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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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겨울 봄 편에 이어 여름 가을 편을 보았다. 시기적으로는 여름 가을이 먼저 나왔으니 거꾸로 본 셈. 사계절이 평면적으로 나열 되어 있어 전후를 살펴 보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리얼? 생활이 가능하기나 한건가 하는 의문을 받았던  여름편은 역시 리얼이지만 생활의 냄새가 묻어 있지 않았다. 환타지 장면도 두어군데 나오고. 여름편이 일상의 도시인들에겐 환타지라면 겨울편은 환타지를 현실로 가져오는 장치들을 일부러 심어 놓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겨울편에서 주인공이 공장에서 일하는 장면 같은 것이 그랬다.

 

예쁘기 보다는 씩씩하다는 느낌을 주는 주인공이 작업복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는 장면이 여름편의 압권이다. 도입부에 등장하는 이 장면은 앵글이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자전거의 시선으로 주인공의 뒷모습을 따라 가는데 평범한 시골 풍경 안으로의 질주만으로 이 이후의 내용이 어떻든 상관이 없다. 볼 것을 다 봤다는 만족감이 들었다.

 

 가을편의 마지막 장면으로 역시 가을 작업복 차림의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는 장면이다. 이번엔 자전거를 탄 사람의 눈높이에서 앵글을 잡았는데, 뒷모습을 쫓다가 마지막에서 건강미 넘치는 여주인공의 얼굴을 잡아 주는 것에서 삶이 사람을 관통한 듯한 더 건강해진 주인공의 당당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음식이야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소박한 시골 풍경이 한 컷 한 컷 가슴을 파고 들었다. 정작 다 보고 나니 음식을 만드는 장면보다는 농사 짓기에 대한 선명한 이미지 같은 것이 남았고, 호두를 담았던 대바구니가 참 이뻤다.이런 소소한 도구들을 보는 것이 재밌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완성해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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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 여행 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나왔다.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나...

여행 산문집이라고는 하지만 여행의 팁은 없다.

그럴싸한 여행의 풍경도 없다.

그저 눈길 머문 순간, 마음 머문 순간의 샷들과

그의 엔틱하면서도 모던한  감성이 담긴 글들이다.

이병률은 사람을 사랑할 줄 안다.

그의 사랑법이 이 책에는 촘촘히 실려있다.

넓게 많은 사람을 사랑하느라

홀로 더 외로웠을 그에게 격려를 보내며

그가 만난 사람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만나 보았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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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토머스 하디 지음, 서정아.우진하 옮김, 이현우 / 나무의철학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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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랑 엄마한테 와서
티비로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를 보고
언니가 쑤어 온 도토리묵으로
묵밥을 만들어 먹었다.
당직이라 출근한 동생도 잠시 와서
하하호호 웃으며.
동생이 내용이 뭐야? 라고 하길래
<오만과 편견>의 조금 다른 버전이라고 말해 주었다.
내 결혼생활의 비밀을 알았다.
난 보자마자 양치기에게 끌렸고
끌린 사람과 바로 결혼한 셈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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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또 간기 있는 음식들이 싫어져서 바깥 음식 먹기가 곤혹스럽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콩물 한 잔에 토마토 한 개만 족하고 밥과 반찬을 차려놓고 먹고 나면 입안에 남아 있는 진한 맛들이 오래도록 나를 괴롭힌다. 그럼에도 아침에 아이 상을 차리다가 깍두기를 하나  먹고 지금 괴로워하고 있다.

 

일전에 어느 식당에서 먹은 양배추김치가 괜찮아서 주말에 양배추를 한 통 샀는데, 사놓고 보니 또 이걸 누가 다 먹겠나 싶다. 그래도 무 한 개와 양배추 반 개, 파프리카와 양파를 굵직하게 썰어서 매실액과 산야초식초 고춧가루를 넉넉히 넣어 버무렸다. 익혀 먹지 않고 아삭한 샐러드 느낌으로 먹으려고. 김치가 집에서 사라진지 두어 달 만에 김치 비슷한 것을 만든 셈.

 

 <세밀화로 보는 채소의 역사>를 보다가 재밌어서, 또 비슷한 책들이 없나 하고 검색하다가 <세계 야채 여행기>를 발견했다. 확실한 취향의 책이라 제목만으로도 구입이 가능한데, 책소개를 보니 더 확실하게 사고 싶어 진다.

 

 

아름다운 세밀화와 함께 보는 채소의 역사
셀러리, 오크라, 아스파라거스, 콜리플라워, 순무, 파슬리…
재배 상식에서부터 숨겨진 역사까지
우리가 몰랐던 신기한 서양 채소 이야기

자연친화적인 생활과 채소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책『세밀화로 보는 채소의 역사』가 출간됐다. 저자 로레인 헤리슨은 수년간 정원에서 쌓아온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19세기 화가들이 그린 아름다운 세밀화와 함께 책에 담아냈다.
『세밀화로 보는 채소의 역사』는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익숙한 채소에서부터, 이름과 모양도 생소한 희귀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양 채소들을 소개한다. 민달팽이로부터 채소를 보호하기 위해 맥주를 사용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채소의 기원과 특성, 재배와 수확에 이르기까지 풍요로운 정보는 서양 채소에 대한 유용한 지식과 이해를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자랑은 무엇보다 책 곳곳에 담긴 아름다운 세밀화다. 흥미로운 채소의 다양한 품종을 디테일하고 맛깔나게 묘사한 그림들은 채소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채소의 역사> 알라딘 책소개

 

세계를 뒤흔든 야채의 역사. 어찌하여 야채가 세계에 보급됐고, 보급된 이후 어떻게 현지화됐는지, 또 어떤 요리로 완성됐는지 여러 가지 의문을 해소하면서 저자는 종횡무진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지식을 풀어낸다. 이 책의 묘미는 무엇보다 야채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엄청난 역사적 사건에 얽혀 있다는 사실이다.

나폴레옹이 대영전쟁에서 당분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사탕수수를 재배하며 설탕 대량 생산을 기획했다는 식이다. 네덜란드는 육두구 나무를 독점하려고 식민지였던 맨해튼을 포함해 오늘날 뉴욕 주에 해당하는 토지를 영국에 넘기는 대신 동인도의 런 섬을 얻었다. 만약 네덜란드가 육두구든 담배든 다 포기하고 뉴암스테르담을 골랐더라면 오늘날 뉴욕은 뉴암스테르담이라 불릴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사례는 또 있다. 사탕수수 재배지인 카리브 해의 과들루프 섬은 프랑스 식민지였다가 한때 영국군에 의해 점령당한 적이 있다. 그때 프랑스는 영국에게 “과들루프 섬를 돌려주면 캐나다의 모든 식민지를 양보하겠다.”고 교섭했다 하니, 사탕수수의 마력 역시 대단했다. 이렇게 무심코 그랬구나, 하고 끄덕여지는 매혹적인 일화가 가득하다.

-<세계야채여행기>알라딘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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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5-08-04 14:48   좋아요 0 | URL
야 야채 여행기라는 책도 있군요...
그런데 야채나 채소나 같은 말 아닌가요? 야채는 일본어 표현인가? 나물이라고 하면 어떨지 ㅎㅎㅎㅎ 나물 여행기....나물의 역사 ....이건 좀 이상하군요...ㅜㅜ

하루키의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가 생각닙니다. ^^

2015-08-04 1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