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별에 서툴러서 - 이별해도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
최은주 지음 / 라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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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카페, 절 냄새 같기도, 혹은 진하지 않은 한약 냄새 같기도한 향, 혹은 유명 브랜드향처럼 복숭아 향 같기도, 장미향 같기도 한 냄새로 은은하게 내부를 감싼 카페 입구에 들어서면 1인 테이블 1개, 4인 테이블 4개쯤 보인다. 사람이 없을것 같으면서도 테이블엔 이별중인 사람들이 몇몇 보인다. 그 사람들은 뒤로하고 자리를 찾아 앉으면 메뉴판과 이별노트 1권이 같이 건네진다. 색색의 펜이 담겨있는 필통도 같이 건네받고 사람들이 일기처럼, 혹은 시를 필사한듯한 여러 사연들이 지나 나의 이야기를 적을 공간이 보인다. 커피값에 포함시킨 타르트까지 먹고나면 이별준비가 시작된다.
어떻게 안건지 이별카페로 여러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곳에서는 연인과의 이별, 출가하는 아버지와의 이별, 정신지체 오빠와의 이별, 자살하고자했던 자신과의 이별, 나고 자란 양수리와의 이별 등 우리가 생각했던 이별과 생각치 못한 이별이 진행되고 있었다.
훌훌 털어버리는 이별이기도, 관계가 정리되는 이별이기도, 사별의 의미이기도 했던 여러 이별들을 만날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마음이 스펀지가 되어 여러 감정이 흡수되어버려 먹먹함을 느꼈던것 같다. 어딘가 있을 법한 이별카페의 이야기로 살면서 내가 겪었던 이별의 감정과 타인의 이별의 감정을 경험하고 공유했던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될것 같다.
타인의 시선으로 내 주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수많은 이별이야기가 담긴 이책을 가까운 지인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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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히키코모리, 얼떨결에 10년 - 만렙 집돌이의 방구석 탈출기
김재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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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은 작가가 방안에서 보낸 시간이다.
히키코모리 = 은둔형 외토리를 칭하는 단어로 작가는 본인에게 스스로를 지칭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독히 외로울 그들의 대표이자 방안에서 벗어난 사람을 대표하며 그들에게 힘이 되고자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책은 집안 더 좁게는 본인의 방안에서만 보내는 그의 일과 그리고 다양한 에피들이 일기처럼 서술되어 있었다.
총 4부로
1부는 방안에서만 지내는 히키코모리로서의 일과와 방안에서 느낀 10년간의 십덕후의 삶이 가득했고, 2부는 1년, 6개월, 3개월인 짧은 조각 경력들로 길게 버티지 못하고 세상에서 도망쳐나와 방안에 갖힌 히키코모리가된 계기가 서술되어 있었으며, 3부는 멀리서 보면 비극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라는 부제 그대로 본인의 희극적인 히키코모리적 삶을 담았고, 4장은 방문을 열고 히키코모리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암울하기만할 히키코모리적 삶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작가는 유머러스했고 그의 일상은 시트콤 같았다.
멀리서보면 비극이지만 가까이서보면 희극이란 말처럼 읽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것 같다.
신지 않아 몇년이 지나도 새 신발의 주인이라는 일화, 맥주사러 집 앞 슈퍼에 갔다가 집에 들어가려는데 현관 비밀번호을 잊어 30분을 헤맨 에피는 계속 기억에 남았다. 희화화했지만 방안에서만 보낸 그의 일상이 마음에 와닿았던 에피였던것 같다.
회사가 축소되는 시기에 본인보다 회사에 더 필요한 사람이 그만두는게 안타까워 패기 있게 그만두면서부터 시작된 이야기에서도 사람에 대한 상처주지 않고 상처받고 싶지 않은 그의 마음이 이해되서 안타까웠던것 같다. 작가의 출간의도처럼 본인과 같이 방안에서의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누구보다 도움 될 본인이 밖으로 나오게 된 계기를 일화로 풀어주는 에피들이 많아 읽는 내내 가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던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히키코모리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것 같다.
일에 지쳐 현재 쉬고있는 중이기에 이 생활이 지속된다면... 지금 일과 사람에 지친 마음이 회복되지 않으면 나도 방안에만 있게 되는건데 그런 상황에서 이런 책을 접하면 다른 어떤사람보다 힘이 될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생각해보면 히키코모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남에게 해를 끼치는건 보지 못했던것 같다. 상처받고 상처받기 싫어서 숨어버린 그들이기에 그 어떤 사람들보다 마음이 여린 사람들이란 생각을 하며 그들이 상처를 이기고 세상에 나오는데 필요한 용기를 북돋아줄 책이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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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심장
진주현 지음 / 더시드컴퍼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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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은 J가 다니는 대학에서 예술 미학을 강의하는 교수이다. 스물셋인 주인공보다 10살많은 대학에서 가장 젊고 괴팍하다고 유명한 N은 강의 2번만에 수강생들이 다 나가 떨어졌다는 전설을 가진 교수로 우여곡절속에 강의를 듣다 강의가 끝나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녹음기로 강의를 녹음하며 N의 목소리에 빠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페르소나' 란 단어를 뒤로 강의를 그만둔 그에게 빠졌음을 뒤늦게 깨닫고 친하게 지내던 도서관 사서 S에게 N에 관한 감정을 털어두다 그의 주소를 얻게되고, 바에서 그와 다시 재회하고 연인이 된다. 그들만의 독특한 사랑을 이어가던중 N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와 N의 강박증에 대한 이야기를 끝으로 둘은 결국 84일만에 둘은 헤어지게 되고, 7년간 N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J는 N의 어머니로부터 연락받게되며 다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솔직히 어려웠다. 책 한장 한장 어렵게 읽었고, 한번 읽고는 이해가 가지 않아서 2번 다시 읽었던것 같다.
주인공의 마음과 N의 마음을 이해해보려 노력했는데 쉽지 않았던것 같다. 84일간의 짧다면 짧은 사랑을하고 7년간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리워 했을 주인공J가 한없이 딱했던것 같다.
N의 부모님은 생각했던것보다 무책임했고, 어머니는 많이 이기적인 사람으로 느껴졌다. N이 가졌던 강박과 소설속 인물들이 말하는 구원에 대한 물음은 아직 파악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이 부분은 다시 읽고 찾아볼 숙제로 남겨두기로 했다.
극중 분위기상 해피하지 못할 결말을 예견하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결말은 해피여서 이 부분은 참 맘에 들었다.
제목처럼 겨울의 심장이란 단어를 제대로 설명한 소설이란 생각을하며 가볍지 않은 사랑이야기를 찾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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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새소설 1
배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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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전교 1등인 이연아는 엄마의 결정에는 늘 군말없이 따르는 모범적인 착한딸 대표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엄마가 여름방학때 보충수업대신 기숙학원을 마음대로 등록해놓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싫다고 처음으로 반항을 했다가 김치싸대기를 맞고 홧김에 집을 나가고, 수중에 있는돈으로 찜질방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같은학교 남자애들 2명에게 못된짓을 당할뻔한지도 모르고 무사히 자고 일어나 집에 가려다 개를 찾는다는 전단지를 발견하고 개를 쫓다 왕복6차로에서 무단횡단하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사고로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을 갖게 되며, 쫓던 전단지 속 개는 무사히 (사례금을 거부하고) 주인에게 돌려주고 다시 집으로 갔으나 아직 엄마와 기숙학원에 대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채 일상으로 복귀하는듯 했으나 연아가 설사병으로 교사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발견한 담뱃갑에 호기심으로 손을 대다 포악하기로 악명높은 물리선생에게 걸리는 위기에 처하게 되고 물리선생님의 정신을 빼놓고 쓰레기통으로 얼굴을 덮어버리고 집으로 도망가다 엄마의 외도를 눈으로 목격하며 엄마와 다시 2차전에 돌입하게 되며 이야기가 다시 복잡해지기 시작하는데...

여러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엮여 있던 시트콤이란 소설은 제목답게 시트콤 한편을 보는듯한 전개로 이루어져 있었다.
연아 이야기 전에 은밀한 짓을 하려던 학생과 선생님의 상담실 이야기부터 연아를 어떻게 해보려던 같은 학교 남자아이 두명의 면허는 있지만 면허를 소지 하지 않아 음주운전 단속에서 도망치는 이야기, 원조교제 하려던 선배를 구하려던 남자 후배의 원조교제하는 남자를 살해하는 이야기 등 진짜 시트콤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들로 소설을 알차게 채우고 있었다. 현실보단 시트콤에나 나올법한 우스꽝스러운 이야기 속에서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이야기들을 보며 역시 공모전 수상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것 같다. 어렵고 따분한건 질색이며 읽는사람 피곤하게 만들지 말자라는 작가의 지론을 가진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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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랑 - 김충선과 히데요시
이주호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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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모의 죄를 뒤집어쓴 집안은 풍비박살나고 집안의 마지막 핏줄  3살배기 김석운은 그의 어머니 금가락지 5개와 약소한 돈으로 일본으로 가는 뱃사공에 넘겨졌다. 어린나이에 천식까지 있던 그는  일본까지가는 무시무시한 뱃길에 무사히 살아남았고, 전쟁 용병을 기르는 겟카쿠에게 다섯살아이 몸값의 삼분의 일값을 받고 팔려가게 된다. 
천식이란 지병이 있던 그는 체력단련을 할 수 없었기에 글과 책에 몰두했고, 전법에 몰두하여 뎃포의 이론에 전념했다.
히데요시에게 뎃포전법을 인정받고 그의 양아들로 들어오라는 기회가 생겼음에도 평범한 삶을 원했던 그는 겐카쿠밑에서 있겠다는 의지를 표하고, 사랑하는 (겟카쿠의 딸) 아츠카가 히데요시의 측실이 되야하는 상황이 되자 이에야스에게 아츠카를 호적상 측실로 넣어달라 부탁하고 이에야스가 아츠카를 포함한 모든 부대원과 모두의 연을 끊으라는 제안을 하게 된다. 제안을 받아들이고 지내던 중 히데요시의 수하 노부쓰나가 겟카쿠와 그의 붉은돌부대를 처참히 살해한것을 알게되고 약조를 파괴하고 아츠카를 만나 히데요시를 살해 하겠다 다짐하고 뎃포를 가지고 그를 죽이러 떠나는데...

항상 자신의 출신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가졌던 히로(김충선)는 자신의 신체가 가진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장점인 명석한 두뇌를 이용하여 뎃포 전법을 연구한다. 평범한 삶을 원했던 그가 차라리 조금 욕심을 부려 히데요시의 양아들이 되어 아츠카와 사랑을 이루게 되었다면 어떻게 됬을까... 라는 생각을 소설 읽는 내내 할 정도로 김충선이 바라던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었음에 계속 안타까웠던것 같다. 어지러웠던 시기였기에 일본에서도 강한자에게 붙어야 목숨이나마 부지할 수 있었던때, 강직함으로 본인의 소신을 지키던 소설 속 그가 마지막까지 자랑스러웠다.

김충선(사야가)은 임진왜란시 귀순한 장수로 조선에 철포제조법과 화약제조법을 전수하고 큰공을 세워 선조로부터 '충선'이란 이름을 하사받은 장수이다. 여러 기록에서 말이 오가고 있는분이지만 작가의 훌륭한 상상력으로 현존인물에 대한 재해석으로 소설이 잘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났던 김충선은 참 대단하고 존경스러운 인물로 역랑이란 소설을 가득 채워주웠다고 생각하며, 완독 후 한번 더 읽고 싶은 소설로 타인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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