘지배자나 소유자가 될 수 없다면, 약탈자, 정복자가 되고’ 싶다는 욕심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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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비밀 박필교수의 말 시리즈 6
박필 지음 / 행복을만드는사람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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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생활에서 ‘감사’가 빠지면, 신앙인만 남는다. 종교인만 남게 된다.

솔로몬이 왕이 되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게 되었을 때 하나님이 찾아 오셔서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내게 구하라”고 하셨다. 이에 솔로몬이 지혜를 구하자, 하나님은 지혜뿐 아니라 구하지도 않은 부와 영광도 함께 주셨다. 어떻게 이런 복을 주셨을까?

그 비밀은 ‘감사’에 있다.
“기브온에서 밤에 여호와께서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게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솔로몬이 가로되 주의 종 내 아버지 다윗이 성실과 공의와 정직한 마음으로 주와 함께 주 앞에서 행하므로 주께서 저에게 큰 은혜를 베푸셨고 주께서 또 저를 위하여 이 큰 은혜를 예비하시고 오늘날과 같이 저의 위에 앉을 아들을 저에게 주셨나이다”             (왕상 3:5~6)

보통은 누가 우리에게 ‘너 무엇 줄까? 너 위해서 무엇을 해주면 좋겠니?’ 했을 때..‘음~ 난00이 좋아요. 00이 필요해요.’ 하지만 솔로몬은 하나님께 무엇을 구하기 전에 ‘아버지 다윗의 대를 이어서 저에게까지 왕위를 주시는 하나님의 큰 은혜에 감사합니다’ 라고 답을 드렸다. 그리고 기껏 구한 것은 우리가 너무도 좋아하는 물질의 축복이 아닌 지혜를 구했다. 하나님이 좋아하실만하다. 구하지 않은 것도 주시고 싶어하실만하다.

저자 박필 교수는 호주 시드니에서 다년간 영성과 치유, 가정사역전문가로 사역했으며 20여 년 간 성경 속에 ‘말’의 권세와 비밀을 연구하여 생명언어학을 개척하여 확립하였다고 한다.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출간했다. 

저자는 응답과 축복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응답은 구한 것을 받는 것이요, 구한 만큼 받는 것이다.
축복은 구한 것에 구한 것 이상으로 받는 것. 나아가서 구하지 않아도 주시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귀한 선물을 열수 있는 키는 역시 ‘감사’다.

스펄젼(Charles H. Spurgeon)은 “불행할 때 감사하면 불행이 끝이 나고 형통할 때 감사하면 계속 형통이 찾아온다.” 고 했다. 모 가수는 그가 유명해지자 인터넷에서 수많은 안티팬들이 그를 괴롭혔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홈페이지에 올린 안티팬의 글에 “좋은 지적을 해줘서 감사하다. 더욱 노력하겠다.”며 감사의 글을 올리곤 했는데, 그 안티팬이 모두 돌아서서 진짜 팬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감사는 하나님을 감동시킬 뿐 아니라 또한 사람을 감동시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감사는 나의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의 독소를 제거하여 사랑과 온유와 신실함으로 변화시키는 강력한 해독제다. 
 

바울의 감사는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빌 4:12)며 어떤 환경에서도 감사하며 만족하는 사람이 되었다. 감사의 비밀을 깨달은 사람은 빈부에 처하거나 비천에 처하거나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함을 누린다. 바울은 깊은 영성, 최고의 영성에 도달한 사람이었다.

스펄젼은 “하늘을 향한 감사, 그 자체가 기도”라고 했다. 영국의 종교가로 유명한 기도의 사람이었던 윌리암 로우(Law William)는 “위대한 성자는 기도를 많이 했다든지, 금식을 많이 했다든지, 혹은 자선을 많이 베풀었다는 사람이 아니라, 범사에 감사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감사하는 사람이 성령의 사람이 된다.

감사하는 사람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며, 
 

 

감사하는 사람이 예수님을 닮게 된다.

감사하는 사람이 최고의 영성에 이르게 된다.


 

“시애틀 근교의 작은 교회에 간 적이 있다. 흑인교회라 아주 활기찬 예배를 드리는데 특이한 것은 예배시간에 목사님의 인도로 성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지난 한 주간 생활 속에  감사했던 이야기를 짧게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모두 기쁨으로 한 주간의 감사이야기를 내어놓고 또 함께 기뻐하며 박수치며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의 감사를 보며 함께 감격에 빠졌었다. 하나님은 우리 삶 속에 감사를 받고 싶어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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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 활동 종료 페이퍼

 

1) 신간평가단 활동하면서 좋았던 책 Best3

    1. 이지 않는 차이 /  연준혁, 한상복 / 위즈덤 하우스

    2.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 에크낫 이스워런 / 박웅희 / 바움

    3. FBI 행동의 심리학 / 조 내버로 외 / 리더스북

2) 향후 신간 평가단에 건의하고 싶은 이야기 

    우선 그간 도서 선정하시느라 수고 많으셨던 담당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신간평가단이 꾸준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평가를 위한 신간도서가 3~4 권으로 상향조정되었으면 하는 욕심을 내봅니다. 
   

     다음 신간평가단에 재도전해서 합류하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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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페이지 독서력>, <실행이 답이다 >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1만 페이지 독서력 - 나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습관
윤성화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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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트위터가, 우리가 종종 쓰는 말 중 ‘언제 식사 한 번 합시다’에서 그 ‘언제’가 ‘언제인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연구, 분석한 결과물이 있는데, 본인이 ‘언제 한 번’ 발표하겠다고 해서 웃은 적이 있다. 조크였다.

아무리 책하고 거리가 먼 사람이라도, 가끔은 책을 선물로 받거나 책이 주변에 있을 수도 있다. ‘언제 시간나면 봐야지!’ 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시간이 없어서일까? 아니다. 시간이 나면 다른 일, 놀이부터 하다보니까 독서는 계속 순위에서 밀린다. 
 

정 할 일 없으면 책이나 볼까? 가 되는데, 업무외의 우리의 자유 시간을 빼앗도록 유혹하는 것이 많긴 하다.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 혁명 스마트폰은 대단하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균형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 일에 투자하는 시간만큼, 독서에 시간을 줄 수는 없는 건지? 이도 저도 아무것도 할 시간이 없다. 밥 먹을 시간도 없다. 잠잘 시간도 없다는 사람들은 예외로 한다. 무엇을 위해 그리 바쁜지..혹시 스스로 그렇게 바쁜 일과와 일상 속으로 자기 자신을 밀어 넣고 있지는 않은지 궁금할 따름이다. 물론 꼭 그렇게 살아야만 생존이 가능하신 분들에겐 드릴 말씀이 없다. 그저 아프시지나 않으셨으면..

“교보문고 독서경영연구소가 2010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독서량이 연간 12권이라고 한다. 한 달에 1권꼴이다. ‘나는 그렇게 읽지 않는데 생각보다 많네’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건 평균치다. 한 해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직장인이 10%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주변에서 책 읽는 직장인을 찾기 힘들다. 지하철을 타도 음악을 듣거나, 영상물 시청(드라마나 예능프로)에 폭 빠져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일 년 동안 서점 한 번 안 가본 사람은 더 많을 것이다.” 

 나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선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이다. 그 이유는 책은 늘 갖고 다니지만, 눈이 피곤해서 오래 못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책을 많이 안 읽는 것은 아니다. 제법 읽는다. 1주일에 5~6권은 읽는다. 거의 하루에 한 권 꼴이다. 그냥 읽기만 하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공개된 인터넷 공간(알라딘/나의 서재)에 북 리뷰를 올린다. 책을 두 번 읽는 셈이다. 북 리뷰를 적극적으로 올린 건 사실 얼마 안 됐다. 리뷰를 쓰면서 독서량이 늘었다. 리뷰 올릴만한 책을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내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언제 그렇게 책을 읽고 리뷰까지 쓰냐고 궁금해 한다. 나도 나름 바쁘게 산다. 하루 일과가 빠듯하다. 주5일 근무제와도 거리가 멀다. 특별한 스케줄이 없는 한 내겐 오후 10시부터 12시까지 집중 독서시간이다. 집중을 넣은 이유는, 독서에 방해가 되는 일은 아예 주변에서 멀리 한다는 것이다. TV와 컴퓨터가 그것이다. 경험적으로 볼 때 독서 역시 습관과 훈련이다. 그 두 시간이 내겐 황금 같은 시간이다.

『1만 페이지 독서력』- 저자는 ‘1만 시간의 법칙’처럼 누적되는 시간의 힘을, 책 읽기와 융합한 것이 바로 ‘1만 페이지 독서법’이라고 한다. 아이디어가 좋다. 아마 ‘페이지’ 대신에 ‘시간’을 적용시켰다면, 관심 끌기도 힘들었겠다. 시간이야기 하면, 시간 없다는 이야기만 돌아왔을 뻔했다. 저자 윤성화는 책하고 친한 사람이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과 11번가에서 도서 MD로 근무했다. 주 담당 분야는 자기계발과 경제경영이었다. 알라딘 MD로 일하면서 쓴 《2주에 1권 책읽기》는 ‘꾸준히 책을 읽는 방법’을 소개한 책으로 초보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수년간의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독서 습관의 중요성을 알리고, 효율적인 독서방법을 소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주위사람들에게 책을 읽게 하고 싶은데 다들 엄두를 못 내는 모습을 본 저자가 생각한 것이 하루에 27쪽만 읽자고 한다(13~14장). 그러면 10일에 270페이지(대략 책1권), 30일이면 810페이지(대략 책 3권), 6개월이면 4860 페이지(대략 책 18권), 10,000페이지면(대략 책 36권)1년분이다. 책을 읽고는 싶은데, 아직 계획을 못 세운 사람들은 일단 저자의 말대로 「페이지 공략법」을 시도 ‘해 보면’ 좋겠다.

이건 내 생각인데, 우선 책장이나 책상 한 귀퉁이에서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는 책부터 훈련용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 책과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다가 갑자기 친한 척하면 서로 불편하다. 서서히 다가가자. 이 책 중간 중간에 저자가 권유하는 책이 세상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책이라고 기죽을 필요 없다. 독서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무거운 책, 딱딱한 책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진짜 책하고 멀어진다. 단, 제대로 된 독서 습관을 들이려면, 월간지나 주간지 등 잡지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단행본이 정석이다.

꼭 책을 읽어야하나? 라는 원초적으로 유치한 생각이나 질문은 하지말자. 밥은 꼭 먹어야하나? 숨은 꼭 쉬어야 하나? 라고 묻는 것과 똑 같다. 저자의 생각을 옮겨 본다.
“서점에 갈 때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듣고 싶었던 멋진 강의들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말 잘하는 법에 대해서, 이 책은 재테크 잘하는 법에 대해서 멋진 강의가 될 만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냈다. 나는 1만 2천원 내외의 비교적 저렴한 돈을 지불하고 가져와 읽기만 하면 된다.”

항심(恒心) 있는 곳에 항산(恒産)이 있다. 무슨 일이든 꾸준함을 이길 재간이 없다.
어느 날 세계적인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에게 젊은 신문기자가 물었다.
“카잘스 선생님, 당신은 이미 95살이고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하루에 여섯 시간씩 연습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카잘스가 답했다.
“왜냐하면, 내 자신의 연주 실력이 아직도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파블로 카잘스는 96세의 나이로 죽는 날까지 평생 동안 매일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을 연습하며 자신의 실력이 어제보다 더 나아짐을 느꼈다.

독서도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영적 훈련이기 때문이다.

**  저자가 권유하는 「1만 페이지 독서습관 만들기 7단계」 **
1. 내 인생을 위해 이 정도는 하겠다고 다짐하라.
2. ‘오늘 하루만’ 하고 어물쩍 넘어가지 마라.
3. 오늘까지 몇 퍼센트를 달성했다고 사람들에게 자랑하라.
4. 1년 후 달라져있을 나의 모습을 상상하라.
5. 지금까지 기록한 1만 페이지 달성 표를 살펴보라.
6. 책을 구입한 그 자리에서 목표량을 달성하라.
7. 10,000페이지를 달성할 때마다 자신에게 보상하라.

10,000이란 숫자는 내게도 친숙하다. 내 목표는 10,000 북 리뷰다.
이 땅에 머무르는 동안 남기고 싶은 흔적이다.  그 과정 속에 내가 있다.
좀 덜 잘못하고, 덜 후회하고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삶을 책에서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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