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살아남았습니다 - 지구에서 사라지면 절대로 안 될 101종의 이상한 동물도감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지음, 사이토 아즈미 그림, 이소담 옮김, 황보연 감수 / 아름다운사람들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쩌다보니 살아남았습니다 /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글, 사이토 아즈미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지구에서 사라지면 절대로 안 될 101종의 이상한 동물도감, <어쩌다보니 살아남았습니다>는 멸종위기의 동물들에 대한 책이긴 하지만 대륙별로 어떤 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딱 봐서는 우리가 구별하지 못한 비슷비슷한 동물들의 차이와 특징을 재미있으면서도 특징을 제대로 묘사한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고 있다. <하단에 그림참조>



 

대륙별로 살아남을 수 있는 종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 학자는 영국의 박물학자 월리스고 19세기 중반에 말레이제도를 탐색하던 때였다고 한다. 지금은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이 그때만해도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을거라고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하다보니 어른인 내게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더 재미있는 것은 동물들의 특징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각 대륙별로 '이상한'동물들에 대해 설명할 때는 이상함정도를 별의 갯수로 표기하는데 예를 들어 '느림보 곰'은 킁킁소리를 내며 마치 개미핥기처럼 흰개미를 먹는다고 해서 무려 이상함이 별 다섯개나 주었다. 개인적으로 더 이상하게 느껴지는 자바애기사슴은 놀랍게도 몸무게가 2kg이다. 이런 사슴이 있는 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을만큼 놀라운데 이상함정도는 겨우 별 세개다. 아이와 함께 본다면 이상함 정도를 어른 중 한명이 가리고 퀴즈처럼 풀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이상한 '이유'를 추리해보는 것도 놀이가 될 것 같다. 대륙별로 대표하는 동물을 지도부터 함께 그려가며 채워가는 놀이겸 학습도 가능해보였다. 다시 책으로 들어가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멸종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해설해주는 데 동물들에게도 역시 '외모'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느껴질만한 친칠라의 생존이유는 다음과 같다.


1922년, 동물애호가인 한 미국인이 친칠라 11마리를 자기 집으로 데려와 수를 불렸다. 그때부터 친칠라는 귀여운 반려동물로 인기를 얻어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 살아남을 수 있었다. 106쪽


이번에는 이와 정반대로 못생겨서 살아남은 동물도 있다. 그 주인공은 '아마존매너티'. 아마존 매너티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발견했으나 그가 쓴 항해일지에 따르면 '매너티는 예쁘지 않다'119쪽와 더불어 듀공과 비교하며 느리다는 평을 달아 굳이 포획까지 할 대상이 아니었기에 살아남은 것으로 설명했다. 이밖에도 생존의 이유가 재미난 경우도 많고 이상함의 정도나 이유도 읽다보면 피식하게 될 뿐 아니라 동시에 그동안 알지못했던 동물에 관한 정보도 알 수 있는 재미나면서도 교육적인 책이라 강추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다림 청소년 문학
이선주 지음 / 다림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 / 이선주 연작소설


고통이 멎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 낼 가슴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82쪽


<띠링! 메일이 왔습니다>는 소설가가 청소년들과 메일을 주고 받는 설정으로 현시대의 아이들 뿐 아니라 사람들의 고민은 무엇이며 해결방법은 없는지 함께 생각해보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메일의 답변은 '이태리 작가님'이 작성하지만 읽다보면 어른인 내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답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며 몰입하게 된다. 우선 인혜의 언니 진혜는 45kg 될 때까지 음식을 제대로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동생인 인혜에게 자신이 음식물 섭취 후 일부러 토하는 것을 가족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한다. 공부를 잘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언니가 늘 부러웠던 인혜는 타고난 마른 몸으로 언니가 왜 그렇게 집착하며 살을 빼려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굳이 어떤 해답을 듣기 위해서는 아니었지만 이태리 작가에게 언니의 이야기를 전하자 작가는 언니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전하며 가족은 물론 전문가와 상담하라고 강하게 전달한다. 어느 연예인의 말처럼 여자로 태어난 이상 다이어트는 죽을 때까지 함께 해야한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 다만 평생 입으로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있고(이태리 작가처럼), 실전으로 옮겨 피를 볼 때까지 하는 사람들이 실재한다. 문제는 후자를 택한 사람들의 극단적인 선택의 결과를 두고 죽지 않는 이상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마음을 터놓고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단기간에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힘든 까닭도 어쨌든 다이어트에 성공만 하면 모두들 잘했다고 칭찬하기 때문이다. 언니의 극단적인 다이어트가 주된 문제처럼 보이지만 곁에서 보는 인혜에게도 나름의 고민이 있다. 특히 국어선생님이 내준 '자아'를 표현하는 물건에 대해 고민하면서 인혜가 찾은 것은 '거울'이었다.


저는 자아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저라는 사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물이 거울인 것 같아서 거울을 가져갔어요. 거울을 똑바로 바라보겠다는 의미로요. 80쪽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며 살고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 쉽게 그렇다고 답하긴 어려울 것이다. 혹은 똑바로 바라본다고 답을 하더라도 주변사람들은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인혜는 진혜의 다이어트를 보면서 자신을 똑바로 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주변사람들이 아무리 말랐다고 말해도 자신의 눈에는 돼지로만 보이는 진혜, 명문대에 진학하고 이제 날씬해져 더이상 바랄게 없을 것 같았던 진혜가 고통속에 힘들어한다는 것을 보며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늘 활발하고 학기가 바뀌면 늘 임원진에 선출되고 선생님들의 신임을 받는 언니가 부러웠었다. 장난삼아 언니의 일기장을 보았던 날, 그날 이후 언니의 일기장을 훔쳐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왜냐면 일기장속의 언니는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책이 예전에도 많이 출간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싶었다. 내가 어릴 적에는 아이들의 고민이 대부분 부모님의 이혼, 경제적인 어려움정도에 머물러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좋은 책이 많이 출간된다하더라도 어른들도 함께 읽지 않으면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이해해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어느 누구라도 언젠가 이태리 작가의 위치에 놓일 수 있기에 자녀가 없더라도, 교육자는 아니더라도 이런 책들이 어른들에게도 많이 읽히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그리하여 어느 날 - 기댈 곳 없는 사람과 갈 곳 없는 고양이가 만나 시작된 작은 기적
11월 지음 / 아라크네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리하여 어느 날 - 기댈 곳 없는 사람과 갈 곳 없는 고양이가 만나 시작된 작은 기적.


한 사람을 사랑할 때 나는 내 맘 같지 않은 상대로 인해 자주 절망했다. 감자를 사랑하게 된 지금 나는 사랑해서, 너무 다 사랑해서 그저 미안하고 슬픈 순간만 늘어 간다. 65쪽

10년 전 먼저 하늘로 간 뭉치를 그리워하며 이따금 사진을 꺼내보면서도 애완견이나 애완묘를 자식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보며 다소 유난스럽다고 생각했다. 유모차에 아이가 아닌 늙은 개가 실려있거나 주인과 함께 하나의 음식을 같이 나눠먹는 장면을 볼 때면 저 사람들이 '내 가족'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까지 생각했을 정도다. 그랬던 내가 아이를 낳고보니 진정으로 '사랑스러운 존재'를 만나게 되면 그 상대가 개든, 사람이든, 고양이든 혹은 피규어든 상관없다라는 것을 깨달았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가족같은 것이 아니라 그냥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책<그리하여 어느 날>은 나의 이런 마음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다만 내가 보살펴주고 감동도 하고 미안함에 눈물흘리는 대상이 아이가 아닌 고양이일 뿐이었다. 그러니 중고나라에 그 가격을 떠나 가족을 판매하겠다는 글을 보았을 때의 충격에 공감이 가지 않을 수가 없지 않겠는가. 


사랑받았든 사랑받지 못했든 하나의 작은 생이 끝난 모든 동물에게는 꼭 동등하고 즐겁고 편안한 저들만의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란다. 178쪽

드라마<도깨비>에서 잠시 나왔던 먼저간 유기견과의 재회장면에 가슴이 뭉클해진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서두에 밝힌 것처럼 나 또한 소중한 아이를 먼저 보냈었기에 그들이 먼저가서 저들만의 편안하고 즐거운 세상에 가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어찌 모를 수 있을까. 이와 유사한 책들을 보면 하나같이 사람이 그들로 부터 위로를 받고 살아갈 힘이 나는 것과 달리 더 자주 접하게 되는 뉴스에서는 안타까운 내용들이 많아 가슴을 아프게 한다. 아동학대와 동등한 크기로 다가오는데 동물이라는 이유로 처벌이 가벼운 것도 납득이 안되지만 더 답답한 것은 아이를 낳기 전까지 나도 차별을 두던 사람 중 하나였다는 사실이었다. 나처럼 아이를 낳고서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면 언제서야 상처받은 아이들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



감자가 "음마"하며 잠꼬대를 한다.

콩닥콩닥 가슴이 뛴다.


물론 그 음마가 엄마가 아니라는 건 안다.

감자가 어떨 때 "엄마" 하는지

어떤 표정, 어떤 눈으로 날 보는지 나는 아니까. 245쪽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아이들의 이름을 부를 때, 그 아이들의 걱정하고 기뻐하던 자리에 내 아이의 이름을 넣으면 완벽하게 공감이 되었다. 흔히들 사랑이라는 감정은 전세계 공통된 부분이 있다고들 말한다. 그 대상에 대해서도 차별없이 생각하며 배려하고 공감해주는 세상이 이런 책들을 통해 더 빨리 찾아와주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Season 9 과학이슈 11 9
이상규 외 지음 / 동아엠앤비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미래를 읽다 과학이슈11 시즌9>는 최신 이슈 중 11개를 추려 살펴본 책으로 게임중독, 아프리카돼지열병, 일본 방사능 오염수, 일본 수출 규제, 인보사 사태, 이세플라스틱의 습격, 스마트시티, 아마존 대형 산불, 매운맛 열풍, 블랙혹 그림자 촬영 마지막으로 2019노벨 과학상과 관련된 이슈를 다뤘다. 이 중에서 일본 방사능 오염수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스마트시티 이슈7 그리고 매운맛 열풍에 관한 이슈9가 눈에 띄었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를 해안으로 방사하겠다는 일본의 발표에 불안해진 것은 비단 한국만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일본산 수산물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과 관련하여 민감한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대놓고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낸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았다. 


오염수가 갖고 있는 방사성 물질의 수치를 계산하면 이처럼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원자력계의 많은 전문가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한 공포가 과장됐다고 얘기하는 이유이다. 55쪽


해당 내용을 읽어보니 미세한 차이라면 크게 병적으로 큰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는 하는데 읽고 나서도 왠지 석연치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가하면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이슈는 근래들어 GAFA라고 불리는 테크기업들의 신기술 서비스를 읽어서인지 스마트도시에서는 생활의 편의와 관련하여 어떤 신기술이 도입되어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우선 주요기관에서 정의내리는 스마트시티에 대해 KISTEP에서 발표한 <스마트시티 기술동향브리프 보고서>에서 발췌한 표로 명료하게 제시되어 있는데 생활의 편의와 동시에 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논란이 결코 떨어질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각 개인의 혹은 가정의 데이터가 다양한 방식으로 수집될 수 밖에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의 도세계획 전문가 앤서니 타운센드 박사는 자신의 저서<스마트시티 더 나은 도시를 만들다>에서 정보기술이 도시의 인프라나 건축물, 일상용품, 심지어 우리 몸과 결합해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장소를 스마트시티라고 정의했다. 129쪽


아마존뱅크와 같은 IoT결제 시스템이 스마트시티내에 도입된다면 도시내에 어떤 주민도 지갑이나 화폐가 불필요한 것은 물론 모바일 기기마저 휴대할 필요성이 사라진다. 게다가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정의내린 바에 따르면 열과 에너지원의 절약마저도 스마트하게 관리되어 전기세나 난방비를 절약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할 까닭도 더는 없어지는 것이다. 2019년에는 유럽 도시 중 런던을 스마트시티1위로 발표하였는데 교통문제와 관련된 부분으로 해당 부분을 서울시에서도 잘 활용한다면 그 어떤 부분보다 스마트시티로서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슈들도 막상 해당 내용을 읽어보면 '이슈'라는 단어에 맞게 사전적인 해설이 아닌 현재 상황및 분석을 담았기 때문에 과학이라고 어려워말고 누구라도 한 번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실리콘 제국 - 거대 기술기업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훔쳤는가
루시 그린 지음, 이영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루시 그린의 <실리콘 제국>은 기존에 테크기업이라 불리는 구글, 애플, 아마존 그리고 페이스북 이나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이 사회의 다방면으로 끼치는 부정적이고 위협적인 부분을 담아낸 책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우선 제목만 보더라도 앞서 언급한 기업들이 모여있는 곳을 '실리콘 밸리'라고 부르며 스타트업, 벤츠, 창의성, 기술자들을 대변했던 이미지에서 '제국'이라 칭하는 것만 보더라도 저자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어떤 분위기인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애플사를 비롯 그들이 지속적으로 건설하는 사옥 및 캠퍼스와 같은 건물들은 그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자신들의 위상을 전면으로 부각시키는 상징적인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미 세워졌가나 건축중인 건물들의 크기와 형태에 대한 묘사를 읽다보면 베르사유궁전과 같다는 표현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2001년 닷컴 버블이 붕괴하고 2000년대에 들어서자 실리콘밸리는 빠르게 반등세를 탔다. -중략- 기술 브랜드들이 떠올랐고 불안했던 국가 경제에 안도감이 생기자 기업들의 주도하에 기술 숭배가 시작되었다. 스마트폰이 대량 소비제품이 되고 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이런 추세는 더 거세졌다. 47쪽


특히 정치적인 부분과 관련지어 보자면 이들의 영향력이 단순히 소셜네트워크, 온라인 쇼핑몰, IT업체 수준으로 생각하면 안되는 것이 금융업에 뛰어든 회사가 있는가 하면 테슬라의 경우는 이미 우주의 다른 행성까지 그 영향력이 확대되었으며 구글이 한창 연구중인 의료분야와 전 세계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려는 야심찬 계획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의 눈과 귀가 되고 있는 SNS가 정치적으로 악용되어 특정 유권자가 이를 악용할 경우를 상상해보면 두렵기까지하다. 그런가하면 최근 여러방면에서 가짜뉴스가 가지는 위험성에 대해서 주의하고 있는데 실리콘 제국에서 생성되거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가짜뉴스가 지속적으로 활성화 되었을 때의 상황도 상상하자면 끔찍하다. 


실리콘밸리 제국은 이렇게 언론을 치맿하면서, 역사적으로 언론이 수행해온 가장 크고 중대한 기능인 권력 견제 기능을 저지시키고 있다. 언론이 지닌 기능은 정부를 견제할 수 있고, 실리콘밸리도 견제할 수 있는 능력이다.-중략-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뉴스의 중재자이자 큐레이터이면서 뉴스의 주요 채널이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뉴스의 생산자가 될 것이다. 111쪽



정치에 관심이 없던 너드로 보여졌던 실리콘 밸리의 기술자들이 이제는 공공연하게 정치활동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이들의 대표가 드러내놓고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얼마전에 읽었던 삼성인에서 아마존으로 이직한 한 회사원의 책을 읽더라도 아마존이라는 회사가 상당히 효율적이고 검소하며 무엇보다 상사와 부하직원이라는 상하계층이 그다지 무의미해 보이는 수평적인 회사인 것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는 점도 놀라웠다. 


구글과 야후의 임원을 모두 지낸 마리사 메이어 같은 고위직 여성 리더들도 있었다. 그런데 메이어에 관한 신문 기사들은, 그녀가 출산 휴가를 단시간에 끝내고 복귀한 일이나 그녀가 회사의 책임자이면서 엄마의 역할을 병행한 것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하는 식으로 대체적으로 여성의 성 역할을 다루는 내용이 많았다. 305쪽



성차별적인 문제도 언급되었지만 그보다는 엄청난 물류의 허브이자 플랫폼인 아마존에서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이 야근이나 과중된 업무가 절대적으로 기피해야 될 상황처럼 보이지만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이와 정반대로 늘 과중한 업무에 시름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 위에서 우아하게 오고가는 백조의 두 다리가 물 속에서는 어지러울만큼 바삐 움직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불균형 문제를 떠나 미래지향적이고 생활의 편의를 넘어 영생을 꿈꾸게 만드는 테크기업들의 행로가 과연 오롯이 인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어느 한 개인의 야심한 미래를 현실화하려는 과정에서 부차적으로 얻어지는 것들 중 하나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