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 사람이 만드는 기업의 미래
강성춘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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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인재관리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스펙은 물론 다양한 방식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채용 후에는 직원에 한해서만 전액 무료로 진행되는 대학을 개설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외부에서 중요한 인재를 스카웃해오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만드는 기업의 미래'라는 <인사이드 아웃>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이전의 인사관련 업무 혹은 시스템과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저자가 말하는 인사이드 아웃의 핵심 관점은 다음과 같다.


인사이드 아웃 관점의 핵심은 "기업은 자신들의 문화와 사람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내제된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내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장.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사람에 내제된 핵심 역량을 사업과 연계시킴으로써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로 요약할 수 있다. 12쪽


회사에 필요한 인재상을 발굴 및 개발할 때 그 초점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흔히 '회사가 바라는 인재상'이라고 사내에 알려져 있는 내용은 다소 두리뭉실한 점이 있어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애매한 점이 많다. 마치 좋은 내용은 다 가져온 듯한 어느 회사라도 바라는 고스펙에 인성까지 두루갖춘 완벽한 인간처럼 말이다. 더군다나 경영자들이 가지고 있는 지나친 확신과 채용담당자에게 일임하는 등의 무관심은 물론 스펙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제도에 대한 집착등이 기업이 좋은 인재를 놓치는 주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저자가 사례로 든 구글의 에릭슈미트는 어떻게 인재를 관리했을까. 뚜렷한 사람에 대한 철학은 물론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투자와 이와 관련된 과학적 지식은 물론 제도에 얽매이거나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선순환 과정의 원리를 지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업체가 사원에게 투자하는 것과 이들 기업이 말하는 투자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질 것이다. 특히 사람에 대한 투자가 숫자로 반드시 표현되느냐에 따른 의문도 들것이다. 사람에게 투자를 잘 하는 기업이라면 아마도 직원 스스로가 '일하기 좋은 회사'일 것이다. 반면 직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매출로만 순위를 매긴 대기업과의 차이를 보면 간접적으로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내는지 짐작할 수 있다. <포춘>지에서 뽑은 500대 기업 리스트와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리스트를 비교한 결과 양쪽 리스트에 해당되는 기업간에 차이가 있는데 자산 수익률이나 시장 점유율로 따지자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이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낸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세상에 자신을 맞추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는 비합리적인 사람들에 의해 세상은 조금씩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한다"81쪽


위의 내용을 기업에 적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인재관리 방법에 관한 내용이 2장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람을 명품에 비유하며 좋은 인재를 얻고자 한다면 그만큼의 비용이 요구된다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명품이 될 수 있도록 투자를 해야하는 데 안타깝게도 명품으로 만들면 다른 곳으로 갈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다. 전혀 틀린말은 아니지만 반드시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의리의 문제라는 감정적인 이유가 아니라 업무의 특성이 '인적 자본'의 비중이 높다면 개인의 능력의 크기가 커서 그럴 수 있지만 성과분석에 따르면 인적 자본외에 사회적 자본, 조직 자본등의 요소도 포함되어 있어 해당 부분의 비율이 높다면 개인적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할 지라도 이직 가능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경우 '직원 추천제'를 적극 활용하는 경우만 보더라도 팀워크를 중시하는 경영주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뿐만아니라 이 회사는 면접시험 때 실제 고객을 참여시키기도 하고 떨어진 지원자들에게도 개별적인 피드백을 해줄 만큼 사람에 대한 철학과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사람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정립하고 그에 맞게 제도를 일관되게 설계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추진할 때 직원들은 변화를 보다 수용할 수 있다. 186쪽


이외에도 이직이 높은 시기는 언제인지, 어떤 직무에 속한 인재들의 이직률이 높은지에 대한 내용들도 연이어서 등장한다. 특히 속이 시원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공감하며 읽었던 부분은 '무경계경력자'라고 하여 과거이력과 상관없이 다양한 분야로 이직한 사람들을 뜻하는데 조직의 경계를 넘어 경력을 관리하고 개발한 것으로 판단하여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다. 국내사회에서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반면 실리콘밸리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고 하니 여러 분야를 거쳐온 내게는 부럽기도 하고 어떤면에서는 미래가 희망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보니 직원들이 기피하는 유형들이 모두 언급된 부분이었다. 기업문화별 특징과 함께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진단도구도 포함되어 있으니 만약 본인이 경영주라면 테스트 해볼 수도 있다. 다만 저자가 해외기업사례 위주로 설명한 것에 대해 변명처럼 말했지만 국내에서는 인사이드 아웃 관점으로 성공한 기업사례를 찾기가 어렵다. 없어서 찾기가 어렵다고도 볼 수 있지만 공개되지 않아 찾을 수 없다는 의미도 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이 책과 저자에게 직접 수학한 제자들 및 회사들의 노력으로 사람에게 제대로 투자할 줄 아는 기업과 그로 인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국내기업의 내용이 등장하게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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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를 위로하는 중입니다 - 상처를 치유하고 무너진 감정을 회복하는 심리학 수업
쉬하오이 지음, 최인애 옮김, 김은지 감수 / 마음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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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실망으로 변할까 봐 아예 상대를 '변할 수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다 53쪽


사람은 고쳐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 대상은 흔히 연애중인 나쁜남자나 이미 결혼한 남편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을 때 주변사람들이 해주는 조언들 중 하나다. 뿐만아니라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과거와 타인은 바꾸지 못하지만 나와 미래는 꿀 수 있다'라는 말로 처음부터 상대가 바뀔거라는 기대는 갖지말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일까. 서두에 적은 발췌문을 보았을 때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얼어붙은 시간의 효과'라고 말하는 것으로 아이가 어린 시절 부모를 통해 두려움을 느끼게 되어버리면 그것이 고정된 상태로 성장하게 된다고 한다. 나 역시 성격이 급한 아빠와 여행할 때면 늘 아빠의 비위를 살피며 조심조심 했던 기억이 어른이 되어서도 남아있었는지 아빠와 단둘이 무언가를 할 때면 선뜻 응한적이 없었다. 반면 늘 내게 맞춰주는 엄마와는 단둘이 여행도 종종 다니곤 했는데 엄마가 체력이 약해지고 나이가 드시면서 역시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시기가 오니 엄마와의 시간도 점점 멀리하는 나를 발견했다. 오히려 연세가 드시면서 이전보다 차분하면서도 다정해지신 아빠와 시간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교차된 감정이 들기 시작한게 얼마되지 않았기에 만약 이 책을 10년 전에 읽었더라면 '가족은 정말 변하지 않는걸까?'라는 질문에 단호하게 '네'라고 했을 것이다. 그때의 내가 아마도 '얼어붙은 시간의 효과'가 제대로 작용했던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과거와 마주할 때 어린 나 자신과 함께 다시 한번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이나 사건과 화해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 그보다는 나의 내면에 있는 그림자와 화해하고, 자라지 못한 내면 아이를 위로하고 돕는 일에 훨씬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199쪽


그런가하면 살면서 지나치게 자기연민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가 있다. 저자 역시 오래전 석사 논문을 준비할 때 썼던 글을 우연하게 읽으면서 지난 날 자기연민에 빠졌던 때를 이야기한다. 저자의 경험처럼 그저 스스로를 가엾게 여기는 것을 넘어 '나라도 나를 돌봐주자'라는 희망적인 방향으로 옮겨진다면 자기연민이 평소에 생각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돌봄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령 어린 시절 아이답게 어리광도 부리고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며 성장할 수 없었다면 나이는 먹어 책임과 의무는 지면서 정작 어린 시절에 갇혀 가까운 가족마저 비난의 대상이 되버리는 경우가 있다. 저자가 만났던 한 여성은 유년기에 아버지가 엄마와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가버렸다. 이후 엄마는 새남자를 만났지만 폭력적인데다 심지어 엄마가 병들자 떠나버려 결국 엄마의 병수발까지 딸이 책임지게 되었다. 부모에게 충분한 지원과 사랑을 받고 자랐어도 막상 부양해야하거나 간병을 해야 할 상황이 찾아오면 모른 척 하기 쉽다. 그러니 홀로 부담했을 때 그 원인이 된 엄마가 얼마나 미웠을까. '애어른 효과'. 그런 그녀를 위해 저자가 해주었던 일은 어릴 때 하지 못했던 원망과 서운함을 맘껏 털어놓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 것 뿐이었다. 아이처럼 토해내고 나서야 비로소 아빠가 집을 나가기 전 세가족이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리고 엄마역시 아빠에게 버림받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너, 자기 머리 잃어버린 사람 봤어?"

아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럼 깜빡하고 손이나 발을 잃어버린 사람은? 그런 사람 봤어?"

작고 둥근 머리가 또다시 좌우로 흔들렸다.

"엄마한테 넌 머리와 손, 발과 똑같아. 절대 잃어버릴 수 없다는 거지." 284쪽


고개를 끄덕여가며 페이지를 넘겨보다가 '키워드 효과'편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해졌다. 4학년 마지막 학기중에 아이를 낳다보니 졸업 후전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겠다던 계획은 물론 졸업이나 무사히 할 수 있길 바랐었다. 그렇다보니 박사과정 중 임신하고 첫 아이를 여기저기 옮겨가며 길렀다는 저자의 이야기도 뭉클했지만 엄마가 자신을 잃어버렸는 줄 알았다는 말에 위의 내용처럼 대꾸했다니 눈물이 어찌 맺히지 않을 수 있을까. 아이를 맡길 곳이 정해지면 다시 학교에 가야지 했던 내게 저자가 경험한 내용들은 막연하게 걱정만 했던 부분들을 보여준거라 할 수 있다. 결국 이 책은 '지금'의 나를 위로할 뿐 아니라 '미래'의 나도 위로해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이전에 썼던 글을 펼쳐보듯 나 역시 대학원에 진학 후 아이를 포함해 심리적으로 위로가 필요할 때 다시금 이 책을, 이 리뷰를 찾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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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미 에브리싱
캐서린 아이작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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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에는 오로지 윌리엄 생각뿐이다. 너무 설레어 잠을 설치는 바람에 피곤하지만 들뜬 표정으로 배낭을 움켜잡고서 별채 앞 계단에 앉아 아빠를 기다리는 윌리엄. 131쪽


캐서린 아이작의 <유 미 에브리싱>의 소개문구 중에 '아들과 아빠가 서로 친해지길 바라는데...'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 나는 아들엄마다 보니 당연히 내 아들이 아빠인 남편과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이 항상 존재한다. 작품 속 제스처럼 남편과 헤어져 홀로 아이를 기른 것도 아닌데 그런 맘이 드는 것은 어릴 때 친한 부자사이라도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기만의 세계가 생기고, 남편이 일로 바빠지면서 관계가 소원해지고 나중에는 쉽사리 풀 수 없을만큼 좋지 못한 사이로 지내는 부자관계를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아빠가 병원에 입원하거나 급기야 시한부 판정을 받은 후에 아들과 아빠가 서로 후회하며 부둥켜 안고 눈물을 감추는 장면이 낯설진 않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아이가 태어난 후 아내인 내가1순위로 밀려난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남편에게 아이가 0순위라는 사실이다. 함께 살고 키우는 나도 이런데 친정엄마(요즘 이런 표현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마 편의상 그냥 씁니다;;)가 헌팅턴병으로 누워있으며 유전될 확률이 50%라면 당연히 빠른 시일내에 부자사이를 돈독하게 해주고 싶을 것이다. 아들을 두고 아빠 애덤과 엄마 제스가 미운정 고운정이 쌓여 갑자기 불붙는 로맨스로 발전하리라는 것은 다 알지만 이 소설이 영화화까지 되는 이유는 뭘까 싶을 것이다. 결론이 다 나왔다고 하더라도 출산을 앞둔 아내를 두고 자리를 지키지 못할 뿐 아니라 화장품과 술냄새를 잔뜩 풍기고 나타난 남편인데다 이런저런 사연을 감추고 아이를 위해 찾아갔더니 젊은 애인과 연애중인 남편을 보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세상의 많은 아내이자 엄마인 여성들이 공감하거나 위안을 삼거나 대리만족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제스에게도 드라마 속의 백마탄 왕자님이 등장하듯 변호사인 찰리가 다가온다. 


애덤이 내 등에 손을 대자 난 얼른 고개를 든다.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한 그의 촉촉한 갈색 눈동자가 코앞에 있다. "그냥 떨어진 거양. 별일 아냐. 뼈도 안 부러졌고"라고 우기며 나는 재빨리 그에게서 떨어져 앉는다. 그의 손바닥이 닿았던 자리에 열기가 남아 살갗을 간질이는 느낌이다. 190쪽


사실 제스 엄마의 병이 자신에게 유전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자신의 미래는 물론 사랑마저도 거리를 두려는 제스의 모습을 보면서 오랜기간 좋아했던 영화<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의 미유키가 생각났다. 아마 이 영화를 본적이 없고, 내 나이가 어리거나 심하게 아팠던 적이 없었더라면 제스의 이야기에 충분하게 공감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더불어 출산할 때 남편의 부재가 주는 상처와 서운함이 어느정도의 깊이와 무게인지도 미혼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었다면 이해는 해도 공감은 못했을 부분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기혼 여성 중 출산경험이 있으며 가족이나 자신에게 병이 있지 않으면 공감할 수 없는 내용이냐고 묻는다면 결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아들과 아픈 엄마를 포함해 부부와 가족이야기가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의 시작은 제스와 애덤의 마음이 어디에서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싸우지 않는 부부가 건강한 부부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말을 따르더라도 제스와 애덤 혹은 찰리와 지나처럼 너무 과한 사건은 쉽사리 포용하고 극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는 사랑을 할 수 있다면 또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일인가 싶다. 


"아버님도 병이 싫기는 하시겠지. 병 때문에 어머님이 그렇게 되셨으니 싫으실 거야. 하지만 어머님을 사랑하셔. 아버님에게 어머님은 그 모든 걸 견뎌낼 가치가 있는 거야. 그리고 나도 당신에게 같은 심정이고."442쪽


영화같은 사랑을 하고 싶어했던 지난 날의 나를 돌아보자면 상대방이 오롯이 나에게 맞춰줌과 동시에 외적으로도 완벽한 사람과의 사랑만을 꿈꾸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살다보니 영화같은 사랑은 완벽하고 순정적인 상대를 만나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 또 어떤 결혼생활을 꿈꾸는가. <유 미 에브리싱>을 읽다보면 스스로가 어떤 사랑을 원하는지, 또 어떤 사랑을 할 만한 자격이 있는 지 깨닫게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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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마법 - 나의 인생을 바꾼 성공 공식 everything=figure out
마리 폴레오 지음, 정미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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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리 폴레오의 <믿음의 마법>과 함께한지 4주가 지났다. 책이 너무 지루하고 별로여서가 아니라 도대체 진도를 나갈 수가 없을만큼 거의 모든 내용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야 할 정도였다. 중간 중간 실천에 도움이 될만한 책들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다른 책을 펼쳐볼 생각이 들지 않을만큼 거의 한 달동안 나의 마음과 정신을 붙든 책은 실로 오랜만이다. 정말 재미있는 소설도 밤새워 읽으면 그만이지만 이 책은 그저 읽기만 할 수 없다. 저자가 시키는 대로 따라읽어보는 것을 시작으로 책에 나오는 문항에 대한 답을 처음에는 아무데나 보이는 메모지에다, 다이어리 한 켠에다 적다가 중간즘부터는 별도의 노트를 마련해 거기에 적어내려갔다. 1년 안에 내가 무엇을 어떻게 왜 해야하는지를 뚜렷하게 가슴에 새겨가면서 말이다.


이 책의 중심내용은 '해결 불가능한 문제는 없다'라는 신념을 가지자는 정말 단순하면서도 지나치게 뻔하게 보이는 책이다. 처음 저자의 말에 나도 살짝 '뻔한 책이지만 얼마나 성공했는지 읽어는 보자'싶었다. 처음부터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여기에서 내가 뭘 배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가며 읽어야 한다는 말 덕분에 초반에 가졌던 생각을 완전히 내려놓고 뭐든 배우길 좋아하는 성격을 맘껏 드러내며 읽기 시작하니 그제서야 이 책의 진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신념이 중요한 까닭은 책에서 자세하게 나와있지만 이부분은 생략하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하면 자신이 바라고자 하는 바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다. 하루에 최소2시간 이상은 투자했을 때, 또 2시간 정도를 꾸준히 집중했을 때 우리에게 습관이 생기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번에 읽었던 글쓰기 관련 책에서 나온 것처럼 시간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그일을 하고싶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도 동일하게 주장한다. 뿐만아니라 불과 며칠 전에 리뷰를 썼던 김미경 강사님의 <이 한 마디가 나를 살렸다>의 리뷰에서 적은 것처럼 '오늘 나의 스케쥴에 없는 것은 미래에도 없다'와 마찬가지로 오늘 2시간을 낼 수조차 없으면서 무슨 수로 책을 쓰는 작가가 되고, 엄청난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으며 유창하게 영어를 할 수 있겠는가. 육아때문에 시간이 나질 않는다는 나의 핑계가 정말인지 저자의 조언대로 하자면 7일동안 내가 했던 일들은 정말 치밀하리만큼 적어야겠지만 아이를 안고 있거나 정신없이 집안일을 하다보니 그렇게까지는 어려웠고, 최소 스톱워치를 켤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이 날 때마다 눌러서 그날 그날 자투리 시간을 기록해보니 의외로 하루에 잠자고 먹고 씻는 시간을 제외하고 평균적으로 3시간 가까이 자유시간이 생기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평소에도 아이가 잠들거나 남편이 일찍 퇴근해 아이를 봐줄 때면 책을 읽고는 했지만 내가 남들보다 책 읽는 속도가 빠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3시간이나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신이 나기 시작했다. 이 내용이 3장 핑계버리기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책의 겨우 30%만 읽었을 뿐이었다. 이어지는 4장 '두려움에 맞서는 법'도 정말 내게 필요한 내용이었다. 그동안 책과 관련한 컨텐츠로 성공한 유튜버나 사업가를 보면서 늘 내게 'ㅇㅇ만 있었어도'라고 말하며 부러워만 했었다. 많은 나이가, 아직 부족한 비용과 경험이 나를 불안하고 두렵게 만들었다.


  • 십중팔구 두려움에는 방향성이 있다. 우리 영혼이 가고 싶어하는 정확한 방향을 가리켜주는 이정표나 마찬가지다. 125쪽
  • 즐겁거나 모험적이고 창의적인 별의별 도전이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 애써도 자꾸만 생각난다면 두려움이 방향을 가리켜주는 거다.126쪽
  • 두려움의 메시지가 '위험'이 아니라 '해봐!'의 의미였다면? 두려움이 펄쩍펄쩍 뛰고 손을 흔들어대며 온 힘을 다해 야단을 피우고 있었던 거라면?127쪽


저자의 말에 따라 지난 날 무턱대고 도전해서 의외로 성공했던 일들을 적어보았다. 지금보다 더 어렸고, 경험도 더 부족했을 뿐 아니라 관련 자격증도 없었던 때에 도서관에서 강사로 활동했을 때, 한 번도 학교외에 다른 곳에서 그림을 배운 적이 없으면서도 미대에 진학, 평점A로 졸업했을 때, PC수리비를 아껴보겠다며 무작정 서점에 가서 PC정비사 책을 사와 독학한 후 2년 뒤 컴퓨터 강사로 사회 첫 발을 내딛었을 때 등 의외로 무모한 도전 후 후회하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 나이 마흔에 출산과 육아로 인해 기억력은 물론 지능마저 떨어진건 아닌가 자존감이 바닥으로 내려앉았던 내게 아주 먼 과거가 아니라 바로 몇 달 전에 있었던 일들 중에서도 결과가 좋았던 일들이 많았다는 사실에 힘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를 시작한 이후로 별별 걱정들이 늘어났다. 이런 경우에도 어떻게 대처하며 나아갈 수 있는지 저자는 마치 이즘에서는 이런 불만, 걱정, 두려움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이 대처방법을 알려준다. 꼭 게임 속에 등장하는 NPC처럼 내가 어떤 부분을 놓치고 있는지 적어보고, 또 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내 스스로 쓰고,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말하면서 '해결 불가능한 문제는 없다'라는 신념을 계속 계속 심어주고 있었다. 


완벽함이 아닌 진전이 당신의 능력과 야심 사이의 틈을 건너는 유일한 방법이다. 243쪽




이 책은 사실 이렇게 한 편의 리뷰로 남기기에는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고, 이 책에서 하라는 지시사항대로 적은 노트에 살을 붙이면 그대로 책 한권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한 번 읽어보세요'가 아니라 내 이야기를 듣고 나와 마찬가지의 고민,1)나이가 많아요. 2)육아로 시간을 낼 수 없어요. 3)재능이 부족한 것 같아요. 4)돈이 부족해요 등의 이유로 하고싶은 일은 아직 시작도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독자인 나도 이렇게 간절하게 적는데 저자는 얼마나 이 책을 쓰면서 활활 타올랐을까 생각하니 나부터 열심히 이 신념을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긴다. 노라 프런의 말처럼 우리가 스스로를 피해자로 만들지 말고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는 신념과 태도가 필요하다. 바꿀 수 없는 것은 과감하게 두고 바꿀 수 있는 나와 미래를 위해 '해결 불가능한 문제는 없다'를 외쳐보자. 그리고 그렇게 살아보자. 저자의 말처럼 반드시 성공한다고 할 수 없지만 적어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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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교육 - 부모의 합리적 선택은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가?
마티아스 도프케.파브리지오 질리보티 지음, 김승진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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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날의 아이들이 처한 여건은 매우 다르다. 특권층 가정의 부모들이 자녀를 계층 사다리의 위쪽 칸에 올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좋은 학교가 있는 중상류층 동네에 자신들을 분리시키는 동안,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은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 193쪽


지난 9월 마지막 학기 수강신청을 할 때 꼭 수강하고자 했던 과목이 '부모교육학'이었다. 이전에 다녔던 학부에서도 사회복지및 평생교육과 관련하여 인간발달 등의 수업을 듣긴했지만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듣고자 하니 무턱대고 학점A+은 받아야 부모자격을 갖출 수 있기라도 한듯 출산 전후에도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양육과 관련된 수업은 대게 좋은 부모, 나쁜 부모를 나누는 방식으로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권위형, 방임형, 독재형 등의 부모성향이 아이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관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부모의 가치관과 경제능력 및 사회적 지위에 따른 차이등도 빠지지 않았다. 마티아스 도프케와 파브리지오 질리보티가 앞서 발표한 논문 "스타일 있는 양육: 세대간 선호 전승에서의 이타주의와 온정적 개입주의"가 씨앗이 된<기울어진 교육>은 앞서 언급한 아동학, 교육학, 사회학 등 보편적인 학문에서 다루던 양육방식을 경제학으로 바라본 책이며 저자가 거듭 강조하듯 가장 큰 차이점은 '좋은 부모, 나쁜 부모'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부모들이 나라와 문화에 따라 어떻게 양육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며, 그런 결과가 어떻게 도출되었는지를 보고하는 내용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나의 양육방식이 잘못되었다든가, 우리 부모님의 방식이 옳았다거나 하는 판단보다는 내가 딛고 사는 이 나라, 이 문화에서 내 아이를 어떻게 기르는 것이 현명한 것인가를 판단하는데 참고하면 되고, 실제로 이전까지는 해보지 못했던, '내 아이가 만약 OO에서 태어났다면, 부모가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인이 아닌 ㅇㅇ에서 나고 자란 다른 인종이었다면'이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우리는 경제학적 접근 방식을 사용해 부모의 양육 행태를 실제로 결정짓는 인센티브들이 무엇인지, 또 경제적 인센티브가 변화하면 양육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시대별로, 국가별로, 또 국가 내에서 각 사회적, 경제적 집달변로 부모들이 채택하는 양육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포괄적인 패턴을 알아보는 것이다. 65쪽



일반적인 학문에서 말하는 독재형 양육방식은 아이 스스로 제대로된 결정을 내리지 못할 뿐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위축되거나 지나치게 폭력적인 성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무조건적인 독재가 아니라 정해진 규율을 엄격하게 하고 성적이나 학업의 중요성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인지시키는 미국에서 사는 중국가정의 양육방식은 오히려 아이성장에 이로운 점이 많다고 한다. 타이거맘이 이에 해당되는 데 상대적으로 완전한 방임주의에 양육에 비하면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이 많아 보인다. 성적이 좋은 아이들의 양육방식 중에는 이처럼 독재와 권위형을 혼합한 경우가 많은데 중요한 것은 이런 방식이 반드시 고득점을 보장하는 것은 또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스웨덴은 초등학교 때까지의 아이들에게는 학습에 있어 등수를 매기지 않을 뿐 아니라 일정 나이가 되기 전까지 학습을 드러내놓고 강요할 수도 없다고 한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체벌을 포함한 훈육도 금지하는 분위기지만 스위스는 이보다는 규제된 상태며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은 '밥상머리 교육'이란 말이 있을 만큼 아이였을 때부터 학습을 시작한다.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인 제임스 헤크먼이 최근에 수행한 개척적인 경제학 연구들은 0세부터 4세까지의 아동발달 초창기에 투자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452쪽


위의 내용을 근거로 하자면 육아휴직을 눈치봐가며 사용해야하고, 그마저도 남자의 경우 단시간 정도만 가능한 한국사회에서의 아동발달은 위의 기준으로 보자면 '경제적인 지원'만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알지만 시간과 애정을 금전으로 대신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마저도 지원이 불가능한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는 이때부터 불평등한 사회를 맞이하게 된다. 반면 유럽의 근로와 사회적 시스템은 제임스 헤크먼이 말한 그 시기에 부부가 함께 아이를 양육하는 문화배경으로 인해 극단적으로까지 보일 수 있는 우리와 같은 금전적 투입이 불필요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의 양육방식을 보면서 한국에서 그대로 적용하고자 하면 나라탓, 회사탓에 이어 핏줄까지 탓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기울어진 교육>은 제목에 적힌 '교육'과 '기울어진'이라는 키워드 양쪽 모두에 소홀히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우리가 방에 앉아서 보고 듣기만 하던 해외의 여러 양육방식이 왜 우리아이에게 해당될 수 없는지, 결국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게 되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더불어 경제학이라는 원론으로 돌아가서 인간은 분명한 목표를 두고 행동을 취할 때 우리가 아이를 낳은 이유는 무엇인가를 역사학적으로 설명해줌과 동시에 부모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아이를 왜 낳았으며 진심으로 아이가 어떻게 자라길 바라는지를 말이다. 동시에 불평만 할게 아니라 어떤 제도와 시스템이 개선되고 개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요구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띄엄띄엄 읽어도 좋지만 가급적이면 처음부터 끝까지 '지금 이곳에서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양육방식은 무엇인가'를 머릿속에 넣어두고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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