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를 만들 수가 없어서요
강진아 지음 / 한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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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진공 & 상상된 위대함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정보라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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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책들에 대한 비평 모음집 [절대진공 & 상상된 위대함] 

처음엔 "과연 이게 가능한 이야기인가?"라고 의심했지만

결국 나는 저자 스타니스와프 렘의 "진심"을 찾아내고 말았다.

가벼운 듯, 매우 진지하고 정교하게 써 내려간 비평들.

읽다 보면 정말 이런 책들이 존재할 수도 있겠다고 믿게 된다.


"절대 진공" 속에 속하는 비평들은, 일종의 문학적 실험이다.

말하자면 "없는" 존재에 대한 글을 쓰다가 결국 "언어"를 뛰어넘은

작품이 탄생했음을 보여주는 비평 [ 솔랑주 마리오트 - 아무것도 아닌, 혹은 원인에 따른 결과]처럼.


저자는 어떻게 보면 조롱이나 유희적인 감성을 담은,

다소 장난스럽다 싶은 시도를 하고 있는 듯하지만

각 작품들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당시 문화적인 분위기나

문학 세계에 대한 매우 비판적이고도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유어 셀프 어 북]을 통해서는 당시 문학계에 팽배했던

엘리트주의를 비판하고 있는 듯했다. 마치 "대중과 단절된 문학의 가치"를 묻는 듯. [사이먼 메릴 - 섹스플로젼]이나 [요아힘 페르젠겔트 - 페리칼립스]를 통해서는 자극적인 소비문화가 끝도 없이 확장되어 결국 "성"이나 "문학"조차도 소비할 대상으로 여긴 당시 문화를 비판했던 듯. ( 난해한 내용 때문에 일단 추측)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상상한 세계속에서 창조한 인물과도 갈등을 빚는, "타자"와의 충돌이 필연적인 인간을 희화화한 [로빈슨 연대기]나 현실 도피의 형태로 역할 놀이에 심취했다가 결국 스스로가 스스로를 기만하는 인간들을 보여주는 작품 [루이 16세 중장]도 나는 재미있었다.


"상상된 위대함" 에서 렘은 "언어와 의식" "기술과 인간" 등의 주제를 다룬다. [후안 람벨레 외 - 비트 문학의 역사] 를 통해 우리가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생성형 AI에 대해 예견하고 있는 듯한 저자. 그의 통찰력이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렘의 시선은 굉장히 날카롭지만 동시에 유머와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때때로 지나치게 관념적인 서술과 실험적 형식 때문에 독자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야 할 수밖에 없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결국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 주제를 저자가 다양한 형태의 비평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인데 워낙 낯설고 실험적인 글이라서 독자들은 그가 쌓아 올린 거대한 미로 속을 헤매고 있다는 느낌을 쉽게 가지게 된다.


어쨌든 스타니스와프 렘 작가는 "문학" 과 "창작 활동"을 너무나 사랑하는 작가였던 것 같다. 문학에 대한 상상력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 어떠한 형태까지도 문학으로 수렴할 수 있는지, 심지어는 언어라는 형식조차 파괴한 문학도 문학의 범주에 들 수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한 듯한 천재적인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의 놀라운 비평집 [절대 진공 & 상상된 위대함]


뭔가 독특하면서도 기존의 낡은 관념을 부수어버리는

그런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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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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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준비생의 홍콩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
이동진 외 지음 / 트래블코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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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이 끝나면 새로운 생각이 차오릅니다"

십 년도 더 전에 여행을 다녀왔던 홍콩. 당시 남들 다 간다는 주요 여행 명소에다가 마카오까지 둘러봤었는데, 나는 그저 예쁘고 낯선 경치에 취했던 기억 밖에는 없다. 그런데 이 책 [퇴사 준비생의 홍콩]은 남다른 시각과 생각을 가진 저자의 알짜배기 여행기를 보여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은가? "과연 나는 뭘 좋아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면 될까?" 그런데 이런 생각이 갑자기 "퇴사"라는 단어와 이어지게 되면 마음은 갈팡질팡한다.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기도 하지만 이후 마주할 불안이 걱정되기도 하는 마음.

이 책은 단순한 여행서라기보다는 일종의 "테마 여행기"라고 보면 된다. 홍콩에 있는 유명 브랜드 등을 소개하면서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그에 따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고 할까? 회사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다. 저자는 홍콩이라는 도시를 감각적으로 관찰하고 아주 냉철하게 접근한다. 말하자면 이 책은 퇴사를 장려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사람들에게 "퇴사 준비"를 권장하는 책이라고 하면 된다. 내가 시도해 볼 수 있을, 정말 다양한 사업이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사실.

책 속에는 홍콩에만 있는 여러 다양한 브랜드와 사업들이 소개된다. 우선은 홍콩의 잠 못 드는 밤을 해결해 주는 "캡슐 호텔" 인 슬립. 우리나라처럼 워커홀릭들이 많은 홍콩에 있어서 최적의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한약재로 만든 칵테일을 파는 "매그놀리아 랩". 우리에게도 한방은 급성 치료제라기보다는 약해진 체력을 보강, 회복시켜주는 존재로 여겨진다. 딤섬을 문화적 경험으로 만든 미식 공간 "룽딤섬" 과 티 캡슐이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고객의 마음을 이끈 브랜드 "티 샤토"도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사실 모든 브랜드가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사업 아이템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몇몇 사업의 경우는 "과연 이게 사업이 될까? 싶은 회의감도 들게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마이너함 속에 홍콩에서만 볼 수 있는 "개성"과 "자존감" 등을 엿볼 수 있었고 굉장히 감각적이라는 느낌도 느낄 수 있었다. 책 속 브랜드들을 훑어보는 가운데, 이런 아이디어는 내가 사는 지역 공간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겠다 싶은 것들도 있었다. 이 책은 "이 사업을 하세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단지 꼼꼼하고 철저하게 브랜드의 이모저모를 소개만 할 뿐. 이런 태도가 오히려 사람 마음을 끌어당기는 듯하다.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사업은 아무나 하나?" 그렇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 그러나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홍콩의 여러 브랜드들도 처음부터 잘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의 아이디어, 감정, 삶의 철학이라는 작은 씨앗이 공간과 경험을 만나서 싹을 틔웠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쩌면 브랜드도 하나의 감동적인 스토리텔링?? 이 책 [퇴사 준비생의 홍콩]은 독자들로 하여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앞으로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스스로 물어보게 한다. 마음속으로 작은 가능성을 품게 만드는 매우 감각적이고 충실한 여행기 [퇴사 준비생의 홍콩]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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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존재의 연결을 묻는 카를로 로벨리의 질문들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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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세계의 일부이고, 그 연결이 하나의 세계를 형성한다."

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화이트홀>이라는 과학 책을 통해서 만나봤었다. 솔직히 말해서 완벽히 이해는 못 했지만 그가 설파하는 우주의 원리는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그런데 과학 전문가인 저자가 이번에는 과학자의 목소리를 다소 접고, 철학과 예술 그리고 정치와 일상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집으로 돌아왔다. 이 책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연결성"을 이야기한다. 그 누구도 홀로 존재할 수 없고 사물도 개체가 아니라는 그의 주장. 여러 책들을 통해서 과학의 본질과 깊이를 전했던 저자는 이제 마치 잔잔히 흐르는 강처럼 "우리"와 "연대"를 이야기한다.

이 책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몇 년간 유럽 여러 신문에 기고한 글과 강연 등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과학자의 언어로 시작하고 있지만 점점 철학과 예술에 대한 호기심과 지적 열정을 표현하고 있는 저자. 결국엔 이 책을 통해서 "인간과 세계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첫 장에 등장하는 장자의 물고기 이야기는 단순히 동양의 철학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것 같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앎이라는 것이 자연과 유리되어 있지 않다"라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

철학에서 시작한 듯한 저자의 생각은 정치와 같은 현실의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말로는 '평화'를 논하면서 무기 생산과 같은 엄청난 수익 사업을 추구하는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저자. 정치인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의 삶이 불행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는 강의를 통해서 이러한 비참한 현실을 알린다. 특히 이 책에는 제3차 세계 대전이 발발할 수도 있을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 정치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전쟁 외에도 팬데믹, 기후 위기 등 인간 존재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를 이야기하는 저자.

이 책에서 가장 깊은 울림을 주는 대목은 바로 "정답 없는 질문"을 대하는 그의 태도이다. 평소에는 확고한 진리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그 와중에 겪는 실수조차도 배움의 기회로 끌어안는 저자. 갈릴레오의 오류에서 배우고 결국에는 하이데거의 존재론, 베토벤의 음악, 애니시 커푸어의 예술에까지 손을 뻗는다. 이 와중에도 결국 그의 생각은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 말하자면 그냥 사물이기만 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세상에 대한 인식과 타인과의 공명이 결국 우리의 세계를 구성하는 힘이라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책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여러 주제를 아우르며 우리에게 새로운 방식의 앎과 삶을 제안한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가장 아름다운 모험이지만 결코 혼자서는 가능하지 않은 모험이라고 말하는 저자. 연결된 존재로서, 우리는 함께 걸을 때 비로소 의미를 얻는다는 말을 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 홀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아주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를 가진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로벨리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속삭인다.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논리적 사유와 시적 감수성이 만나 깊은 울림을 내는 에세이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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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과 마법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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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자들이 나의 세계를 무너뜨리려 할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껏 움츠려들어서 내 존재를 아예 보이지 않게 하는 법도 있지만

오히려 때를 기다리면서 전략과 전술을 익히는 방법도 있다.


약한 아녀자의 몸으로 죽음에 직면했다가

반격의 기회를 얻고 비로소 영웅으로 거듭나게 되는

주인공 영윤해의 이야기 - 기병과 마법사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영웅 탄생 서사라고 볼 수 있겠으나

한국형 SF 판타지라는 점에서 상당히 색다른 재미와 매력을 가진 소설이다.


사람을 죽여서 뼈와 살을 발라내고 저잣거리에 전시하는,

잔인하기 그지없는 폭군 왕 영위의 조카 영윤해

아버지는 혹시나 동생의 심기를 거스를까 하여

숨죽인 채 살아가게 되고 폭군 왕 영위 못지않게 사납고 잔인한 인간

종마금에게 윤해를 시집보내려 했다.


그러나 종마금에 의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윤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법적 힘을 불러오게 되고

결국 종마금이 윤해의 마법 때문에 죽음을 당하게 되면서

그녀는 북쪽에 있는 술름 지역으로 일종의 유배를 당하게 된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

거기서 "달낙현" 혹은 "다르나킨"이라 불리는

매우 능력 있는 기병 지도자를 만나게 되는 윤해

다르나킨이 든든한 오른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게 된 윤해는 결국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모든 이들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역모를 꾀하게 되는데....


이 책의 재미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명민하고 전략적 사고를 가진 영윤해의

다이내믹한 전쟁 기술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부분.


그리고 결국 윤해의 최종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는 점과 현실에 드러난 악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 우리는 드러나지 않은 세계에서

현실로 넘어올 악을 두려워해야 한다!


거대한 인공 구조물인 거문담

1021이라는 알 수 없는 숫자와 검게 죽어가는 풀

비밀스럽게 다가와 그녀의 귀에 속삭이는 야인 여자

그리고 다가오는 두 세계의 만남..

나는 그저 빨려들어가듯이 읽었다.


언제든지 나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고

나의 세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악한 존재가 주위에 포진해있을 때

약하디 약한 존재인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내 안에 비밀스러운 힘이 깨어나고

든든한 지원군을 만나는 순간

드디어 선은 악을 이겨낼 에너지를 불러낸다.


드넓은 초원을 달리는 다르나칸과 윤해의 모습을

아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소설 [기병과 마법사]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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