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투쟁 시기 동안 결혼의 책임을 질 수 없었다. 이제야 드디어 세속의 경력을 마감하려 하고 있는 만큼 에바를 나의 아내로 맞이하기로 결정했다. " 661쪽


패배가 확정되었을 때 조차 히틀러는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신뢰하던 힘러까지 그를 배신하고 그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는 모두에게 물러가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그의 곁에 남아있던 에바를 결국 아내로 맞이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한 평생 어머니의 사랑을 그리워 하던 그가 마치 어머니의 변함없는 사랑을 재현하기라도 하듯 에바곁에서  이토록 평안하게 죽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드는 내가 잔인하게도 느껴졌지만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유언으로 남긴 그의 마지막 행동을 보며 자신의 잘못된 욕심으로 전쟁터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죽어간 수많은 병사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유대인 절멸을 위해 자신이 투쟁하였음을 결코 후회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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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그들이 너를 찌르더라도

싸우라, 저항하라, 버텨라

너 자신이 사라진다 해도

깃발을 높이 들어라


456쪽



내가 이전에 생각했던 나치의 모습은 어떠했는가. 5년전에는 인간적 사고가 전혀 불가능한 상태로 폭력과 같은 세뇌로 인해 기계적인 학살을 반복하는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 나치와 관련된 소설과 실제학살에 가담했던 이들이 남긴 문학작품과 에세이를 보면 그들도 유대인과 관련된 문제만 아니라면 부정적인 면모보다 오히려 문학적으로나 예술적으로 풍부한 재능과 사교성도 갖추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위의 시는 힘러의 작품으로 그의 부하들의 평가만 봐도 그는 민주적이고 다정다감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들은 왜 그토록 유대인을 미워할 수 밖에 없었을까. 심지어 '너 자신이 사라진다 해도' 말이다. 책을 읽을수록 그들의 명분이란게 얼마나 이기적이고 극단적인지를 깨닫게 될 뿐이다. 그들의 대의는 결코 합리화 될 수 없다는 것만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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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러는 그가 유대인인지를 물었다. 젊은이는 유대인이었다. 부모 양쪽이 유대인인가? 그러했다. 

조상 중에 유대인이 아닌 사람이 있는가? 없었다. 

힘러는 발을 굴렀다. "그렇다면 내가 더 도와줄 수가 없다.

299쪽




히틀러,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하기 위해 끔찍한 짓을 벌였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제거해야 할 목록에는 유대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와 같은 아시아인종은 물론이거니와 집시와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까지도 그 목록에 포함되어 있었다. 물론 유대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이 사실이고 일부 그런 무자비한 처형의 곤란함을 느끼는 이들도 있었지만 결국 모든 명령에 복종하기 위해 최소한의 양심적 고통마저 느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언젠가 나치와 관련된 전범재판 과정에서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고 항변하던 이가 떠오른다. 사람의 목숨과 자신의 양심보다 명령이 우선이었을까? 그저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이기심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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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만큼 파리를 좋아한다. 파리는 19세기 이래 예술의 중심지였다.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만 해도 나의 야망이 미술분야에 있었기 때문에 운명이 나를 정치 쪽으로 밀어 넣지 않았더라면 이곳에서 공부했을지도 모른다."  202쪽


프랑스를 공격한 후 항복을 받아낸 후 히틀러는 회담이후 파리관광에 나섰다. 한때 미술학도 였던 때를 추억하듯 몇몇 장소에서는 넋이 나간듯했지만 결국 그가 부하들에게 지시한 바는 한 가지였다. 독일의 건물들이 파리보다 더 아름답고 훌륭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공격지시 때 파리를 제외시킨 것도 미적 측면에서 자신의 계획이었다고도 말했다. 히틀러 뿐 아니라 예술가 혹은 미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 중 일부는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것이 인간의 생명과 평화임을 잊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파리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아름다움을 논하는 히틀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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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서구를 공격한다는 결정이 널리 퍼져나갈 무렵 독일 내 여러 다양한 집단이 쿠데타와 암살 계획을 꾸미고 있었다. 일부는 히틀러를 사형시키길 원하고 일부는 그를 감금하고 군사 정권이나 민주 정권을 세운다는 단순한 계획을 세웠다. 154쪽


영국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결국 전쟁을 준비하는 히틀러를 두고 독일에서의 의견이 나뉘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히틀러를 존경하고 숭배에 가깝게 추종하는 세력이 있는가 반면 반히틀러 쪽에서는 그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자신의 국군들의 목숨마저 가볍게 처리해버리는 그를 두고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군부대에 그를 암살하려는 계획이 있음을 그가 진짜 몰랐을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괴링이 그에게 경고를 해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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