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별의 금화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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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호텔의 한 방에서 발견된 뛰어난 언론인의 시체. 그녀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을 경악시킨다. 여러 분야의 지인들에게 존경을 받던 유명 언론인의 죽음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녀의 죽음 방식이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것. 시체의 오른쪽 눈알을 관통한 총알 한방. 보지 말아야할 것을 봤던 걸까? 마치 죄인을 단죄하는 듯한, 혹은 처형을 집행한 듯한 살해방식. 과연 범인은 누구고 그녀는 왜 그런 죽음을 맞닥뜨려야했던 걸까?

 

한편, 오토바이와 자동차사고를 목격한 청년 쥘레만. 사고로 목숨을 잃은 오토바이 운전자를 살펴보다가 그가 지니고 있던 수십장의 사진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그 사진들은, 아동들의 나체가 찍힌 아동 포르노물이였던 것. 심상치않다고 여긴 쥘레만은 그것들을 챙겨서 집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곧 도로에서 수상쩍은 움직임을 포착하게 된다. 낯선 남자들의 등장과 함께 사라지는 오토바이와 시체. 그러나 순간 쥘레만과 남자들의 눈빛이 오고가고 한순간에 쥘레만은 도망자 신세가 되고 마는데...

 

이 클럽 별의 금화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기법을 띄고 있다. 미스터리한 죽음 뒤에 도사리고 있는 검은 음모의 네트워크. 부패한 정치인과 부패 경찰관이 합심하여 벌이는 한 판의 체스게임과도 같은 살인 게임. 그 안에서 정의를 실현하려던 유명 언론인은 꺼지는 불꽃처럼 생명을 잃게 된다.

 

그러나 어떤 단체나 집단이든 어두운 힘을 따르는 자가 있다면 썩은 사과를 도려내기 위해 노력하는 정의의 사도들이 있는 법. 이 클럽 별의 금화의 주인공인 강력계 형사 마탈러와 기자인 안나와 같은 사람들이다. 안나는 친하게 지내던 기자 헤를린데가 행방불명되자 마탈러에게 특별 수사를 부탁한다. 그들이 팀을 이루어 비공식 조사를 하는 동안 초블릭이라는 호텔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헤를린데.

 

한편, 헤를린데가 시체로 발견된 ' 초블릭 호텔 ' 에 마탈러의 라이벌인 형사 로텍이 나타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수사를 가로막는다. 그의 수상쩍은 움직임이 이상했던 마탈러는 따로 로텍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그 와중에 그와 정치인들이 얽키고 설킨 클럽 별의 금화의 비밀스러운 모임이 만천하게 드러나게 되는데....

 

클럽 별의 금화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여러 포인트가 있다. 평범하지 않은 피해자의 죽음, 그것을 파헤치면서 드러나는 거대한 악의 세력들의 음모, 똑똑하지만 악의 손을 덥썩 잡아버린 약한 인간들, 인간적 흠은 조금씩 있으나 매력적인 동시에 선한 정의 구현자들.

 

진실을 드러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은 고난과 역경의 길을 걷는게 인지상정인가보다. 심하면 이렇게 헤를린더처럼 목숨을 잃기도 하고. 그러나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진실을 요구한다. 그게 인간의 본능인 듯 싶다. 비록 큰 희생을 치른 누군가가 있지만 진실을 향한 움직임은 계속된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거짓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뛰어난 실력의 형사와 의협심 강한 기자가 만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 스릴과 박진감이 넘친다. 비록 목숨을 잃었지만 죽는 순간까지 취재의 끈을 놓지 않았던 헤를린데가 남긴 기록과 집요하고 능력있는 형사 마탈러의 추적을 통해 만천하에 드러나는 클럽 별의 금화 속의 인물들의 검은 음모와 부패. 정의가 시원하게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다면 당장 이 책을 구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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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생활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2
조규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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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주 예전에 히트를 쳤던 [ 반지의 제왕 ]이라는 영화에는 모두가 손에 넣고 싶어한 반지가 등장한다. 괴물 골룸이 외쳤던 My precious. 그 절대반지에 사람들이 목숨을 거는 이유는, 자신이 비밀스럽게 욕망하고 있는 소원을 들어주기 때문. 권력이나 부 혹은 명예, 등등 사람들이 욕망하는 것은 다양하지만 특히 여자들이 욕망하는 게 있다. 그건 " 미모 " 라 불리는 또다른 형태의 권력이다.

예전에도 물론 아름다운 여자와 남자가 사회에서 대접을 받았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시각이 지배적인 미디어 세대에 들어서면서 현대 사회에서 외모의 훌륭함은 이제 절대적 가치가 되어버린 것 같다. 도덕적 잣대를 더 이상 들이댈 수 없는 숭배의 대상. 사람들은 미모를 추구하고 미모를 갖춘 사람들을 선망하며 성형외과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맹목적인 미모에 대한 짝사랑을 지켜보며 작가는 이 소설을 구상한게 아닐까?

줄거리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평범한 여고생 진진은 아이마스크 사의 신제품 베타테스터로 선정이 된다. 이 회사는 아름다운 가면을 만들어내는 회사로써, 베타테스터로 선정이 되면 일정기간 동안 자신에게 맞는 가면을 쓰고 정원이라 불리는 사교 공간에서 아름다운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낼 수 있다. 그 가면은 일종의 인공지능이 삽입되어있어서 마치 원래의 자기 얼굴인양 얼굴어 정착하는 놀라운 기능을 가지고 있다.

진진은 가면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얼굴과 친구에게 빌린 옷과 구두 등으로 치장을 하고 정원으로 나가 다른 가면생활자들과 어울린다. 그러나 그들이 진진을 바라보는 눈길이 심상치 않다. 진진을 다른 여자로 착각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드는 것도 잠시, 진진은 예전에 누려보지 못 했던 관심과 화려한 분위기를 즐기기로 한다.

한편, 또다른 주인공 남고생 오타는 이상한 메세지를 받게 된다. 자신의 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서 안티마스키드에 접속하여 피그를 만나보라고 하는 메세지를 받은 것. ( 여기서 안티마스키드는 아이마스크 사에 반대하는 집단 ) 온라인으로 피그에게 접속한 오타는 자신의 형이라고 주장한 사람의 아이디가 유령이라는 사실과 원래 아이마스크사에서 일하던 그가 행방불명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형을 찾아야한다는 일념으로 오타도 베타테스터로 지원하여 정원으로 입성을 하게 되는데...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오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아프게 뼈를 깎고 살을 찢는 위험한 성형을 하느니, 차라리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꺼내 쓰는 아름다운 얼굴. 마치 내 얼굴처럼 느껴진다는데 누가 마다하랴?

하지만 이런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끊임없이 스스로와 남을 의심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저 가면 뒤에 숨은 얼굴은 도대체 무엇일까? 사람들의 시선이 그다지도 두려운가? 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자신을 가리는 가면을 쓰고 살게 될까?

한 사회에서 철학이나 삶의 본질을 묻는 질문이 부족하게 되면 생기는 현상이라고 본다. 겉모습에 집착하는 것. 물론 아름다움을 거부하라는 것은 아니라, 매력이라는 건 외모에서만 뿜어져나오는게 아니라는 점은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할 화두라고 본다. 개성이 사라진 사회에 뭐가 남겠나? 도대체. 예쁜 종이 인형들만 걸어다니는 사회? 예쁜 종이 인형에 감탄하는 무리들...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 개성이 부족한, 자신감도 없고 자신만의 철학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외치고 다니는 건 아닐까?

가면생활자는 결국 불행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인 것이다. 내가 " 나 " 로 더이상 살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것인가? 매일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며 "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니? " 를 되풀이했던, 자존감 낮은 여왕이 치러야했던 댓가처럼, 이 책 속의 가면생활자들은 거짓된 삶의 댓가를 치러야한다. 다양한 방식로.

책의 말미에 이르러 회사가 감추고 있던 모든 비밀이 드러나게 된다. 아이마스크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던 오타의 형이 그걸 알아채고 비밀을 밝히려 했던 와중에 행방불명 되었던 것이고. 과연 오타는 형을 구할 수 있을까? 진진은 진정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얼른 이 책을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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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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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해 본 적이 있나요?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가운데 상처를 입기도 하고 또 힘을 내어 살아가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대상은 나의 존재 이유가 되어 줍니다.

이 책 [ 우리와 당신들 ] 에서, 베어타운 주민들의 삶의 존재 이유는 아이스 하키입니다. 베어타운 아이스하키팀의 성적에 울고 웃는, 한마디로 못 말리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지금 그들의 삶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작 [ 베어타운 ] 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유망주들이 대거 다른 팀으로 이적을 하고 베어타운 하키팀은 해체 위기에 몰려있습니다.

단장인 페테르는 딸인 마야가 겪어야했던 모진 시련을 함께 아파해야했던 것도 모자라 이제는 자신이 단장으로 맡고 있는 팀을 혼신의 힘을 다해서 지켜야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앞으로 베어타운 하키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은 [ 베어타운 ] 이라는 작지만 열정적인 마을을 배경으로 한편의 눈물겨운 스포츠 드라마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런데 찬찬히 읽어보니 이 책은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 베어타운 ] 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사랑과 욕망 그리고 증오를 그려낸 한편의 대서사시입니다. 다만 마치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 처럼 그들의 삶이 아이스하키를 중심으로 돌고 있을 뿐입니다. 모든 문제가 거기에서 비롯되었고 모든 문제의 해결책도 거기에서 나올 것 같습니다. 아이스하키팀의 흥망성쇠에 따라 울고 웃는 마을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사람들을 바라보는 작가 배크만의 시선이 이렇게 따뜻할까요? 그는 자신이 탄생시킨 인물들의 불완전함과 상처 등을 안아주고 위로해줍니다. 예를 들어 전편에서 케빈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비난의 중심에 서 있는 마야에게 든든한 친구 아나를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들은 적대적인 마을의 시선으로부터 서로를 지켜줍니다. 

또한, 하키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으로 인해 서로에게 으르렁대다가 실제로 폭력사태를 벌이기도 하는 등, 온갖 문제를 다 일으키는 선수들.... 나빠보이지만 그들도 상처입은 어린 아이들일 뿐입니다.

그리고 하키를 살리는데만 빠져서 가족들을 등한시하는 단장 페테르, 그러나 그는 아내 미라를 제외하고 인생의 사랑인 하키를 지키기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일 뿐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광기에 가까운, 하키에 대한 지독한 베어타운 인들의 사랑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그러나 찬찬히 책을 들여다보니 이제 알것도 같습니다. 물고기에겐 물이, 인간에겐 공기가 없으면 살 수 없듯이 하키가 없이는 이 사람들은 살 수가 없는 것 입니다. 물아일체. 하키가 곧 나고 내가 곧 하키니라. 그들에게 하키는 종교인 것. 아니 종교 이상입니다. 나를 살게하고 지탱해주는 그 무엇 입니다.

한번 무너지지 두번 무너지랴..... 시련을 겪고도 오뚜기처럼 발딱 일어나는 베어타운 아이스하키팀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못 보면 밤잠을 못 이룰 것 같아요. 왜? 이제 나도 베어타운 주민이 된 것 같으니까요. 베어타운 하키팀을 열렬히 지지하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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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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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좋은 습관을 가지기를 원할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매일매일 깨끗이 청소를 하고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하는 등의 습관. 좋은 습관이 붙으면 장기적으로 이롭게 작용할 것이다. 일찍 일어나면 남는 시간을 공부에 투자할 수도 있을 거고 직장이나 학교에 일찍 도착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나 매년 새해에 결심만 했다가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좋은 습관을 갖추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이 책 [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의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그러한 습관 기르기의 어려움을 설명하기 위해서 어린이를 상대로 실시한 마시멜로 실험을 예로 든다. 여러 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한 마시멜로 실험에서 아이들은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몇 분간 참아야하는 시련을 겪게 된다. 여기서 참고 견딘 아이들은 2개의 마시멜로를 받게 되는 보상을 얻지만, 참지 못하고 바로 먹게 되는 아이들은 1개의 마시멜로 밖에 먹지 못한다. 실험 결과를 보면 견디는 아이들도 있지만 많은 아이들이 욕망을 견디지 못하고 바로 먹어버린다.

사사키 후미오는 좋은 습관을 기르려는 어른들의 경우도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처럼, 즉각적인 보상을 얻기 위해서 습관이 정착될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붐비지 않는 전철을 탈 수 있는데 ( 보상 ), 눈 앞의 ‘ 5분만 더 자자 ’ (보상)을 이기지 못하고 알람을 끄고 만다. ‘ 이걸 마시면 내일 숙취에 시달릴 텐데 ’ (벌칙) 라고 생각하면서도 손에 든 와인 (보상)을 내려놓지 못한다.

저자는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 새로운 습관을 몸에 붙이는 50단계 ]를 책에 친절히 소개해놓고 있다. 이 중에서 인상 깊었던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해 본다.

첫 번째 : [ 조금 끊지 말고 완전히 끊는다 ]

사실 오랫동안 안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가 한 번에 끊어버리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예를 들어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서 꼭 맥주 1캔은 마셔야 잠이 잘 온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경우, 완전히 끊지는 못 하고 일주일에 1~2번만 맥주를 마시겠다고 결심할 수도 있다. 완전히 끊어버리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니까. 하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정보에 따르면 우리의 뇌에 있는 시냅스는 반복되는 행동에 따라 두께가 두꺼워지고 그 행동이 멈춰지면 마치 자는 듯한 상태에 들어간다고 한다. 즉, 완전히 끊어버리면 충동도 사라진다는 이야기. 이 이야기에 공감이 많이 갔다.

두 번째 : [ 원래 그런 사람은 세상에 없다 ]

저자는 예전에 자신 스스로를 ‘ 심야형 인간 ’ 이라고 믿었고 술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그리고 가족이 대부분 뚱뚱한 편이어서 본인도 뚱뚱하던 시절에는 그런 체질이 유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습관을 반복해왔을 뿐이고 사실은 본인의 정체성이 그런 행동을 일으켜온 것이었다고 고백한다. 저자의 고백을 들어보니 나 같은 경우도 저자와 똑같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심야형 인간이나 뚱뚱한 것 등등.. 그러나 야식을 많이 하고 밤에 놀러다니는 등등,,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행동양식을 나도 가져왔다는 생각이 들면서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서 재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몸에 베어버린 습관을 바꾸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만약에 잠들기 전에 꼭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하루를 돌아보고 잘했던 일과 잘하지 못했던 일을 비교하며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런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결국 인생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물론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데에는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약간의 사고변화 과정을 통해서 좋은 습관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려 50단계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니 이 중에서 몇 개만 꼼꼼하게 읽고 따라하더라도 좋은 습관을 쌓을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갖출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나쁜 습관과 싸우고 있는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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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 세상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스님의 마음편지
선명 지음, 김소라 그림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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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머니를 따라서 절에 놀러간 적이 있습니다. 고즈넉한 산 아래 자리잡은 고요한 절터에 파르라니 머리를 깎은 스님들이 바쁘게 행사 준비를 하고 계셨었습니다. 그때는 추운 겨울이라 아파트에 살아도 덜덜 떨면서 살 때 인데 찬바람이 슝슝 들어오는 옛날식의 절에서 살고 계시는 스님들의 모습이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용맹정진을 하는 스님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둘도 없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왜 둘도 없을까요? 그 이유는 그들은 모녀 사이인 동시에 서로를 이끌어주는 스승과 제자의 사이이기도 하니까요. 어머니는 주지스님 그리고 딸인 선명스님은 제자인 스님입니다.

아들은 이해 못 하는, 딸만 느낄 수 있는 엄마에 대한 마음이 있습니다. 세상 누구보다도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 모든 것을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이기도 했다가, 또 어떨 때는 너무나 미워서 그냥 서로 모른 채 살았으면 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너무 편해서 갑질을 하게 되는 것일까요? 엄마를 생각하면 화가 났다가도 막상 엄마가 살아온 삶을 생각하면 눈물이 저절로 지어지기도 합니다.

이것은 그림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평화로워지는 책입니다. 삽화가 곁들여져, 마치 동화처럼 귀엽게 그려진 다람쥐 스님들의 모습이 보입니다.스님들은 서로 싸우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웅다웅 다투는 두 스님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역시 엄마와 딸이라 그런가요? 사소한 일로 다투고 토라졌다가도 금방 화해하는 스님들의 모습을 보니 인간적인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40쪽

“ 주지스님과 모처럼 단둘이 있을 때는 여느 모녀들처럼 엄청나게 싸우고 부딪칩니다. 특히 장거리를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대화가 늘 아름다울 수만은 없습니다. 두 세 시간을 아주 격렬하게 티격태격, 내 말이 맞게 틀리네... 그리 싸우다 보면, 도착하기만 해봐라, 주지스님하고 말 안해야지, 속 터지게 입 꾹 다물고 있어야지, 하고 수십번은 생각합니다.

저자인 선명 스님은 어머니인 주지스님과의 일화, 타지에서 수행 정진을 하는 외국인 스님 이야기 그리고 살고 있는 절 주위에 있는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라도 더 딸에게 가르침을 주고 싶어하는 주지스님의 마음이 보입니다. 선명 스님이 복장을 제대로 갖추지 않는다고 잔소리를 하십니다. 속세를 떠나서도 딸에게 단정한 복장을 요구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다 같은가 봅니다.

선명 스님이 살고 있는 절에는 헝가리에서 온 주오스님이 계십니다. 그 분은 20대에 강직성척추염을 앓았다고 합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며 치료를 했지만 차도가 없었는데 한국에 와서 건강을 되찾은 그는 자신에게 새로운 생명을 준 한국에서 출가를 하게 됩니다. 선명 스님이 바라보는 주오스님은 강직하고 단단하고 겸손한 사람입니다. 함께 수행하는 도반에 애정이 돋보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역시 수행하는 분의 글답게 마음속에 새겨놓을 만한 좋은 글귀가 많이 보입니다. 진정한 깨달음을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의 글은 역시 다른 가 봅니다. 힘든 절 생활을 견뎌가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해나가는 스님의 깨달음이 보입니다.

106쪽

사람은 자신이 지니지 못한 부분에 대한 갈망과 목마름을 지니고 삽니다. 다른 이의 삶에 들어가봐도 나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좋은 것도 있고, 좋지 않은 것도 있고, 쉬운 것도 있고, 고통스러운 것도 있습니다. 부러운 이의 삶에 들어가봐도 그 삶에 또 다른 고통과 아픔, 애환이 있습니다.

그러니 부러워할 일이 아닙니다. 내가 만들어낸 인생이기에, 나의 삶이 가장 좋은 삶입니다.

선명 스님은 “ 존재에 대한 긍정 ”을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살아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끊임없이 일깨워주는 글을 쓰십니다. 그리고 불교라서 그런지 인연법을 유독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인연 관계에 대한 글은 특히 마음에 남습니다. 그 중 하나가, 만남과 이별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혼이 흔합니다. 이혼을 하는 와중에 연관된 많은 사람들이 다치게 됩니다. 이럴 때 선명스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124쪽

“ 만남에 지켜야 할 예의가 있듯 헤어짐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예의가 있습니다.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자신의 인격까지 무너뜨리는 모습은 보이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의 미움과 원망을 바닥까지 보이면서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지키지 않는다면 그 통증이 모두를 망가뜨립니다. 자기 자신마저도요 ”

모두가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한 글입니다.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잔잔해집니다. 삶의 고통에 찌들렸던 아픈 마음이 조금씩 치료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주지스님이 된 어머니와 그녀를 따라 스님이 된 딸의 아웅 다웅 절 생활 이야기. 힘들기는 하지만 많은 것을 배우는 선명 스님의 눈을 통해서 독자들도 삶에 대한 많은 성찰을 할 수 있겠지요.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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