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도에서 태어났어요 - 자연과 나 10 자연과 나 32
한정아 지음, 김세진 그림 / 마루벌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인지적으로 접근할까, 정서적으로 접근할까? 우리가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가르치려 할 때 고민하게 되는 방법론이다. <나는 독도에서 태어 났어요>를 읽으며 이 책은 차라리 인지적으로 접근했던 것이 더 적절하지 않았을까. 고개를 갸우뚱해보게 되었다.이 책은 읽어주는 4세에서 혼자 읽는 9세를 주독자로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이다. 그러니 독도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입력해 주기 보다는 독도를 감성적으로 품어 안게 하고픈 작가의 제작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앞표지와 뒷표지에 걸쳐 독도를 조감한 풍경이 마음에 쏙 들어온다. 읽기 전에 표지를 활짝 펼쳐 아이 앞아 놓아 준다면 좋을 것이다. 글도 무리 없이 읽히고 그림도 색감은 2% 아쉽지만 구도나 장면을 설정한 것은 아주 섬세하게 신경 쓴 정성이 느껴진다.그런데  주제의식이 확실하고 조연에 대한 정보가 주어지는 것과 핀트가 여러 개인 것과는 차이가 있다. 제목 ‘나는 독도에서 태어났어요’는 일단 독도가 아니라 ‘나’에 초첨이 맞춰 진다. 책을 펼쳐 보면 갈매기의 생활과 독도의 모습이 번갈아 나와서 산만한 느낌을 준다. 두루 전체를 아우려르다 보니  개성이 없는 밋밋한 그림책이 되고 말았다.


첫 장면의 글은 생략 되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눈 앞에 훤히 펼쳐진 정경을 놓고 그대로 문자로 묘사한다는 것은 사족이란 생각이 든다. 차라리 글이 없었다면 오히려 책에 대한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 장면도 글이 산만한 느낌이 든다. 1,2행과 3,4행의 위치를 바꾸던지 3,4행만 있었으면 훨씬 더 깔끔하고 전달력이 높은 글이 되었을 것이다. 바다 어린이에서 나온 나무 열매 친구들을 보면 정보 그림책이지만 아주 따듯하고 정서적이다. 드러내놓고 정보를 전달하고 지식을 주입하는데도 그림의 분위기나 편집이 무겁지 않다. 독도도 그런 방법을 썼으면 어땠을까. 예컨대 독도에서 생활하는 경찰이나 주민의 모습을 더 당겨서 잡고 아기자기하게 설명식으로 꾸몄어도 정감 있는 책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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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1-25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모조모 꼬집어내시는 시야가 부럽네요. 추천합니다!!

2004-11-25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안하죠 뭐,,힘들게 만드셨을 텐데..하지만 애정이 있기에^^

2004-11-25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왜 이렇게 올라가는 건지..수정을 해도 바뀌지 않는군요..

2004-11-25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1-26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너무 예리하시네요..맞아요..마음이 약해서리..
 
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삽화가 없는 책을 읽으니 맘이 편하다. 요즘은 청소년 책들도 거의가 삽화가 들어있어서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쩐지 내면을 침범당하는 듯한 찜찜한 기분으로 책을 읽기 일쑤였다. 삽화가 없는 이 책, 하지만 무척 시각적이다. 시각적인 풍경을 묘사해서가 아닌데도 그렇다. 여중생들의 발랄한 감수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 톡톡 튀고 참신한 문체도 글을 절로 읽히게 한다.

무거운 주제를 발랄하게 접근하는 방식도 독자의 부담을 덜면서 뭐, 또 그 얘기야 하는 비판을 유보하게 만든다. 성추행이나 성폭력이다 하는 얘기는 너무 지긋지긋하게 지속적으로 올라와서 문제의식을 갖기도 전에 넌덜머리가 날 지경이다. 여성이라면 만원버스나 전철에서의 기분 나쁜 경험을 한 두 번씩을 겼었을 터, 특히나 만원버스에서 방어능력과 확실한 의사표현을 하기 힘든 어린 여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행각은 치사하기 짝이 없다. 하물며 유치원 시절의 일이라..


십대의 발랄한 시기에 깃들어진 내면의 어두움을 넘어서야 하는 큰 유진과 작은 유진. 작가는 같은 사건을 겪은 두 어린아이를 일정한 세월이 흐른 후 상반된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죽어버리지 않는 다면야 잊혀지지 않을 고통을 담담히 아무렇지도 않게 가벼운 톤으로 그리면서 인생의 가시밭길을 헤져 나갈 자세를 보여 준다고나 할까. 자기 잘못으로 비롯된 고통이 아닌 담에야 이렇게 맞설 수 있어야 해. 이렇게 보살펴 주어야 해..그렇게 이야기한다.

 

 어른의 보살핌이 있어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동은 절대적으로 약한 존재이다. 작가는 두 주인공을 통해 약한 존재가 받은 상처를 주변인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대립시킨다. 아이들은 성추행이 아니더라도 인생에 있어 없었으면 좋았을 일을 경험하며 살게 될 것이다. 이런 고비마다 좌절하고 자학하며 살아간다면 산다는 것은 얼마나 절망적인가.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환경이 자기 탓이 아닌 것처럼, ‘유진’이라는 이름이 동서양과 양성을 뛰어넘어 쓰일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은 굴레지워져서는 안된다. 자의에 의해 선택 되지 않은 고통을 개인에게만 책임지운다면 산다는 것은 야멸찬 일이다. 그 고통에 무언의 시선과 편견은 돌 던지는 행위에 다름 아닐 것이다. 두 유진을 통해 우리는 인생을 설명 받지 않는다. 유진의 인생을 보여줄 뿐이다. 그래도 참 느끼는 게 많다. 이 것 저 것 생각하게 한다. 아마 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5~6학년 권장 도서로 분류되어 있는데 중학생으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적당할 듯하다. 고학년이 읽을 수 있는 청소년 권장도서가 더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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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11-2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라는 것이 먼저임을 항상 잊게 만드는 세상입니다.

저도 읽으면서 중학생 정도가 적당하겠다는 생각이 들더이다.

2004-11-24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반디님 서재에서 보고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이제야 봤네요..^^
 
나무와 숲이 있었네
전영우 글.사진 / 학고재 / 1999년 5월
평점 :
품절


 

나무와 숲이 있었네...듣기만 해도 마음이 순연해진다. 나무는, 숲은, 우리들에게 그렇게 안정감을 주는 존재이다. 제목만으로도 겉표지만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게 이 책이 아닐까 싶다. 글과 사진의 작가가 한 사람이어서 글에서 느껴지는 따듯한 시선을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이야기처럼 나무들에 관해 들려주는 산문이 나는 좋다. 꼭 집어 표현 할 순 없었지만 난 이런 책을 원했던 것이다. 나는 나무를 이런 방법으로 알고 사랑하고 싶었다. 나무에 관해 이야기하되 딱딱하지 않고 나무와 그 주변의 이야기와 보는 이의 감상이 적절하게 섞여 있는.


이 책은 나무의 세계로 인간을 이끌어 준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저절로 ‘그’ 나무가 보고 싶어지고 달려가고 싶어지게 만든다. 뒷부분에 열대우림과 온대우림들은 시간과 돈을 들여야 갈 수 있는 곳이기에 꿈을 가지게 만들고, 앞 부분의 나무들은 열정만 있으면 찾아 갈 수 있는 곳이기에 움찔움찔 행동하게 만든다.


서문 마지막 부분에 알게 되면 사랑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나의 경우는 반대이다. 사랑해서 알고 싶어지는 그런 경우.  사이다의 톡 쏘는 칼칼함이 아닌 산사에서 졸졸 흐르는 약수물의 시원함으로 다가 온 책. 나무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 시켜 준 책이다.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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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5-01-24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나님, 땡스투!!
어찌어찌하다가 이 책을 찾게 되었네요. 빨리 읽어 보고 싶어요 ^^
 
투란도트 미래그림책 26
윈슬로우 펠스 그림, 마리아나 매이어 글, 이선오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 계속 중국이 배경인 책을 읽게 된다. 스스로 찾아서 읽은 것도 있고, 이 책처럼 우연히 만나지기도 한다. ‘투란도트’는 중국의 공주 이름이다. 우리에겐 푸치니의 오페라 제목으로 유명하다. 그 오페라를 한 번도 본 적은 없건만 푸치니도 투란도트도 익숙한 이름이라, 읽는 내내 기시감이 느껴졌다.


그림책이지만 읽어내려 갔다는 표현을 써야 할 정도로 글은 많은 편이다. 글이 꽤 문학적이다. 번역인데도 문학적인 멋을 잘 살려서 한 문장 한 문장이 등장인물의 내면 묘사나 배경묘사를 충실히 해준다. 비의를 찾아 읽으라고 속삭여주는 듯 상상력을 자극하는 글이다. 그림 또한 그런 글에 뒤질세라 무척 신비롭다. 중국이 배경이고, 푸치니는 이탈리아 사람이며, 미국인이 그림을 그린 탓인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동양적인 소품을 사용했음에도 그림의 분위기는 퓨전이다. 어찌 보면 동양풍이고 어찌 보면 서양풍이라 호기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림도 한 장면 한 장면이 아주 극적이다. 오페라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오페라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카메라의 앵글을 보는 느낌도 난다. 색상과 소재 하나 하나 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그림이다. 투란도트의 냉정한 얼굴 표정과 얼굴빛은 차가운 공주의 심장을 대변하지만 공주의 입술이나 상사화?엔 붉은 빛을 둠으로 희망을 밝혀준다. 면지의 그림이나 가장자리에 달의 변화를 디자인화해서 띠를 두른 것, 뒤로 갈수록 따스하게 변하는 색상들은 기존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었을 때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투란도트는 백호를 대동하고 나타난다. 투란도트의 얼음심장을 녹일 인물 칼리프는 청룡을 상징한다. 청룡과 백호라는 중국 신화의 동물들을 상징하는 두 주인공의 만남이 어떻게 결론이 맺어 질까. 뻔한 결말이긴 하지만 그 의미하는 바는 크다. 전통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민초들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이야기’의 역할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너무 익숙한 것은 내칠 수도 있고 끌어안을 수도 있다. 투란도트라는 이름은 익숙하기에 내쳐질 뻔 했다. 투란도트라는 그림책 한 권으로 참 신비한 경험을 했다. ‘이야기’가 주는 매력에 흠뻑 빠진 것도 재미가 있었지만, 그 이야기가 동서양을 넘나들면서 예술가의 혼을 자극해서 무대에 올려지기도 하고 그림으로 그려지기도 하며 문학적인 글로 태어나기도 했다는 것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또 삶과 이야기의 그 결과물은 사실은 그 개인 것이 아니라 고래로 이어져 내려 온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삶의 족적이 진하게 묻어 있다는 것, 자연과 뗄 수 없는 인간의 삶과 생명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화와 옛이야기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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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11-23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꾸준히 책을 읽으시네요.

전 요즘 만화 외엔......

이 책 구미가 당기게 쓰셨구랴.

2004-11-2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날짜 보시면 틈이 많은 걸 아실거여요..꾸준히가 안되는게 제 지병인디요?^^ 주관적 오바를 감안하시어...^^빵꾸내고 싶은 오후입니다.(이번 주는 하루 한 편이 목표입니다 ㅎㅎ)

2004-11-23 17: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4-11-23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꾸내고 싶은 오후..^^ 과감하게 빵꾸 내 버리자구요 참나님^^

이 그림책 저도 전에 보았는데 님의 리뷰가 훨 당깁니다.

. 2004-11-24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게 참나님 리뷰가 더 땡기는구만유...그래두 이 책 출간되었을 때 무척 반가왔더랬어요

2004-11-24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리뷰에 관해 말씀들 하시면 늘 부끄럽군요..그만큼 정성들여 쓰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기타등등..혜경님 빵구나려다 말았어요..ㅎㅎ 님의 리뷰 읽었는데 늘 정갈하고 세심함에 감탄합니다. 솔님 ㅎㅎ 이 책 참 땡기는 책 맞구먼유.^^

2004-11-24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감사해유..그리고 그 방법은 누구나 다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인디^^

아영엄마 2004-11-24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 책 집에 있는데 아직 리뷰 안 썼슴다. 그런데 님의 리뷰보니 쓸 생각이 더 안나는구먼요.. ㅜㅜ

2004-11-2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이미지보고 아영맘님인 줄 알았어요..뒷글자도 같으시구..ㅋㅋ 님 재밌으시군요..ㅎㅎ
 
공룡시대부터 살아온 개미의 일생과 역사 지식과 정보가 있는 북오디세이 17
찰스 미쿠치 지음, 연진희 옮김, 김승태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알고 보면, 모르는 것이 참 많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개미가 집을 짓는 것 개미들의 역할 분담, 개미의 종류에서부터 개미의 한살이 개미의 일생과 천적 정말 다방면으로 개미에 대한 모든 것이 지루하지 않게 보기 좋게 설명 되어 있다.


 이 책은 아이에서 어른까지 개미에 대해 미처 가지지 못한 궁금증까지 해결해주는 친절함이 돋보인다. 첫 페이지에서 눈에 띈 것은 개미가 자신의 몸무게의 다섯 배를 들 수 있으므로 세상에서 가장 힘 센 장사라는 것이었다. 코끼리의 예를 들어주면서 상대적으로 비교하고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이해가 확실히 되게 했다. 또 서로 의지하는 것은 약한 모습이 아니라 작은 몸집을 극복하는 지혜라는 말도 가슴에 와 닿았다.


이 책의 놀라운 점은 한 가지 생물을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다방면으로 접근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타자에 대한 이해는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이런 책을 본다면 세상과 인간을 보는 눈까지 키울 수 있지 않을까. 개미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연스레 개미가 하는 일들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런 영향으로 한 사물이나 생명이 가지게 되는 역할과 위치 같은 것들을 생각게 해준다.


그림이 주는 느낌과 배치, 정보의 양과 설명기법, 모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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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찬 2013-04-25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더좋은 정보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