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남이 버린 행운을 줍는다 - 100억 부자가 된 쓰레기 아저씨 이야기
요시카와 미쓰히데 지음, 이정환 옮김 / 여의도책방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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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부자가 된 쓰레기 아저씨 이야기

연 매출 500억 원 기업의 경영자가 쓰레기를 줍는 이유는?

겉으로 보기에는 다소 괴짜처럼 보이지만 대단히 줏대 있고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을 꼽자면 바로 이 책의 저자 요시카와 미쓰히데씨가 아닐까? 이 분은 주식회사 프리마베라의 회장이지만 쓰레기 줍는 아저씨로 더 유명한 사람이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지역 슈퍼마켓의 생선 코너에서 일했다는 저자. 이후에는 중고서점 아르바이트 경험을 살려 '도네 서점'을 오픈했고, 중고 의류, 귀금속, 가방, 가전제품 등등 재활용품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서 지금의 성공을 이루었다고 한다.

나는 이 분이 쓰레기를 줍는 이유가 매우 궁금했다. 쓰레기를 줍는 일과 성공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도시 경관을 아름답고 청결하게 가꾸려는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여는 글에서 그는 두 가지 삶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사람들 가운데는 물질 사회에서 성공을 거두길 원하는 머티리얼 파가 있고, 반면에 정신세계의 행복을 추구하는 스피리추얼 파가 있는데, 균형을 잘 잡아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고 한다. 쓰레기 줍는 행위는 지나치게 머티리얼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발치의 행복을, 지나치게 스피리추얼로 치우치는 사람은 두 발로 땅을 밟고 손으로 만지는 행복을 느끼게 하여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게 저자의 주장.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라 느껴졌다.

쓰레기를 줍게 되면서 저자의 삶에 찾아온 변화가 과연 무엇일까? 우선 이 분은 스트레스 제로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는 테스트를 치른 결과, 그에게는 스트레스가 전무했다. 저자가 글을 쓰는 내내 주장하하는게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물을 보는 견해, 사고방식 그리고 습관 "이다. 회사를 운영하는 자리에 있기에 남들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 의무감에 의해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지만 줍다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고 하는 저자. 이뿐만 아니라 매일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과 좋은 일을 하면 운이 트인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점점 줄어들게 되어 하루하루 열심히 쓰레기를 주웠다고 한다. 무거운 짐이든 무거운 장이든 비우면 편안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런 원리인가?

그런데 내가 저자에 대해서 발견한 장점은 바로 그는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산다"라는 것이었다. 아니면 줏대 있는 삶이나 주체성이 높은 삶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다. 남의 눈을 의식하거나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기 길을 닦아나가는 사람.. 대학을 나온 저자가 생선 가게에서 일하는 것을 부끄러워했던 어머니. 회사 사장이 쓰레기를 줍는다는 것을 싫어했던 아내. 그러나 저자는 남 눈치를 보는 삶은 그다지 행복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자신이 쓰레기를 줍는 이유는 세상에 공헌하기 위해, 타인에 도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서, 나 자신을 위해, 즐겁고 좋은 기분을 위해서라고 한다. 쓰레기도 줍고, 기분도 좋아지고.. 일석이조의 삶의 태도라는 생각이 든다.

쓰레기를 왜 주워야 할까? 저자는 쓰레기를 주우면 이타적으로 변하고,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며, 만족을 알게 되고, 마음의 부자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명상이나 요가 등을 통해서 마음을 다스리고 스스로를 돌아본다고 하면 저자는 쓰레기를 주우면서 스스로를 다스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운'을 부르고 싶고, '결과'를 내고 싶은 사람 그리고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 '쓰레기 줍기'가 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 평범한 자영업자에서 13년 연속 매출과 수익 증가를 기록하고 직원들에게 사랑받는 기업 회장으로 변하게 만든 최강의 법칙인 "쓰레기 줍기" 다소 괴짜에 평범한 사람은 아니지만 인생의 진리를 알고 있는 듯한 저자 "요시카와 미쓰히데". 그가 일으키는 매직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은 오늘부터 쓰레기 줍기를 시작하자!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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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
이은채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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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단기간에 직장 내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하는 법!

지금은 혼자서 일하고 있지만 과거에 회사를 다닐 때 제일 고민했던 부분은 역시 인간관계였다. 업무는 힘들어도 할만했고 실력을 인정받았던 것 같은데, 유독 사람들과 부딪히거나 삐걱거리는 일이 스트레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상사와의 마찰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행동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입사 초반에 이 책 [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와 같은 책을 읽었더라면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표정이나 인사와 같은 이미지메이킹부터 인간관계의 기술까지 회사 생활의 모든 것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이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저자 이은채씨는 현재 중소기업의 임원으로 재직 중이고, 본인 스스로 ‘멀티 일잘러’에 가깝다고 한다. 특히 사회생활 경험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는 초보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썼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출근이 두려운 당신에게로 시작된 글은 6장 자기 계발 최적의 장소는 직장이다에서 끝이 난다. 소심한 직원의 용기를 북돋는 조언과 직장에서 써야 할 언어 구사법 그리고 직장 동료들과 소통을 잘하는 법과 스스로 몸값을 올리는 방법까지 매우 다양한 노하우가 소개된다.

내 개인적으로 재미있다고 여겨졌던 부분은 2장 : 당신의 가치를 빛나게 메이킹하라 였다. 업무를 잘해내는 것도 좋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을 조금만 다듬어도 빛나는 회사원이 될 수 있는 법. 특히 61쪽에 소개된 <신뢰를 쌓는 직장 생활 에티켓>은 특히 신입 사원들이 동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된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기, 지각 시 상사에게 사전 연락, 점심시간 엄수하기, 외근 후 퇴근 시 바람직한 태도 등등등, 까딱하면 놓칠 수 있지만 챙기면 우수 사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매너 혹은 에티켓에 대한 내용들이다. 회사에 막 적응해가는 신입들이 참고하면 좋을 깨알 같은 정보들이다.

제일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은 바로 5장 : 팀 속에서 빛나는 인간관계의 기술이었다. 사실 나는 다소 건방진 (?) 사원이었기 때문에 상사들과 그리 잘 지내진 못했었다. 지금은 많이 후회하고 있고, 신입일 때 이런 부분을 좀 공부하고 배웠더라면 회사 생활이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인간관계는 타고난 성격이 좌우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무조건 노력해야 한다. 남 탓과 불평불만은 최대한 줄이기, 내 업무가 아닌 일은 칼같이 거절하기 그리고 시기와 질투에는 단호하게 맞서라 와 같은 조언들은 신입 병아리들이 사람들 사이로 잘 섞여들어가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거란 확신이 들었다.

조직 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곳이고,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단체이기 때문에 노련한 기술이 필요한 곳이 바로 회사이다. 나는 나름 나쁘지 않은 조직생활을 하긴 했지만, 만약 그때로 되돌아갈 시간여행 티켓이 주어진다면 반드시 나를 지켜줄 가이드북 하나는 챙겨서 갈 것 같다. 예전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혼자 삭이거나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면, 이 책 [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가 함께 한다면 무적의 회사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곧 사회로 첫걸음을 내딛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리고 좀 더 원활한 회사 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 [입사한 김에 일잘러 되기]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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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임파서블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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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할머니에게

가장 원하지 않는 능력이 생겼다.


은퇴한 수학 교사 72세 할머니 그레이스의 하루하루는 공허하기 짝이 없다.

아들 대니얼은 11살에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수십 년간 함께 삶을 나눠온 남편마저

세상을 떠난 지금, 그녀는 슬픔에 짓눌려서 아무런 느낌도, 아무런 감각도 못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과거에 잠시 친분이 있었던 여인 크리스티나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되는

그레이스. 놀라운 점은, 크리스티나가 그레이스에게 스페인의 섬인 이비자에 있는 집을

유산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그다지 큰 인연이 없는 크리스티나가 그레이스에게 유산을

남긴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기분 전환을 하고 싶었던 그레이스는 이비자로 가게 되고,

크리스티나가 남긴 작고 허름한 집에 도착한다. 집 안을 천천히 둘러보고, 크리스티나의

이웃들과 친구들을 만나는 그레이스. 그러다가 문득 인터넷에 남겨진 크리스티나의 기록을 살펴보던 그레이스는 충격적인 사진을 발견한다. 알베르토 리바스라는 다이버의 블로그에 있던, 수생 식물 사진 속에서 반짝거리던 목걸이는 수십 년 전 자신이 크리스티나를 격려하면서 줬던 바로 그 목걸이가 맞는데.... 과연 크리스티나는 사고로 죽은 게 맞는 걸까?


때때로 우리의 현실은 잔인하기만 하다. 소중한 것을 앗아가고 커다란 슬픔을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우리는 삶에서 벌어지는 기적과 마법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가장 힘들 때 "여기 있소"라면 거대한 선물 보따리를 준다고 하면 될까? 소설 [라이프 임파서블] 은 마치 신이 준비한 듯한, 운명과도 같은 거대한 변화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설 [라이프 임파서블]은 수학 교사였기에 매우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그레이스가

생각지도 못한 능력을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황당하지만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들을 다룬다.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믿었던. 냉철한 그레이스가 어느새 동물의 감정을 읽고,

다른 이의 과거와 미래를 마치 영화를 보듯 들여다본다. 깐깐하고 폐쇄적이었던 그레이스가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들이 참으로 재미있었다.


쉴 틈 없이 빵빵 터지는 사건 덕분에 재미있기도 했지만

사실 캐릭터 때문에도 재미있었다.

그중에서도 알베르토 리바스라는 캐릭터가 독보적인 캐릭터랄까?

사회의 관습과 규범을 신경 쓰지 않으면서 살아가면서 어쩐지 삶의 신비와 의미를

깊이 있게 깨달은 선지자 혹은 선각자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

나사 하나가 빠진 듯한, 어딘가 2% 모자란 것 같지만 이야기 내내 그레이스를 이끌어주는

친절한 인생의 가이드인 알베르토....


젊음의 열기와 수채화같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한 섬 이비자.

과거의 희미한 인연의 끈 덕분에 이비자로 오게 되는 주인공 그레이스.

그러나 이것은 절대로 우연에 의한 사건은 아니었으니....

갑자기 그레이스가 엄청난 능력을 얻게 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그레이스와 알베르토 콤비는 과연 크리스티나의 죽음에 관련된 비밀을 찾을 수 있을까? 해답을 얻고 싶다면, 정말 정말 재미있는 이 소설을 꼭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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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타케무라 유키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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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 보호자 동반 불가?!

이 동물병원에는 뭔가 비밀이 있다!

수상한 수의사의 좌충우돌 사건 해결

존재 그 자체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동물들로 가득한 소설이 있다면? 이 책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이 바로 그것이다.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사쿠라이 아키가 그들을 치료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건과 좌충우돌을 다루고 있는 소설인데, 동물은 물론, 사람들까지 상당히 귀여워서 심장에 무리가 온다.

깨물어주고 싶은 귀여움에 훈훈한 감동까지 선사하는 소설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속으로 들어가보자.

사람들과의 소통에는 서툴지만 동물과의 대화는 완벽한게 해내는 젊은 수의사 사쿠라이 아키. 대학 다닐 때에도 사람 앞에서는 쩔쩔 매지만 동물과는 일심 동체인 듯 행동하는 그녀의 별명은 바로 괴짜였던 것!

대학을 졸업한 후 아키는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던 동물병원을 물려받아서 운영중인데, 사람들과의 대화가 거의 불가능한 (?) 그녀의 곁에는 할아버지와도 함께 근무를 했었던 남자 간호사 유키가 있어서 든든하다.

동물을 치료함에 있어서 다른 조건은 없지만 단 한가지의 조건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치료를 할 때 보호자들이 함께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 아키가 동물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호자들이 봤다가는 정신 나간 사람의 혼잣말로 들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

새끼 고양이에게 몰래 양파가 든 어묵을 주는 바람에 배탈이 난 사건 그리고 낯을 너무 가리는 주인이 걱정이 되어서 일부러 밥을 안 먹고 아키의 병원에 오려고 한 깜찍한 미니 푸들의 사건까지... 아키의 동물병원은 사랑스러운 사건들 (?) 로 가득하다.

그러던 어느날,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어린 고양이를 한 청년이 데리고 온다. 아키는 허둥거리다가 그 청년에게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들켜버리게 되고 아키에게 급 관심을 가지게 된 그 청년은 급기야 자신의 이름이 데즈카란 것과 대학원에서 동물행동학을 전공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하게 된다.

그런데 몸이 좀 나아진 어린 고양이는 데즈카의 사라진 개에 대해서 언급하게 되는데... 시바견을 닮은 청년 데즈카가 품고 있는 비밀은 과연 무엇이고, 아키에게 그는 어떤 의미로 남게 될 것인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들로부터 받는 위로와 감동은 굉장히 크다. 내가 키우는 냥이가, 댕댕이가,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내가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해본 집사들이 아마도 많을 것이라고 본다. 오직 동물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의사와 그녀의 친구들의 감동적인 현장에 함께 하고 싶은 독자들이 있다면 반드시 한번은 읽어봐야 할 감동적이고 따뜻한 소설 [마음이 들리는 동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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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동이 트는 사랑방 이야기 - 수다스러운 산문
강외석 지음 / 국학자료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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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고 흘러나오는

수다스러운 산문

“사랑방”은 한국식 전통 가옥에 존재하는 공간이고 취미를 즐기거나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공간에서는 손님방과 같은 곳이었던가? 아마도 살림살이가 넉넉한 집안이나 양반집에서나 마련할 수 있었던 공간이라 여겨진다. 어쨌든 손님을 대접하는 공간이 따로 있을 정도로, 접대의 관습에 매우 친화적이었던 우리 조상님들. 저자 강외석님의 에세이 “먼 동이 트는 사랑방 이야기”는 주제에 상관없이, 손님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누는 대화를 닮아있다. 저자 스스로도 “수다스러운 산문”이라는 부제를 붙일 만큼 정겹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누어진다. 옛 동네의 골목에서부터 우리가 아버지에게 품는 오해와 진실 그리고 번역가와 평론가의 역할까지... 이 책은 실로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저자의 생각을 논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고 흥미로웠던 부분을 말하자면, 우선 “골목”이란 게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다룬 부분이었다. 18쪽 “골목이 일상이다” “골목은 대체로 서민층의 공간이다”라는 인상적인 문구는 양반에 비해서 차별받던 특정 계층과 옛 모습을 잃어가는 대도시에 대한 아쉬움으로 이어진다. 친구들과 뛰어놀던 그 골목길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을까?

울컥하는 심정으로 읽어 내려간 부분은 54쪽에서 시작되는 “아버지 생각 – 보이지 않는 아버지의 눈물” 편이었다. 스스로 외로움을 자처하는 아버지들의 시린 뒷모습을 표현하는 부분 “한 생을 깡소주를 마시고/담배를 피우며/행상하시던 어머니를 울리던 미운 아버지”와 진정한 부성애를 나타내는 표현 “겉으로는 냉혹하고 엄격하고 위압적인 이미지가 뚜렷하지만 한국의 아버지 역시 그렇다. 드러내놓고 표 내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자식에 대한 무량의 깊고 찐하며 짠한 사랑을 품고 있는 것이다”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이가 들고 보니, 자식들에 대한 사랑을 마음껏 표현 못 하시고 살던 엄격한 아버지가 몰래 흘린 눈물이 보이는 듯했다.

183쪽 : 건강한 페르소나의 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페르소나” 즉, 원래는 가면을 의미하는 말이었으나 현대에 와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대인의 인격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엿보인다. 저자는 페르소나가 실종된 상태의 인간 사회라면 어떻게 보일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아마도 거짓과 위선이 득실대는 불의의 세상이 아닐까?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인터넷 속의 익명성을 예로 드는 저자.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세상에서는 굳이 페르소나라는 가면을 쓸 이유가 없기에 악성 댓글을 쓰는 악마들이 들끓는다는 사실... 반듯한 인격의 표상인 페르소나를 가지는 것이 곧 건강한 사회로 가는 길임을 저자는 한 번 더 강조한다.

쓴소리도 단소리도, 웃기는 소리도, 싱거운 소리 등등 온갖 세상 이야기들이 자유롭게 쏟아져 나올 수 있는 곳 사랑방. 저자는 우리가 현재 고향 상실의 시대, 즉 “엘렌트”에 살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따뜻하게 품고 보듬어주는 이웃들의 손길이 있었지만 현재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서 고립된 상태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 지성은 몰안시되고 형식과 물질 위주의 자본주의가 주도하는 껍데기 인간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 같다. 저자는 따뜻한 사랑방을 찾아온 독자들에게 차를 대접하며, 이제는 외면보다는 내면, 물질보다는 정신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리운 옛날과 불안한 현대를 오고 가며 다양한 주제로 저자와 한바탕 대화를 나눈 것처럼 느껴지는 에세이 [먼 동이 트는 사랑방 이야기]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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