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실천하는 인문학 - 꽉 막힌 세상, 문사철에서 길을 찾다
최효찬 지음 / 와이즈베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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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29

 

지금 실천하는 인문학최효찬 / 와이즈베리

 

 

이 책에 스티브 잡스 이야기가 나오기에 유튜브를 통해 2007,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다시 보았다. 청바지와 편안한 셔츠를 입은 그는 오늘은 제가 2년 반 동안 기다려온 날입니다.” 라고 말문을 열었다. 가식 없는 자연스러운 그의 제스처와 여유로움, 자신감, 자신의 작품에 대한 무한한 긍지감 등을 느낄 수 있었다. 기왕에 보는 김에 잡스의 20066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도 클릭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기 때문에 졸업식을 이렇게 가까이 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역시 그는 이날도 비록 학교에서 제공한 졸업식 행사용 가운을 걸쳤지만, 하의는 청바지였다. 자유로운 그의 생각과 삶의 방식이 좋다. 그는 이날 그의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세 가지 이야기를 했다. “때로는 인생이 배신하더라도 결코 그 믿음을 잃지 마십시오.” 그 믿음은 무엇을 향한 믿음일까? 우선은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 나 자신을 보듬어 안아줘야 한다. 아무리 누가 나에게 힘을 내라고 한들 내가 힘을 안 내면 소용이 없다. 절대 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여러 사람들이 나에게 밧줄을 던져 줄지라도 내가 그 밧줄을 붙잡을 힘이나 의지가 없으면 소용도 없다. 그러기에 완전히 주저앉진 말아야 한다. 무릎에 힘을 주고 일어날 힘은 남겨둬야 한다. 그렇다면 평소에 어떻게 어디서 그 힘을 비축해놓아야 할까? 꾸준한 독서이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잡스는 대학마저 중퇴했지만 풍부한 독서를 통해 삶의 여러 위기에서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 그는 전공인 물리학보다 철학이나 문학에 심취했다. “내가 다녔던 리드 칼리지에는 플라톤, 오디세우스로부터 시작되어 카프카에 이르는 그 대학의 고전 독서 프로그램이 있었다. 고전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고전의 바다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이 애플 컴퓨터의 오늘을 만든 힘이다.”

 

 

 

 

 

살아가며 누구나 자의든 타의든 삶의 터닝 포인트가 있기 마련이다. 때로 내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 결과에 대한 판단은 유보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봐야 그 상황이 제대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지은이 최효찬은 대학에 입학할 때 외교관이 꿈이었다. 신문사 기자로 입사해서 일단 돈을 모은 뒤 유학을 가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그런데 기자생활을 계속하다보니 그 꿈이 점점 멀어져가는 것 같았다. 차선책으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리고 박사 논문을 앞두고 결단의 시간을 갖는다. 짐 로저스의 터닝 포인트가 자극이 되었다. 짐 로저스는 미국의 투자전문가였다. ‘월가의 인디애나 존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짐 로저스는 다섯 살 때 땅콩을 판 것이 비즈니스의 시작이라고 한다. 예일 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였지만, 그는 주식투자에 문외한이었다. 그러나 1969년에 투자의 귀재조지 소로스를 만나면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짐 로저스는 10년 동안 3365퍼센트라는 놀라운 투자수익을 거두며 투자 고수 반열에 올랐다. 더 극적인 것은 서른여덟 살이던 1980년에 1700만 달러를 손에 쥐고 돌연 은퇴했다는 점이다. 그는 이후 오토바이로 세계여행을 하고 투자 관련 책을 내면서 세계적인 금융인으로 거듭났다. 이 책의 지은이는 만약 로저스가 돈을 더 벌기 위해 펀드매니저로 계속 일했다면 그의 인생은 오히려 추락했을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내 생각도 그렇다. 어쨌든 지은이는 고심 끝에 16년 넘게 다닌 신문사에 사표를 냈다. 지은이에겐 또 한 번의 터닝포인트였다고 한다. 그 때 깨달은 것은 하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또 다른 길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1998년에 첫 책을 낸 이후 지금까지 서른 권 가까운 책을 출간했다. 자녀 교육과 독서 교육 분야, 인문학을 아우르며 융합적인 글쓰기를 하면서 나만의 오솔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 오솔길을 걸어가는 데 최고의 친구는 인문 고전을 비롯한 책들이다. 이 친구들은 내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나 내 곁에 머물러 주면서 미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지식과 지혜의 향연을 베풀어준다. 최인훈은 소설 광장의 서문에서 한편으로 인간은 광장에 나서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인간은 밀실로 물러서지 않고는 살지 못하는 동물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광장론에 따르면, 인간은 밀실과 광장의 이중주를 어떻게 조화롭게 엮어 내느냐가 중요하다. 어떤 사람은 밀실에서의 삶이 전부이고 또 어떤 사람은 광장에서의 삶이 전부다. 이때 밀실만을 선호하면 사회적 관계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없고, 광장만을 선호하면 자칫 허울뿐인 광대의 삶이 될 수 있다. 밀실에서 칩거해야 할 때도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먼저 내공을 쌓지 않고 섣불리 무대에 오르면 자신감을 잃고 패하기 십상이다.”

 

 

 

책은 총 5챕터로 나눠진다. ‘새로움을 상상하다.’, ‘마음가짐을 얻다.’, ‘관계를 배우다.’, ‘공부법을 정리하다.’, ‘인생을 깨닫다.’등이다. 지은이의 깊고 넓은 독서와 인문학 현자들이 남긴 지혜의 샘터에서 담아온 새콤달콤한 교훈들을 풍부하게 전해주고 있다.

 

 

청춘은 열정, 장년은 끈기가 필요하다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나는 걷는다의 저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예순두 살의 나이로 199956일 이스탄불을 출발해 2003년까지 무려 4년 동안 중국의 시안까지 약 12000킬로미터에 이르는 실크로드 전 구간을 여행했다. 한 번의 도보여행으로 전 구간을 여행한 것이 아니라 세 번에 나누어서 했다. 어떤 때는 장염에 걸려 죽을 뻔한 고비도 넘기면서 말이다. 오리비에는 프랑스의 르 피가로지 등에서 30년 동안 기자로 일하다 예순 살에 정년퇴직했지만 아내와 사별하고, 자식들이 독립해 떠나가면서 극도의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기도했다. 다행히 자살에 실패한 뒤 파리를 떠나고 싶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1,300킬로미터를 걸었다. 이어서 이 거리의 10배에 해당하는 실크로드를 걸어 종단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기간을 정해 단 1킬로미터도 빼먹지 않고 걸어서 실크로드를 여행했다. 은퇴한 그는 도보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을 재활한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사회로 진출하는 청년들에게 준 한 마디를 옮겨본다.

 

"Stay Hungry, Stay Foolish" _ “계속 갈망하라, 여전히 우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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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 - 나는 어떻게 1등 프랜차이즈를 만드는가
강훈 지음 / 다산3.0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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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28

 

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강 훈 / 다산 3.0

 

 

삼국지에 나오는 세 영웅인 유비, 관우, 장비는 각각 쌍고검, 청룡언월도, 장팔사모 등 자신과 잘 어울리는 것 즉 휘두르기 좋은 무기들을 갖고 전장에 나간다. 비즈니스 현장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그저 되는 데로 해보자 하다가는 되는 데로 망한다. 무언가 나에게 힘을 주고, 나를 지켜 줄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내는 과정이 결국 성공으로 향하는 길이기도 하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트렌드를 이끌 만한 차별화된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그런 아이템이 어느 날 갑자기 섬광이 스치듯 발견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처음부터 아예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있으나 남들은 보지 못하는 것, 그것을 남보다 빨리 캐치해내는 식견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식견은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경험과 훈련을 해야만 가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미래를 보는 눈이다.”

 

 

카페베네 그 후

 

이 책을 지은이 강 훈은 누구인가? 이 책보다 앞서 출간된 카페베네 이야기를 읽어 본 사람은 아하, 강 훈 그 사람 할 것이다. 신세계 스타벅스 국내론칭팀에서 커피와 첫 인연을 맺는다. 그러나 당시 IMF가 닥치면서 스타벅스의 한국 론칭이 무기한 연기되자, 회사를 나와 일천오백만원으로 강남역 지하 14평 매장에서 할리스커피를 창업했다. 할리스커피는 5년 만에 40여 개의 매장을 확장을 할 정도로 번창 하던 때, 다른 곳에 경영권을 넘기고 물러난다. (사업을 잘 한다는 것은 이 가고, 서고(Go & Stop)’를 잘 한다는 것이다). 이후 카페베네에 합류한 후, 연 매출 일천억 돌파, 최단기간 최다매출 돌파, 업계 최초 500호점 돌파 등 대한민국 카페 시장에 전무후무한 역사를 써내려가며 명실공히 커피업계의 살아있는 신화이자 커피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후 그는 카페베네를 뒤로 하고 나와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고 연구하다가 망고와 함께 다시 카페 무대에 등장했다. 그러나 이번엔 변신을 꾀했다. 망고를 주인공으로 한 디저트 카페였다. 이 책엔 카페베네 그 후부터 망고식스까지 지은이의 여정을 담고 있다.

 

 

사업의 판을 키우는 방법

 

각 챕터의 제목들에 지은이의 마인드가 모두 담겨있다. 1등이 되려면 최고가 아닌 최초가 되라. 남과 다른 관점으로 수요를 창조하라. 경쟁 무리에서 탈출해 사업의 판을 넓혀라. 글로벌 1등 브랜드의 아성에 도전하라. 살아남고 싶다면 업()의 본질에 집중하라 등이다.

 

 

좁은 시장을 벗어나 더 큰 무대에서 경쟁을 펼치기 위해서는 일단 그라운드의 판부터 키워야 한다. 사업의 판을 키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판을 완전히 뒤엎고 새로운 판을 짜거나, 아니면 기존의 판을 그대로 둔 채 영역을 확장해 수요를 늘리는 것이다.”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한 사례로 레드불을 예로 든다. 레드불은 탄산음료나 일반음료 카테고리에서 코카콜라와의 경쟁을 거부하고 아예 에너지음료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버렸다. ‘망고식스를 디저트 카페라는 개념으로 일반 커피 전문점과 차별화를 꾀한 것 역시 이와 같은 원리였다.

 

 

점선면의 법칙

 

매장 확장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은 독특하다. 점선면의 법칙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이다. “예를 들어 서울, 광주, 대구, 부산, 대전에 각각 한 개씩 점포를 내는 것보다 서울, 그중에서도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타깃 고객층이 많은 강남 지역 한 곳에 다섯 개의 점포를 몰아서 내면 그만큼 브랜드 집중도가 높아져 인지도 역시 5배 이상 더 높아진다.”

 

 

지은이의 경영철학 중 단연 첫 번째로 올릴 만한 것은 따라하면 2, 선점하면 1이다. 누군가 무엇으로 히트를 쳤다하면 금방 유사한 상품이나 브랜드가 뒤쫓아 온다. 그러나 1등을 따라잡긴 결코 쉽지 않다. 지은이는 후발주자들이 많이 생기면 과감하게 진로를 바꾸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처음부터 망고식스를 만들 때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었다. 국내 브랜드 중에서 해외에서 제일 앞서가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프랜차이즈 사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지은이는 그간의 과정과 앞으로의 비전을 비교적 소상히 밝히고 있다. 밝은 일, 잘한 일만 써놓은 것이 아니다. 실수한 일, 실패한 일, 가슴 아팠던 일, 가슴 벅찼던 일들을 담담히 들려주고 있다. 카페베네 시절부터 해왔던 스타 마케팅 기법을 망고식스에서도 그대로 적용했다. 홍보를 위해 PPL(Product Placement)이나 CF는 기본으로 뮤지컬, 콘서트, 극장 광고, 지역 케이블, 대학교 현수막 등 할 수 있는 것은 모조리 동원해서 홍보를 했다. 2012SBS에서 방영한 신사의 품격과 망고식스의 홍보 뒷이야기는 퍽 흥미롭다.

 

 

 

내가 경험한 지난 17년간의 프랜차이즈 사업 노하우가 동종업계 경쟁자는 물론이고 앞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도전하고자 하는 청년들, 혹은 관련분야 직장인들에게도 공감과 영감을 줄 수 있을 거라는 믿음 하나로 이 책을 써냈다. 프랜차이즈 사업이라는 쉽지 않은 길을 기꺼이 운명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는 2의 강훈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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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KBS 역사 토크쇼, 

출간과 동시에 역사 분야 1위에 올랐던


『역사저널 그날』 드디어 3권 출간! 

 

 



 

『역사저널 그날』은 매주 주말 저녁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교양 역사 토크쇼 「역사저널 그날」의 재미를 온전히 책으로 담았다.


  3권에서는 연산군 말년의 폭정을 시작으로 휘청거리기 시작한 조선이 중종반정과 임꺽정의 난, 정여립의 난 등을 거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어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맞이하기 직전까지의 과정을 다뤘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숱한 한계와 모순에도 불구하고 조선이라는 나라가 500년 이상 존속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세대와 신분을 초월한 뜨거운 교육열, 합리적인 인재 등용 절차였던 과거 제도, 『승정원일기』로 대표되는 철저한 기록 정신을 집중 조명했다.


  음모와 배신으로 점철되는 비정한 권력 다툼과 살아남기 위한 민중들의 투쟁, 지금보다 훨씬 치열했던 조선의 입시 전쟁 등을 따라가다 보면 수백 년 전 선조들의 삶이 오늘날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장    연산군의 몰락, 내시 김처선 죽던 날

2장    중종, 강제 이혼당한 날

3장    조선, 임꺽정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4장    정철, 기축옥사 특검 되던 날

5장    조선을 뒤흔든 교육열

6장    83세 조선의 선비, 과거 급제하다

7장    승정원일기, 조선의 역사를 깨우다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2015년 7월 9일 ~ 7월 14일 
- 당첨자 발표 : 7월 15일 (리뷰 작성 기간 : ~7월 26일)

 
2. 모집인원 
- 10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자신의 개인블로그/알라딘 블로그에 스크랩 해주세요.(필수)
- 서평단 응모 링크(https://goo.gl/wiEUIv)를 클릭하여 설문지 작성
-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자 미션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에 도서 리뷰를 올려주세요.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 서평이 등록되지 않는 경우 추후 서평단 선정에서 제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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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 - 유럽 근대의 뿌리가 된 공자와 동양사상
황태연.김종록 지음 / 김영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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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24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황태연 . 김종록 / 김영사

 

 

1721712, 프로이센 제국의 할레 대학에서 한 사건이 벌어졌다. 총장 이임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총장직을 물러나는 철학자 볼프가 폭탄 발언을 했다. 공자를 예수와 동급으로 둔 것이다. 공자는 덕과 학식이 뛰어났고 신의 섭리에 의해 중국에 선물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공허한 명예욕에 유혹당하지 않고 백성의 행복과 복리를 위해 노력함으로써 자기의 재능을 전적으로 발휘했습니다. 공자는 단순히 스승이라는 직책을 수행했다기보다 그 직책에 영광을 부여한 사람이며,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받는 것과 똑같은 대우를 중국인들에게 받습니다. 중국의 옛 황제들과 제후들은 정치가인 동시에 철학자이기도 했는데 철학자들이 다스리고 제후들이 철학하는 곳에서 국민이 행복한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중국의 오제(伍帝)는 플라톤이 말한 이상적인 철인(哲人)정치가들입니다.” 볼프는 공자철학을 그리스철학과도 비교했다. 그러면서 공자철학의 우월성을 찬양했다.

 

볼프는 이 발언으로 프로이센에서 추방당했다. 그런데 추방 소식이 유럽에 퍼져나가자 뜻밖의 반응이 나타났다. 여기저기서 그를 초빙하겠다고 난리가 난 것이다. 신학적인 논쟁은 접어놓고 일단 계몽주의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의 지식인들은 볼프를 이성의 대의를 위한 순교자로 추앙하기 시작했다.

 

 

공자 및 중국의 사상이 유럽에 끼친 영향력

 

공자 및 중국의 사상이 유럽에 끼친 영향력을 시대적으로 살펴본다. 영국에 명예혁명이 일어난 1688년을 기점으로 해서 1789년 프랑스 대혁명 기간까지 살펴본다. 1697년에 라이프니츠는 유럽에서 기독교 선교사를 중국에 파견할 게 아니라 중국에서 공자 선교사를 유럽에 파견할 것을 요청한다. 1721년엔 앞서 언급한 볼프 사건이 발생. 1748년 동양 비방의 대가 몽테스키외와 공자 예찬론자인 볼테르의 치열한 논쟁이 프랑스를 달구다. 1758년 유럽의 공자로 불리는 케네가 중국을 모델로 근대경제학을 창시하다. 1771년 스위스는 무위이치(無爲而治)’를 바탕으로 유럽 최빈국에서 지상낙원으로 바뀐다. 1776년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을 사마천의 자연지험(自然之驗)’에서 표절하다.

 

 

공자(孔子)18세기 유럽 계몽주의의 수호성인이었다고?” 서구맹종주의자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그런데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이 책엔 그 사실을 뒷받침하는 많은 실증 사료와 동서 간의 흥미진진한 철학교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자료에 따르면 동아시아 경제는 18세기까지 줄곧 세계최강이었다. 중국은 제국주의를 자발적으로 포기한 문명국이었고, . 정조 시대 조선은 중국을 능가한 세계 1위 문화국가였다. 그랬던 동아시아가 어째서 개화기의 이른바 동서 문명교체기에 서구 열강에 참패를 당하고 서구 콤플렉스의 깊은 늪에 빠지게 되었는가?

 

공자는 어떤 종교도 가르치지 않았고, 어떤 종교적 기만도 쓰지 않았다. 그가 섬긴 황제에게 아부하지 않았고, 황제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 나는 그의 경전 안에서 가장 순수한 도덕을 보았다” _볼테르 철학사전

 

 

 

볼테르와 중국

 

볼테르는 중국의 문화, 도덕, 정치와 공자의 정치철학을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했고 진심으로 그 숭고함에 탄복했다. 과학, 기술면에서는 유럽을 높게 평가하고 문화, 도덕, 정치면에서는 중국을 높게 평가함으로써 당시 극과 극을 달리던 중국 비방과 찬사 사이에서 균형 잡힌 중국관을 유럽인들에게 보이려고 애쓴 측면이 보인다. 볼테르의 중국사랑은 중국의 고아라는 희곡에서 절정을 이룬다. 14세기 원나라 기군상의 작품 조씨 고아를 모티브로 해서 살짝 분위기를 바꿔 무대에 올린다. “나는 오랑캐와 대비된 중국인의 예절을 묘사하려고 힘썼다. 매우 재미있는 사건들이라도 예절을 그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 이야기에서 영예와 덕성의 개념을 고취하는 경향이 없다면 그저 게으른 유흥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의 고아18세기 문예계에서 대성공을 거둔다. 당시 유럽인들은 중국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다시피 했기에 보여주는 그대로 믿었다. 하긴 볼테르조차도 중국에 대해 잘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파리에서 처음 공연된 이래 유럽 도처에서 셀 수 없이 무대에 오른다. 볼테르는 희곡 서문에서 이성이 아니라 가슴을 삶과 행동의 지침으로 삼았다고 고백한다. 볼테르가 데카르트 계열의 합리주의에서 인간적 감정을 중시하는 영국, 중국식 경험주의로 바뀌었음을 토로하는 말이었다.

 

 

왜 다시 공자인가

 

중국이 공산주의 노선을 걸으면서 공자는 영()의 무대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문화대혁명 때는 타도의 대상이었다. 물론 지금 공자는 중국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공자 이미지로 도배했다. 장이머우 감독은 공자와 제자 3,000명이 대나무 책을 들고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전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공자의 화려한 부활이었다.

 

공자철학은 현재 파탄에 처한 서구 합리주의를 대신할 대안철학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100여 년에 걸친 계몽운동 덕에 유럽의 힘은 급신장했다. 하지만 유럽 사상계는 1789년 프랑스대혁명을 기점으로 공자철학과 경험론을 버리고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류의 합리주의 사조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그 결과는 처참했을 뿐이다. 이성을 신격화하고 인간의 감성과 감정을 격하, 억압하는 합리주의는 그에 내장된 과학적 인간지배와 자연정복의 이데올로기 때문에 파탄을 맞게 됐다. 공자철학에서 인간은 인간의 벗이고 자연의 손님이다. 보편적인 생명애와 공감의 정치철학이 깔려있다. 따라서 서구의 경험론과 손잡은 공자철학을 통해 균형을 잡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한국철학, 정치철학, 동서양철학의 내공이 깊은 두 학자의 사료(史料)에 근거한 치밀한 글쓰기를 통해 17, 8세기 중국과 유럽의 이모저모를 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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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서재에서 - 대한민국 대표 리더 34인의 책과 인생 이야기
윤승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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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5-123

 

리더의 서재에서윤승용 / 21세기북스

 

LeaderReader

 

내가 큰 사업을 하고, 사세가 확장되어 함께 손 붙잡고 나가고 싶은 회사를 알아보고 다닌다는 가정을 해본다. 아니면 나보다 더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에게 사업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선 리스트에 올린 개인이나 회사의 재정상태, 연혁, 직원관리, 동종 업계에서의 평판 등을 먼저 알아본 후 최종적으로 그 회사를 직접 방문할 생각이다. CEO의 사무실을 둘러본 후 서가가 없거나 주변에 책이 없으면 굳이 회사나 공장을 둘러 볼 필요도 없다. 물론 혼자 생각으로 오류를 범할 수도 있기에, 직원들과 함께 독서를 할 공간을 만들어놓았나 확인할 필요는 있다. 그리고 설령 서가에 책이 꽂혀 있더라도, 전시용 책인가 꾸준히 읽는 책인가는 금방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리더가 책을 읽지 않으면서 직원들에게 책을 읽는 여건이나 환경을 조성해줄 리가 없다.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위해 투자할 리더도 아니다. 그런 리더라면 그저 어떡하면 크게 한 번 챙기나 그 궁리만 하고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이 돈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올곧고 가난한 옛 선비들이 빗물 새는 누추한 집 한 귀퉁이에서 궁상맞게 책을 펴놓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서 그럴지 모르겠다. , 고등학교 교실에서 교과서나 참고서외의 책을 보고 있는 아이들이 재수 없다느니 찌질이라느니 하는 말을 듣는 다는 이야기도 식상하다. 과연 그럴까? 책이 이 땅에서 성공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데 별 도움을 안 줄까? 바쁘기로 따지면 잠자는 시간도 쪼개서 활동해야 하는 사람들이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책을 안 볼까? 각계각층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며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것을 즐기는 대한민국의 대표 리더 34인의 책과 인생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책을 읽는 것이 고리타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책을 통해 첨단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지금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열심히 읽어야 할 자극을 받고, 책과 등을 돌리고 살던 사람들은 책이 주는 효과와 영향력을 배우고 생각하며 독서를 실천하는 방법을 익혀야할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윤승용은 글과 책을 사랑하는 30년 차 언론인으로 소개된다. 언론인으로 여러 과정을 거친 후 아시아경제에서 논설고문으로 재직하던 중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리더들의 삶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다. 특히 리더들의 책에 대한 생각과 독서 습관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들이 사랑한 책과 인생에 대한 인터뷰를 기획했다. 이 책은 그가 2년간 만나 취재한 리더 34명의 인터뷰를 엮은 책이다. 책과 인문학을 생활의 일부로 반려하면서도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겸비한 리더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떻게 만나는가?

 

책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면 책 읽는 요령이 필요하다. 쉬운 책, 재미있는 책은 요령이 필요없다. 그냥 속독으로 읽으면 된다. 그런데 어려운 책, 꼭 읽어야 할 책들은 처음부터 정독하면 힘들다. 이런 책은 처음에는 그냥 책장만 넘겨본다. 그러면 어떤 단어가 말을 걸어온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넘겨보면 그 책이 훨씬 편안해진다.” - 고도원(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틈틈이 읽는다. 가방에 책을 두 권 정도 넣고 다니면서 차를 기다리며, 지하철안에서, 사람을 기다리며 책을 읽는다. 책을 자꾸 읽다보면 핵심내용을 빠른 시간 내에 간파하는 능력이 계발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독서가 가능하다.” - 공병호(공병호 경영연구소 소장)

 

고전은 그저 오래되거나 두꺼운 책을 뜻하는 게 아니다. 베스트셀러 1,000권보다 고전 한 권이 더 낫다는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고전은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대가(大家)적 시선으로 풀어내는 힘이 있다.” - 김경집(인문학자)

 

읽는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아 있는 한 책을 읽어야 한다.” - 김수연(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대표)

 

독서는 우리에게 밥과 같은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 책은 상처받은 인간의 내면을 치유하고, 인간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밥을 먹듯 독서를 한다면 세상은 더 살만해질 것이고, 따뜻한 사람 냄새가 더 많이 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 김윤주(김포시장)

 

훌륭한 리더(Leader)는 부지런한 리더(Reader)” - 박원순(서울특별시장)

 

수불석권(手不釋卷)을 모토로 삼는다. 삼국지여몽전에 나오는 고사다. 장군이었지만 문약한 여몽이 독서할 겨를이 없다고 하자 그의 군주인 손권이 변방 일로 바쁜 가운데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후한의 황제 광무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후 여몽은 전장에서도 학문에 정진했다.” - 박종구(초당대학교 총장)

 

 

워낙 일상이 바쁘다 보니 내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 자동차 안에 책을 비치하고 책보기, 회사 자료실 적극 활용하기. 역사책 즐겨 읽기, 정독할 때는 메모하기 등이다. 또한 책을 볼 때는 우선 목차를 보고 중요한 부분을 파악한 다음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읽는다.”

- 손욱 (한국형리더십개발원 이사장)

 

 

각 인터뷰 말미엔 인터뷰이들이 추천하는 책들(5권 내외)이 간략히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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