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없어도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정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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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던 작은 새가 갑작스러운 돌풍으로 날개가 꺾이는 사고를 당한다좌절과 절망으로 얼룩진 눈빛을 한 채파닥거려보지만 현실은... 날 수 없다는 사실그렇다면 이제 죽는 일만 남은 걸까내 인생이 망가진 탓을 남에게 돌리고 좌절과 우울만 안은 채 살아가야 할까?

평소 사법기관의 정의 구현에 대한 물음에 천착하던 작가나카야마 시치리... 이번엔 감성이 넘치는 추리 미스터리를 안고 돌아왔다그는 이 책을 통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듯 하다여전히 인간이라는 종족에 대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 우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장애인의 눈으로 본 비장애인 우선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등등.. 역시 시치리님의 추리 소설 답게단순 흥미 위주의 책은 아닌 것이다당연하게 여겼던 사회 시스템이나 삶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든다.

미스터리의 제왕나카야마 시치리 님의 새로운 작품 날개가 없어도 의 주인공 사라는 전도유망한 육상 선수이다아직은 올림픽에 나갈 정도는 아니지만특유의 성실함으로 실력을 조금씩 쌓아가고 있다그녀는 트랙에 서 있을 때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느낀다그녀에게 있어서 육상그리고 달리기는 목숨, 혹은 삶 그 자체이다.

그러던 어느 날그녀에게 크나큰 불행이 덮친다옆집에 살던 중학교 동창다이스케가 운전하던 차에 치여서 왼쪽 다리 무릎 아래를 모두 잃어버리게 되는 것육상 선수에게 있어서 다리는 목숨과도 같다믿겨지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는 그녀설상가상으로 다이스케는 면허가 없는 탓에 자신이 저지른 죄의 댓가도 제대로 치르지 않는다허술한 법망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다이스케를 보며가슴을 치는 사라와 그녀의 부모.

어느 순간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사라그러나 다리는 없지만 살아남은 목숨은 유지해 나가야 한다회사에도 적응하려 애쓰고 새로 맞춘 의족에도 적응하려 애쓰지만 한쪽 다리가 없어진 지금의 상황이 어색하고 힘들기만 한 사라,,,,, 회사에서는 5분 일하고 5분 쉬어야 한다. 지하철에서는 목발을 짚고 서 있다가 계속 누군가의 자리 양보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 느껴진, 사라는 결국 회사를 그만둬 버린다이대로 사라의 시계는 멈추어버릴 것인가?

그러던 어느 날사고를 저지르고 집에 틀어박혀 있던 다이스케가 자신의 방에서 살해를 당한 채로 발견된다정황상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사라와 그녀의 부모들그리고 의심이 가는 또 다른 인물다이스케가 교통 사고를 저지른 뒤 선임했던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그는 어릴 적에 중죄를 짓고 소년원에 간 적이 있는 인물이라다이스케의 죽음에 한 몫을 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편인생의 시계가 이대로 멈추어 버린 줄 알았던 사라는 TV에서 남아공 출신의, 두 다리가 없는 육상 선수 피스토리우스의 사연에 대해서 알게 되고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그리고 그가 가진 의족과 비슷한 의족을 주문 제작하기에 이른다이제는 달릴 수 있다는 기쁨에 들뜬 그녀그런데 의족의 값은 엔화로 200만엔이 넘고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수천만원에 이른다그러나 현금으로 의족값을 치르는 그녀... 어디서 돈이 생긴걸까?

책은 의족을 찬 채 이제는 패럴림픽에 도전하는 사라의 모습을 보여준다그녀는 장애인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기록 단축에 힘을 쓰고 엄청난 실력을 가진 또다른 장애인 선수와의 대결에서 이기고자 노력한다. 기록 단축을 위해서 살을 빼고 ( 더 뺄 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 경쟁 상대인 상대선수를 꺾기 위해서 그녀의 육상 스타일을 모방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라. 1등을 향한 사라의 절절한 마음과 엄청난 노력에 저절로 박수를 보내게 되었다.

날개가 없어도 는, 감성 미스터리라는 타이틀에 맞게 여타의 추리 소설과는 그 성격이 조금 다르다. 밀실 미스터리처럼 복잡한 트릭을 이용하지도 않고, 잔인한 장면도 별로 없다. 사실 다이스케를 죽인 범인이 누군지 등은 여러 가지 정황들로 인해 쉽게 추리가 가능하다이 책을 통해서 아마도 작가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바는. 삶이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세상이 캄캄해진 상황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나갈 수 있다는 것인 것 같다. 육상 선수인 사라에게 다리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었다. 다리가 산산조각 났을 때 어떻게 보면 그녀의 삶도 산산조각 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울며 떼쓰며 자신의 운명에 분노한 채 주저앉아 있을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새로운 도약을 시도했다. 꺾였던 날개가 있던 자리에 인공 날개를 달고, 푸르른 하늘로 날아오른다.

우리는 책 속의 사라처럼, 생각지 못했던 사건들을 겪을 수 있다.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 등으로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삶을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주저앉아 울고 있을 수만은 없다.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 뭔가를 찾아 희망을 품고 살아가야 한다.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절망을 맛본 사라이지만, 외국 속담 " 한 쪽 문이 열리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 라는 말처럼 패럴림픽이라는 대회를 통해 희망이라는 빛을 따라간다. 시치리님의 생생한 묘사로 인해, 독자들은 사라와 함께 숨쉬고 사라와 함께 달리고 사라와 함께 기뻐하게 될 것이다. 완벽하지 않지만 소중한 인생을 찾아가는 사라의 모험에 함께 동참하고픈 독자들은 오늘 이 책과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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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4 - 태평천국 Downfall 본격 한중일 세계사 4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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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게 외우는 역사 공부는 이제 그만텍스트 위주의 지루한 역사 공부는 이제 그만이라고 외치는 듯한 책을 만났다제목은 본격 한중일 세계사 ]. 처음에는 만화책인지 몰랐는데 책을 펴드는 순간나타나는 귀여운 그림들과 재치 넘치는 말풍선들이 책의 저자인 굽시니스트 님은 참으로 재주도 좋으신 것 같다이렇게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재미있고 귀여운 만화도 잘 그리시다니.


실제의 증국번과 진짜 비슷하게 생김 ( 만화 속 심각한 얼굴의 사나이 )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제일 싫어했던 과목이 역사였는데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이렇게 서평책과 서평단의 관계로 역사와 다시 마주서게 되었다그 당시에 역사를 왜 싫어했는지 잠깐 떠올려보았더니 외워야 할 자잘한 역사적 사건과 사실들이 너무 많아서였다그리고 또 한 가지역사 선생님이 너무 무서우신 분이었다역사를 좀 재미있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더라면 내가 더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그런 면에서 이 본격 한중일 세계사 는 유머감각 넘치고 매우 친절하신 역사 선생님 같다.


속이 꽉 찬 남자 99.9% 이속빈!!!

이 책은 본격 한중일 세계사 시리즈의 4번째 책으로써태평 천국의 Downfall, 즉 몰락 부분을 다루고 있다.

이 시리즈 1권은 서세동점의 시작 ( 서양 열강들이 힘이 쎄짐 ) 2권은 태평천국 라이징 ( 태평천국의 상승세 ) 3권은 일본 개항 그리고 4권이 태평천국의 몰락 부분을 다룬다한국 역사도 잘 모르는데 중국과 일본의 역사를 알아야 되나라고 혼자 궁시렁거리고 있는데,,,, 작가 굽시니스트님이 웬지 나의 궁시렁을 들은 것처럼 머리말에 이렇게 남겨놓았다.

“ 국사 공부만으로도 빡센 거뭘 굳이 중국사일본사까지 관심을 가져야 하나 싶지만, ‘ 한국사 ’ 라는 나무를 제대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멀리서 ‘ 동양사 ’ 라는 숲을 봐야 하는 부분이 있는 법입니다. So, ..일 근대사 ㄱㄱ!!”

저자의 말이 100번 옳다는 생각이 들면서나는 우선 태평천국이 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 무식이 철철 넘치는 서평단 )

태평천국 운동이란중국 청나라 말기인 홍수전이 창시한 비밀 결사 ‘ 배상제회 에서 비롯한 봉기로 건국된 신정국가가 세워짐. 1851년 광시 성 구이핑현에서 건국하였으나 사실상 그 지역 근방을 중심으로 세를 키워나가기 시작한 것뿐이었고 실제로는 1853년 3월 남경을 점령한 후 남경을 ‘ 천경 으로 개명한 뒤 수도로 지정해 본격적 신국가 건설봉기의 주축이었던 배상제회는 주로 계속된 기근비적의 약탈지주와 고리대금업자들의 압박에 시달리던 광시 성 산촌 농민과 일부 소지주 광부실업자층에 기반하여 조직을 넓혀갔다.

태평천국이란종교를 바탕으로 하여 세워진 새로운 국가였던 것!..... 속으로 생각했다나란 human being 참으로 무식하도다... 태평천국은 처음엔 승승장구 하면서 청의 진압군을 격퇴할 정도로 강성하였으나시간이 지나면서 내부 분열과 서양 열강의 견제로 약화되고 종국에는 신사층 출신인 이홍장의 회군에게 결정적인 대패를 당하면서 패퇴한다.



일진일퇴를 거듭했지만 끝내는 태평천국을 무너뜨리는 이홍장

처음에 책을 읽는 동안에는누가 누구 편인지어느 장군이 어느 나라에 속하는지그리고 서양 열강과의 관계는 뭔지 온통 헷갈리기만 했다그런데 태평천국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본 뒤에 이들이 청나라와 맞붙은 상황그리고 이와 함께 청나라로의 서양 열강들의 간섭 등이 이어지면서 대충 1850년에서 1860년으로 이어지는 그 당시 중국 역사의 흐름에 대해서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청나라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내부적으로는 태평천국 군즉 난징까지 함락시킨 광서 장발적 ( 그들 입장에서는 깡패집단 ) 에 시달렸고 외부적으로는 서양 열강 ( 서양의 깡패 ) 의 개방 요구에 무릎을 꿇은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이 책에서는 청나라와 태평천국의 대립그리고 서양 열강의 중국으로의 진출을 매우 자세하고도 재미있게 잘 묘사해주고 있다역사에 문외한이었던 나도 중국의 역사에 조금은 눈을 뜬 기분이 들었고, 1권부터 천천히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차 아편 전쟁 종료되고 베이징 조약 체결, 결국 서양 열강에 무릎 꿇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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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키
D. M. 풀리 지음, 하현길 옮김 / 노블마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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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클리블랜드 퍼스트 뱅크의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벌어지는 추적 스릴러 데드키. 여기서 궁금한 것!!! 과연 데드키가 뭘까? 데드키는 바로 은행의 대여금고를 열 때 필요한 마스터키를 지칭한다. 이 책은 클리블랜드 퍼스트뱅크가 갑작스레 문을 닫으며 모든 직원들을 해고하던 1978년 당시와 20년이 지난 후인 1998년을 오가며 벌어지는 긴박한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 사람들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이 긴박한 이야기의 중심에는 바로, 대여금고의 마스터키인 이 데드키가 있다.

1998년의 주인공 아이리스 래치는 WRE이라는 건축회사에 갓 입사한 햇병아리 건축가이다. 그녀는 청사진에 빨간색 펜으로 표시를 하는, 잔업 위주의 일을 맡고 있다. 좋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녀가 그러한 사소한 일에 지루함을 느끼던 어느 날, 그녀에게 새로운 일이 주어지는데, 그것은 바로 지금은 버려진 채 황량하게 서 있는 클리블랜드 퍼스트 뱅크의 재사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설계도를 그리라는 일이다.

직속상관인 브래드와 함께 수십 년간 사용되지 않았던 건물로 들어가서 퀴퀴한 냄새와 먼지 속에서 작업을 하는 동안, 웬지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느끼는 그녀. 건물 경비원인 레이먼 인가? 직속 상관인 브래드 인가? 분명히 아무도 없어야 할 건물에서 누군가의 흔적을 계속 느끼는 아이리스. 건물 안을 돌아다니며 설계도를 작성하던 그녀는, 마치 최면에 빠진 듯 점점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하게 된다. 은행에서 일했던 누군가의 서류를 뒤져보고, 대여금고와 관련된 의혹에 사로잡히는 그녀.

한편, 이야기는 클리블랜드 퍼스트 뱅크가 아직 망하기 전인 1978년으로 넘어가다. 주인공 베아트리스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았지만, 도리스 이모의 도움으로 각종 서류를 조작하여 클리블랜드 은행의 타이피스트로 취직을 한다. 살벌한 직장 분위기와 자신에게 음란한 추파를 던지는 상사 때문에 괴로운 그녀, 그러나 곧 맥신 이라는 직장 동료과 친분을 갖게 되고, 둘은 곧 마치 언니와 여동생처럼 친밀한 관계가 된다. 그러던 중, 베아트리스는 직속 상사로부터 맥신을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맥신이 대여금고와 관련된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베아트리스.

작가가 겪은 실화인가? 한 은행에서 벌어진 부정 부패를 마치 자신이 겪은 것인 양 보여주는 책. 6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두께에도 불구하고 그 다음 장면이 궁금하여 페이지는 술술 넘어간다. 일종의 사회파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라고 불러도 될 듯 한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 도둑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면 안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법망이 허술한 틈을 타서 한 몫을 챙기려는 검은 속내의 은행가들 이야기.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짧은 시간에 엄청난 부를 이룬 사람들은 어쩌면, 도둑질이라는 하나의 기술을 잘 습득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 책이었다.

하지만, 어디나 정의의 사도들이 있는 법. 사람들의 눈을 속여서 그들의 재산을 꿀꺽 하려는 파렴치한 인간들을 혼내주려는 정의의 수호자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FBI도 아니고 경찰관도 아니고 시정부 소속의 의원들도 아니다. 그들은 은행에서 존재감 없이 일하던 여인네들이다. 그녀들은 은행을 믿고 돈이나 귀중품을 맡겼던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아웅 하던 못된 고양이들을 혼내주려는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한다.

한 은행의 대여금고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의 끝을 보여주는 소설, 데드키. 사람들은 은행을 믿고 대여금고에, 자신의 소중한 재산을 맡겼다. 그런데 은행 측에서 그러한 사람들의 믿음을 저버리는 사기극을 벌이게 되고, 진실을 밝히려는 여인들과 그들을 뒤쫓는 어두운 그림자들은. 2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같은 공간에서 벌어진다. 과연 이 글의 결말은 무엇일까? 진실은 승리할 것인가?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소설, 데드키, 오늘 독자들의 심심한 밤을 스릴과 박진감으로 가득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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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는 부모는 아이를 창업가로 키운다 - 4차 산업형 인재로 키우는 스탠퍼드식 창업교육
이민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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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형 인재로 키우는 스탠 퍼드식 창업교육 "




4차 산업시대가 다가온다. 저자는 우리에게 미래의 변화에 발맞추어 아이들을 대비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의 교육 정책이나 입시 전쟁으로는 아이들을 충분히 준비시킬 수 없다는 저자의 절박한 심정이 책에 담겨 있다. 무엇에도 도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아이들이 고작 밥그릇 싸움에 참여하여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린다는 건, 그 아이들의 미래에도 좋지 않은 일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미래에도 잿빛을 드리운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원래 스카이에 몇 명을 진학시켰는지가 자랑거리였던 20년 차 입시강사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교육 신념이 송두리째 뒤바뀐 사건이 발생하는데,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이 “ 할 줄 아는 게 없다.” “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라는 식으로 무기력함을 토로한 것. 그녀는 여기에 대한 해답으로 스탠퍼드 대학의 창업이론과 교육방식에서 찾는다.


저자가 스탠퍼드 대학에 초점을 맞추는 대에는 다 이유가 있다. 최근 불고 있는 혁신적인 기업들을 세운 CEO들이 다 이 스탠퍼드 대학 출신들이었던 것이다. 휴렛팩커드, 인텔, 나이키, 구글 등등, 스탠퍼드 졸업생과 교수가 만든 기업이 있고, 에어비앤비라는 요즘 뜨고 있는 숙고 공유 사업체 는 스탠퍼드로부터 도움을 받아 성장한 기업이다. 이들의 조직문화와 혁신을 이루는 접근법은 스탠퍼드 대학의 교육과정과 놀랄 만큼 유사하다고 한다. 스탠퍼드 대학은 학생들에게 창업을 ‘ 훈련 ’ 시켰고, 창업가들은 그 가르침을 ‘ 실현 ’ 시킴으로써 혁신이 시작된 것이다.


이 글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 키워드를 나열해 보자면 첫 번째로는 ‘ 공동 사고 ’의 시대에 관한 것이다. 그는 끊임없이 개인의 지식이 인공 지능을 뛰어넘지 못한 다는 것을 강조한다. 1명의 천재를 키우는 것보다는 조직의 힘을 강화할 수 있는 팀워크를 키우는 방법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팀을 움직일 줄 아는 팀메이트를 키우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일을 함에 있어서 팀워크와 의사소통에 많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여러 사람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경험을 어릴 때부터 못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중고등학교에서도 혼자 공부하고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만 가르치지 않는가? 주어진 지식을 잘 암기하는 1~2명만 호평을 받는 사회에서는 아무래도 팀워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창업과 같은 여러 사람의 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 공동 지식 ' 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두 번째는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창업교육을 가르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 대학에는 이론만 고수하는 교수님들이 너무나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전 세계의 교육 추세는 학생들에게 경제 교육과 기업가정신 교육의 비중을 점점 늘인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사업가로 볼 수 있는 시야가 생겨야 한다는 것. “ 나도 사업가가 될 수 있다 "라는 자각이 생기면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태도가 생긴다고 한다.

?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시도가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그녀는 창업 모임에서 만난 학생들과의 이야기를 예로 든다. 학생들은 직접 창업을 해보면, 마케팅을 알아야 하고 인사관리도 필요하고 디자인도 필요하다 보니, 들을 수 있는 수업은 다 찾아서 공부가 이렇게 재밌을 수 없다고 한다. 이런 학생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살 수 있으면 이미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것이니까.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스탠퍼드식 창업 교육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저자의 주요 핵심 주장인 듯 하다. 이론에만 머무는, 편향적인 교육을 지양하고 경험을 통해 직접 창업정신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다. 스탠 퍼드식 창업 교육의 특징은 먼저 작은 활동을 주고, 이 활동을 완수하게도 하고 실패하게도 한다. 수없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게 하면서 스스로 정신의 변화를 맛보게 한다. 실패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스탠퍼드 교육의 특징이라고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스탠퍼드식 창업 이론과 교육 방식에 대해서 감탄을 했다. 사실 대학을 가보니, 현실과는 동떨어진 채 이미 죽어버린 지식을 암기하는 장소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하긴 했었다.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에 기여는 커녕, 의사소통 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고는 많이 좌절을 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스탠퍼드식 창업교육을 통해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팀워크와 공동지식 그리고 사회 속에서의 실제 경험치를 쌓는 것이다. 아이들은 세계 무역 게임, 크림슨 그리팅 등의 실질적 참여 수업을 통해서, 협동하기, 경제에 대한 실질적 경험쌓기 그리고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법 등을 배울 수 있다. 정말 이 시대에 맞는 혁신적인 수업 방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자식들에 대한 교육 때문에 걱정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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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아이학개론 - 누구보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
김희윤 지음 / 경진출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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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난 어렸을 적엔 모든 어른들이 위선자에 찌질이들라고 느꼈다. 삶에 찌든, 하루하루를 그냥 견뎌내기만 하는 좀비 같은 존재들. 그래서 속으로 경멸하고 비웃곤 했었다. 그 대상은 무차별적이었다. 부모님이든 선생님이든,,, 그들이 나에게 잘해주든 아니면 무관심하든,,, 눈에 보이지 않는 자를 가지고 다니며 그들의 도덕성과 가치관 등등을 재단하곤 했다. 그런데 내가 소위 어른이 되고 보니,, 헐,, 얼마나 교만한 행위였나? 싶다. 어른이 된 지금의 나는.. 너무도 불완전한 존재인걸.

이 책의 제목이 [ 어른 아이학 개론 ] 이다. 작가가 이런 제목을 붙였을 때는 다 이유가 있으리라. 어른의 나이가 되었어도 어른다운 행동을 못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특히 개인의 성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게 막는, 집단 위주 사회인 한국 사회는 아마도 더 하리라. 작가는 이러한 한국 사회를 고발함과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철학자와 여러 유명인사들의 인용문과 결합되어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 독자에게 잘 전달되는 듯 하다.

이 글의 저자가 다룬 내용 중에서 공감이 많이 갔던 부분을 몇 군데 꼽아보자면, 일단은 [ 청년이라는 원죄 ] 라는 장에 나온 내용이었다.

"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청년들은 사회에 나오자마자 원죄를 갖는다. 누구 하나 잘못한 사람은 없다. 하물며 청년들이 사회를 그렇게 만들어놓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중압감에 필요 이상으로 시달리며, 못난 자신을 탓하고 죄의식을 가지게 된다. 나쁜 건 그런 세상이 당연하다고 여기며 사회적 반발을 용납하지 않는 사람들이고, 무작정 ' 네가 잘못됐다 ' 고 타인을 탓하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이다 ."

청년들의 우리 사회의 미래이다. 그런데 그들은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저당잡혀 살아간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여유없이, 오로지 내일의 모습만이 유일한 낙으로 자리잡게 된 청년들의 삶. 그러나 그들은 현재를 온전히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족쇄를 채우는 세상을 향해 끊임없는 회의감을 던져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

사실 청년들의 삶이 지옥으로 변한게 어디 하루이틀인가? 현 한국 사회는 젊은이들에게 별 비젼을 제시해주지 못 하고 있다. 등록금을 버느라, 스펙을 쌓느라, 학업을 성공적으로 마치느라, 몇몇 혜택받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살아내느라 허덕인다. 사회 그리고 어른인 우리에게는 의무가 있다.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고 현재를 온전히 살아갈 수 있게 해줄 의무가.

[ 쓸모 있는 인간에 대한 고찰 ] 부분에서는,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엿보인다. 높은 지능을 가진 사람? 혹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 과연 어떤 사람일까? 여기서 저자는 말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존재란 바로 보편적 도덕원리에 의거해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저자는 [ 레미제라블 ] 에 나오는 두 주인공의 예를 들어서 쉽게 설명해준다. 이 소설에서 장발장을 쫓는 자베르는 양심이 아닌 법적 질서를 준수하는 차원의 도덕성만 지녔다. 그의 윤리는 법치가 최대한도로 발현된 형태지, 양심이라는 순수한 내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은 아니다. 반면, 장발장은 악인에서 교화된 후 진정으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된다. 보편적 도덕원리로 살아가는 인물이 되고부터는 누구보다 이타적이고 자기헌신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저자는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 거칠 것 없이 살아도 누군가에게 폐 끼치지 않고 선한 삶을 영위하는 것 ) 그리고 국가에 힘을 실어주는 교육이 어떻게 폭력이 되는가? (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권력집단을 옹호하도록 사회화됨,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도록 교육받는다 ) 와 같은 주장을 통해서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고, 교사와 학생을 일종의 기계로 만드는 식민 교육을 비판하고 있다.

처음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자기 계발 도서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일단 읽고 보니 저자의 철학이 깃든, 꽤 깊이가 있는 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글의 저자는 철학, 사회, 역사 등등의 풍부한 독서 경험을 통해서 진정한 인본주의란 무엇인가? 를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가져야 하는지도 고민하고 있는 듯 하다. 결국 저자가 내리는 결론은, 비록 사회가 각박하고 소위 갑질을 하는 인간들이 있다손 치더라도 우리는 서로에 대한 애정을 놓아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왜냐하면 그것이 아름다우니까.

" 우리의 삶은 아름다워야 한다. 정말이지 아름다워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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