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집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40
레오 리오니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앞표지 반 이상을 차지하게 그려진 달팽이집.  빙글빙글 돌아가는 무늬를 보니, 벌써 책 한권을 다 읽은 느낌이 든다. 눈동자가 뱅글뱅글 달팽이집의 무늬를 따라 들어갔다 따라 나온다. 크게 만들자면 끝도 없이 크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달팽이집의 무늬이다. 작가는 인간 욕망의 끝없음을 이렇게 시각적으로 화악~먼저 보여준다.. 기죽고 들어간다.ㅜ.ㅜ

 너무 자연적이어서 신비하고 아름답고 우주적이며 거대해보이는 대단한 큰 집, 그 아래에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보인다. 앞 표지를 넘기면 첫 장에서 정상적인^^ 달팽이들이 열을 지어 기어가고 있다. 제목과 두 화면의 비교 만으로도 주제가 읽혀져 '어, 재미없어' 할 수도 있겠지만, 콜라쥬 기법이 아닌 색연필의 질감이 살아 있는 그림을 보는 재미에 또 얼렁 책장을 넘기게 된다.

짜내고 비틀어서 남에게 보여주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고 사는 삶의 아름다움과 편안함이 새삼 소중하다는 것. 체면의식이 강한, 보이는 것에 애착이 강한 나를 비롯한 우리 나라 사람들의 애독서가 되면 좋겠다. 이미 알고 있어서, 또는 너무나 당연해서 소홀히 할 수 있는 그런 문제를 이야기 삼아,  다시 한 번 우리를 각성하게 하는 레오리오니의 힘이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행나무처럼 0100 갤러리 6
김선남 그림, 김소연 글 / 마루벌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편안하다. 느낌이 좋다...그림이 인상적이다. 마음이 아릿아릿하다...<은행나무처럼>을 보면서 떠오른 말들이다. 이 그림, 사람의 솜씨 같지가 않다. 흐미하면서도 또렷한 영상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참 독특한 그림이다.

은행나무는 암수가 나란히 서있어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말을 들어 온 터라, 마주보며 서 있다는 말 자체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론,마주 보지도 못하고 나란히 서서 곁눈질만 하다가^^, 바람결에 가지 한 번 이파리 한 번 부대어 보고 연연해하는 시린 사랑의 노래 같은 느낌인데 작가는 반대의 느낌으로 글을 썼다. 마음이 참 따듯한 분인가 보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펼쳐 본다. 그래 시리게도 따스하게도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인생의 의미들이 솨라락 솨라락 흩날리고 있구나...그림은 그림대로, 글은 글대로, 그림과 글을 함께 보면 보는 대로 의미있다. 바람 소리와 이파리 날리는 소리,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밀키웨이 2004-06-25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좋다고 다들 극찬을 하시는군요.
아직 전 책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가슴이 두근두근하네요 ^^

2004-06-25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기대하고 본 영화 재미없다는 거 아시죠? 평상심을 유지하시고^^..

밀키웨이 2004-06-25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나님,
저란 사람은요, '책이라면 다조아'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
별별 허접스러운 책도 그냥 다 좋다고 끼고 사는 사람이거든요.

반딧불,, 2004-06-25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너무 기대하면 실망한다...
아..저도 가끔 그런 적 있거든요.
물론 기대 이상인 것도 있었구요...

어찌되었든 그림책 소개는 늘 좋습니다^^

2005-05-04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러기 꼬마야 꼬마야 6
몰리 뱅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맹랑한 눈 빛의 아기 새 한 마리가 나를 보고 있다. '기러기'fk고 씌여진 제목을 보며 '얘가 오리가 아니고 기러긴가벼...' 한다. 그 아기 기러기를 둘러 싸고 있는 정체 모를 털을 가진 짐생. 호기심유발엔 일단 성공이다.

책장을 펼치면 표지에 엎드려 있는 짐생의 털의 이미지는 그대로 비바람의 이미지로 변형된다. 흐뿌리는 바바람의 선을 따라 페이지를 넘기면 그 비바람 속에서 둥지에서 알 하나가 떼구르르 굴러 떨어진다. 겨우 두어 장을 넘겼을 뿐인데도, 아래서 또 위에서 카메라를 잡은 듯 화면 구성을 자유자재로 해 마치 짤막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도 같다.

암튼 그 알은 구르고 굴러 용케 비버의 집에 떨어진다. '짠~'하고 알을 깨고 나오는 기러기의 영민한 눈빛...무표정하지만 듬직한 부모 비버의 눈동자는 동시에 독자에게 안도감을 준다. 비버 가족은 '기러기를 흠뻑 사랑해 주었고 살아가는 방법도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데,기러기가 비버의 생활 습성을 배우는 모습을 추억의 앨범 속의 사진처럼 처리했다. 덕분에 독자는 마치 현실 속에서 손 때 묻는 추억의 앨범을 보는 듯 정겹고 사랑스럽고 유머러스한 기분을 맘껏 즐길 수 있다.

허나, 그런 따스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혼자만 다르다는 외로움을 느끼는 기러기를 보며 우울해진다. 아니, 드디어 얘가 성공을 전제로 한 가출을 시도하려는 구나...뭐 그렇게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어쨌든 결국 기러기는 혼자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혼자 있으니 되는 일 하나 없이 슬퍼하며 방황하던 기러기... 절망의 끄트머리에서 날아오르게 된다. 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기러기는 멀리멀리 날아서 마침내 집으로 돌아....

그 뒤는 궁금해하시라고 남겨둔다. 어쩌면 당연한 반전이기도 한 결말이 긴 여운을 남긴다. 끝까지 읽으면 마음이 따듯해지고, 자꾸자꾸 읽으면 내면이 강해질 것만 같은 그림책이다. 누구, 누구, 누구, 선물하고픈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옛날 교과서만한 작은 장정과 짧은 글, 꼬마야 시리즈로 나왔지만 상징하는 바가 넓어서 굳이 나이에 연연해하지 않아도 된다.  한 가지 흠이라면 그림책의 코드에 너무도 충실한, 그래서 약간은 상투적이라고 느껴지는 것. 그 상투성은 내용에서 느껴지는 것이라기 보다 <그림책의 그림읽기>를 너무 열심히 읽어서 느껴지는 그림책 코드에 대한 상투성이다. 이 말이 궁금하진 열분들은 <그림책의 그림읽기>를 꼬옥 읽어 보시라...ㅎㅎ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밀키웨이 2004-06-25 0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운 오리새끼는 참...여러모로 생각이 많이 되는 동화입니다.
시대적인 해석이 자꾸 달라지기도 하고 그러니까 이렇게 패러디하는 작품들이 탄생하는 거 아닐까 싶어요.

2004-06-25 0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정하는 동안에도 페이지에는 수정 전의 리뷰가 계속 존재하나 봐요...제가 수정하고 있었던 시간에 족적을 남기셨군요..언넝 주무셔요...저는 모처럼 늦게까지 앉아 있으니 무르팍이 시립니다 그려...

2004-06-25 0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시대적인 해석...책도 시의성이 참 중요한 거 같아요, 미운 오리 새끼랑 또 한 권 더 있잖아요...왜,,,이런 종류들 비교 분석해서 써 보는 것도 재밌을 텐데, 언제나 몸 보다 맘이 앞선다죠.ㅠ.,ㅠ

밀키웨이 2004-06-25 0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책 [그림책의 그림읽기]...
집에는 벌써 왔는데 [똑똑똑 그림책]을 먼저 읽느라 그림만 휙휙 넘겨가며 봤네요.

요즘은 동네아짐들을 새로 사귀어 마실 다니고 놀이터에서 수다방 만드는 재미에 책 한권 차분히 읽을 짬이 나질 않습니다.
한번 끊긴 리듬이 영~ 다시 회복되지가 않네요.
글타고 다시 방콕으로 침잠할 수도 없고...

아니아니...컴터에 앉는 시간만 줄여도 책 열권은 족히 읽을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

2004-06-25 0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동감입니다. 리듬이 한 번 끊어지면 회복하기가 힘들죠, 하지만 세월이 어디 좀먹습니까...이런 맴으로 삽니다. 수다는 아줌마 힘의 원천이 아닐까요?ㅎㅎ, 언넝 주무시라니까, 참나.

반딧불,, 2004-06-25 0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참나님..마지막이 압권이옵니다^^

그나저나 리뷰들을 참 잘들 쓰시니...민망하옵니다요.
 
감정 알리키 인성교육 1
알리키 브란덴베르크 글 그림, 정선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정>을 읽었다. 감정은 슬플 때도 있고 웃을 때도 있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이 바보야!!" 같은 욕으로 친구를 기분 나쁘게 할 때는 슬프고, 친구를 "우와~ 너는 **를 잘하는 구나."처럼 칭찬을 해주면 기쁘다. 감정이란 이런 것이다!!!  <감정>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아주 재미있었고 만화 같아서 보기도 쉬웠다. 그동안 안 읽어 보았는데, 애들이 많이 빌려간 이유를 알겠다.

...윗 글은 초등학교 저학년인 여자아이가 <감정>을 읽고 쓴 글이다. 학급문고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책이 알리키의 인성교육 시리즈라고 한다. 시리즈 세 권이 대출회수가 가장 많고 빌리려면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이런 류의 교육적인 정보 책이 얼마나 애들한테 어필할까...내심 염려했는데 의외의 반응이다. 재미있으면서 아주 유익하다.  집에 사두고 유치원 연령의 아이와 함께 보아도 좋고, 초등학교 필독도서로 강추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은 여우 사계절 아동문고 45
베치 바이어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검은 여우를 읽고 있으면 두 가지 영상이 교차 편집 된다. 하나는 검은 여우가 뛰어 놀거나 생활하는 들판과 숲이 있는 농장과 그 주변의 풍경이고 하나는 여우를 바라보는 톰의 내면 풍경이다. 바꿔 이야기하면 외양의 풍경과 내면의 풍경이 번갈아 가며 사이좋게 떠올라서 책을 읽는 내내 머릿 속으로 환한 그림들이 떠다닌다. 작가는 독자의 마음에 문체로서 그림을 그렸다. 시대와  문화적 배경의 다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은 인간의 본질을 이야기 하되 자연스럽게 물 흘러가듯 명징하게 드러낸 깔끔한 심리묘사와 문체의 힘일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밀키웨이 2004-06-16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가서 보관함에 쏘옥~

2004-06-16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티비 프로그램에 김훈씨가 나와서 현의 노래를 이야기할 때, 마지막에 문체가 관해 얘기한 적이 있어요...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문체는 이미지며 리듬이다...뭐 그런 류의 말씀이셨는데...마음에 와 닿았거든요...근데 이 책 읽으면서 그 생각이 나대요...문체,,,이 작가의 특징이 문체는 아주 간결한데...독자의 마음에 그림을 잔뜩 그려주거든요....이 책도 40년 정도 되었는데...명작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겠죠...좋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