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경영자 예수 - 개정판
로리 베스 존스 지음, 송경근.김홍섭 옮김 / 한언출판사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예수님이 열두 제자를 선택하시는 모습은 상당히 드라마틱하다.
면접장소를 만드신 것도 아니고, 공채 광고를 내신 것도 물론 아니다.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로드 헌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제몫을 했다. 단 한 사람 예외가 있었지만, 그 역시 예수님의 계획 하에 있었으리라 짐작한다.

최고경영자 예수 (Jesus CEO)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모델이 되고 있다. 예수님이 가지셨던 덕목들이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실천하고 다듬어야할 부분들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 삶의 CEO 이다.

저자 로리 베스 존스는 광고대행,마케팅,비즈니스 개발 회사인 존스 그룹의 창업자이자 현회장이다. 기업경영 컨설팅, 기업 PR, 건강보호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주신 탁월함을 인정하고, 촉진하고, 고양시키는 것”을 자신의 사명이라고 밝히는 로리 베스 존스는 미국 여성 방송인협회 엘패소 지부 회장을 역임했으며, 국제 인명사전에도 수록된 바 있다. 초교파적 기독교인으로, 20년 이상 성경을 연구해온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예수의 신성(神性)과 도덕성, 지혜, 영감(靈感)등을 리더십에 응용, 스태프들과 의사를 소통하고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실제적이고 단계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그녀는 불행한 결혼생활과 억압적이었던 종교적 환경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이르는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뉴멕시코 주의 깊은 산속으로 칩거했었다. 그녀는 산 속에서 나무의 노래를 들으며 이 책을 구상했으며, 우리 각자가 자신의 본향에 이르는 길을 찾도록 하나님께서 주신 자유 안에서 더욱 신실한 신자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여전히 영적 탐색에 심취해있다.

책은 자아극복의 강점, 행동의 강점, 인간관계 형성의 강점 등의 3파트로 나누어지며, 부록엔 리더들을 위한 제언이 실려 있다. 각 챕터마다 20여개의 꼭지 글이 실려 있는데, 칼럼 형식으로 씌어져서 책장을 넘기기가 쉽다. 성경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직접 삶의 현장에서 느낀 점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책을 이렇게 열고 있다.
“당신은 아마 남성적이며 권위적인 힘의 사용에 기초한 알파경영(Alpha management)에 대하여 들어 보았을 것이다. 또한 여성적이며 상호협조적인 힘의 사용에 기초한 베타경영(Beta management)에 대해서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위의 두 가지 경영스타일을 상호 연계시키고 고양시키는 오메가경영(Omega management)을 소개하고자 한다.” 
 

“예수님은 인류역사상 가장 확신에 찬 사람가운데 한 사람이셨다. 그는 자신이 인류를 위한 생명의 통로라고 믿었고, 자신을 출입구 - 문(門)이라고 불렀다. 예수님은 또한 당신의 역할이 타인들을 훈육해야 하는 것임도 알았다. 그래서 자신을 포도나무 - 목자(牧者)라고 불렀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길을 비추러 왔노라고 말씀하셨다.
바꾸어 말하면,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머리에서 발끝까지 철저히 믿으셨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을 믿는 것은 리더십의 핵심적인 특성이다. 왜냐하면 ‘내분이 있는 집은 결코 지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예수님은,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져보아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요한복음 21:6). 나는 마케팅을 할 때 자주 이 구절을 인용한다. “만약 어떤 일이 잘 안 될 때에는 다른 곳에서 고기를 낚도록 하시오.” 또 다른 구절을 인용해보면,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쳐 고기를 잡아라(누가복음 5:4).”이다. 고기들은 실제로 깊은 물에 있다.
리더들은 지속적으로 깊은 물속으로 투신해야한다. 리더십은 자세하게 설명된 지도(地圖)들을 가지고 오지는 않는다. 단지 전반적인 방향감각을 가지고 올 따름이다.“

성경에 의하면, 예수님은 변화산상에서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마태 17:2, 마가 9:29). 말씀에 의하면, “그때 예수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여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마태 17:2)”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 광경은 불가사의한 천국의 본질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아울러 중요한 원리를 설명해주고 있다. 예수님은 숨길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들 앞에서 투명해지면서 빛이 나셨다. 예수님은 어떤 숨겨진 의제들이나 은밀한 주머니들을 가지지 않으셨다.”

책 말미에 있는 ‘오메가 리더로서의 서약’ 중 하나를 인용해본다.
「나는 남을 정죄하는 것이 내 인생에서 주요한 에너지를 누출시키는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단 한 사람도 정죄하지 않는다. 남을 정죄하는 것은 나의 직무기술서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내가 남들을 정죄할 때, 나는 자동적으로 한계를 넘게 되고, 특히 내 자신과의 조화를 잃게 된다. 나는 다른 이들의 삶을 다루는 일은 ‘더 큰 힘(하나님)’이 관장하시도록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실에 눈을 뜨다 - 우리 시대 대표적 리더와 사상가 20인의 인생을 바꾼 정치적 각성의 순간들
해리 크라이슬러 지음, 이재원 옮김 / 이마고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너무 많이 희망하지도, 너무 많이 절망하지도 않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이것이 오늘날의 휴머니즘입니다.”      - 오에 겐자부로

이 책은 “우리시대 가장 저명한 학자, 예술가, 행동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사상과 관점을 어떻게 형성하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춘 흥미로운 모음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저자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국제관계 연구소 상임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 위성방송 네트워크와 유투브를 통해 전국에 생방송되는 〈역사와의 대화(Conversations with History)〉라는 프로그램을 1982년부터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기획, 제작, 진행해왔다.

유명 인사들이 각자의 과거 경험을 되돌아보는 토론의 장인 〈역사와의 대화〉는 초대 손님이 자신의 과거와 대화하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이자 프로그램의 사회자인 해리 크라이슬러는 초대 손님들의 말이 조리 있게 전달되도록 만들어 그들이 누구인지에서부터 독특하게 뒤섞인 그들의 개성, 지식, 성격을 청중들이 이해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저자는 1982년부터 2009년까지 475회 이상의 대담을 진행했다. 초대된 손님들만 해도 외교관, 정치인, 군인, 경제학자, 정치평론가, 과학자, 역사가, 작가, 해외통신원, 활동가, 예술가 등 다양하기 그지없었다. 그 중 20편을 엄선해 이 책에 수록했다.

여기에 실린 일련의 대담은 각자의 지성과 성격이 지닌 힘으로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이 세상을 예전과 달라지도록 만든 인물들의 다양함을 보여주기 위해 선별됐다. 대담에 초대된 인물들은 이 세상을 근본적으로 다른 각도에서 보았다. 그리고 그것은 이 세상에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들은 정치를 다른 방식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해준 사상과 행동을 받아 들였다. 이런 맥락에서 정치란 정당에 가입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정치란 권력관계를 이해하는 것과 관련 있다. 이런 통찰은 그저 우연히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명확하게 보도록 해주는 삶의 경험 끝에서 나오는 것이다. 요컨대 정치에 눈을 뜨는 바로 그 시점에서다.

책에 등장하는 20인의 면모를 보면, 노암 촘스키, 엘리자베스 워렌, 제인 메이어, 아메드 라시드, 올리버 스톤, 오에 겐자부로, 시린 에바디, 하워드 진 등 다양하다. 
 

이 중에서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와의 대담은 내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유년 시절을 미국과 일본 사이의 전쟁 통에 보낼 수밖에 없었던 겐자부로는 1935년 일본군도의 자그마한 섬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이 되던 해에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 그리고 그 후 스웨덴의 여성작가 셀마 라게를뢰프가 쓴 〈닐스의 대모험〉은 겐자부로의 유년시절을 통해 매우 중요한 두 권의 책이었다고 한다. 읽고 또 읽어서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  인터뷰 중
(문) 〈회복하는 가족〉에서 당신은 미국의 작가 메어리 플래너리 오코너가 소설가들의 습관, 즉 축적된 행위에 대해 말한 것을 인용합니다. 그게 뭐죠?
(답) ‘습관’은 이런 것입니다. 작가로서 저는 10년 혹은 30년 동안 매일 글을 써왔는데, 그러자 작가의 습관이란 게 점점 생겨버렸습니다. 저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합니다. 혹은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쨌든 저는 저를 작가로서 다시 태어나게 해준 습관을 갖게 됐죠.그래서 제가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에 빠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면, 저는 습관의 힘에 따라 뭔가를 쓰거나 해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겁니다. 심지어 군인, 농부, 어부도 살아가면서 엄청난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 자기 자신이 지닌 습관의 힘에 의해서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간이 되는 습관을 만들어낸다면 우리는 태어나고 또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전에 겪어보지 못한 위기조차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겐자부로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24년 전 나의 첫 아들이 뇌손상을 입은 채 태어났다. 말 그대로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러나 작가로서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내 경력의 상당 부분을 통틀어 시종일관 내 작품의 핵심주제는 나의 가족이 이 장애를 가진 아이와 함께 살아온 삶의 방식이 되었다.”
겐자부로가 28세 되던 해에 아들이 태어났다. 당시 그는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었고, 일본 문단에서는 꽤 알려진 작가였다. 그런데 그의 아들이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채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된 어느 날 밤, 뭔가 격려 될 만한 것을 찾게 됐고, 그래서 본인의 책을 읽고 싶어졌다. 처음으로 본인이 쓴 책을 읽게 된 것이 그때였다고 한다.
며칠이 지나고, 그는 본인의 책을 통해서는 제 자신을 격려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자기의 작품이 어느 누구도 격려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아무것도 아니야, 내 책도” 그는 아주 깊은 절망에 빠져버렸다.

그 무렵 일본에서 정치, 잡지를 편집하던 기자 한 사람이 원자폭탄이 투하 된 곳인 히로시마에 가보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그는 히로시마에 가서 반핵운동 단체가 회의를 갖기도 했던 회의장을 참관하기도 하고, 히로시마 원폭 생존자들을 위한 병원을 찾기도 했다. 그곳 병원에서 시게토 후미오 박사를 만난다. “우리는 생존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심지어 지금도 생존자들이 겪고 있는 병의 특성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합니다. 폭탄이 투하된 직후나 지금이나 우리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습니다. 매일 천 명의 사람들이 죽어가지만, 저는 죽은 시체들 가운데서도 계속 할 것입니다.   겐자부로씨, 사람들에게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데 제가 그들을 돕는 것 외에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당신의 아들에게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이 행성에 당신 아들 말고는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뇌손상을 입은 채 태어나서 겐자부로 부부에게 깊은 절망감을 안겨 주었던 그 아들은 어찌 되었을까?  그 아들은 작곡가가 되어서 2자의 CD를 발간했다. 그 아들의 성장기는 한 편의 감동 드라마이다.

“치유하는 힘, 마음을 고치는 힘 - 비록 우리가 절망, 즉 통과해야만 하는 영혼의 검은 밤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우리가 창조하는 음악이나 문학 속에서 실제로 그 절망을 표현함으로써 우리가 치유 될 수 있고 회복의 기쁨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고통과 회복의 경험이 하나하나 층층이 덧붙여짐에 따라서 예술가의 작품이 풍성해질 뿐만 아니라 그것의 혜택 역시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게 된다.”  - 오에 겐자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 생명 오디세이 - 우주생물학의 교과서
크리스 임피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우주생물학(Astrobiology)"은 우주속의 생명을 연구하는 신생 분야이다. 생물과학과 물리과학의 온갖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이 이 분야로 모여든다. 우주생물학은 연구할 대상이 없는 분야라거나 오로지 희망과 호언장담에 의지해서만 존속 할 수 있는 분야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대감은 손에 잡힐 듯이 뚜렷하다. 컴퓨터와 보조 장치의 성능을 높인 기술의 혁명은 우리가 먼 곳에서 온 빛을 모으고 우주로 정교한 탐지장치를 보내는 능력도 바꿔놓았다. 수십 년 안에 우리의 생물학이 유일한지 여부를 알게 될 것이라는 믿음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이 책의 저자 크리스 임피(Chris Impey)는 애리조나 대학교의 천문학과 교수이다.
임피는 애리조나 대학교 교육상을 10회 수상했으며, 카네기 재단에 의해서 올해의 애리조나의 교수로 선정된 바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처음으로 쓴 대중과학서이다.

우주생물학 연구는 우리를 앎의 가장자리로 이끈다고 한다. 지구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조건들의 범위를 이해하려면 지구를 끝까지 탐험해야 한다. 태양계에서 생명을 찾는 작업은 우리를 우주 기술의 한계로 이끈다. 다른 별들 주위의 행성들에서 생명을 찾는 연구는 우리를 망원경이 도달 할 수 있는 한계로 이끈다. 추측은 돛을 부풀릴 수 있지만, 관찰은 과학의 배를 제 항로에 유지시키는 바닥짐이다. 우주생물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우리가 아는 것들을 어떻게 아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대부분의 생명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부드러운 부분들은 썩고 분해되며, 단단한 부분들은 물과 바람에 침식된다. 재는 재로, 먼지는 먼지로, 생명 역사의 추적은 생명의 흔적이 보존된 드문 사례들을 기초로 삼아 마치 탐정이 범인을 추적하듯이 이루어진다. 생명이 오랜 세월동안 온전하게 매장될 수 있는 곳은 암석 속뿐이다. 그래서 생명 이야기와 암석 이야기는 서로 얽혀 있다.

미래학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컴퓨터 과학과 생물학에 혁명을 가져온 폭발적인 기술 진보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보면, 비 생물학적 지능이 훨씬 능가하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로 보인다. 커즈와일이 2005년도에 출판한 책에 의하면, “인간과 기계 사이의 구분, 또는 물리적 현실과 가상현실 사이의 구분은 없어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전망 앞에 소름이 돋겠지만, 커즈와일은 그런 진보들이 배고픔과 가난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예측이 가치중립적이라고 주장한다. 기술의 변화는 탈 생물학의 시대, 즉 기계와 생물이 융합하여 우리 자신이 새로운 존재가 되는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계와 생물의 융합으로 탄생할 새 존재의 이름은 “인공두뇌유기체(Cybernetic Organism)”의 약자인 “사이보그(Cyborg)”이다.

진화는 쉽게 납득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느리고 점진적인 변화의 과정은 시각화하기 어렵다. 적응에 의해서 새로운 종이 발생하려면 수백 혹은 수천 세대가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시적인 혹은 가속된 자연선택의 예들도 많다. 가장 중요한 예는 다윈이 연구한 갈라파고스 군도의 핀치들의 부리다. 우연의 역할 역시 많은 사람들이 마뜩하지 않게 여기는 점이다. 어떻게 무작위한 변이가 눈이나 날개처럼 대단한 것을 발생시킬 수 있단 말인가? 절반쯤 완성된 눈이나 절반쯤 완성된 날개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태양계에서 생명의 흔적을 추적할 때 우리는 우주에 관한 준엄한 진실을 깨닫게 된다. 우주는 엄청나게 크다. 화성에 가서 암석을 가져오는 일이 왜 그리 어렵단 말인가? 우주여행은 비싸다. 그러나 50년에 걸쳐 초강대국들이 경쟁을 벌인 후 드디어 민간업체들이 우주 여행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머지않아 사업가들이 우리를 다른 별로의 여행을 비롯한 새로운 모험으로 이끌지도 모른다.

먼 세계들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도약시킬 사건은 우주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기의 교란을 벗어난 우주에서는 행성을 탐지하기가 더 쉽다. 우리는 비교적 작은 망원경만 우주에 올려놓을 수 있지만, 우주 망원경으로 포착한 상은 지상의 망원경으로 포착한 상보다 배경이 훨씬 더 검기 때문에, 우주 망원경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큰 위력을 발휘한다. 나사와 유럽 우주기구는 지구와 유사한 행성들을 탐지하는 임무를 띤 함대를 보내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계획은 많은 비용이 들며, 함대들의 출발 시기는 아직 미정인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렇게 책을 마무리한다.
“인류는 어리다. 우리는 개인적으로는 매우 아름답고 친절하게 행동할 수 있지만, 또한 집단적으로는 근시안적이며 공격적이다. 기술이 지혜를 앞지른다면, 지능만으로 우리의 생존이 보장되지는 않을 것이다. 죽어야만 하는 운명을 두려워하면서 우리는 우주라는 광활한 바다에 메시지를 띄운다. 우리는 묻는다. 우리만 있는 것일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모든 각각의 호흡과 독창적인 생각과 자비와 사랑으로 의미를 창조하는 것이다. 우리의 과학과 우리의 예술에 행복이 있다. 둘 다 소중히 간직해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더그라운드 언더그라운드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때는 1995년 3월 20일, 월요일. 활짝 갠 초봄의 아침. 아직 바람이 차가워 오가는 행인들은 모두 코트를 입고 있다. 어제는 일요일. 내일은 춘분 휴일. 즉 연휴 한가운데다. 어떤 사람은 ‘오늘은 그냥 쉬고 싶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여러 사정상 당신은 쉴 수 없었다.

그래서 당신은 여느 때처럼 아침에 눈을 뜨고 세수를 한 다음, 아침을 먹고 옷을 입고 역으로 간다. 그리고 늘 그렇듯 붐비는 전차를 타고 회사로 향한다. 여느 때와 조금도 다름없는 아침이었다. 딱히 다른 날과 구분할 필요도 없는 당신의 인생 속 하루에 지나지 않았다.
변장한 다섯 명의 남자가 그라인더로 뾰족하게 간 우산 끝으로, 묘한 액체가 든 비닐봉지를 콕 찌르기 전까지는....”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에 의해 책이 만들어진(저자의 손과 머리에서 나온 글이 아니므로)계기는 어느 날 오후, 우연히 여성잡지에서 독자투고란을 보다가 떠오른 생각이 그 시작이다. 편지는 지하철 사린 사건 때문에 남편이 직장을 잃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었다. 그녀의 남편은 출근 중 운 나쁘게도 지하철 사린 사건에 휘말려 들었다.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다가 며칠 후에 퇴원했지만 불행하게도 후유증 때문에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 그 생활이 반복되면서 결국 쫓겨나다시피 직장을 그만 두었다.

이 기사를 읽은 저자는 그 후 어떤 계기로 그 편지를 떠올리며, ‘왜?’ 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불행히도 사린사건의 순수한 ‘피해자’가 사건 그 자체에 의한 피해에 그치지 않고 왜 그렇게도 가혹한 ‘2차 피해’(다시 말해 우리 주위의 어디에도 있을 수 있는 일상사회가 생산하는 폭력)까지 받아야 하는가? 과연 주변 사람들은 그것을 막을 수 없었을까?

그러면서 저자는 그 당시 사린가스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또 이런 이중의 상처를 생산하는 일본사회의 모습을 좀 더 깊이 알고 싶어졌다.

인터뷰는 1996년 1월 초부터 같은 해 12월 말에 걸쳐 정확히 1년 동안 이뤄졌다. 한 번의 인터뷰는 1시간에서 4시간까지 이어졌다. 녹음을 한 후 인터뷰를 했던 사람과 편지로 왕래하며 수정하고 동의를 구했다. 힘들게 입수한 피해자 인명부 700여 명의 리스트 중 140명과 연락이 닿았고, 실제 인터뷰는 40퍼센트 정도였다. 결국 사린 사건 피해자 공식 발표 인원 3,800명중 60명의 ‘증언해줄 피해자’를 찾아내기 위해서 저자와 두 사람의 도우미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이 사건은 일본 사람들에게 매스컴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들(매스컴 관련)은 결국 스캔들을 좋아할 뿐이다. “정말 큰일 날 뻔했습니다.” 라고 하면서도 그들은 그것을 즐기고 있다.” 
 

“사린 사건 후 PTSD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육체적인 면 못지않게 정신적인 상처가 크다. 불면, 악몽, 공포 등.”

한 생각이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한 생각이 사람을 높은 위치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계기도 될 수 있지만, 그 반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고통, 나아가서는 생명을 앗아 갈 수도 있다. 

지하철 히비야 선 사린 살포 임무 도요타 도오루 : 도쿄 대학 이학부에서 응용물리학을 전공하고. 엘리트 연구실로 올라가 석사과정을 마침. 박사과정으로 진학할 즈음에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 도요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 동료 히로세 겐이치가 그랬듯이 - 주어진 ‘교리’에 대해 더욱 강한 신념을 가지고서 솟구쳐 오르는 의문을 억제하고 인간성을 잊고 상상력의 창을 닫아 행위의 논리적인 정당성을 확립하는 것뿐이었다. 자신의 의지와 판단으로 차에서 뛰어내리기보다는, 또한 그 이후의 책임을 짊어지기보다는 명령에 따르는 쪽이 훨씬 더 편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마음을 정했다. 해야 한다고, 일단 마음을 정한 후에는 모든 행동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사린 사건에서 목숨을 잃은 분들, 그분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자신이 죽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입니다. 몇 분 사이에 의식을 잃어버리고 마니까요. 죽기 전에 가족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희생당했는가.?’ 
 

"그런 짓을 한 놈들은 극형을 받아 마땅합니다. 저는 세상을 떠난 열한 명의 희생자를 대신해 생명을 되찾은 사람으로서 이 말을 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죽어야 했던가 하고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나는 모른다. 제자들이 했다. 어쩌고 저쩌고 ....이건 말도 안 됩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사람 목숨을 벌레처럼 다루다니, 이건 절대로 용서 할 수 없습니다. 희생당한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일 궁금했던 것은 이 사린 사건을 주도했던 일본의 옴 진리교의 실체가 무엇인가? 였다. 그러나 끝가지 읽어봐도 모르겠다. 옴에 대해선..저자가 책 말미에 후기겸 글을 남기긴 했지만, 우리와 가까운 나라 일본이 더 멀게 느껴지는 것은 뭔 까닭인지 모르겠다. 이 책에 증언을 남긴 피해자들의 공통된 마음중 하나는 사린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옴 교단 측의 수상쩍은 움직임과 범죄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대응과 공조수사 체제가 없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도대체 옴 진리교의 진리가 무엇이기에 그 슈퍼 엘리트들이 전도유망한 직장과 위치를 모두 내던지고 그 조직으로 들어가선 사린 사건과 같은 불특정다수의 인명을 손상시키는 일을 자행할까? 알 수가 없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이러한 사건이 매스컴에선 가십거리 정도 밖에 안 되고, 그 문제에 심도 있게 접근해서 파헤치려는 의지도, 밝힐 생각도 없는 듯하다.  이번 일본 지진 후 원전 폭발사고 등에 대응하는 일본 정부의 시스템과 분위기는 조금 알 것 같은(이해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느낌이다. 
 

저자는 수십 명의 목소리를 책으로 엮어내며, 그들의 희생과 고통을 위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또 한 사람의 미약한 존재임을 고백한다. 그리고 기도 한다. 
 

“내가 당신에게 받은 것을 당신에게 그대로 돌려 드릴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만 페이지 독서력>, <실행이 답이다 >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실행이 답이다 - 생각을 성과로 이끄는 성공 원동력 20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꿈은 이루어진다!”가 한동안 전 국민의 캐치프레이즈가 되었다. 지금도 인기는 시들지 않는다. ‘꿈’.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다. ‘간절히 원하고 생생하게 상상만 해도 꿈이 이루어진다.’는 식의 긍정적인 자기최면은 실제로는 생각보다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목표를 달성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의 진단에 의하면, 지나친 자신감으로 인해 비합리적으로 거창한 계획을 세우게 되어 결과적으로 '계획오류(planning Fallacy)'에 빠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로 지나친 낙관은 목표 달성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난관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을 오히려 방해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밋빛 미래를 ‘상상만’하는 사람들은 성공에 이르는 과정에서 더 쉽게 좌절할 수 있고 상상 속으로 도피할 가능성이 더 많다. 이런 연구결과들을 보면 의기양양하던 친구가 엄살떠는 친구에 비해 어째서 성적이 더 나빴는지, 비즈니스나 인간관계에서 자신감이 넘쳤던 사람들이 의외로 실패하는 경우가 왜 더 많은지 이해 할 수 있다.”

이 책의 키워드는 ‘실행’이다. 자기계발 서적에서 ‘실행’은 이미 새삼스러운 단어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선 여러모로 실행의 동기부여를 찾을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미래로부터 역산해서 현재의 행동을 결정 한다.' 

                                              - 간다 마사노리

스케줄링, 즉 계획을 세우는 순서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다.

현재를 기점으로 순차적으로 계산해 목표달성 시기를 추정하는 ‘순행 스케줄링(Forward Scheduling)'과 최종 목표달성시간, 즉 미래를 기준점으로 역산해서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선택하는 ’역산 스케줄링(Backward Scheduling)'이다.

비즈니스에서 순행 스케줄링이란 작업시작시간을 기준으로 고객에게 납품할 수 있는 날짜를 계산해 생산 공정을 잡는 것을 말한다면, 역산 스케줄링이란 고객이 원하는 납기일을 기준으로 역산해서 배송, 생산, 작업시간 등을 계산해 스케줄을 잡는 것을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약 1개월 전에 이 ‘역산 스케줄링’을 적용해서 계획을 세웠다. 「독서계획」이다. 책을 1달에 몇 권 읽겠다는 계획은 너무 맨송맨송 하다. 그래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터넷서점 알라딘 / 마이 서재 / 마이 리뷰’를 일만 권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다보니 자연적으로 시간 계산을 해보게 되었다. 내 나이가 적지 않은 관계로 일만 권의 리뷰를 올리려면 그 이상 책을 읽어야하고, 부지런히 시간을 아껴가며 리뷰도 써야 한다. 앞으로 대략 30년을 잡았다.  10,000 ÷ 30 = 약 333권 
 즉, 1년에 300권 이상은 읽고 써야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거의 매일 책 한권은 읽고 리뷰를 써야 한다는 계획이 세워졌다. 좀 무리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열심히 계획에 맞춰서 실행하고 있다.

그 다음 역시 이 책에서 저자가 권유하는 방법을 미리 썼다. SNS ‘페이스 북’ 친구들에게 공표를 하고 응원을 부탁했다. 응원과 격려를 많이 받았다. 특히 내 딸에게 받은 응원이 진정 큰 힘이 되었다. [공개적인 선언]은 은밀한 결심에 비해서 월등히 뛰어난 성과를 얻는다고 한다. 결심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은밀한 결심은 하지 않은 것과 같다고 한다.

심리학 박사이자 임상심리 전문가인 저자는 실행력을 크게 3가지로 나눈다.
1) 결심 (Decision Making)  2) 실천 (Taking Action)   3) 유지 (Maintaining Habit)
1)단계는 누구나 많이 하는 부분이지만, 2)단계 3)단계로 넘어갈수록 탈락률이 높다.
저자는 이 부분에 역점을 두고 독자에게 자극을 주고 있다. 자칫 교과서적인 내용으로 변할 만한 내용들이 꿈과 계획의 실천, 유지 단계에서 도움 되도록 잘 정리되어 있다. 많은 예화를 들려주고 있다. 각 챕터 소제목 글들 말미에는 Stop Think & Action 코너가 있어서 책을 읽고 지나가는 지식적 독서로 그치지 않고 실행의 독서가 되도록 리드하고 있다.    

어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목표가 명확하고 자나 깨나 그 목표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는 것이다. 헝가리 축구 영웅 페렌츠 푸스카스는 “나는 많은 시간 축구를 한다. 공을 찰 수 없을 때는 축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축구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때는 축구에 대해 생각을 한다.” 
85세에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4,000회 이상 콘서트를 했던 건반위의 사자, 빌헬름 바크하우스에게 기자가 물었다. “선생님, 연주하지 않을 때는 주로 뭘 하십니까?”   물끄러미 그 기자를 바라보던 그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연주하지 않을 땐 연습을 하지!”

실행력을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 귀감이 있다. “지독히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간신히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고학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덴마크 국왕에게 무작정 논문과 편지를 보냈다. 그리하여 당당히 덴마크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된 그는 노르딕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 대학원에서 농업경제를 전공했다. 그가 바로 우리나라에 새마을 운동을 도입했던 류태영 박사다.
그는 목표가 만들어지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다음과 같이 자문하곤 했다.
“총장이 되고 싶다. 그러려면? 부총장이 되어야한다. 그러려면? 교수가 되어야한다. 그러려면? 유학을 가야한다. 그러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그렇게 해서 그는 유학을 갔다 와서 대학교수와 부총장을 역임했고, 70세가 넘은 지금도 ‘농촌청소년 미래재단’을 설립해 청소년 지도자 양성에 열정을 쏟고 있다.
‘하나의 훌륭한 아이디어가 1달러의 가치를 지닌다면, 그러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계획은 1백만 달러의 가치를 갖는다.’ 아이디어를 꿈으로 바꾸어도 의미의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Action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