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없는 세상 책공장더불어 동물만화 1
김은희 지음 / 책공장더불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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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신이 우리에게 준 더할 나위 없는 배려. 사람이 채워줄 수 없는 영역엔 그들이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것은 사랑과 나눔을 배우고 훈련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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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과 더불어~ 책과 더불어~ 마음이 따뜻해지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생각하는 책들을 많이 출간해주시는군요.. 힘껏 응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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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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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폴라 호킨스 / 북폴리오

 

 

 

흡인력이 대단하다. 특급열차처럼 멈출 수가 없다. 스피디하다. 작중 인물들의 감성적인 면과 어둠의 내면이 잘 그려져 있다. 일상다반사로 일어나는 일들일 수 있기에 공감도 또한 높다.

 

 

기찻길 옆에 옷 뭉치 하나가 버려져 있다. 셔츠처럼 보이는 연한 파란색 천이 더러운 흰색 옷과 뒤죽박죽으로 엉켜 있다. 아마도 철둑의 작은 덤불숲에 불법으로 버려진 화물에서 빠져나온 쓰레기겠지, 아니면 이 구역 선로에서 일하는 기술자들이 남기고 간 것일 수도 있다.”

 

 

작가는 이 첫 문장을 통해 독자를 긴장시킨다. 서스펜스소설의 애호가들은 일단 추측안테나를 뽑아낼 것이다. 그 옷 뭉치는 남자의 것일까? 여자의 것일까? 여자일 가능성이 높다든가. 단순 사고일까? 살해되었을까? 옷은 그렇다 치고, 몸은 어찌되었을까? 그리고 그 여자의 주변인물이 서서히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의외의 인물이 범인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다 등등의 촉수가 자극을 받는다. 간간히 이 옷 뭉치가 등장한다. 마치 독자에게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추측의 안테나를 끝까지 접지 말고 잘 유지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차에 타고 이 옷 뭉치를 내다보는 레이첼이라는 여성이 있다. 이 소설의 중심역할이기도 하다. 레이첼에겐 쉽게 떨어뜨려지지 않는 습관이 있다. 음주 습관이다. 거의 알코올 중독수준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을까? 이혼하고, 그리 친하지도 않았던 친구 집에 얹혀산다. 친구에겐 술과 관련된 실수 때문에 해고당한 사실을 숨겼다.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그래서 출근하는 것처럼 나와서 매일 기차를 타고 왔다 갔다 하며 시간을 보낸다.

 

 

소설은 기차에서 시작해 기차로 끝난다. 기차는 참 특이한 존재감이다. 레일이 있어야만 달릴 수 있다. 선로에서 벗어나면 끝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차의 공간은 특이하다. 승용차나 버스처럼 제한 된 공간이 아니다. 움직임이 가능하다. 이 끝에서 저 끝으로 이동하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미스터리, 서스펜스 작품에 기차가 자주 등장한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 푸른 열차의 죽음이 생각난다. 기차에선 안 좋은 사건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긴 하다.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같이 달달한 작품도 있다.

 

 

사건은 기차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밖에서 일어난다. 몸과 마음의 상태가 복잡한 것은 레이첼이다. 기차를 타고 왔다갔다하다보면 늘 보는 풍경이 그대로다. 기차가 정지신호에 묶여 있으면 더욱 잘 볼 수 있다. 레이첼은 기차에 앉아 차창을 통해 보는 사물이나 인물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한다. 혼자서 스토리를 만들기도 한다.

 

 

기차를 타고 왔다 갔다 하며, 술도 마시고, 술을 끊어야지 하는 자책감에 젖어 또 마시고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역시 창밖을 바라보던 중 늘 관심 깊게 눈에 담아두었던 어느 집 파티오(식사나 휴식을 위해 집에 인접하여 만든 옥외 공간)에서 여느 때와 다른 일상을 목격한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집에 사는 여인이 실종된다. 레이첼은 그 여인을 한 번도 직접 만나보지는 않았으나 왠지 낯설지가 않다. 이미 오랜 친구 같다. 그런데 사라졌다고?

 

 

소설은 레이첼 외에 매건, 애나라는 여인이 교대로 등장한다. 물론 남자들도 다수 등장한다. 한 여인의 실종, 그 여인을 위해 뭔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사건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 버린 레이첼. 왠 오지랖인가? 그러나 레이첼이 제공하는 정보는 신뢰감이 없다. 이혼녀에 실직자, 알콜 중독, 거짓말쟁이가 그녀의 이미지다. 그러나 다행이다. 술에 취해 끊겼던 테이프를 힘들게 이어붙이면서 반전이 일어난다.

 

 

이 소설은 전미대륙에서 6초에 한 권씩 팔릴 정도로 대단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매일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고 한다. 작품성과 대중성이 잘 결합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 역시 콜이다. 작가 폴라 호킨스는 짐바브웨에 태생이다. 아버지는 저명한 경제학 교수이자 금융 저널리스트이다. 가족과 함께 열일곱 살에 런던으로 이주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경제학, 정치학, 철학을 공부했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익명으로 소설을 발표했으나 별 관심을 못 받았다. 로맨스소설은 그녀의 것이 아닌 듯 했다. “작품들이 점점 더 어둡고 우울해졌다. 나는 내가 희극보다는 비극에 더 소질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제대로 길을 잘 찾아들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폴라 호킨스. 당신을 기억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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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인터뷰하다
김진세 지음 / 샘터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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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인터뷰하다김진세 / 샘터

 

행복이란 단어만큼 빛깔이 다양한 것도 드물 것이다. 나라마다, 민족마다, 세대마다, 각 개인별로 행복의 정의가 다르다. 결국 우리의 삶은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결과도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우리가 불행하다고 느끼는 또 다른 이유는 행복을 향해 가는 길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흔히 우리는 자신의 약점(weakness)에는 예민합니다. 하지만 강점(strength)에는 둔감하지요.”

 

 

이 책 행복을 인터뷰하다는 글 쓰는 정신과 의사이자, 행복을 연구하는 해피올로지스트(Happiologist)로 소개되는 김진세가 나름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행복하다고 인정받는(스스로 인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만)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았다고 한다. 2009년부터 6년간 매달 한 사람씩 만나서 물었다. 행복하세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지요?” 저자는 주로 행복에 관한 이야기 중 긍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행복한 사람, 불행한 사람들은 분명 차이가 난다. 그들의 몸짓, 말투, 얼굴표정 나아가선 몸의 세포 하나하나마다 모두 그 기운이 담겨있다. 행복이든, 불행이든 몸과 마음에 스며들어가있다. 분명한 차이점은 행복한 사람들은 불행하다고만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자신의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지혜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 지혜가 바로 긍정의 힘이다.

 

 

이 책은 저자가 만난 서른여섯 사람들의 인터뷰이 중에 고르고 고른 열다섯 사람의 나의 행복이야기가 실려 있다. 가수 이소은, 배우 김여진, 서울외국인대학교 대외협력 이사 강주은(배우 최민수의 아내), 아나운서 윤영미, 뮤지컬 배우 최정원, 개그우먼 김미화, 산악인 엄홍길,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의사 박경철, 피아니스트 서혜경, 배우 정보석, 국제구호 전문가 한비야, 배우 권오중, 핸드볼 감독 임오경, 소설가 이외수 등의 삶을 들여다본다.

 

 

 

산악인 엄홍길

 

산을 좀 타는 사람들 사이에 전설이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16개 봉우리를 점령한 엄홍길. 존경심 때문인지, 아니면 경외심인지 몰라도 그를 부르는 호칭은 대장님이다. 그에게 행복은 노력하는 것,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노력한 다음에 성취하는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오름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오름이 있으면 내림도 있다. 성공과 실패는 항상 함께 한다. 엄홍길은 1985년 시작해 2008년까지 서른여덟 번 시도해 절반 정도인 스무 번을 성공했다. 성공 반 실패 반이다. 눈앞에 아무리 안 좋은 상황이 닥친다고 해도 그게 영원하진 않더라고요. 시간은 흘러갑니다. 지금의 이 실패를 겪지 않았으면 더 큰 일을 겪었을 거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이 정도는 내가 감수할 수 있다고..” 그와 그의 주변에 수없이 닥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저자는 엄홍길의 반응이 연구 대상감이라고 한다. 상식을 뛰어넘는 엄청난 용기 그리고 재도전은 외상 후 성장으로 풀어보게 된다. 공포에 대한 인내심과 의지가 더욱 강해진다. 두드릴수록 더 강해지는 무쇠처럼, 고난과 역경이 육체와 정신을 더욱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다. 몸이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마음이, 정신이 그러하다는 이야기다. 그가 이겨 낸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 내면의 공포와 끊임없이 싸워 이겨 낸 것이다. 트라우마 탓만 해서는 외상 후 성장을 이룰 수 없다. 두렵지 않았던 것이 아니고, 두려움을 뛰어넘으려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이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베르베르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일곱 살 때부터 단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가 일곱 살 때 쓴 소설이야기부터 꺼내며 천재적이라고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고 하자 그가 답한다.워낙 민감하고 불안을 많이 느끼는 성격이었거든요. 글쓰기에서 카타르시스를 얻었어요. 현실에서 얻지 못하는 걸 얻은 거죠. 치료효과도 있고요.” 치유의 글쓰기부터 시작한 셈이다. “저는 좋은 책을 써야겠다든가, 평론가로부터 좋은 평을 들어야겠다든가, 빨리 써야겠다 해서가 아니라, 그냥 글이 좋아서 쓰는 거예요. 지금 이 순간 글을 써서 좋은 거죠.”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일단 숨을 쉬세요. 첫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진짜 호흡을 하시라는 거예요. 하루에 한 번이라도 자신이 숨을 쉬고 있다는 걸 인식하세요. 두 번째는 긍정적으로 보시라는 것. 현재에 있으라는 것! 앞날에 대한 걱정만 하지 마시라는 거예요. 뭔가 내가 정말 좋아할 수 있는 대상을 택하시라는 겁니다. 그게 요리일 수도 있고 글쓰기, 그림 그리기일 수도 있죠. 다른 사람이 당신의 인생을 좌지우지 하도록 놔두지 마세요. 항상 생각하고 질문하라는 거예요. 이 일이 과연 내가 정말 원해서 하는 것인지 어쩔 수 없는 주변 상황에 등 떠밀려 하는 것인지.”

 

 

 

국제구호 전문가 한비야

 

지구촌이 아니라 지구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인류 모두가 서로 도와야 한다고 말하는 한비야는 2001년부터 20096월까지 전 세계 구호현장에서 전문 구호활동가로 일했다. 여전히 한비야는 바쁘다. 그녀의 긍정에너지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가 화두다. 지금 내 인생이 축구 경기의 몇 분을 뛰고 있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저 같은 경우는 50이 넘어가니 이기는 경기보다 멋진 경기를 하고 싶어요. 졌는데도 멋진 경기가 있잖아요. 이기고 후진 경기보다 지고도 멋진 경기를 하는 편이 더 행복하지 않나요! 그래서 이렇게 얘기해주고 싶어요.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라. 기회가 갔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리고 지금 두드리는 문이 있다면 열릴 때까지 두드렸으면 좋겠어요. 열리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끝까지 두드려도 안 열리는구나, 납득을 해야 포기의 고통이 없어요. 끝까지 해본 사람은 후회도 없어요. 다른 문을 두드리면 되니까요.”

 

 

그들의 생각, 살아가는 모습이 주는 선한 영향력이 고맙다. 위장된 겸손이 아니어서 좋고, 내가 살고, 남도 살리는 열정으로 삶을 일궈나가는 모습들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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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저널 그날 조선 편 3 - 연산군에서 선조까지 역사저널 그날 조선편 3
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지음, 신병주 감수 / 민음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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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저널 그날(3) KBS역사저널 그날 제작팀

 

 

KBS역사저널 그날 제작팀에서 책으로 엮은 그날 3이 나왔다. 나처럼 TV를 자주 안보는 입장에선 퍽 고마운 책이다.

 

우리에겐 수많은 기록과 기억이 있다. 그것들을 꿰어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나와 너, 우리가 탄생한다. 이처럼 역사는 단순한 사실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며, 때로 무기가 되고 거울이 된다. 역사의 무궁한 힘을 믿기에 그것을 세상과 나누기 위해 읽고 쓰고 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연산군, 중종, 임꺽정, 송강 정철, 사도세자, 율곡 이이 등등이다. 뒤를 이어 이몽룡, 승정원이야기가 이어진다.

 

 

두 번의 사화로 정국에 피바람을 몰고 온 연산군의 독재정치는 상상을 초월했다. 내관 김치선은 연산군의 엽기적인 폭정에 죽음으로 저항했다. 15069월 중종이 반정에 의해 왕위에 오른 날은 조강지처 단경왕후가 폐위되는 비극의 날이기도 했다. 명종 때인 1559년에서 1562년 전국을 휩쓴 도적 임꺽정의 반란은 흩어지면 백성이 되고 모이면 도적이 되는시대상을 반영한 것이다. 동서분당으로 당쟁이 시작된 선조 시대, 정여립의 역모사건이 발단이 되어 일천여명의 선비가 희생되었다.

 

 

사이코패스 연산군

 

연산군은 무오사화로 움켜쥔 권력을 국정개혁이나 경제발전 같은 건설적 목표에 사용하지 않았다. 그가 집중한 것은 사치, 사냥, 음행 같은 말단적 행위였다. 그는 갑자사화를 전후로 편집증에 가까운 행동을 자주 드러냈다. 가장 대표적 사례는 언론 통제이다. 언론 통제는 구린데가 많다는 것이다. 국왕과 관련된 발언에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관원이 친족과 국왕에 관련된 의견을 나누다가 적발되면 당사자는 촌참(寸斬, 신체를 마디 내어 죽이는 형벌), 부자와 형제는 참형에 처했다. 모든 공문서에는 발언자의 이름을 명기시켰다. 그러나 연산군은 겨우 하나는 알고 둘까지는 몰랐다. 그 당시 관리들과 백성들의 입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후세대에 이렇게 시시콜콜한 것 까지 다 전해지리라 예상이나 했을까?

 

 

 

조선, 임꺽정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1559(명종 14) 조선에선 도적 떼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 마을을 약탈하고 관아를 습격했으며, 심지어 토벌에 나선 포도관까지 무참하게 살해했다. 도적 떼는 황해도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거침없이 공권력에 저항한 도적 떼의 두목은 바로 임꺽정이었다. ‘도적의 이미지는 당연히 부정적이다. 그러나 거기에 긍정적 의미가 겹치는 것은 그 시대가 그만큼 부정적이라는 방증이다. 이른바 의적은 부패가 만연한 혼란기에 나타난다. 한국사에서 임꺽정은 그런 의적의 대표적 인물이다. 억세고 거친 어감을 지닌 그의 이름은 조선 중기 사회사에서 누락할 수 없다. 성호 이익은 그와 홍길동, 장길산을 조선의 3대 도적으로 꼽았다.

 

 

 

정철, 기축옥사 특검 되던 날

 

1589(선조 22)10, 선조 앞으로 한 통의 비밀 장계가 올라온다. 바로 역모를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크게 노한 선조는 역모 사건의 주모자로 지목된 정여립이 죽은 뒤에도 그와 관련 있는 사람들까지 모조리 잡아들인다. 3년이나 이어진 수사 기간 동안 목숨을 잃은 사람만 1000여명. 조산 최대의 옥사. 기축옥사다. 그런데 이 참극 가운데엔 송강 정철이 있었다. 역모 가담자를 색출하는 총책임자로서 국문을 담당한 것이다.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가사 문학의 대가로, 정치인보다는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송강 정철. 그는 왜 피비린내 나는 정치 참극의 중심에 있었던 걸까? “사람과 글은 다르다는 말이 있다. 글로 표현한 것처럼 살다 가는 사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글과 사람을 같은 라인에서 평가하긴 힘들다는 이야기다. 정철은 시대의 희생자인가? 아니면 이중적이거나 다면적인 존재였던가?

 

 

토사구팽(兎死狗烹)이었다. 기축역사의 광풍이 지난 지 얼마 안 되어 선조는 돌연 태도를 바꾼다. 호랑이와 독수리의 절개를 가졌다며 정철을 총해했던 선조. 하지만 정철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다며 혹독하고 간사한 정철이란 표현까지 쓰며 그를 강하게 비난한다. 기축옥사가 진정된 1591, 좌의정까지 올랐던 정철은 파직돼 결국 평안도 강계에 위리안치(圍籬安置, 중죄인에 대한 유배형 중 하나로, 죄인이 배소에서 달아나지 못하도록 귀양 간 곳의 집 둘레에 탱자나무가시로 울타리를 치고 죄인을 그 안에 가두어 두던 일)된다.

 

 

story가 담긴 History 그날다음 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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