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살을 빼 드립니다
가키야 미우 지음, 이소담 옮김 / 지금이책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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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 기대없이 집어들었다가 나도 모르게 정신없이 빠져든 책. [ 당신의 살을 빼드립니다 ]. 어쩌면 이렇게 각 등장인물들의 몸과 마음에 쌓인 군더더기를 날카롭게 꿰뚫고 거기에 따른 정확한 처방을 내려줄 수 있는지. 수십년 경력의 정신과 의사나 상담가도 쉽게 못 해낼 것 같은 일을, 주인공 고마리는 차근차근, 그러나 철저하게 해낸다.

사실 고마리는 [ 당신의 살을 빼드립니다 ] 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이다. 그녀는 자신의 책을 읽은 독자들을 위해서 책 속에 비만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라는 부분을 포함시켜놓고 4개 이상이 YES 이면 자신에게 다이어트 도움을 받을 것을 권유한다. 말하자면 반드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따로 개별 관리가 들어가야한다는 그녀의 주장.

책 속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이 등장한다.

마흔 아홉살의 주부 노리코는 나잇살이 찌면서 주위 사람들, 특히 남편을 비롯한, 남자들이 자신을 데면데면하게 대하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다.

" 남자란 여자가 뚱뚱하고 못생겨지면 이토록 냉혹해지는구나. 이 남자는 나의 내면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외모만 좋아했다는 소린가? "

전통적으로 유서깊은 가문이지만 지금은 몰락한 화족가문 출신인 고기쿠. 파티시에가 되고 싶은 자신의 꿈을 무시하는 아버지는 20살 넘게 차이나는 남자와 맞선을 보라고 한다.

" 2년 전부터 급격히 살이 붙기 시작했다. 진로 때문에 아버지와 충돌하던 무렵이다 "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인한 기억 상실증으로 지난 2년간의 기억이 사라진 도모야. 엘리트 코스를 밟은 수재이고 자기 관리에 철저했던 그였지만 지금은 이상하게도 먹는 걸 멈출 수가 없다. 그러던 중 자신이 한 여인을 스토킹했다가 교통사고를 저질렀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 모든 게 아버지가 원인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 마음 속으로 아버지의 삶이나 사고 방식을 비판했고 끔찍하게 증오했다. 그런 한편으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강해 아버지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고 아버지가 일류라고 인정한 회사에 취직했다. 그런데 지금은 .... "

개별 관리를 신청한 각 등장인물들이 예상했던 날씬하고 셰련된 인물이 아니라, 엄청난 체구를 가진 동네 아줌마 같은 촌스러운 복장의 50대의 도마리가 등장하자 그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도마리를 과소평가한 것. 그녀는 야무진 관리의 달인이었던 것이다! 단지 살을 빼야 한다는 지엽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각 등장인물들의 몸과 마음에 불균형을 가져다주어 살을 찌게끔 만든 근본 원인을 콕 집어내는 도마리. 그녀는 본인들이 그것을 성찰하고 본래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쯤되니 나도 고마리씨의 상담을 받아야되는 건 아닌지 궁금해진다. 그녀의 사이다같은 호통소리를 들으면 정신이 번쩍 들 것 같다. 그리고 그녀의 과거는 어땠을까? 라는 호기심도 생긴다. 다소 투박해보이고 촌스러워보이지만 옳은 말만 하는 동네 욕쟁이 할머니 같은 다이어트 상담가 고마리. 그녀의 호통으로 이 글을 끝맺고 싶다.

" 혹시 제가 살을 빼게 하는 마법의 약이라고 갖고 있을 줄 알았어요?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되찾는 거에요!"

* 리뷰어스 클럽의 서평단으로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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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열기
가르도시 피테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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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얼음 웅덩이에 발을 내디디니 회색 얼음이 발밑에서 우지끈 부서지네. 당신, 내 마음을 만지려거든,

조심하소서

조금만 만져도 얼음이 깨지듯 부서져서 내 비밀스런 마음이 드러날 테니 “

80쪽 - 미클로스가 릴리에게 보내는 시 -


빛이 전혀 보이지 않는 칠흑같이 어두운 터널 속을 걷는다고 상상해보자. 언제 빛이 비칠지 모르는 상태에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사람 과연 몇이 있을까 ? 더듬더듬 손으로 짚어가며 앞으로 나아가보지만 탈출구가 어디쯤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런 상태에 놓이게 된다면 나는 하루에도 수십번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나의 운명을 점쳐보게 될 것 같다. 그러나 몇 번이나 생사의 고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한 남자가 있다. 그 위대한 사람의 이야기... 시작!


여기에 누군가에게 정성스런 편지를 쓰는 한 남자가 있다. 두꺼운 안경을 쓴 깡마른 몸매에 혈색이 좋지 않은 남자 미클로스. 얼마전까지 나치에 의해서 헝가리에 있는 유대인 수용소에 있다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재활을 위해 스웨덴에 있는 병원으로 오게 된 남자이다. 책을 읽다보니 이 책의 제목인 [ 새벽의 열기 ] 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체온계를 몸에 품고 있다가 새벽마다 39도까지 끓어오르는 열을 재곤하던 미클로스. 

 

그는 현재 심한 폐결핵 진단을 받고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이다. 사망선고가 내던져진 즉, 사형선고가 내려진 것이나 마찬가지인 이 상황에서도 옅은 미소를 띄며 그 소식을 듣고 있는 이 병약한 청년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주인공 미클로스는 얼마 못 살거라는 의사의 선고를 가볍게 무시하는 듯 하다. 그는 자신이 살아낼 것이라 굳게 믿으며 스웨덴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백명 이상의 헝가리 아가씨에게 편지를 보낸다. 자신은 반드시 결혼할 것이고 편지 상대자 중 반드시 신부감을 찾을 것이라 장담하는 미클로스.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 있는 한 남자의 희망과 사랑 이야기를 쓴 사람은 바로 헝가리 유명 영화감독인 가르도시 피테르이다. 이 [ 새벽의 열기 ] 는 저자의 첫 장편 소설이자, 자신의 영화 [ 새벽의 열기 ] 의 원작 소설이라고 한다. 전 세계가 사랑한 이 감동적인 실화소설은 절망 속에서 희망과 사랑을 찾아 삶을 개척한 피테르 감독의 부모님 이야기이다.


우여곡절끝에 운명의 상대를 찾아낸 미클로스. 그녀의 이름은 릴리. 미클로스가 입원해 있는 아베스타 재활원에서 제법 멀리 떨어진 엑셰 군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들은 6개월간 편지를 교환한 다음 만나기로 한다. 건강을 염려하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릴리를 만나러 온 미클로스. 깨진 안경알 속에 신문을 끼워넣고 다 빠져버린 치아 대신에 금속 치아를 한껏 드러내며 웃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미클로스를 본 뒤 릴리는 당황하여 자신의 친구인 사라에게 자신인 척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이를 어쩌나. 미클로스는 릴리를 한번에 알아본다.

" 난 당신을 이런 모습으로 상상했었어. 오래전부터..... 꿈속에서... 안녕, 릴리 "

릴리는 당황한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가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모든 게 자연스러워보였다. 두 사람은 서로 껴안았다.

( 164쪽 )


하루에도 몇 명씩 죽어나가는 수용소의 처참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그들... 가족의 생사는 알길이 없다. 그 누구보다도 죽음에 가까이 갔었던 그들에게 있어서 사랑과 희망이라는 단어는 남다른 의미를 띌 수 밖에 없을 일. 더더군다나 6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미클로스는 2번이나 죽음을 극복한,, 어찌보면 위대한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홀로코스트라는 잔인한 환경은 그들을 이미 지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었으나 그들은 희망을 품고 사랑을 이루었다. 


이 책은 그러한 인간의 끈질긴 생명력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듯 하다. " 편지 " 라는 흔한 소재로, 결코 흔하지 않은 희망과 사랑을 말하고 있는 소설 [ 새벽의 열기 ]. 새벽을 불태울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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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추리 - 논리적 사고훈련
주거원 지음, 최인애 옮김 / 오렌지연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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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두뇌 잠재력을 깨워보자!

논리적 추리 사고력을 자극해 사건을 해결하다 보면 당신도 탐정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추리 소설을 즐겨 읽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추리 소설에 등장하는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하는 재미 때문일 것이다. 사건 추리의 묘미는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건의 의혹을 하나하나 풀어나가서 마침내는 사건의 진상을 발견하는 쾌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독자의 두뇌를 자극하고 논리적 사고와 추리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여러 추리할 만한 사건을 읽는 즐거움과 풍부한 추리에 대한 지식을 선사한다. 시작부터 약간 난이도가 높은 사건들이 있지만 뒤로 갈수록 추리 문제들의 난이도는 점점 높아져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도전의식에 활활 불타오르게 된다.

 

추리 소설은 1920년대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발달하기 시작했고 1960년대 이후 일본에서 크게 유행하다가 점차 전 세계적으로 독자층을 넓혀갔다. 추리소설이라는 명칭도 또한 일본에서 가장 먼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사건을 추리하는 형식의 스토리가 인기가 높아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그건 바로 명탐정 코난. 코난은 함께 사건을 해결하러 간 경감을 잠에 빠뜨리고 자신의 추리로 대부분의 사건을 해결한다. 나는 그 애니메이션을 볼 때마다,   코난이 사건을 해결하는 와중에 내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으면 짜릿함을 느끼곤 했다.

 

사실 대부분의 추리소설은 범죄를 다룬다. 그러다보니 다소 폭력적이고 잔인하며 선정적인 면이 있어서 전 연령층이 소화하기에는 어렵다고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자극적인 장면 묘사를 최대한 줄였다. 대신 여러 사건들을 소개하고 그것을 추리하도록 독려하여 독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일종의 두뇌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럼, 책 속의 문제 하나를 풀어보자.


26. 가짜 부부는 누구

A 모텔은 큰 규모에 시설도 깔끔해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 숙소다. 평소처럼 업무를 보던 로비 매니저는 프런트 앞에 부부 한 쌍이 나타나자 바짝 긴장했다. 그는 먼저 경찰 공문에서 요청한 대로 신분증을 확인하려 했으나 부부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여행 중에 예기치 못한 사고로 신분증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부부는 내일 아침 퇴실할 예정이고, 숙박비를 두 배로 지불할 용의도 있으니 방을 꼭 내달라고 했다. 매니저는 그들을 의심스럽게 쳐다봤다. 남편은 크고 무거워 보이는 여행 가방을 들고 있고, 아내는 빈손이었다. 둘 다 지치고 땀에 전 행색이었으며, 똑같이 불안하고 배가 고파 보였다.

매니저가 이 부부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데, 로비 문이 열리더니 이번에는 매우 다정해 보이는 부부가 들어왔다. 앞선 부부와 달리 이들은 신분증을 달라는 말에 거리낌 없이 신분증을 내놓았다. 그런데 막상 매니저가 방을 내주려 하자 이것저것 따지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매우 까다로운 손님이 분명했다. 쩔쩔매는 매니저에게 아내 쪽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서비스가 왜 이래요? 얼른 방 달라니까? 나 지금 엄청 큰 가방 들고 있는 거 안 보여요? 힘들어 죽겠네, 정말!"

그러고 보니 이 부부는 각자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들고 있는 폼을 보니 그다지 무거워 보이지는 않았다. 심지어 빈 가방 같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매니저는 어떤 부부를 의심해야 할까?


이 사건의 해답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논리적 사고훈련을 위한 탐정추리 책이다. 70가지나 되는 사건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제목에서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사건부터 추리하고 해결해도 상관이 없을 듯하다. 풀기 어려운 사건이 있으면 뛰어 넘었다가, 머리를 식히고 다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다시금 도전을 하면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순간,,, 독자들의 추리력과 논리적 사고력은 어느새 한층 높아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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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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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이 되면 아프지 않을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좀 더 단단해질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상처받지 않을 줄 알았다 "

질풍노도와 같은 폭발적인 감정 상태에 휘말리는 청소년기에는 다들 생각한다. ' 어른이 되면 괜찮아지겠지 ' 그런데 어른이 되어보니.. 삶의 경험치가 쌓였다는 것 뿐.. 달라지는 것은 크게 없었다. 그냥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괜찮아지는 건 아니었다는 것.

빛의 속도만큼 빠르게 살아가는 현대인들. 우리는 일상의 순간순간마다 우울감을 느낀다. 삭막한 도시의 풍경 속에서 그리고 무한 경쟁의 삶 속에서 사람들은 쉽게 지치게 된다. 그러나 다시 자신감을 되찾고 회복을 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넘쳐나는 일과 속에 번아웃 된 현대인들은 본인도 모르게 쌓여가던 우울감에 의해 잠식되어 어느 순간 고통 속에 빠지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우울증, 조울증, 공황장애, 우울성 인격, 번아웃 증후군, 만성피로 증후군, 강박증, 무기력감, 화병, 성공 후 우울증 등등 어른이 된 현대인의 다양한 정신적인 고통의 증상과 원인에 대해 알아본다. 그리고 그러한 고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떻게 불편해지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을 해 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방법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렇게 많은 정신적인 병들이 있었나? 하고 놀랄 만큼 저자는 현대인들의 마음 속에 스며든 질병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읽다보면 나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들의 사례가 나오기 때문에 나의 현 상태는 어떠한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볼 수 있었다. 나 또한 우울증, 번아웃 증후군, 만성피고 증후군, 화병 등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의심해볼 수 있었고 다소 약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그러한 증상이 나에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심하진 않으니 다행이다... 라고 가슴을 쓸어내리긴 했지만 언제 나도 마음의 질병을 얻게 될지는 모를 일.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다보면, 흔히들 다 큰 어른이 왜 이러냐! “라는 말을 듣게 된다. 어린아이가 배고파서 혹은 잠이 와서 칭얼대는 것처럼 느껴지나보다. 어른이 되면 과연, 아파도 참아야 하고, 나의 슬픔을 남에게 들켜서 는 안 되고, 오로지 혼자만의 몫으로 생각하고 감내하면서 살아가야하는 것일까?

그러나 감정을 숨기고 생활을 하다보면 결국 숨긴 감정들이 곪고 터져서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 수 있다. 그때의 감정은??? 스스로가 통제할 수가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따라서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슬프면 슬프다고,, 그리고 눈물이 나면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소위 우리가 생각하는 ' 정신병 ' 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정신없이 굴러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누구나 마음의 병을 간직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책 속 저자들의 표현처럼 당당하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살아가자.. 인생은 그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 법.

때론 일이 안 풀린다고 지구가 망하나?“하는 배짱도 필요하다.(p. 91)

우울증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다. 그리고 그 터널의 끝에는 밝은 빛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고통스럽고 괴로워도 희망의 끈만 놓지 않으면 그날은 반드시 온다.(p.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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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날개를 펼친 밤
김재국 지음 / 미문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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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미건조한 현실과 판타스틱한 가상,

두 세계를 넘나드는 꿈과 사랑의 필살기

 

 

 이 책은 가상세계와 현실계를 오가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의 기본 장르는 무협소설인 것 같은데 평소에 즐겨보던 장르가 아니라서 그런지 책 속으로 확 빨려들어가는 듯한 높은 몰입도는, 안타깝게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약간 부족한 듯한 한 인간의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는 듯한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엄마가 보내주는 생활비로 게임만 주구장창 하고 있는 만년 고시생 " 김기린 ". 그는 현실 속에서는 외모적으로나 생활적으로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는 루저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게임 속 가상 세계에선 뭇 여인이 흠모하는 풍류협객이 되어 화려한 활약을 펼친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짝사랑하고 있던 편의점 알바생의 부탁으로 그는 그녀 대신에 하루동안 편의점 알바를 대신 뛰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 읽게 된 책 [ 프티아 테이프 ]. 그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이 세상도 누군가의 게임 속에 존재하는, 누군가가 플레이 하고 있는 가상의 공간 속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는 서서히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Chapter 1 - 존재의 고통 / Chapter 2 - 존재의 이유 / Chapter 3 - 존재의 선택 / Chapter 4 - 존재의 변화

 

Chapter 5 - 존재의 고독 / Chapter 6 - 존재의 기쁨

 

챕터를 넘나들면서 주인공은 서서히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어떻게? 게임 공간이라는 가상 세계에서의 활약을 통해서 현실 세계에서 성장을 이루는 주인공. 솔직히 말하면 현실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비치는 그의 모습은.. " 게임 중독자 " 혹은 " 게임 폐인 " 이 아닐까? 

 


  무협 게임이라는 가상 공간 속에서는 올해 안에 서열 100 위 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강하고 멋진 캐릭터를 만들고자 하는 프로게이머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고시원에 적을 두고 있지만 공부와는 담을 쌓고 있고 게임에만 열중하는,, 흔히들 말하는 루저로 비추어진다. 누군가의 눈에는 한심하게 비춰질 수도 있을 일!! 그러나 게임 속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현재의 ' 나 ' 는 점점 게임 속 주인공 처럼 변해가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 부분에서는 매트릭스라는 영화의 주인공이 컴퓨터가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 속 완벽한 정체성을 현실에서도 일구어내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주인공의 자아가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게임방을 나서며 빛 속에 노출된 나는 다시 육체를 지닌 3차원의 인간이 된다. 바깥은 오후이다. 오랜 공복을 유지한 배가 그제야 시장기를 호소한다.”(p. 46)

 

 

놈의 주먹이 날아온다. 신기하게도 주먹이 똑똑히 보인다. 가볍게 피하며 정권으로 놈의 명치를 내지른다. ,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놈이 인상을 쓰며 허리를 굽힌다.”(p.190)

 

 

점점 더 가상 공간과 현실의 접점이 가까워지고 있는 이때, 저자는 단순히 게임에 중독된 폐인을 그리고자 한 것을 아닐 것이다. 부푼 꿈을 안고 서울에 상경을 했지만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스스로를 낙오자로 여기기된 주인공. 현실에서는 늘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지만 게임 속 캐릭터와 자신을 일체화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성장하게 된다. 게임 속 성공적인 " 나 " 를 받아들이게 되면서 점점 자신감을 얻어가는 주인공.

 

 

요즘 게임에만 너무 몰입해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젊은 부부가 게임에 빠져서 몇 개월 밖에 안되는 어린 아이를 굶어죽게 한 사건을 보면서,, 저건 아니지,, 라는 생각을 했다. 과연 게임이라는 특수한 가상 공간에서 자아 정체성을 찾아 현실에서 성장을 이루는 케이스가 얼마나 될까? 사실 이 부분이 궁금하긴 하다. 

 

 

 

그러나 게임 속 극한의 상황!! 을 묘사한 부분은 충분히 흥미로웠다. 상위 세계인 비욘드 월드에서 활약하던 주인공이 하위 세계인 언더 월드로 내려가 새로운 캐릭터로 탄생한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다시 승천하기 위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의 활약이 매우 흥미로웠던 책이다. 책의 전반적인 부분에 다 공감을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의식이 가상 공간 속에서 커질 수 있다는 점, 자라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현실과 가상 공간을 접목해서 만든 자아 성장 소설, [ 푸른 날개를 펼친 밤 ]. 게임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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