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상자 꿈꾸는 달팽이
루스 이스트햄 지음, 김경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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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쟁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기억을 쫓는 루스 이스트햄의 기억의 상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알렉스다. 그는 보스니아 내전으로 인해 양친을 잃었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동생 마저 잃었다. 그뿐아니라 입양되기 전까지의 모든 기억을 상자안에 봉인하고 그 기억을 잃는게 아니라 잊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고 있다. 그의 양할아버지 윌리엄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는 점점 기억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알츠하이머로 인해 기억을 잃어간다. 그가 기억을 잃어갈 수록 난폭해지고 무엇보다 슬픔이 극대화 되면 그 슬픔을 견디지 못해 폭력성이 가해지는 모습을 윌리엄 뿐 아니라 주변인들을 통해 저자는 말해주고 있다. 물론 저자는 슬픔으로 인해 ㅌ ㅏ인에게 가해지는 폭력, 상처주기 등의 행위를 정당화시키지는 않는다. 웹 할아버지가 죽으면서 남긴 편지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쓰여져있다. 슬픔을 제대로 견뎌내지 못해 주변인의 탓으로 돌리거나 진실을 외면한다고 스스로가 편안해 지는게 아니라 오히려 죽는 날까지 자신을 용서하지도 못하고 평안한 죽음마저 기대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슬픔의 주체가 윌리엄도 알렉스도 웹할아버지도 아니었다는데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들의 슬픔은 그들의 손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가혹한 운명앞에 무방비 상태로 짊어지게 되어버린 것이다. 평화를 위한 전쟁이라는 말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음을 저자는 알렉스와 윌리엄을 통해 진지하게 그리고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전쟁에 참전하는 것은 우두머리도, 정부도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의 남편, 아들 그리고 동생이나 오빠다. 밀드레드 고모 역시 헨리를 잃지 않았다면 윌리엄을 비난하거나 심지어 왜곡된 진실로 그를 괴롭히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약혼자를 잃었고 행복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자신의 미래를 잃었다. 사람에게 희망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그들은 그때의 '기억'도 함께 잃게 되었다.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자신의 과거를 잃는 것이고 자신이 탄생했던 그 모든 '사실'을 무효화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때문에 기억이라는 것은 존재의 증명인 것이다. 전쟁이 가져간 것은 개개인의 희망 그리고 존재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루스 이스트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알츠하이머를 등장시킴으로써 잊고 싶었던 그 기억마저 잃어가는 것에 대한 쓸쓸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전쟁이 아닌 자의에 의한 기억삭제마저 질병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해질 수 있는지, 지우고자 했던 기억마저 가치 있는 것임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전, 스스로를 용서하는 것 그리고 소문이 아닌 진실을 똑바로 볼 줄 아는 지혜를 일깨우는 책, 기억의 상자를 잊지 않기 위해 자주자주 꺼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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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oes 더 슈즈 -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슈즈에 대한 모든 것!
이보현 지음 / 조선북스 / 2010년 7월
절판


그 사람이 신은 슈즈를 보면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있다.

-포레스트 검프-



옷을 썩 잘 입는 편에 속하지 못하는 나는 대신에 Bag 이나 shoes에 더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때문에 옷자체에는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백이나 구두에는 다소 과할 정도의 투자를 하는데 이런 쇼핑습관이 자리잡은 것이 아마도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였을 것 같다. 당시에 읽었던 넘칠 정도의 많은 자기개발서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외적으로도 깔끔하게 자기관리를 해야하는데 그것이 성형이나 몸매관리 뿐아니라 적어도 구두만큼은 늘 깨끗하게 신경써야 하며 발이 편한 것으로 고가의 명품 슈즈를 대놓고 찬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초년생이 명품구두를 신을 수는 없었지만 나름 가장 많은 투자를 했던 소품이 다름아닌 바로 구두가 되었고 그때부터 구두에 대한 애착이 생겨난것 같다.



더 슈즈는 이런 나의 마음을 헤아리듯 구두관리법을 시작으로 누구나 관심갖는 플랫슈즈나 힐 등의 다양한 구두를 어떤 스타일에 어떻게 착용해야 할 지를 일러스트와 실사진을 통해 알려준다. 가령 플랫슈즈의 경우는 다리가 짧은 사람일 경우 포인트를 주기 위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가 그날 통일 된 컬러에서 벗어나 톡톡튀는 포인트 컬러로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발쪽으로 시선이 몰리면서 전체적으로 짧은다리를 부각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피부색이나 그날 착용한 스타킹이나 하의 컬러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컬러로 골라야 된다.



저자를 美(미)치게 만드는 사람들과 플레이스에 대한 정보, 그리고 그녀의 하루일과를 담은 챕터도 맘에 들었다. 슈즈의 공정 과정까지 놓치지 않고 알려주는 슈즈디자이너 이보현. 그녀를 미치게 만드는 사람들을 만날 확률은 제로에 가깝지만 장소만큼은 한번 쯤 들려봐야겠다. 나도 그녀처럼 미칠 수 있는 장소이길 간절히 바라며 가장 멋진 구두를 신고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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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보관요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냉동보관요리 - 미리 만들어 언제든 쉽게 꺼내 먹는
윤선혜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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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미리 만들어 언제든 쉽게 꺼내먹는 냉동보관요리 





지금의 부제도 맘에 들지만 이책의 강점은 무엇보다 음식재료를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맘에 든다. 냉동보관요리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일반 가정주부나 늘 저녁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아닐거라 본다. 혼자 살거나 맞벌이를 하는 그야말로 한 끼식사가 중요한 줄 알지만 만들 시간이나 여유가 없는 이들일텐데 이들에게 재료는 늘 차고 넘친다. 간만에 마트에 가거나 일주일 치 장을 볼 때도 늘 마음가짐은 꼭 필요한 것만 사야지 하다가도 할인중인 식재료나 TV드라마나 잡지 혹은 영화에서 본 음식을 직접 만들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지 못할 때도 그렇고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김치, 나물, 해산물등이 특히 버려지는 대상에 쉽게 오른다. 이때 냉동보관요리, 이 책이 구세주가 되어줄 것 같다.
 

파,마늘과 같은 양념을 위한 재료를 냉동해서 보관하는 것은 이미 몸에 밴 습관이었다. 한번에 넉넉구매 한 뒤 손질해서 보관해 두면 라면을 끓일 때에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양념류 뿐 아니라 반조리, 재료 조리등 조리방법이나 종류별로 보관상태를 달리해서 보관하는 법, 그리고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레시피까지 담겨있어 좋다. 평소에 밖에서 사먹어야만 된다고 생각했던 음식까지 재료만 손질해서 냉동해 두면 해동해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책을 읽는 내내 요리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책을 다 읽고난 지금 벌써 한가지의 국요리와 찌개를 냉동해 두었다. 일단 며칠 뒤에 꺼내서 해동한 뒤 맛을 봐야겠지만 냉동기한 까지 꼼꼼하게 알려준 저자에게 무한 감사를 드린다. 서문에 밝힌 것처럼 그동안 엄마가 보내준 식재료를 반은 먹고 반은 남주고 아에 먹지도 않고 버릴 때는 마치 엄마의 마음을 함께 버리는 것 같아 죄송하고 맘이 아팠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 같아 다행이다. 물론 요리를 한번 하긴 해야하지만 좀 여유로운 때에는 뭐라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 때가 많은 데 그때마다 저장기간이 긴 요리들로 넉넉하게 만들어두면 좋을 것 같다.

 

냉동조리방법 외에도 도시락을 싸거나 저녁상차림을 준비할 때 무엇보다 갑작스럽게 손님이 들이닥쳐도 냉동보관요리로 차려낼 수 있는 손님접대 상차림 방법도 실려있다. 걱정되는 점이 하나 있다면 지나치게 냉동보관요리를 맹신하게 되어 모든 재료를 다 얼려버리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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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아의 작은 집]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타니아의 작은 집 - 작은 집도 넓게 쓰는 독일식 정리.수납 생활
가도쿠라 타니아 지음, 조우리 옮김 / 홍시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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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 엄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타니아.

작은 공간을 유럽의 넓은 집처럼 활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그녀의 정리와 수납노하우가 담긴책이다.

살림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자연스레 잡지와 관련 서적을 한 두권씩 모으다 보니 자연스레 일본의 작지만 꼭 필요한 장소가 갖춰진 주택구조와 침실의 아늑함과 주방에서 가질 수 있는 요리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유럽 스타일의 키친을 담은 사진집이 대부분이었다. 나뿐아니라 집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을 것 같다. 물론 한옥이 주는 자연과 함께 더불어사는 주택의 구조와 아궁이에 불을 지펴 오랜 인내를 맛보는 것도 좋지만 도시에 거주하는 그것도 핵가족이나 싱글족에게는 조금은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오피스텔에서 거주한지 올해로 만7년. 수납의 필요성이 절실할 때 만나게 된 이 책은 수납이야말로 집 뿐 아니라 집에 사는 주인의 성격과 라이프 스타일까지도 짐작해볼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무엇보다 행사나 파티에 초대받아 가게 되면 늘 받아오던 접시나 컵, 한개라도 더 받아오려고 은근히 눈치를 보았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막상 가져올 때 기쁨은 한 달도 못지나 늘어난 컵을 보고 한숨부터 내쉬었던게 지난 달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오피스텔처럼 선반 하나에도 집주인의 허락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는 타니아의 제안을 따르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우리집에도 가장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게 바로 책인데 벽장형식의 책꽂이는 늘 선망의 대상일 뿐 실행에 옮기기에는 세입자의 설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일반 원룸이나 주택의 경우 타니아의 센스를 빌린다면 수납도 넉넉해지고 일본에서 유럽스타일의 주택에서 거주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거란 기대가 든다.  타니아의 작은집은 타이틀에 걸맞게 책의 판형이 작고 어찌보면 다른 인테리어 관련 서적에 비해 페이지수도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내용과 함께 실렸어야 될 사진들이 많지가 않아 다소 아쉬웠다. 인테리어 서적을 이동시에 읽는 경우보다는 한 자리에 머물며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진을 좀 넉넉히 배치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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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새 책 - 절판된 책에 바치는 헌사
박균호 지음 / 바이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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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절판된 책에 바치는 헌사인 오래된 새 책.

타이틀이 지나치게 매력적이라 출간 소식을 접했을 때 아, 저 타이틀은 내가 먼저 사용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었다.

물론 저자명에 내이름 석자가 실린 책이 출간 될 먼 미래의 얘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타이틀과 부제까지 완벽하게 내 맘에 쏙 든 오래된 새책은 천천히 읽어야겠다는 바람과는 달리

침대에 누워 그냥 그 상태로 쭈욱 읽어내려간 간만에 반가운 책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나와 다른 사람이구나를 느끼며 호기심에 빨려들 때도 있고 혹은 정말 내 맘을 대신 써주셨구나 싶을 만큼

맞아,맞아를 연발하게 하는 책이 있는데 두말할 필요없이 이책은 후자이면서도 전자인 책이다.



헌책에 대한 헌사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책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추억을 뿌려놓았는데 무엇보다 공감했던 부분은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대상에 대해 저술한 책이야 말로 '진귀한 책'이라고 정의내린 부분이었다.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을 집필하는 것또한 어려운 일이다. 관심이 많은 책이라는 것은 그만큼 비평의 대상이 될 확률도

높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반대로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대상을 저술하기 위해서 저자 홀로 싸워야 하는 밤들은

더 값지고 그때문에 진귀한 책이라 정의해도 아깝지가 않다.



저자의 헌책에 대한 찬사는 절판되어 더는 구할 수 없는 책, 내용이나 책이 지닌 가치가 놓은 책 그리고 개인적으로 혹은

앞서 말한 가치진위 여부를 포함하여 소장가치를 가진 책을 만나면서부터가 시작이라고 했다. 이전까지는 새책에 대한 매력에

빠져있었다고 하는데 이점은 또 나와 다르다. 나는 오히려 헌책방을 기웃거리던 지난날들과 비교했을 때 요즘에는 1년에 3권 미만으로만

헌책을 구입한다. 절판된 책일 경우가 그렇다. 소장가치나 책 자체가 갖는 가치가 높아 헌책마저 고가일지라도

가급적 새책으로 소장하려고 한다. 누군가의 흔적이 더는 반갑지 않은 심경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책이라는게 도대체 무얼까. 가전이나 의류 혹은 가구의 경우 엔틱 혹은 빈티지라는 명명으로 그야말로 '새 것'처럼 대접받는데

책은 여전히 '헌 책'이라는 이름으로 저렴한 것, 아니면 지나치게 고서위주로 의미가 극단적으로 나뉘어 지는게 아쉽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책을 다 읽고나서도 여전히 가급적이면 새책을 구입하겠다는 맘이 변한건 아니지만

책에 대한 애정만큼은 인정해주고 싶다.



책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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