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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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에 온 생을 바친 그 분. 비록 그 분이 꿈꾸던 세상은 오지 않았지만, 그 삶은 참 꼿꼿했다. 죽음조차도 그 분의 정주행 삶의 연장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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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를 만든 열가지 사건 -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이 함께 읽는 근현대사
아사히신문 취재반 지음, 백영서.김항 옮김 / 창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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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4국(한국, 일본, 중국, 대만)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150년간의 중대사건 10가지가 주제이다. 현지의 학자 및 목격자들을 직접 인터뷰함으로 현장감을 살렸다. 저자들은 이 책의 키워드를 ‘교류와 연쇄’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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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기타 - 딩가딩가 기타 치며 인생을 건너는 법 날마다 시리즈
김철연 지음 / 싱긋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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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리뷰

 

날마다, 기타 - 딩가딩가 기타 치며 인생을 건너는 법 | 날마다 시리즈

_김철연 / 싱긋

 

 

음악을 내 삶의 전부에서 일부로 만드는 건 정말 쉽지 않았다. 좋아할수록 힘들어지고 같이할수록 가난해지는데도 음악을 놓지 못하는 내가 싫었지만 놓을 수가 없었다. 그만큼 음악은 내게 매력적이었다. 지금도 음악만큼 아름다운 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p.8)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자기 몫의 삶을 살다가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큰 복이다. 덧붙여 잘하기까지 하다면 그 이상의 행복이 없지 않을까? 이 책의 지은이는 뮤지션이다. 대학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했고 지은이의 이름 김철연으로 한 장의 정규 음반과 싱글 음원 2곡을 발표했다고 한다. 주로 다루는 악기는 기타이다. 지은이는 음악을 좋아하고 잘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독자로선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오히려 지은이는 애써 태연하다. “40대인 지금은 정확한 꿈이 없다. 기타도 치고 음악과 더불어 아내와 맛있는 거 먹으며 평탄하게 사는 게 꿈이라면 꿈이다.”

 

기타. 내 젊은 날의 뒤안길로 되돌아가게 하는 단어이다. 내가 기타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수십 년 전이다. 1970년대 초반 고딩때, 그 당시 청소년들의 최애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인 별밤(별이 빛나는 밤에)을 통해서였다. 별밤에서 제목이 있는 글을 모집했었다. MC가 정해준 제목에 맞게 글을 써서 보내는 것이었다. 그때 방송국에 원고를 보냈는데, 떡하니 뽑혔다. 그래서 그 당시 서대문(정동)에 있었던 MBC사옥을 찾아갔다. 6층이던가, 8층이든가 알려 준대로 갔더니 PD로 짐작되는 중년의 아저씨가 명함에 사인을 해서 주면서 종로2세고비아악기점에 가면 기타를 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 길로 바로 세고비아 악기점을 찾아갔다. 통기타를 품에 안고 집에 오는 길은 무척이나 행복했다. 기타 냄새가 좋아서, 기타 케이스를 살짝 열어서 냄새를 맡으며 집에 갔다. 기타를 치고 싶은데 기타에 대해선 1도 모르던 상태였던지라, 기타 교본책 몇 권과 친구가 기타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했던 노트를 빌려 그해 여름방학 내내 기타만 두드렸다. 나는 열심히 쳤지만, 듣는 이들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몇 해 꾸준히 독학을 하니 그럭저럭 기타 치는 흉내를 낼 정도가 되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나와 근 20살 차이가 나는 노총각 큰형님의 생일날 닐 다이아몬드의 ‘Solitary Man’을 연주해드렸다. 수입 없으신 부모님대신에 가장 노릇 하시느라 장가도 못 가시는 형님이 안쓰러워서 곡을 골랐다. 노래를 들려드린 후 몇 년 동안 큰형님은 친구 분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 내가 있으면, 나를 가리키며 쟤가 나한테 ‘Solitary Man’ 불러준 아우라고 소개해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좀 창피하다. 엉터리 기타실력이라는 것은 내가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쓰다 보니 내 이야기가 좀 길어졌다. 다시 이 책의 지은이 이야기로 돌아간다. 초등학교 시절엔 이 좋았다고 한다. 수학여행 중 장기자랑에서 춤을 춘 뒤로 학교에서 지은이를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예전에 멍청하다며 투명인간 취급하던 몇몇 아이들도 화장실이나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칠 때면 먼저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렇게 몸에 들어온 춤은 고등학생 때까지 이어졌다. 2003년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학교에 입학 한 후 음악 소년이 되었다. 음악동료들과 합주를 하며 음악적 기량을 쌓아갔다. 몸의 에너지가 모두 소진될 때까지 하는 연주가 일상다반사가 되었다. 홍대 거리나 카페에서 버스킹이나 연주를 하기도 했지만, 경제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그저 열정 하나로 음악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기타선생으로 잠시 안정적인 직업군이 되어보기도 했다(현재도 기타선생은 진행형이다). 지은이에게 기타를 배운 연예인은 산다라박을 비롯해 많은 아이돌들이 있다고 한다. 각계각층에서 지도자급 자리에 있는 이들 중에서도 그의 기타 제자가 많다고 한다. 안타까운 점은 지은이가 뮤지션인데 아직은 무명에 가깝다는 점이다. 음악과 함께 한 시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다. 이 책을 통해 대중에게 더욱 많이 알려지고 뮤지션으로서 살아가는 지은이의 삶에 또 다른 계기가 마련되길 소망한다. 지은이는 비록 책의 프롤로그에 이제 음악은 내 삶의 전부가 아니다. 음악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난 순간 삶이 편안해졌다.”고 고백했지만, 그 마음은 음악이 돈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 너무 애쓰지 않겠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며 사는데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그 또한 좋지 아니한가?

 

지은이의 아버지가 이 책 날마다, 기타를 몇 장 읽더니 우셨다고 한다. “아버지 왜 우세요~ 벌써 울면 어떻게 해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끝까지 못 읽으시겠네요~” 하며 장난을 치듯 뒤에서 아버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고 한다. 아버지 하시는 말씀..“왜 이렇게 어렵게 살았냐?” 아버지는 본인이 힘든 건 괜찮아도 아들이 고생한 것은 안 돼 보였나봅니다 하고 적었다. 지은이는 편지글을 이렇게 마무리했다. “잠깐이지만 책을 괜히 쓴 거 같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너무 드러나 버리니 왠지 알몸을 보인 것 같은 느낌이더라고요. 아버지, 저는 절망적이지도 우울하지도 않답니다. ”누구나 힘들지만 감추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잖아요.“ 독자 여러분 그저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내 이야기로 마무리 내 곁에서 기타가 없어진지 역시 수십 년은 된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니 다시 기타를 안고 싶다. 클래식기타를 배우고 싶다.

 

 

#날마다기타

#김철연

#싱긋

#쎄인트의책이야기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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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기타 - 딩가딩가 기타 치며 인생을 건너는 법 날마다 시리즈
김철연 지음 / 싱긋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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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음악은 내 삶의 전부가 아니다. 음악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난 순간 삶이 편안해졌다.”고 고백했지만, 그 마음은 음악이 돈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 너무 애쓰지 않겠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며 사는데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그 또한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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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세계대전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6
마이클 하워드 지음, 최파일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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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1차세계대전 |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6

_마이클 하워드 / 교유서가

 

 

평소 TV를 잘 안보는 편입니다. 그러나 우연히 TV에서 역사 교양프로가 시작되기에 우선멈춤해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날 그 프로그램에 강사로 나온 사람은 모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입니다. 그런데 이 여교수님이 패널로 참여한 연예인들과 시청자들을 향한 첫마디에 내 귀를 위심했습니다. “나는 전쟁이 좋아요내가 잘 못 들었나 싶어서 잠시 멈춰서 계속 시청한 결과 잘 못 들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후로도 비슷한 말을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마침 다행히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이 일어나기 전이었습니다. 전쟁을 좋아한다는 말은 크게 잘못된 말입니다. 이렇게 고쳐야 합니다. “나는 전쟁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전쟁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내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전쟁에 얽힌 나라와 지구상 살아가는 민족들의 역사입니다. 전쟁은 나라이름을 바꾸는 계기도 됩니다. 각 나라 간에 일어난 전쟁의 이면을 알지 못하고 역사를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지구상의 민족과 나라간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합니다. 세계대전이 끝났다고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지요. 여전히 지구상 이곳저곳에서 끝없는 국지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냉전시대가 끝나면서 오히려 테러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합니다.

 

1차세계대전 하면, 사라예보의 총성과 참호전이 떠오릅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인 프란츠 페르디난트가 19세의 세르비아 민족주의 혁명가 가브릴로 프린치프에게 암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탈리아 왕국을 중심으로 한 삼국 동맹 소속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이에 분노해 세르비아에게 선전포고를 하게 됩니다. 이때 세르비아를 같은 슬라브족 국가로써 보호하던 삼국 협상 소속의 러시아 제국이 반발하며 총동원령을 내리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동맹인 독일 제국이 러시아 제국과 러시아의 동맹인 프랑스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일종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납니다. 전쟁은 1914728일부터 19181111일까지 이어집니다.

 

프로이센 왕국의 군인이자 군사학자인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의 3가지 요소를 정리했습니다. 정부정책, 군부의 행위들, 그리고 민족들의 열정으로 이뤄진 삼위일체라고 표현했습니다. 1차세계대전은 이 삼박자가 모두 적용된 듯합니다. 역사학자인 이 책의 지은이 마이클 하워드는 1차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유럽 각국의 상황을 주목합니다. 사라예보의 총성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전쟁이 발발한 1914년경 유럽 열강(Great Powers)’의 세력균형은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영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강국이자 역사상 최대의 제국이었으나 힘이 많이 빠진 상태입니다. 프랑스는 한동안 영국의 경쟁 국가였으나, 경제 발전 측면에서 영국에 한참 뒤처져서 영국의 심각한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19세기에 영국이 두려워한 대륙의 또 다른 경쟁상대는 거대한 러시아 제국입니다. 러시아의 잠재력은 어마어마했지만 사회의 후진성과 정부의 비효율성 때문에 많은 제약을 받습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억눌린 민족들로 구성되었습니다. 건드리면 터질 상태입니다. 독일제국은 열강 중에서 가장 복잡한 강대국입니다. 제국의회는 정부 예산안을 표결했지만 내각은 군주인 카이저(독일 황제)에 의해 임명되고 그에게 책임을 집니다. 제국의회와 카이저의 주요 중개자는 제국 재상입니다. 구식군국주의, 솟구치는 야망, 신경증적 불안감으로 충만한 빌헬름2세라는 인물이 카이저 자리에 앉아있는 것은 독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불운이었습니다.

 

전쟁은 참혹합니다. 남겨진 자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1차대전 중 전사자는 900만 명에 육박하였고, 부상자 2,200만 명, 민간인 희생자는 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차대전에서 주목할 대상은 단연 독일군입니다. 2차대전에선 그 사악함의 끝장을 보여줬지만, 1차대전에서도 연합국의 증오심을 키우는 일들을 많이 저질렀군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 모두가 안타깝지만, 특히 벨기에 국민들에 대한 측은지심을 감출 길 없습니다. 독일이 프랑스를 침범하고 싶은데 독일 쪽 국경선은 난공불락의 요새인지라, 중립국 벨기에를 관통하는 우회 기동을 하면서 수많은 벨기에인들에게 고통을 안긴 것입니다. 일본이 중국을 침범하기 위한 교두보로 조선땅을 유린한 것과 같습니다. 독일군을 피하기 위한 피난민의 행렬은 끝이 안 보였고, 집에 남은 사람들은 (독일)침략군들에게 가혹한 취급을 받습니다. 수천 명(더 되면 더 되지 적지는 않을 듯)의 벨기에 민간인들을 체포해 총살했고 중세에 설립된 루뱅 대학을 비롯한 많은 건물에 마구 불을 질렀다고 합니다.

 

이 책은 핸디합니다. 그러나 책이 작다고 얕볼 수가 없군요. 천천히 세밀한 독서가 필요합니다. 1차세계대전의 개론서로 압축정리가 잘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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