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시! - 그 개의 전기, 버지니아 울프 기록
버지니아 울프 지음, 서미석 옮김 / 그림씨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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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전기라니!
소설 플러시는 버지니아 울프가 영국 시인 엘리자베스 배럿강아지, ‘플러시‘가 주인공이다. 플러시의 정확한 탄생일은 알 수 없지만 플러시의 종의 기원부터 시작하는 서두가 마치 역사소설처럼 흥미로웠다. 하지만 시인 배럿의 삶도 만만치 않은데 그녀가 살았던 시대가 1800년대인데 마치 현재 우리 이웃집에 사는 아는 언니라고 해도 될 정도다. 시를 쓰는 연하남과 집안의 반대에도 사랑의 도피를 하고 노산이라 할 만한 나이에 아이를 출산하고 노예상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노예제를 반대하는 등 소신대로 사는 모습이 ‘멋진 언니‘처럼 보였다. 그런 멋짐과 달리 어린시절 사고로 인해 병약했던 까닭에 어쩌면 더 플러시와의 깊은 교감이 가능했었던 것 같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플러시의 시선을 쫓다보면 울프가 그리는 그들의 삶이 허구가 아닌 현실로 다가온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표현은 그런 맥락에서 납득이 된다. 개와 인간을 넘어 서로에게 의지가 되고 되어주는 관계에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렇다, 플러시는 배럿양에게 어울리고 배럿 양은 플러시에게 어울린다. 그것은 대단한 희생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희생은 해야 한다.


브라우닝 부인과 플러시가 발견을 탐색하는 여정에서 서로 다른 결과에 이르렀다는 것은 그녀는 대공, 플러시는 점박이 스패니얼이었다 -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을 한데 묶고 있는 유대는 여전히 견고했다.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보았던 영화 #루이스웨인 이 떠올랐다. 개에서 고양이로 바뀌고 시인이 화가가 되었을 뿐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과 연인을 그리워하는 모습 등이 정말 닮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울프의 작품들이 조금 난해했었다면 이 소설은 누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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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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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없는소녀 원작으로 영화를 보고 와서 아이가 잠든 밤, 꺼내 읽었다.
남의 일을 두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론 내가 의도치 않게 그런 사람들에 속할 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가정으로 적은 것은 겸손이나 방어차원이 아니라 미처 깨닫지 못한 순간도 ‘다수’있었을 것을 염두해서다. 가장 안타까운 일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을 향한 위로 혹은 ‘잘 알지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말들이지 않을까.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소녀도 알 수 있는 ‘말’의 조심성을 모르는 어른들의 모습이 이 짧은 단편에서 군더더기 없이 잘 드러나있다. #추천 #소설 #원작 #클레어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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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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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도 없었어요."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가 묻고 있지만 나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대 말할 필요가 없다는것을 알 만큼 충분히 배웠고, 충분히 자랐다. 입을 다물기 딱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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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느라 힘든 당신에게 - 사랑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위로
손성찬 지음 / 두란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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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느라힘든당신에게 #손성찬 #신앙에세이 #사랑 #도서 #두란노 #두포터 #나를복음으로살게한문장 #사랑에관하여 #신간 #추천도서 #두포터13기 #사랑에세이

한 분이신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 이 계명을 뛰어넘는 계명은 없다. 그만큼 사랑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손영찬 목사의 <사랑하느라 힘든 당신에게>라는 표제를 보고 저마다 다른 이유로 그 힘듦에 울컥했을 것이다. 내 뜻을 굽히고 주님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데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을 것이고 나처럼 어린 아이를 양육하며 생기는 고통들이 떠오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연인과의 갈등으로 이 책을 펼쳐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사랑의 힘겨움을 위로하는 말들이 이 책에 있었음을 먼저 밝히고 싶다.

타인의 사랑은 항상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작고, 내가 주었던 것은 그에 비해 항상 크다. 그래서 분노하게 만들고, 아비를 원망하게 만든다. 하지만 아비가 보여 주었던 사랑은 처음부터 비대칭적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기다려 주는 것이었다. 그게 그분의 사랑방식이다.

133쪽

기다려주는 것. 자녀교육과 관련된 강론, 저술은 물론 유튜브에 이르기까지 '기다림'의 중요성을 말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누군가는 양육이랑 사랑과 기다림이 전부라고도 했다. 주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느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유다의 배신도, 베드로가 한 세 번의 부인도 다 아셨음에도 예수님은 사랑하셨고 기다리셨다. 또 예수님은 무조건적인 이웃사랑이 힘겨운 우리에게 '누가 이웃인지'에 대해서도 말씀을 통해 알려주신다.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서 누가 강도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답은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예수님께서 이웃은 결국 특정된 누구가 아닌 내가 만난 사람, 내가 자비를 베풀면 누구라도 이웃이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책은 사랑의 대한 질문으로 펼쳐질 확률이 높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또 요즘 화두가 되는 MBTI부터 고전 <사랑의 기술>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말을 건네는 대상도 특정되지 않아 술술 읽힌다.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가 느려지는 순간은 '위로를 받는 순간'뿐이었다. 뒷표지에 적힌 '받는 사랑'이 아닌 '주는 사랑'을 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 구절 한 구절에 모두 '좋아요'를 누르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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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들 - 좋은 날엔 좋아서, 외로운 날엔 외로워서 먹던 밥 들시리즈 6
김수경 지음 / 꿈꾸는인생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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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들

아주 오래 전 영화였는지 책이었는지 출처는 생각나지 않는데 ‘밥을 함께 먹는 횟수’가 인간관계에 있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아무리 긴 시간 알고 지냈어도 그렇다는데 살다보니 정말이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만날 때 마다 당연히 맛있는 밥부터 먹이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왠지 식사 때는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식성의 문제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밥을 먹는 자리가 불편해지는 사람이라면 큰 문제가 없더라도 인연이 길게 이어지진 못했던 것 같다.
#들시리즈 6번 째 책 ‘끼니들’을 읽다보니 누군가와의 식사가 계속 떠올랐다. 처음에는 엄마가 차려준 수많은 끼니들이 떠올라 격하게 공감하며 울컥했다면 남편과의 캠핑식과 할아버지의 너구리 등에서는 또 다른 의미로 마음이 저려왔다. 특히 설거지와 식사준비를 주말이면 거의 대부분, 평일에도 두 번 정도는 저녁을 차려주는 남편에게 너무 대충 고마워하며 살았던 것에 반성했다. 다만 캠핑은 커녕 여행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 작가님의 둘째 아드님 달래듯 남편을 달래야 나갈 수 있기에 웃음도 났다. 그러다 할아버지와 너구리 이야기를 읽는 동안엔 마음이 차분해져 오래전 할머니들이 해주셨던 밥과 간식들의 맛이 마음속에서 한참동안 떠다녔다.

책을 읽는 동안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하면 일년 열두달을 해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음식과 관련된 내용이 계속 이어지는데도 글 속에 어르신들의 고된 삶도, 아이들의 대할 때의 마음가짐도 무엇보다 한 끼의 식사를 대하는 저자의 과하지도 모자르지도 않은 따뜻한 시선을 보며 ‘좋은 사람’이란 어쩌면 이런 사람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의 허기는 이런 글들을 만날 때 비로소 채워진다.

#김수경 #꿈꾸는인생 #밥 #끼니 #마음이허기진당신에게 #추천 #에세이 #독서 #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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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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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소녀

영화 #말없는소녀 원작으로 영화를 보고 와서 아이가 잠든 밤, 꺼내 읽었다.
남의 일을 두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론 내가 의도치 않게 그런 사람들에 속할 때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가정으로 적은 것은 겸손이나 방어차원이 아니라 미처 깨닫지 못한 순간도 ‘다수’있었을 것을 염두해서다. 가장 안타까운 일은 자식을 잃은 부모들을 향한 위로 혹은 ‘잘 알지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말들이지 않을까. 이제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소녀도 알 수 있는 ‘말’의 조심성을 모르는 어른들의 모습이 이 짧은 단편에서 군더더기 없이 잘 드러나있다. #추천 #소설 #원작 #클레어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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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다.˝
아저씨가 말한다. ˝절대 할필요 없는 일이라는 걸 꼭 기억해 두렴. 입 다물기 딱 좋은기회를 놓쳐서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이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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