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름다운 야생 소녀의 삶과 사랑 그리고 성장을 다룬 서정적인 이야기 [ 가재가 노래하는 곳 ].

주인공 카야는 습지에 있는 판자집에서 홀로 살아간다.

아버지의 폭력과 학대에 지친 어머니와 형제들은 하나둘씩 가출을 하고 그녀만 남았다.

 

 열 살도 채 되지 않는 어린 카야는 이제 대자연의 품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아버지가 가끔 몰던 보트를 타고 나가 홍합을 채취하고 물고기를 잡는 그녀.

외로워보이는 그녀 그러나 외롭지 않다. 어머니 대신 대자연 어머니가 있기 때문.

그녀 곁에서 노래하는 가재들과 속삭이는 갈매기들이 있다.

 

 

한편 소설은 그로부터 십수년 후인 1969년 어느 날을 조명한다.

야생 습지에서 발견된 한 구의 시체.

그는 동네 인기남 체이스 앤드루스이다.

 

습지에 있는 망루에서 떨어져 다리가 꺾이고 후두부가 파열된 채 사망한 그.

사람들은 누군가를 두고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습지에 사는 그 미친 여자 있잖아...

 

소설 속 이야기는 1950년대부터 시작된 대자연속 카야의 성장과

1969년에 발생된 살인 미스터리를 번갈아 보여주며

마침내는 법정 대결로 마주치게 한다.

 

 이 소설이 다루는 주제는 여러 가지인 듯 하다,

여성의 독립, 계급과 인종, 자연과 인간의 관계, 진화론적으로 바라보는 인간의 본성, 과학과 시,,

 

그리고 외로움... ( 해설 인용 )

 

온갖 잡범들과 걸인들이 모여드는 습지에 살아서 습지 쓰레기라 불리는 카야.

동네 주민들은 그녀를 가까이 하려 하지 않는다.

홀로 남은 카야를 도와주는 것은 흑인 부부 점핑과 메이블

 

 그리고 가끔 습지에 낚시하러 오는 소년 테이트.

 

특히 테이트는 카야에게 글과 사랑을 동시에 가르쳐준다.

함께 습지를 탐험하고 책을 읽는 동안 싹튼 감정,,,

테이트는 카야를 사랑하지만 사회와 격리된채 살아가는 이 소녀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는 카야에게 사랑을 주지만 동시에 그것을 앗아가 버리는데....

 

 

 

 

이 책은 앞서 이야기했던 여러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동시에 독자들의 혼을 쏙 빼놓는 재미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

머리 속에 생생하게 떠오르는 야생 습지의 아름다운 풍경과 카야와 테이트의 순수한 사랑

그리고 마지막 치열한 법정 공방전까지... 책을 드는 순간부터 끝까지 놓을 수 없을 정도였다.

카야는 사회성을 배울 수 없는 고립된 상황에서도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을까?

아름다운 습지 생물 카야..

이 책을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꼭 읽어봐야할 명작으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를 담아줘 새소설 2
박사랑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내가 너를 아끼게 되리라는 걸. 너는 또 하나의 기적이 되어 내 안에 자리했다는 걸. 네가 왜 좋았는지 그때는 몰랐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나는 너를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

그를 만난 순간,, 나는 느꼈다. 그를 위해선 별도, 달도, 그리고 태양도 따다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 마음으로 매일을 살아갈 거라는 것을.

이 책 [ 우주를 담아줘 ] 는 10년째 아이돌을 따라다니면서 소위 덕질이라는 팬활동을 하고 있는 세 명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디디, 엥, 그리고 제나는 10년전 같은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공통점으로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빈약해 보일 수 있던 그 우정은 10년이란 세월동안, 스타의 성장과 더불어, 굳건하게 자리를 잡게 되었다.

처음에 책을 잡았을 땐, 나도 한때 발을 담그었던 덕질 세계에서 남용되던 특수어들을 발견하고 킬킬거리는 재미로 책을 읽었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뭉클한 감정이 가슴 속 깊이 자리잡았다.

일단 특수어들을 조금만 소개하자면,

피켓팅 : 피의 티켓팅의 줄임말, 피 튀기게 티켓팅에 참전하고도 피만 흘리며 패배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서 생긴 신조어. 0.0005초에 희비가 갈린다

탈덕 : 덕질을 그만 두는 것 ( 그러나 덕후 세계에 빠진 이가 탈덕하기는 매우 어려운 법, "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 " 라는 진리에 가까운 명언이 있다 )

휴덕 : 덕질을 쉬는 것 ( 그러나 개미지옥인 이 세계에서 오래 떨어져있을 순 없다는게 정설 )

막콘 : 마지막 콘서트. 콘서트를 봤더라도 한번 더 봄, 무조건 봐야하는 콘서트로 팬들 사이에 정해져있음.

작가는 분명히 스스로도 덕질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생생하고 처절하게 팬들의 삶을 잘 그려낼 수는 없는 법!!!! 통장이 텅장이 될지라도 다음 막콘의 티켓팅은 해야 되고, 내 밥은 먹지 않아도 오빠들의 조공은 챙기는 이 팬들의 처절한 삶이 책에 너무나 잘 그려져 있다. 나도 한때는 한 젊은 성악가에 미쳐서 그의 팬미팅 피켓팅에 초등학교 5학년 짜리 조카를 참가시키기도 했다는 사실. 결과는 우리의 우승!!!

이외에도 얼마나 공감이 가는 내용이 많던지 웃다가 눈물이 난 대목이 많았다.

 

 

“ 오랜 시간 터치하지 않아 까매진 화면에 광대를 한껏 올리고 웃는 내가 비쳐서 괴물이라도 본 듯 놀라 스마트폰을 던질 뻔했다. 침착하자, 웃는 오징어 처음 본 거 아니잖아 ” ( 23쪽 )

 

 

최애 ( 가장 좋아하는 ) 스타의 사진을 보다가 자신의 얼굴이 화면에 비친 주인공이 깜짝 놀라는 대목이다. 나도 어두운 방에서 노트북 화면으로 스타의 얼굴을 보다가 갑자기 시커먼 화면에 둥근 달처럼 뜬 내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소리를 꽥 지르며 노트북을 닫았던 경험이 떠올라 얼마나 웃었는지...

인간이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의 색깔은 몇가지 정도 될까? 세어볼 수는 없지만 각자의 경험치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 어른들의 눈으로 봤을 땐 덕질 혹은 팬질로 인생을 낭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그리고 이 책을 쓴 작가의 생각으로는, 덕질이라는 하나의 세상를 통해서 팬들은 다양한 빛깔의 감정을 경험하며 성숙해지고, 인생의 행방을 결정하기도 하고, 삶의 에너지를 얻기도 한다. 말하자면 스타가 성숙하면서 팬들도 따라서 어른이 되어간다.

" 주주는 나에게 감정의 끝을 알려준 사람이었다. 사랑의 끝, 미움의 끝, 행복의 끝, 증오의 끝, 슬픔의 끝, 분노의 끝, 허무의 끝, 환희의 끝, 주주는 혼자 있는 나의 바다에 바람을 불게 하고 파도를 치게 하고 배를 띄웠다. ( 중략 ) 양극단에 있는 감정이 한 번에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을 처음 배웠다 "

좋아하던 일본 스타의 죽음 기사를 목도한 디디는 회사에 연차를 신청하고 일본으로 날라간다. 일본에서 그와 꼭 닮은 남자를 만나 함께 여행을 다녔던 디디. 그와 다니던 여행 중에 죽은 스타와의 이별식을 끝낸 후 한층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현실로 되돌아온다. 현실은 남루하기 짝이 없다. 회사는 구조조정으로 인해 누군가가 퇴사를 해야하는 암울한 상황, 전세 주인은 천만원 대로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또다시 살아간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채로,,, 별이고 꿈인 그들은 일상에 갇혀 살아가는 그녀에게 우주를 건네주었다. 비록 우주 주변을 맴도는 행성에 불과한 그녀지만,,, 그녀의 우주에 불을 켜주는 그들에게로 그녀는 오늘도 걸어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아무에게나 쓰다 - 늘 남에게 맞추느라 속마음 감추기 급급했던 당신에게
유수진 지음 / 홍익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늘 남에게 맞추느라 속마음 감추기 급급했던 당신에게 바치는, 공감이 되는 문구들로 채워져있는, 그러나 평범한 일상생활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우리는 메일 매일 반복되는 일상들로 하루를 채워가지만, 그 사이사이 수많은 감정들과 마주한다. 초년시절 회사에서 의견을 말했다가 거절당한 민망함, 누군가는 농담이라고 던진 말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 속상한 일을 공감해 주지 않는 친구에게 느낀 서운함, 열심히 해온 일이 무의미해 보이는 공허함까지. 이렇듯 하루하루 살다보면 누구든 느끼게 되는, 가슴 한편에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 것들이 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지만 상대방에게 스스로가 초라해 보일까봐 혹은 내 이야기에 상대방이 무심한 반응을 보일까봐, 우리는 속마음을 제대로 꺼내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정작 스스로에게 소홀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그들에게 위로가 될 말을 건넨다.

 

나이를 먹을수록 책임이 많아질수록 기억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오늘 처리해야 할 업무들, 내일 연락해야 할 사람들, 엄마가 주문해달라고 한 생활용품들, 병원 예약 날짜, 업무 마감 기한 등. 이 모든 것은 기록 되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휘발되고 만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를 무섭게 만드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먹고 사는 일을 뒤로 눈부신 일상의 조각들이 우선수위에서 밀려나는 것이다.”(p. 45)

 

예전엔 정말 음악이 좋아서 이어폰을 꽂았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지금은 세상의 모든 소리를 차단하려고 이어폰을 꽂고 있는 것 같다.”(p. 105)

 

말은 백스페이스키로 지울 수도, 고칠 수도 없기에 글을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 말도 편지처럼 누군가의 가슴에 보관되어 있다면 보관 기간 동안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이다. 오늘 나는 무슨 말을 했는지, 그것이 칼은 아니었는지 되감아 본다.”(p. 89)

 

월요병을 이겨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너누 현실적인 것, 회사적인 것, 너무 어른 적인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땅이 아닌 산, 매일 먹던 것에서 조금 다른 점심, 평소 편하게 입었던 옷 말고 아껴두었던 옷 한 벌이 우리의 월요병을 조금은 덜 아프게 해 줄지도 모른다.”(p. 164)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나의 일은 달라진다. 어색하고 낯설지라도 사회가 아닌 내가 정의한 이름으로 나를 소개해야 하는 이유이다.(p. 171)

 

누구에게나 붙잡을 손잡이가 필요하다. 강인하지 않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한 저자는 손잡이가 글이라고 했다. 누군가는 연인의 손을 , 누군가는 자신의 역량을 높일 새로운 프로젝트를 붙잡을 것이다.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손잡이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각자가 흔들리거나 불안할 때 마음을 붙잡을 수 있는 손잡이를 생각해두었으면 좋겠다.

나는 글을 손잡이로 잡아볼까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켈리튼 키
미치오 슈스케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아무리 위험한 짓을 해도 이 심장 박동은 빨라지지 않았다 ”

“ 너 같은 사람을 뭐라고 하는지 알아? 사이코패스라고 해 ”

“ 무섭다는 감정을 나는 느껴본 적이 없다 ”

근래 들어서 흉악한 범죄가 많이 발생하면서 사이코패스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사회적 인물이거나 중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그 사람들을 사이코패스로 분류할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이 사이코패스에 속하는지, 이 책의 작가는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 하나인 히카리의 입을 빌어서 그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 땀을 자주 흘리지 않는다. 심박수가 낮고, 긴장하거나 흥분했을 때에도 심박수의 증가가 거의 없다. 이 심박수와 반사회적인 행동의 관계성은 의학적으로, 이를테면 흡연과 폐암의 상관성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일설에 따르면 인간은 저마다 최적의 각성도가 있는데 심박수가 낮으면 그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의 최적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 자극을 찾아 반사회적 행동을 취한다 ”

 

사이코패스 성향을 잠재우기 위해 죽어라 심박수를 올리고자하는 남자 “ 사카키 조야 ” 이야기. 그는 우울증 약을 섭취하면서까지 심박수를 올려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가끔씩 찾아오는 악령과도 같은 공격성은 어쩔 수 없다. 마치 피가 끓어오르는 것처럼, 혈관 속을 파고드는 벌레처럼 마음 속에 스며드는 싸늘한 공격성.

 

" 한편으로는 혈관에 무수한 장구벌레가 들끊는 것 같았다. 그 장구벌레는 아까의 싸늘함보다 더 빠르게 내 내면을 침공해 들어와 냉동된 가슴 중심에 무리 지었다. "

" 장구벌레들이 한시라도 빨리 풀어달라고 날뛰는 소리가 들린다. "

 

술집에서 일하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주인공 사카키 조야.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다. 어머니는 술집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고 그는 고아원에 맡겨진다. 아버지를 모르는 채로 아스팔트 위의 잡초처럼 거칠게 살아가는 조야. 위의 대화나 독백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사이코패스이다. 남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부류.

 

고아원에서 그가 일으킨 여러 사건들은 타고난 그의 이러한 성향을 잘 보여준다. 고아원 아이들을 괴롭히던 기리카와 선생님의 차 안에 폭죽을 숨겨두어 그가 반쯤 화재에 휩싸이게 한 일, 자신보다 인기가 있는 준페이의 얼굴에 벌겋게 달아오른 고구마를 바싹 들이댄 일 그리고 입양을 갔던 히카리 누나가 그 집에서 몹쓸 짓을 당하고 돌아오자 그 집에 불을 질렀던 일 등등...... 그러고도 죄책감을 느끼기 보다는 아이들이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져가는 것을 이상하게 느꼈던 조야.

 

그러던 어느날, 조야는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남자를 알아낸다. 알고보니 그는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준페이의 아버지인 다고 요헤이였다. 보통은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고 하지만 조야의 경우 그렇지 않다. 존재할 수도 있었을 그의 다른 일생을 망쳐버린 남자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그를 죽이기로 마음 먹은 것.

 

그런데,, 여기에서부터 엄청난 반전이 발생한다. 어... 하는 순간 밀어닥친 반전. 물론 추리력과 관찰력이 뛰어난 독자라면 이미 알아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는 중간중간 뭔가... 어긋나버린 퍼즐처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하나하나씩 나타나기 때문이다. 책을 끝까지 읽고나서 되돌아보니 단서는 곳곳에 숨어있었다..... 이러한 반전을 미리 알아채지 못한 나 같은 독자는 안타까울 뿐.

 

사이코패스는 태어나는가? 혹은 만들어지는가? 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 스켈레튼 키 ]. 사이코패스에 대한 작가의 풍부한 지식이 바탕이 된 이 픽션은, 가독성은 물론이고 어마어마한 반전을 숨겨놓아 독자들을 몇 번이고 놀라게 만든다.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히카리 누나에 의해서 자신이 남과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된 조야는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운명의 장난, 그것도 잔인한 운명의 장난에 빠진다.   조야 주위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조야의 목숨을 쥐고 흔들만큼 위협적이고 아슬아슬한 것이라, 마치 액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 마냥 생동감있고 스릴 넘치게 펼쳐진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인 [ 스켈레튼 키 ] 가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 스켈레튼 키 ] 의 의미는  아주 옛날에 만들어진 워드 자물쇠라는, 지극히 단순한 구조의 자물쇠는 스켈리튼 키로 대부분 열수 있었다. 그래서 스켈리튼 키에는 ' 여벌 열쇠 ' 라는 뜻이 있었다.

조야를 고아원에 맡길 때 함께 맡겼다는 청동색의 열쇠.  도대체 이 소설에서 열쇠의 역할은 무엇일까?  스스로를 사이코패스라고 규정하고 냉정한 태도로 삶을 살아온 조야.    스켈리튼이 무엇이든 열 수 있는 " 여벌 열쇠 " 라면 조야의 냉정하고 폐쇄된 마음이라는 " 자물쇠 " 를 열 수 있을까?     소설의 결말 쯤에 다시 등장하는 스켈레튼 키...   예상치 못했던 결말로 이끌어가는 그 열쇠...    여러 장르를 섭렵하고 있다는 작가 미치오 슈스케.   다음엔 어떤 장르로 독자들을 놀래킬지 벌써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아가는 모녀의 이야기. <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을 읽었다. 이 글을 쓴 저자는 놀랍게도 올해 15살이 되는 중학생인 스즈키 루리카 라는 소녀 이다. 그녀는 타고난 재능으로 초등학교 4,5,6학년에 걸쳐서 일본 대표 출판사 쇼가쿠칸에서 주최하는 ‘ 12세 문학상 ’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했다고 한다.

 

 

이 소설의 중심 화자는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하나미라는 소녀이다. 초등학생이라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어른스럽고 엄마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을 먹여살리기 위해서 남자들과 함께 막노동을 하는 어머니를 안쓰러워하기도 하지만 또 밥을 2그릇이나 먹는 대식가인 어머니를 골려먹기도 한다.

 

 

이 소설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유카라는 친구의 아버지를 함께 만나준 이야기, 주인 아주머니의 백수 아들을 만난 이야기, 재혼을 부추기는 주인 아줌마의 등쌀에 떠밀려 어머니의 맞선 자리에 함께 나간 이야기 등등.. 흥미로운 일상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러한 에피소드들은 하나미의 필터를 거치면서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웃기게, 때로는 정감있게 다가온다. 특히 유카의 아버지를 함께 만나준 에피소드에서는 아버지가 없는 하나미의 마음 속 슬픔이 드러나서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 유카의 부모님은 이혼을 한 상태, 어머니는 재혼을 하셨다. 유카가 보고 싶었던 아버지는 초등학교까지 찾아오고 유카는 하나미에게 함께 만나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들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아라카와유유랜드라는 유원지에 가서 좋은 시간을 보낸다. 놀고 온 그날, 하나미는 누워서 있었던 일을 떠올린다.

 

 

“ 언젠가 네 아빠도 부자가 되어서 우리 곁에 돌아와줄까? 그런 이야기를 예전에 읽은 것 같다. [ 소공녀 ] 였나? 인생이 갑자기 대역전되는 거다. 그러면 셋이서 레스토랑에 가서 음료 무료 쿠폰이 없어도 좋아하는 것을 먹고 싶은 만큼 먹고 드리밍랜드에 가야지. 그래. 그날을 위해서 드리밍랜드는 아껴둬야겠다. ”

 

 

소설 속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은 하나미의 예리한 관찰력에 의해 잘 묘사되어있다. 우선 하나미의 엄마, 무한 긍정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밥을 엄청 먹는데 삐쩍 말랐고 남자들도 어려워하는 공사현장에서 일하면서도 항상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다. 자신은 다 떨어지는 옷을 입고 살면서도 하나미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려고 애쓴다.

 

 

주인집 아주머니는 약간 주책바가지에 좀 간섭이 심하긴 하지만 두 모녀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깊은 사람이다. 어머니의 맞선을 앞장서서 주선해 주는 것을 보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주인집 아들은 20대 백수인데 항상 지저분하지만 아버지와 함께 지내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동심을 아직도 지니고있다.

 

 

하나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성숙한 아이이다. 무엇보다도 엄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있다.

 

 

“ 벌레든 동물이든 괜찮으니까 다시 태어나도 엄마의 딸이었으면 좋겠다 ” ( 23쪽 )

 

 

“ 내가 있으면 엄마가 행복해지지 못한다. 고생만 하는 생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엄마한테 미안하다 ”. ( 138쪽 )

 

 

“ 그래도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돈을 벌 수 있는 어른이. 그러면 엄마를 드리밍랜드에 데리고 가야지. 그때는 오늘을 떠올리고 또 웃어줄 테다 ” ( 182쪽 )

 

 

중학생이지만 필력이 대단해서 놀랐다. 소소한 생활 속에서 찾아낸 즐거움들과 여러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한층 성숙해져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비록 많은 것을 줄 수 없는 어머니이지만 소설 속 표현을 통해 어머니를 엄청 사랑하는 모습이 잘 나타난다. 그래서 제목이 [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 이 아닐까? 드림랜드에 가고 싶어하거나 수퍼를 운영하는 아버지를 갖고 싶어하는 모습에서 어린아이의 동심이 드러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어른스런 모습을 보였던 주인공 하나미. 엄마와의 미래가 꽃길이길 바라며 책을 덮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