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갓 오 마이 로드 - 바이러스 · 종교 · 진화
방영미 지음 / 파람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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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미 저자의 <오 마이 갓 오 마이 로드>는 종교와 신앙을 같은 의미로 두지 않았다는 점을 미리 말하고 싶다. 쉽게 생각하면 종교가 곧 신앙이 되지만 저자가 문제시하는 제도종교와 신앙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기에 애초에 이 부분을 언급하는 것이 나을듯 싶다. 우선 종교학박사인 그가 코로나 19로 인해 펜데믹 시대라하는 지금 제도종교와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의 집필이유는 2개의 학사, 2개의 석사에 이어 박사학위까지 취득했지만 여전히 어리석다고 느낄 뿐 아니라 세상사는 법을 모르겠는데 비단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은 자신 뿐만은 아닐뿐더러 어찌되었든 자신이 배우고 익힌 것을 나누면 좋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나또한 가지고 있는 학사학위만 부전공을 제외하면 4개인지라 학위가 적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저자처럼 학교안팎의 지식이 축적되는만큼 삶이 쉽지도 않기에 본문에 들어가기 전부터 읽어보고 싶은 책 중 하나였다. 저자는 말한다. 팬데믹 시대가 아니더라도 신앙이란 혼자서 묵상하고 신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성찰해나갈 수 있어야 하는것이 아니냐고. 수행한다는 것이 반드시 수도원이나 절에 들어가지 않아도 일상생활에서 예고없이 들이대는 유혹과 사건들에게 정면으로 화내고 상처내기 보다는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나 자신을 담금질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이다. 결코 틀린말이 아니다. 실제 불교나 가톨릭에서 말하는 수행은 특정 장소난 신분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얼마전 읽었던 불교관련 책 <깨달음이 뭐라고>에서도 유사한 내용을 말한다. 그런데 왜 일부 종교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집단적인 행동에 제재를 가하는 것을 종교탄압, 종교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분노하는 것일까. 종교의 자유는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동성애에 있어서는 성경을 근거로해 어느누구보다 박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사실 성경을 근거로 반대할거라면 동성애 뿐 아니라 계획에 의한 임신을 제외한 모든 관계를 금지해야 일관성이 있다는 저자의 말해 동조할 수 밖에 없다.


세상의 불화가 종교 탓인 것 같아서 종교 간 화합이 이루어지면 세계평화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중략
혹시라도 어느 종교인이 또는 어느 교단이 자신들의 교리와 경전으로 종교통합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3차원의 세상을 2차원으로 만드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2D의 세상이 단순하고 간편하긴 하지만 인간은 그런 평면적인 존재가 아니다. `192-193쪽
 

저자는 코로나 19시대를 통해 그동안 가려져있던 종교계의 옳지 못한 부분을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제대로된 신앙생활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결국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신의 모태로 만들어진 인간이라면 스스로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며 실제 인간의 논리나 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경과 겸손을 가져야하기 때문이다. 내 눈에 있는 들보는 못보면서 나보다 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대상의 티는 만들어서라도 찾으려는 이기심과 오만함을 내려놓고 존엄성을 가진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좀 널리널리 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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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 뭐라고 - 깨달음이 도대체 내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된다는 거죠?
고이데 요코 지음, 정현옥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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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데 요코의 <깨달음이 뭐라고>책 표지에는 다음의 문구가 적혀있다.



어깨에 힘 빼고 얘기해 볼까요

깨달음이 도대체

내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된다는 거죠?



책을 읽으면서 계속 표지에 적힌 저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했다. 어쩌면 저 고민은 저자, 저자와 인터뷰를 한 승려분들이 답해줘야 할 문제고 그 답을 뭐라 적었는지 궁금하니 저 책을 읽게 된 것인데도 그랬다. 책을 읽고나서 얻은 답은 깨달음이 인생에, 내 인생에 도움을 주는 것은 겸손 그리고 안도였다. 겸손은 어느 종교에서나 요구하는 것 중 하나인데 어째서 겸손이냐 하면 우리는 누구나 '깨달음의 순간'을 경험한다는 사실이었다. 처음 세례를 받고 성경공부를 열심히 하다보니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어야 하는 부분을 포함, 새롭게 얻어진 지혜와 가르침에 하루에도 여러차례 언니에게 자랑하듯 그 순간들을 공유했다. 


깨달음이라는 단어를 쓰고자 한다면,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깨닫고 있지 않을까요? 깨달음이란 일반적으로는 무언가를 통찰한다는 뜻으로 통하니까요. 모두 나름대로 통찰하면서 살고 있잖습니까. 35쪽


한마디로 이전의 나는 전혀 통찰하지 못하고 살았다는 셈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책을 읽기전에 다행스럽게도 먼저 자각한 덕분에 더이상 깨달음을 자랑하진 않았지만 이따금 이야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오긴 한다. 그런가하면 누군가를 돕는 행위가 정말 순수한 적이 있었는가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겸손과 가르침을 동시에 얻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곳 사람들 입장에서는 가마쿠라에서 일부러 스님이 와주시니까 경청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들어 준 겁니다. 그 마음을 내가 받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 나는 이 사람들에게 무언가 해 주려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못된 거였음을 느꼈죠. 이 부분이 어려운 점입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잘못된 생각을 품게 되는 거요. 77쪽


강의를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힘들다는 이야기를 김미경 강사님을 통해 들은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열심히 청강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경험상 그런 마음을 처음부터 가지기라 쉽지 않았다. 고이데 작가가 위의 말에 '거듭 반성하게 되네요.'라고 말하는데 함께 공감하며 대꾸하게 되었다. 특히 계단으로 표현한 깨달음의 과정은 책을 읽는 중간 잠시 멈추어 머릿속으로 계단을 밟아보게 만들어주었다.



부처란,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계단이다! 무한한 우주에 투명한 계단이 하염없이 이어지고, 지금 또 하나의 계단이 생겨나 빛을 냅니다. 다음 계단이 빛을 내는 순간 앞 계단의 빛은 사라지고요. 또 다음 계단이 빛나면 앞 계단의 불빛이 사라집니다. 이렇게 빛을 발하고 있는 계단이 바로 현재의 생각이나 고민거리, 하고 싶은 말 등을 의미합니다. 125~126쪽


사실 가을이 오면서 이 책을 거의 매일 가지고 다녔다. 점심시간에, 출퇴근 시간에 읽다보니 푹 빠졌다가 막상 리뷰를 적으려고 들면 뭐라고 적어야 좋을지 백지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분명 깨달았는데, 라고 하는 순간, 아 맞다. 깨달음이라니! 라는 식의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스님들의 말들을 정리만 하는것은 이 책을 제대로 읽은게 아닌듯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책은 누군가 리뷰를 아무리 잘 적었다 하더라도 직접 읽지 않으면 안되는 책 중 하나다. 깨달음이 뭔지 말할 수 없다하더라도 적어도 스님들이 들려주는 일화만 읽어도 '꿈에서 깨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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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 플랫폼이 당신의 브랜드를 먹어 치우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김병규 지음 / 미래의창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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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의 시작은 PB상품의 급속성장과 온오프라인 업체들이 어떻게 대처하고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준다. 저자가 미국기업을 바탕으로 데이터화했지만 사실 이 책의 집필목적은 미국브랜드에 국한되지 않았다.



2019년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나는 미국에서 머무르는 1년 동안 나 자신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한국으로 돌아갈 즈음에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 하나쯤은 가지고 돌아가겠다고. 5쪽


브랜드 매니저와 연구원들의 노고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과 밝지 않은 미래에 대해 저자는 그 결과물로 이 책을 펴낸 것이다. 사실 결혼하고 출산하기 전까지 온라인 마켓에서 주로 구매하는 것은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상품이었고 식품이나 생활용품은 오프라인 대형마켓, 의류나 코스메틱 상품들은 백화점에서 직접 확인 후 구매했었다. 그러다 쿠팡과 아마존이 주력하는 가족단위에서 유용할 상품들을 나또한 구매하면서 PB상품의 위력과 빠른배송을 자랑하는 쿠팡 그리고 컬리 가입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이런 PB상품은 소비자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다. 상품의 질이 이전과 달리 대체상품을 넘어 컬리의 우유나 식빵처럼 단독상품으로도 매력적일 뿐 아니라 더이상 일부 불쾌한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대처에 화를 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향력 있는 PB상품의 개발이 과연 오프라인 마켓의 매출을 견인하는데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면 위험하다. 충성도가 높은 고객에게 PB상품은 도움이 되지만 매장에 들리지 않았던 고객을 PB상품으로 인해 끌어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무신사나 아마존처럼 이미 회원수나 유료회원수의 비례한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결국 브랜드의 매출향상에 가장 큰 역할은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것이다.


상업적인 의도를 대놓고 드러내는 브랜드 사이에서 상업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면 이는 고객을 브랜드 팬으로 만드는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다. 97쪽


저자가 언급한 팬이 많은, 살아남은 브랜드의 공통된 생존 전략은 다음과 같다. 문화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된 타깃, 취향에 맞는 독자적인 상품, 쉬운 선택, 차별화된 운영방식, 감추어진 상업적 의도(101쪽 참조)다. 최근 김미경 강사의 너튜브 채널에서 소개 해 화제가 된 책 <파타고니아>만 보더라도 브랜드와 더불어 설립자 이본 쉬나드까지 잘 알려져있다. 암벽 등반가이자 서퍼이기도 한 그가 만든 브랜드인 만큼 한국에서도 팬덤현상이 일어날 정도다. 그런가하면 덕후라는 표현이 어쩌면 가장 먼저 붙었을 스타벅스와 블루보틀을 비교 분석한 내용도 와닿았다. 개인적으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타벅스를 자주 방문하기도 하지만 크래프트 방식의 블로보틀이 같은 장소에 있다면 당연 선택은 후자다. 커피맛을 몰라도 한 잔 한 잔 정성을 들이는 제조과정을 보고있노라면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가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P-플랫폼 시대에 유통업체와 제조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브랜드 팬'을 만드는 것이다. 아마존과 같은 거대 온라인 플랫폼이 아무리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해도 절대 흔들리지 않을 팬을 확보하는 것만이 브랜드의 생존을 보장해줄 것이다. 205쪽


거듭 반복하지만 결국 '팬'을 만든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 외에 정서적 애착을 주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충성도'가 중요한 마케팅의 요소였지만 거기에 정서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애착'을 심어주는 것 그것을 먼저 분석해봐야 한다. 이를 위해 책 후반부에 '브랜드 팬 측정 항목' 와 '자가진단 항목'페이지가 실려있다. 또한 기존의 대형업체 외에도 스타트업, 유통, 제조업체 등에 따른 생존전략 및 소비자의 역할까지 다루고 있어 PB상품개발, 브랜드 마케팅등에 관심을 기울인 사람들이라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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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 - 가장자리에서의 고백
정용철 지음 / 좋은생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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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랑 많은 사람이 슬픔도 많아서>는 한때 서점에 들릴때면 빼놓지 않고 사던 월간 <좋은생각>에 오랜기간 몸담았던 발행인이자 창간인 정용철님의 글과 사진이 담은 것이다. 


책제목에 마음이 쿵한다. 뭔 사랑이 이렇게 많아 나는 슬픔도 그리 많았나 싶어서다. 좋은생각을 발행하며 적어온 다이어리에서 좋은글만 발췌하려고 했던 처음 의도에서 이미 변한 마음과 상황을 고려해 새로이 글을 썼다는 말에 놀랍기도 하고 이런 부분은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린 글들은 엄청나게 교훈적이라거나 감동적인 'MSG가 가득한 글'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보니 중간 중간 펼쳐 읽기도 하고 처음부터 다시 순서대로 읽어봐도 여전히 같은 부분에서 웃음이 나고 혹은 다른 부분에서 마음이 멈칫했다. 그중 몇가지를 좀 더 꺼내들자면, 저자만큼 나이가 먹은 것은 아니지만 예전보다 행동이 다소 느릿해지고 밤눈도 어두워 방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닐라치면 한번씩은 어딘가에 옷이 걸려 짜증을 내곤 했다. 그런것이 마치 강아지나 고양이가 붙잡는듯해 이제는 즐거워졌다는 저자의 말에 요즘말로 현웃이 터졌다. 이글을 읽은 후로는 마치 부러 걸리기라도 할것처럼 행동하지만 안타깝게도 이후로는 옷이 걸리지 않는다. 아내와 미용사가 앞머리의 길이를 두고 의견차가 있었다는 글에서는 '시선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저자도 그렇듯 나도, 그리고 아마 다른이들도 그러할 것이다. 과거에는 호불호가 정확했고, 나의 기준만이 정답인 줄 알았다. 하지만 요즘은 그냥 그려러니 하는데 의외로 나이가 들면 고지식해지고 완고해지는 경우도 없지 않아 어떤 부분은 느슨해지고 또 어떤 부분은 완고해지는 희한한 상태가 바로 나이듦인가 싶기도 하다. 책에 실린 글에서만 그런건지 아니면 실제로 그런지 지인이 아니고서야 알 수 없지만 글만봐서는 참 멋지게 나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나에게 욕심은 없는지, 누구에게 의존적이지 않은지,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은 없는지 세상 짐을 다 지고 가려는 어리석음은 없는지, 누구를 가르치려는 우월감은 없는지를 하나씩 살펴보았다. 이제는 웬만한 일은 통과 시켜야 했고 나와 타인을 향한 시선에 애정과 부드러움을 담아야 했다. 160쪽


아, 모든 사람이 저런 시선과 마음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자신에게 넉넉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은생각>을 발행하면서 어쩌면 정말 좋은 생각만 가지게 된 것일까. 저자는 좋은생각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이 감당 못할 괴로움이라는 데 저렇게 좋은 글들을 잔뜩 실은 책을 읽는데 어찌 그런 생각을 아니할 수 있을까. 그것이 내겐 오히려 괴로움이다. 


삶이 무질서하고 산만한 사람도 자신이 하는 일에 꾸준히 정성을 들이면 그도 그 일에서만큼은 일관성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본다. 121쪽


여담으로 이 책을 처음 손에 든 이후 연달아 월간 좋은생각을 읽고 있는데 최근호에는 지난 호에 실렸던 좋은글들 중 일부를 몇편씩 다시 실어주고 있다. 지금은 누군가 낯선이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는 식의 내용이 드문반면 과거에는 그런일들이 내게도 있을정도니 참 따뜻했던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누군가 무엇을 도와주려해도 받는 마음이 편치 않고 오히려 다른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부터 들었다. 허나 이 책을 읽으면서, 또 좋은생각을 다시금 접하면서 저자의 말처럼 꾸준히 '좋은 생각을 해'보기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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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자녀 교육에 답이 있다 - 불확실한 시대, 흔들리는 부모 마음을 위한 최고의 지침서
유경선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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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시대, 흔들리는 부모 마음을 위한 최고의 지침서'라는 부제까지 내 마음을 뒤흔든 책, <유대인 자녀 교육에 답이 있다>를 오랜기간 붙들고 읽었다. 이 한 권만 읽은 것은 아니고 동시에 '유대인 교육' 혹은 '유대인의 삶의 방식'과 관련된 책을 동시에 읽다보니 그렇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함께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도 유대인에 대한 정의, 토라의 탄생배경 및 어떻게 유대인들이 그 긴세월 흩어져 살면서도 굳건하게 지켜올 수 있었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지만 보다 더 자세하고 실리적인 부분을 살펴보니 이해가 잘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에게 [토라]와 [탈무드]를 평생 읽고 공부하라고 하면 어떨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유대인의 [토라]와 [탈무드] 평생 교육을 보면 유대인 교육의 본질을 읽을 수 있다. [탈무드] 비유에 '바로 가는 먼 길'이라는 것이 있다. -중략 -

그러나 유대인이야말로 [토라]와 [탈무드]를 평생 공부하면서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정작 지혜의 지름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27-28쪽


유명 대학을 많이 보내서, 노벨상과 같은 권위있는 상의 수상자가 많아서도 아니다. 부제에 적힌 것처럼 자녀뿐 아니라 부모가 먼저 '흔들리지 않기'위해서 유대인의 공부법을 배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요즘처럼 나와 내 가족만 중시하는 풍조에 공동체적 삶의 중요성을 어릴 때부터 가르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사실 가르치려고 해도 무의식적으로 어느순간 '우리가족'이 우선이 되는 것이다. 최근 학교폭력이 문제시 되는데 점점 더 거칠어지고 심각해지는 폭력의 원인 중 하나가 개인적으로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기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잊지못한 상처를 주었어도 미성년이라는 보호아래 심한 경우 어떤 제재없이 돌려보내는 사건들도 자주 보았다. 만약 [탈무드]에서 말하는 것처럼 자녀의 잘못된 행동의 책임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부모에게까지 지운다면 어떨까 싶다. 아이를 낳고보니 점점 더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었다. 내 아이가 잘 성장하는 것에는 타인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아이로 키운다는 것도 상당부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식습관과 관련된 유대인의 율법 부분에서는 크게 반성했다. 아이가 이유식을 지나 유아식으로 넘어오는 단계를 거의 생략하듯 넘어오다보니 아직 세살도 안된 아이에게 피자며 치킨까지 맛보게 했기 때문이다. 이유식기만 하더라도 어르신들이 몰래 주는 간식에 하나하나 신경쓰던 내가 이제는 햇반을 아이에게 돌려주다니. 하지만 이보다 더 크게 반성했던 부분은 험담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교황님도 말씀하셨다. 뒷담화만 안해도 천국간다고.


남을 헐뜯는 험담은 살인보다 위험하다. 살인은 한 사람밖에 죽이지 않으나 험담은 반드시 세 사람을 죽인다. 퍼뜨리는 사람 자신,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이다.

192쪽


누군가로부터 불편한 일을 겪었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는 험담하는 것이 당연하고 또 죄가 아니라는 듯 착각하는 순간이 종종 찾아온다. 그럴때 실컷 험담이라도 해야 속이 시원해진다고 느껴질때도 있지만 뒤돌아서면 굳이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또 누군가에게 옮길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때도 존재한다. 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과연 내 아이가 누군가의 험담을 하지 않길 바랄 수 있을까. 이처럼 부모부터 고쳐야 하는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에도 공감했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내용은 물러남이었다. 방치가 아닌 아이에게 날아오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말이다.


진심으로 아이가 성공하길 바란다면 부모가 적당한 시기에 물러날 줄 알아야 해요. 당신이 손을 놓아야지만 아이가 높이 날아 오를 수 있어요. 285쪽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정리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유대인'이라고는 했지만 사실 어떤 종교 혹은 성인들의 말들 모두에 공통된 부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그것을 지속적으로 삶으로 가져와 지키느냐, 아니면 순간순간 드는 유혹과 '내 기준과 판단'을 앞세우느냐의 차이였다. 저마다 무엇이 옳은 방법이고 공통체를 위한 교육인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주변의 조언 혹은 조언을 가장한 질책으로 마음이 흔들릴 때면 책을 펼쳐야겠다. 그럴 수 있다면 그 순간 만큼은 나또한 유대인이라고 생각하며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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