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함께 춤을 - 시기, 질투, 분노는 어떻게 삶의 거름이 되는가
크리스타 K. 토마슨 지음, 한재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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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만발한 정원에는 벌레가 필요하듯

삶에도 부정적 감정이 필요하다!

저자 크리스타 토마슨은 우리의 마음을 정원에 비유한다. 아무리 성실하게 정원을 가꾸더라도 잡초는 생길 수밖에 없는데, 바로 분노, 시기, 질투와 같은 나쁜 감정을 잡초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정원을 가꾸는 입장에서는 잡초란 제거하고 통제해야 할 대상에 불과하고, 따라서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있다면 부정적인 감정은 제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녀는 우리의 부정적 감정에 대해서 전혀 다른 관점을 제안한다. 나쁜 감정을 '지렁이'라고 생각하자는 것. 지렁이를 역겹게 바라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건강한 흙을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 지렁이, 즉, 부정적인 감정은 아름다운 정원, 즉 조화롭고 풍요로운 삶의 일부분에 속한다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이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진다. 1부는 그동안 우리의 사회나 문화에서 어떤 식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통제하고 관리하려고 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많은 종교와 학파들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인 나쁜 감정들 - 분노, 시기, 질투 등 - 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되도록 긍정적인 감정만을 드러내고 부정적인 감정은 억압하거나 통제하려고만 했다는 것이다. 그런 경향을 이끈 대표적인 학파로 스토아학파가 있는데, 이 학파에 속한 사람들은 대표적인 감정 통제형 성인이고 그들은 부정적인 감정이야말로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다는 신호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그들은 무관심 혹은 부동심이라고 하는, 감정이 없는 상태야말로 최고의 경지라고 여겼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부정적인 감정의 존재를 무시하고 무조건 억압하려 한 감정 통제형 성인이 있었다면, 감정 수양형 성인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되도록 수양하거나 변화시키는 방법을 통해서 삶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노력한다. 매일 감사하며 잠드는 사람들, 스스로의 감정에 약간의 거리를 두는 사람들, 그리고 명상 등을 통해서 감정을 단련하는 사람들이 그들인데, 서양에서 콘푸키우스라 불리는 "공자" 이러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공자가 이야기하는 인자, 즉 수양을 통해서 온전한 사람으로 변모한 자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느끼기는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진정성 있게 느껴야 한다. 말하자면 단련을 통해서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양 극단으로 치닫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 감정 수양형 성인들의 주장인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감정 통제형과 감정 수양형 모두에게 의문을 제기한다. 그렇게 사는 것이 정말로 좋은 삶일까? 감정을 억제하여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인간답게 사는 길일까? 우리는 한낱 인간일 뿐이고, 자기애를 가진 존재이기에 당연히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나쁜 감정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로부터 오는 혼란과 불안도 최대한 경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듯한 저자. 2부 : 악마와 함께 춤을 에서는, 저자는 흔히들 말하는 부정적인 감정 - 분노, 시기, 질투 등 - 을 우리가 왜 느끼게 되는지, 그리고 그런 감정들을 삶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분노"를 느끼는 이유는 우리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고, 누군가가 우리를 억압한다면 그건 우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니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하고 있다. ( 갑작스레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에게 국민이 분노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

이 책 [악마와 함께 춤을]이 좋은 책인 이유는, 부정적인 감정을 마냥 나쁘게 그리는 게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서 왜 그런 감정들이 솟아오르는지를 명확하게 짚어내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분노"는 우리가 소중하게 대접받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하는 감정이고, "질투"는 사랑하는사람에게 언제 배신을 당할지 모르는 우리의 "취약함"에 대한 두려움의 일부일 뿐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는 와중에 부정적인 감정을 마냥 누르고 감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왜 이런 감정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인지하고 자연스럽게 느끼고 흘려보내는 과정을 거치는 게 맞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최근에 우리는 어마어마한 사건을 겪고 분노, 불안, 두려움 등 어떻게 보면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느끼며 살아가는 듯하다. 이럴 때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껴야만 하는지를 제대로 짚어주는 이런 책을 읽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된다. 감정 지능을 좀 더 높여줄 만한 좋은 책 [악마와 함께 춤을]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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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이봉호 지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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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K-문학의 서막을 알리는 동시에

한국문학 세계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작년 10월 10일에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이 되면서 나라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었다. 그전에 인터넷 서점에서는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예측하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나는 젊었던 시절부터 계속 좋아해온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를 점찍었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한강 작가의 작품의 우수함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과연 우리나라에서 노벨 문학상 작가가 나올 수 있을까? 그런 일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그녀의 수상이 결정되고 언론을 통해 발표된 순간, 나는 진짜 너무 기뻤고 이제 한국 문학이 세계에 널리 알려질 수 있겠다는 희망도 품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이라는 책은 매우 시기적절한 출간이라고 본다.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서게 된 한강 작가가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한 번 더 되새길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제목만 보면 책 내용 전체가 한강 작가와 그녀의 작품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좀 더 폭넓게 주제를 다루는데, 크게 1부 ~ 4부로 나누어져 있고, 1부에는 "노벨문학상이 걸어온 길"이라는 제목으로 "노벨문학상" 그 자체에 관련된 내용을 다룬다. 스웨덴 출생인 알프레드 노벨에 의해 만들어진 상이기에 주로 유럽 출신의 작가들이 그동안 상을 받아왔다는 점, 그리고 몇 안 되는 아시아의 노벨 문학상 작가에는 누가 있는지, 노벨상을 받기 전 한강 작가가 받은 맨 부커 상이란 게 어떤 상인지 등등에 대한 내용이 간략하게 실려있다.

2부 : 한국의 현대 문학에서는 아마도 한강 작가라는 거목을 탄생시켰을 만한 한국 문학이라는 "토양"과 그녀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라는 "뿌리"에 대한 내용이 실려있다. 강수연 배우가 열연하여 상까지 받았던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가 한승원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역시 유전자의 힘이라는 게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2부에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 작품에 대한 소개가 간략하게 실려있는데, 예전에 읽고 큰 감동을 느꼈던 책들이 소개되어서 굉장히 반가웠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최인훈 작가의 [광장], 그때는 잘 이해 못 했기에 다시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이외에도 조세희 작가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과 양귀자 작가의 [원미동 사람들]도 울어가면서 읽었던 책이라서 다시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장르소설에 미쳐서 한국 문학을 외면하고 있었다는 반성도 뼈저리게 하게 되었다.

3부 : 한강 작가 작품 리뷰에서 본격적으로 그녀의 여러 작품들을 다룬다. 최근에 그녀의 작품들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그리고 [작별하지 않는다] 은 구매를 해놓은 상황이었는데, 이외에도 다른 작품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정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자 이봉호 씨는 한강 작가의 초기작인 소설 [붉은 닻]에서부터 최근작 [작별하지 않는다]와 시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까지, 한강 작가가 발표한 거의 모든 작품의 간단한 줄거리와 감상을 담아 놓았다. 인간의 연약함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제주 4.3이라는 역사를 다룬 이야기까지, 한강 작가의 문학 세계는 넓고 깊고 풍요로운 바다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4부에는 8인 8색 심층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여덟 명의 사람들에게 노벨문학상, 한국문학, 그리고 한강문학 3가지에 대한 질문이 주어진다. 첫 번째 인터뷰이는 바로 오쿠다 나오라는 일본 번역가인데, 그녀는 아이돌 그룹에 빠진 후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일본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강원도에서 유학도 했다고 한다. 우리보다 먼저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작가를 배출한 국가가 일본이기에 일본의 출판계가 점점 쇠퇴하고 있다는 그녀의 말이 참 아쉬웠다. 사실은 한국도 마찬가지 상황이라 더욱더 안타까운 대답이었다. 이 책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은 한강이라는 작가와 그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아주 친절한 해설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 덕분에 그녀의 작품 중에서 나에게 맞을 만한 몇 권의 단편 소설의 제목을 알 수 있었다. 당장 내일이라도 도서관에 달려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자랑스러운 한국의 작가 "한강" 그녀와 그녀의 작품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우선 읽어봐야 할 책 [노벨문학상의 도전, 한강의 탄생]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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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8 : 한비자 - 현실의 정치학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8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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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성인이 나타나 우리를 다스려주기를 기다리지 않겠다.

범상한 지도자로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한비자는 기원전 298년경 한나라의 왕족으로 태어난 사람이다. 당시 한나라는 다른 나라의 틈바구니에 끼인 채 전쟁의 요충지로 늘 위험을 안고 있었고, 특히 진나라의 위협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고 한다. ( 마치 우리나라를 대변하는 듯 ) 한비자는 한나라가 망해가는 것을 볼 수 없어서 여러 번 왕에게 글을 올리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적국인 진나라의 시황제가 한비자가 쓴 글을 보고 감탄하여 그와 대화를 나누기를 청하였다고 한다. 한비자는 주로 현실적인 정치를 강조하였고, 임금의 권세를 강조하는 "세", 신하의 능력을 평가하는 "술", 그리고 모든 사람이 법을 따르게 하는 "법"이라는 세 가지 포인트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 책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 한비자]는 독자들이 동양 철학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를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저자 채지충은 대만 출신의 세계적인 만화가로 제자백가를 비롯한 다양한 동양 사상, 중국 설화와 기담을 재창작한 작품을 발표했다고 한다. 1999년에 "만화를 통한 동양 전통 철학과 문학의 전례 없는 재창조"를 인정받아 프린스 클라우스상을 수상했다고 하고, 물리와 수학 등에 관한 만화도 그린 적이 있다고 한다. 저자가 그린 만화는 단순한 선으로 인물과 사물의 특징을 잘 그려낼 뿐 아니라 동양 철학 사상을 정교하게 잘 담아내고 곳곳에 유머를 담아서 독자들이 철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 실린 만화들은 마치 신문에 있는 네 컷짜리 만화처럼 언뜻 보기에는 단순하고 짧은 편이다. 각 페이지에는 한비자가 남긴 주옥같은 문장이 먼저 소개가 되고, 그 문장에 담긴 뜻이 만화로 표현된다. 군더더기 없는 아주 깔끔하고 명료한 그림체 덕분에 내용이 아주 이해가 잘 된다. 예를 들어서 29쪽에는 "한 번의 울음소리로 사람을 놀래키다" 라는 문장이 만화로 소개된다. 초나라 장왕은 즉위한 지 삼 년이 지나도록 정사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우사마가 이유를 묻자, 장왕은 이런 대답을 한다. "그 새가 비록 날지 않는다 해도 한번 날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를 것이고, 한번 울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장왕은 조용히 능력을 갈고닦아서 훗날 천하를 다스리는 패왕이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를 이끄는 리더라는 사람이 법과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혼란에 빠져 있는 상태이다. 한비자는 강력한 법과 권력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사회질서를 굳건히 세워야만 백성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우리나라 정치인들과 엘리트 집단 그리고 모든 국민들이 마음에 새겨야 할 좋은 문장와 내용들이 정말 많았다. 19쪽 "발톱과 이빨"에서는 권세 없는 임금은 이빨 빠진 호랑이와 마찬가지이고 신하와 심복이 위세가 당당하면 임금이 제대로 나라를 이끌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 무속인들이 나라를 쥐고 흔드는 현 우리나라 정치 상황을 반영하는 듯 ) 42쪽 "먼 물로 가까운 불을 끌 수 없다"라는 일을 도모함에 있어서 실제적인 효용과 이익이 있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동양철학을 제대로 공부한다면 삶에 있어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뜻을 가르치는 책이라도 너무 어렵거나 지루하면 독자들이 쉽게 접근하기가 힘들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은 단순하고 명료해서 한눈에 들어오는 그림체와 핵심을 짚어낸 문장으로 한비자의 철학을 잘 전달하고 있다. 유머와 해학이 담긴 그림들이기에 언뜻 딱딱할 수 있는 내용도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한비자는 일찍이 강력한 왕권과 법에 근거한 정치를 강조한 학자였다. 현재 정치적 혼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아주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지혜와 좋은 뜻을 재미있게 배우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 한비자]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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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속 아이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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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를 급습해 30억 유로 상속녀를 살해한 범인은

누구인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범인이 온다.

인간의 의식은 깊이와 너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의학계와 과학계가 아무리 연구해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있기 마련이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처럼 복잡하게 꼬여있는 미로.. 그 속에 갇혀버린 아이. 아무리 소리치고 외쳐도 그 누구도 들을 수 없는 상황 속에 갇혀버린 외로운 아이의 간절한 비명과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소설 [미로 속 아이]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결정적인 순간을 만나게 된다.

어떤 거대한 사건이 터닝 포인트가 되어 인생을 좌지우지한다고 해야 할까? 이탈리아 출신의 대부호의 딸 오리아나도 그러했다. 종군기자로 세계 각지를 종횡무진하던 오리아나는 유명 재즈 피아니스트인 아드리앙 들로네와 결혼한 후 아이들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그러나 죽음의 사신은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데....

이탈리아 대부호의 상속녀 오리아나 디페아트로가 자신이 소유한 요트에서 괴한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서 혼수상태가 된 채 발견된다. 니스 경찰서 강력반 소속 쥐스틴 팀장은 곧 조사에 착수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리아나는 더 버티지 못하고 끝내 사망하게 된다. 피해자는 사망하고 단서가 더 이상 발견되지 않은 상태로 1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가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의 제보로 오리아나의 남편인 재즈 피아니스트 아드리앙의 저택에 범행에 쓰인 듯한 부지깽이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DNA 감식 결과 부지깽이에 남아있던 혈흔과 머리카락이 바로 오리아나의 것이라는 충격적인 결론이 나오게 되면서, 쥐스틴 팀장은 본격적으로 아드리앙을 취조하게 된다. 자신을 버리고 젊은 여자를 택한 남편 때문에 안 그래도 절망과 우울에 빠져있던 쥐스틴. 그녀의 눈에 비친 아드리앙은 영락없는 살인자, 어떤 뚜렷한 목적 때문에 아내를 살인한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살인자에 불과한데,,,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소설 [미로 속 아이]는 유력한 증거를 쥔 채 아드리앙에게 질문을 던지는 쥐스틴 팀장의 송곳 같은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현재의 상황과 피해자 오리아나가 어릴 때 경험했던 교통사고, 그리고 병원에서 들은 충격적인 검진 결과 등과 같은 과거 시간대로 끊임없이 오고 가면서 독자들에게 사건에 대한 실마리를 던져준다.

그런데, 피해자의 DNA가 묻은 부지깽이라는 결정적인 증거 앞에서 독자들은 이상하게 찜찜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과연 그가 진범이 맞을까? 사실, 저자 기욤 뮈소는 일종의 "서술 트릭"이라는 기법을 이용하여 독자들의 눈을 완벽하게 속이고, 결말의 복선이 될 만한 떡밥들을 아주 영리하게 구석구석에 배치해 놓았다. 처음부터 이미 결말을 열어놓은 듯한 스토리에 대해 단순하게 접근했던 독자들은 자꾸만 "변화구"를 던지는 작가의 의도에 아마 어질어질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정말 엄청난 비밀을 감춰두고 끝까지 밝히지 않는 늙은 노파처럼 교활한 소설 [미로 속 아이]. 작가와의 두뇌 게임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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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고딘의 전략 수업
세스 고딘 지음, 안진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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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그 이상을 끌어내는 영감

“문제는 전략이다”

한국에서 큰 히트를 거두었던 마케팅 저서 “보랏빛 소가 온다”로 유명해진 작가 세스 고딘.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전략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져 있다.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뒤흔들고, 현대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혁신했다고 알려진 세스 고딘. 이 책 [세스 고딘의 전략 수업]은 산업을 혁신하거나 비즈니스를 구축하거나 또는 의미 있는 변화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적 사고를 안내한다. 아주 짧은 290개의 글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기업가뿐만 아니라 뭔가를 이루어내려는 개인들에게도 아주 간결하고 명확한 방법으로 전략을 세우는 법을 제시한다.

저자 세스 고딘은 전략을 세움에 있어서 시간, 게임, 공감, 시스템이라는 보편적인 요소에 중점을 둔다. 이 4가지 요소는 서로 지지하면서 상호작용을 하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전략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 실행이 되므로 시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개인들이 모여서 활약하며 다양한 결과를 도출해 낸다는 점은 게임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고, 다른 사람들의 가치관도 충분히 반영해야 하므로 공감이 중요하다. 그리고 협업을 하다 보면 어쨌든 모종의 시스템이 생긴다. 각 시스템은 나름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네크워크를 이루게 된다.

고딘은 책 전체를 통해서 전략가들은 “작지만 지속 가능한 시장”을 위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객의 수, 판매 제품의 수 그리고 수익 창출 면에서 안정되고 많은 숫자가 보장되는 현재의 시장에 굴복하고자 하는 유혹을 꺾고 작은 시장이라도 미래의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곳을 선택하는 게 맞다고 한다. 결국 성공하는 사업가와 리더는 틈새시장을 찾아내서 노력, 시간, 비용을 투자한다는 사실. 그렇게 구체적이고 뚜렷한 목표를 가진 채 활동하다 보면 네트워킹의 효과는 몇 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에서 “전략”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한 내용을 간단 요약해 보자면, 우선 전략이란 변화를 추구할 때 우리를 안내하는 유연한 계획이고, 시간 경과에 따라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 사람들은 당장 시작하고 싶은 충동 때문에 전략 없이 일단 시작하고 보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대가를 커다란 실패일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전략을 피하는 이유는?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빠른 보상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시스템과 규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추고 전략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회복탄력성 등과 같은 전략을 위한 프레임을 갖춰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 세스 고딘은 산업 정책에만 전략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전략을 설계하는 것은 언제나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입장. 상사나 동료와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할 수도 있고, 개인의 자산을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전략적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어쨌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전략은 단순한 계획이 아니라 삶을 위한 철학이고 미래가 오기 전에 적극적으로 변화를 만들어낼 기회를 보여준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290개나 되는 전략에 대한 짧은 글이 실려있고, 그 글 속에는 여러 사례가 제시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한 사람이 꼭 읽어봐야 할 책 [세스 고딘의 전략 수업]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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