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강렬한 제목,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벚꽃 흩날리는 표지와

그 서늘한 꽃그늘 아래 보이는 파란 일기장...


(그러나 자살은 아니었다.

이점 때문에 약간 속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웬지 나는 처음부터 자살을 예감했고, 결말에 그 자살의 이유가 담겨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

암튼...)


읽히는 속도는 엄청 빠르다.

주인공 유미 케릭터와

전혀 상투적이지 않은 엄마, 새아빠 등

쿨한 인물들이 강렬하게 와닿는다.

하지만 내가 이 책 바로 전에 읽었던

작년도 어린이문학 성장소설 부문 대표작 "유진과 유진"과 비교되는 점은 있다.


"유진과 유진"의 이금이가, 어린이책 작가로서 성장소설을 보여 주었다면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의 이경혜는 소설가(신춘문예 중편소설로 등단했으며, "박쥐 공주 미가야" 등의 어린이책도 좋은 평을 얻었다.)가 대상 연령을 낮추어 10대 소설을 쓴 듯한 느낌을 준다.

속도감 있는 문장 진행과 1인칭 화자가 툭툭 던지는 쿨한 말들이 매력적이지만,

주인공이 아닌 '내 새끼'를 보듬듯하는 엄마의 시선은 "유진과 유진" 쪽에서만 찾을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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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카르페디엠k > 바이바이

영리하고 장난기 가득한 조선의 아이 가즈짱은 자신에게 불리한 것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안다. 가난한 조선족은 외국인으로 지문날인을 받아야하고 술을 담글 수도 없고 학교에 다닐 필요도 없다. 못배우고 가난하여 입고 있는 옷도 남루하고 하는 일도 허접하다. 소녀는 그런것에 등을 돌리고 싶다. 일본인 친구가 자기 조선족 친구를 욕할때도 자신이 누군지 알까봐 가슴이 더 두근거린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친구를 외면하고 이웃을 외면하는 상황이 생기고 만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하는 행동이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소녀는 때로는 언니보다는 잘하는게 없고 동생보다 귀여움을 덜 받는게 서러운 둘째 아이다. 하지만 용감하기도 하고 장난꾸러기기도 하여 친구인 스나짱과 말썽을 피우고는 혼자 내빼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며 친구와 조선말을 배우겠다는 약속을 하며 가즈짱은 그동안 외면했던 것들과 대면하고 이전의 자신과 바이바이를 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이렇게 철부지 아이는 성장을 한다.

책속엔 조선 소녀의 이야기만이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조선 어머니들의 편치 않은 삶이 보인다. 다른 나라에서 산다고 하여 민족의 관습이 바뀌는 것이 아니었다. 아이를 못가져 후처를 들이고 마음의 병이 생긴 후미코 아주머니 이야기며, 홀로 고철을 주우며 자식을 키우는 아주머니...가즈코의 어머니도 딸만 셋을 나아 고모에게 무시받으며 가난한 살림을 꾸려나가는 모습들을 소녀는 보면서 자란다.

낯선 곳에서 외국인으로 어렵게 삶을 꾸려가는 이들의 모습이 앨범을 펼쳐놓은 듯 자연스럽게 가즈코가 스치는 사람들의 하루 속에서 흘러나오기에 저도 모르게 내일처럼 마음이 아파버렸다. 이 책의 미덕은 딱딱하니 얼어붙어서 볼 수도 있는 아픈 민족사를 옆집 사는 누군가의 삶의 이야기로 살려내어 들려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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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쑥 > 바이바이

아이들에게 역사를 가르친다는 것은 참 어렵다. 내가 잘 모르고 있어서이기도 하거나와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의 관심사가 과거의 현실로 열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초등학교 5, 6학년이상에게 의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성장동화이다.

시대를 1961년이라고 정확하게 명기해서 사실감을 높였고 그 안에서 구체적인 삶의 현실과 11살 소녀의 내면을 어렵지 않게, 정감있게 풀고 있어서 시대를 초월한 공감대가 형성된다. 일제시대에 어땠다는 가르치기 식의 말보다 자기 또래 아이의 삶을 통해 들여다 본 재일동포의 현실을 아이들에게 잔잔한 아픔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며, 역사적인 현실에 눈돌리는 계기를 줄만하다.

요즘 여기 우리 사춘기 아이들이 느끼는 고통은 외부와 내부의 갈등이라고는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일에 국한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조선인으로 일본에 살아야 했던 소녀가 느꼈던 그 갈등을 책으로 읽으며 같이 느껴본다는 것은 아이들의 사고 확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가즈와 스나라는 두 소녀가 축이 되어있긴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하나가 우리 민족의 다른 얼굴들이다. 이 이야기는 식민지 시대의 고통을 고스란히 안고 이역에서 살아야 했던 재일조선인 마을에 대한 보고서인 것이다. 이렇게 말하니 이 소박하고 정감있는 동화가 너무 거창한 리얼리즘 다큐처럼 들린다. 그건 아니고,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가 왜 책을 읽는지 문학이 왜 존재하는지 우리는 왜 관심을 주위세계로도 돌려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이 그냥. 스멀스멀 안에서 번져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야기 책 안의 공간과 사람이 살아있는, 그래서 책장을 덮고 나서도 이야기가 계속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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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bondandy > 어린이를 위해 진실해질 것

<박하사탕>은 보고 있기가 힘들었지만, <살인의 추억>은 달랐다.

언제나 나에게는 절망 뒤에 꼭 희망이 따라야 하고, 비극 뒤에 꼭 희극이 따라야 한다. 결국 궁극적인 주제에서는 모든 게 비극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는 늘 코미디와 희망이 있어야만 감동을 받는다.

일본에 살고 있는 가쯔짱의 생활도 그래서 감동적이었다.

나에게 동화는 두꺼운 명작 혹은 픽처스북 뿐이다. 그렇지만 <바이바이>는, 소설이 어른들의 마음을 멀리서 위안해 주듯이 읽기류 동화가 어린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줄 것이라는 깨달음을 주었다.  나에게는, 두꺼운 명작과 얇은 픽처스북 사이에 위치한 읽기류 동화의 매력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 동안 우리에게 유명한 창작동화를 읽으면서 어른 작가들이, 자기가 상상하는 모습대로, 혹은 바라는 모습대로 어린이들을 묘사하는 게 아닌가 찝찝했었는데, 이 동화를 보니까 아니다.

진실한 작가는 모두에게 감동을 준다.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쓰는 작가는 더욱 진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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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황아 > 참 신선해요-

제목이 좀 특이해서 보게 된 책인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기분 좋은 충격을 받았어요.

 

조지맥도널드에 관해서는 예전에 들은 적 있는 거 같은데..

단지 외국작가의 책이라서 이야기가 신선하다기보다는,

 

소재 자체가 참 독특했어요.

뒷 이야기인 '거인의 심장'같은 경우는,

어디서 들어본 것 같으면서도

아닌 것도 같고..

 

가벼운 공주는 정말로 독특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삽화가 너무 예뻐요. 예쁘다기 보다는 ...음..

삽화 역시 독특하다는 편이 낫겠군요.

 

표지그림이야 칼라지만,

내용은 그냥 펜선으로 그린 그림들인데,

어찌나 정교하고 세밀한지..

그리고 작은 소품들 하나하나 다 신경쓴 게 느껴지는 그림이었어요.

 

내가 워낙 아기자기한 걸 좋아해서 그런가..^^

 

아무튼, 조카한테 선물할 책 사러 갔다가 우연히 보게됐는데..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나름대로 나이 먹은 저에게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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