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페이스
아미티지 트레일 지음, 김한슬기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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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스카페이스 " 에는 유명배우 알파치노가 나와서 주인공 " 토니 과리노 " 를 완벽하게 구현해냅니다. 원작 소설이 영화의 원동력이 되긴 했지만 영화와 내용이 똑같은 것 같지는 않아요. 스카페이스는 미국에서 금주법이 시행되던 당시 미국의 지하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경찰과 법이 통용되지 않던 무법지대였던 만큼, 야심가들의 거칠고 어두운 야망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설입니다.

일단 소설의 도입에서, 주인공 토니 과리노는 젊고 거친 갱스터인데, 아주 악명높은 갱단 지도자인 알 스핀골라의 여자 친구을 짝사랑하게 됩니다. 화려한 클럽에서 일하는 그녀. 빛나는 외모의 그녀를 멀리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가 데이트를 신청하지만 그녀는 이런 식으로 그에게 퇴짜를 놓죠.

" 커다란 차를 돈다발로 채울 능력이 되거든 그때 다시 찾아오렴. 말이라도 섞어줄지 누가 아니?"


토니는 비싼 차를 빌려서 백달러 지폐로 차를 꽁꽁 감싼 다음, 비비안을 만나기 위해 그 다음날 그녀가 일하는 클럽으로 찾아갑니다. 악명높은 갱스터 두목의 여자친구인 그녀를 만나기 위해 말이죠! 물론 이런 소식이 알 스핀골라에게 좋게 들릴리 없습니다. 토니는 알의 똘마니로부터 목숨의 위협과도 같은 협박을 받지만 눈 하나 깜빡 하지 않죠. 다음에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은 그가 어떻게 젊은 나이에 조직을 이끌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토니 과리노는 일종의 " 복수심 " 과 같은 " 아메리칸 드림 " 을 품고 미국으로 온 쿠바 이민자 중 한 사람입니다. 미국 슬럼가의 혹독한 환경에서 자라난 그는, 처음에는 접시닦이나 청소부로 시작하지만 점점 밀주를 만들고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갱단 조직에 속하게 되고, 점점 조직의 한 부분으로 성장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클럽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서 도망치듯 제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게 됩니다. 전역 후 훈장처럼 얼굴에 흉터를 품고 돌아온 토니. 그러나 그는 이미 사망자로 알려져 있는 상태였죠. 특히나 이미 외모도 변해있는 상태라 그는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제 어린 나이에 조직을 이끌게 되면서 지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게 두려운 존재가 되어가는데....


의리와 명예를 중시하는 범죄 세계를 다룬 [ 대부 ] 와 같은 장르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도 즐겨 읽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전개가 빨라서 책장이 훨훨 잘 넘어갔어요. 대사 하나하나가 얼마나 생생한지, 마치 고전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답니다. 그 유명한 영화 " 스카페이스 " 의 원작 소설이니 당연히 재미는 보장하고 있지만 영화와 소설은 많이 다르다고 하네요. 하지만 금주법이 시행되던 당시 어둡고 잔인하며 냉정했던 갱스터 세계를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고 있는 소설인 듯 합니다. 고전 느와르의 세계로 빠져들고 싶다면 오늘은 이 책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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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쉽게 돈 버는 이모티콘 만들기 - 캐릭터 개발부터 출시까지 초간단 이모티콘 제작의 모든 것
로아 변유선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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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하게 더운 날씨인데 집콕하느라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루네요. 특히 제가 사는 대프리카는 후끈후끈 마치 찜통 같은 더위가 사람 잡습니다. 이럴 때 제가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대프리카의 맵고 뜨거운 더위를 찰떡같이 표현해 줄 이모티콘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요. ( 찾아보면 있으려나? ) 그냥 말로는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므로, 나만의 색깔을 가진 이모티콘을 만든다면 감이 팍팍 올 듯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어요. 제목은 [ 혼자서도 쉽게 돈 버는 이모티콘 만들기 ]입니다. 예전부터 꺠깨오 똑 등과 같은 채팅 프로그램에서 독특한 이모티콘을 사용하기 좋아하던 나에게 주위 사람들이 꼭 나만의 이모티콘을 만들어 보라고 했었는데요. 저의 컴퓨터 지식이 수준 이하라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이모티콘 만드는 방법을 정말 정말 쉽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저자 로아 변유선님은 조소과를 나오셨는데, 평소에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쓸 때가 가장 행복한 일러스트이자 이모티콘 크리에이터라고 합니다. ( 저는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한데 말입니다 호호 - 이것도 이모티콘으로 제작할 수 있겠네요! ) 여기에는 이모티콘 기획 단계부터 제작 그리고 출시까지, 저자의 친절하고도 자세한 설명이 잘 나와 있습니다. 이 책 하나만으로 그냥 A부터 Z까지가 가능하겠는걸요?



책 구성을 잠시 들여다보자면 말이죠. 1장에는 이모티콘 시장 분석 및 전략 /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이모티콘 제작 실전 및 멈춰있는 이모티콘 만들기가 나옵니다. 3장에는 움직이는 이모티콘 그리고 4장에는 플랫폼 제안과 상품 출시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그야말로 가성비 끝내주는 책이네요.





저는 그림을 잘 못 그리지만, 제 주위에는 그림도 잘 그리고 글씨도 잘 쓰는 지인이 있습니다. ( 친언니에요 호호 ) 책을 꼼꼼하게 읽고 분석한 뒤에 사업 파트너로 친언니를 끌어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재능을 썩혀둘 순 없잖아요. 이 책 2장에는 포토샵을 이용해서 본격적으로 이모티콘을 만들어볼 수 있는 실전 단계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주 쉽고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저처럼 컴맹이면서 컴퓨터 기술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아주 적절한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식으로 댕댕이 그림을 예시로 들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기술에 대한 지식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라 다소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설명이 이해가 쉽게 되어 있어서 천천히 읽고 따라 하면 금방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려견과 반려묘를 키우시는 집사가 혹시 계신다면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집 냥이 혹은 우리 집 댕댕이 이모티콘도 만들어 보실 수 있겠습니다. 저는 우리 집 냥이인 신코난이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신코난이의 생각을 집어넣은 이모티콘을 만들어보고 싶네요. 이렇게 올해 목표가 또 하나 생겼습니다. 저와 함께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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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리바의 집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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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집에 발을 들인 순간, 원래의 당신으로 돌아갈 수 없다!”

집의 소유주는 누구인가? 인간인가 초자연적인 존재인가? 가끔은 인간이 아닌 존재가 집을 소유할 수도 있다고 저자 사와무라 이치가 말하는 듯 하다. 집에서는 아니지만 나도 초자연적 현상을 겪은 적이 있다. 언젠가 뜨겁게 태양이 내리쬐던 여름, 해수욕장을 다녀오는 길에, 꼬불꼬불 산길을 운전하던 후배가 갑자기 급정거하더니, 조수석에 앉아있던 나에게 이랬다. " 언니, 방금 누가 제 옆에서 깔깔거리며 웃었어요."

밖에서도 무서운 이런 경험을, 편안해야 할 집에서 겪는다고 생각해보자. 정말 무섭고 공포스러울 것 같다. 이 [ 시시리바의 집 ] 은 도저히 합리적으로 설명이 불가한 초자연적 현상을 다루고 있는데, 집을 차지하고 있는 어떤 괴이한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 이 소설은 두 명의 관점에서 서술된다. 남편의 전근으로 인해 도쿄에서 살게 된 사사쿠라 가호. 그녀는 아는 이 한명 없는 대도시에서의 삶에 힘들어한다.

그러던 어느날, 어릴 적 친구였던 히라이와 도시를 만나게 되는 가호. 그런데 그의 초대를 받고 찾아간 도시의 집에서 기분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모래.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모래와 집의 구석구석에 쌓여있는 모래. 먹고 있는 밥에도 모래가 스며들어서 서걱서걱 거리는데 이상하게도 이 집 식구들인 히라이와 부부와 할머니 도시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 듯 보인다.


한편, 남자 주인공 "나" 는 초등학교 시절 친구였던 하시구치네 가족이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진 후 유령 저택처럼 되어버린 하시구치네 집 ( 그러니까 지금 도시의 집) 에 친구들과 ( 초등학교 시절 ) 놀러갔다가 이상한 경험을 한 후 ( 모래 폭풍을 겪고 두 눈이 빛나는 존재를 만남 ) 머리 속이 이상하게 꼬여버린다. 한마디로 사람이 망가져버린다. 사회 생활도 못 하고 사람들도 만나지 못하고 집에만 틀어박히게 된 "나". 그러나 주인공만 그런게 아니라 유령 저택에 갔던 친구들 모두 학교를 그만 두거나 사고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 등 비극을 겪는다. 그런데 같이 갔던 " 히가 " 라는 여학생만 다른 의미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 보기왕이 온다 ] 로 섬뜩한 공포감을 조성했던 작가 사와무라 이치는 이 책 [ 시시리바의 집 ] 을 통해서 조금씩 조여오는 공포를 잘 표현하고 있다. 가랑비에 옷 젖듯 나도 모르게 스며드는 비정상 혹은 빙의 현상. 정상적인 사람도 환자나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이 무시무시한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도시의 집에 다녀온 후 심한 기침과 깨질 듯한 두통에 시달리는 가호. 병원에 가보니 목이 염증에 의해서 심하게 망가진 상태. 남편 유다이는 절대로 다시 가지 말라고 하지만 알고 보니 결혼 반지를 거기에 두고 온 것 같다. 한편, 집에 틀어박혀 있는 주인공 남자 "나" 에게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 히가 고토코가 찾아온다. 유령 저택 방문 후 음침했던 그녀에게서 뭔가 힘을 느꼈었는데 알고 보니 그 후 유령이나 영가를 퇴치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는 히가. 그 집에 살고 있다는 " 시시리바" 라는 존재를 없애러 히가와 함께 가기로 한 주인공. 그들은 과연 이 괴이한 존재를 퇴치할 수 있을까?

공포물치고는 다소 심심하다고 느껴지는 [ 시시리바의 집 ]. 그러나 다 읽고 돌아서니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든다.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고 구석구석에 모래가 쌓이지 않았나 찾아보게 된다. 그리고 예전에는 그냥 지나갔던 현상 ( 갑자기 물건이 떨어진다던가) 도 갑자기 일어나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한다. 우리 집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게 맞을까? 혹시나 우리 집에도 내가 모르는 괴이한 존재가 집을 차지한 채 내놓으라고 아우성대고 있는 건 아닐지.... 뭔가 불쾌하고 섬뜩하며 슬며시 내 집과 몸뚱아리 마저 차지할 듯한 존재에 대한 공포감을 너무나 잘 표현한 호러물 [ 시시리바의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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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생전 떠나는 지옥 관광 - 고전문학, 회화, 신화로 만나는 리얼 지옥 가이드
김태권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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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왜 지옥에 끌리는가 "

인류가 수천 년간 상상해온 온갖 지옥들

그림으로 만나는 세계 지옥 백과

내가 좋아하는 영화 [ 콘스탄틴 ] 에는 지옥에 몇 번이나 다녀오는 남자가 그려진다. 그는 세상에 악마가 접근하는 것을 막는 일을 하는 일종의 영매사? 혹은 구마사? 인데 하루는 자살한 영혼을 찾으러 지옥을 가게 된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지옥에는 바싹 마른 미이라 같은 시체들이 머리가 뻥 뚫린 채 거미 같은 팔과 다리를 움직이며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먹어치운다. 오마이갓! 진짜 지옥이 그렇다면 제발 가지 않도록 착하게 살아야겠다.

우리가 죽어보지 않는 이상, 지옥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세상인지 우리가 알 겨를이 없다. 그러나 이 책 [ 살아생전 떠나는 지옥 관광 ] 을 쓴 저자 김태권은 우리가 익히 들어본 명화 속에 그려진 지옥과 악마를 통해서 우리가 그동안 그것들을 어떻게 상상해 왔는지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첫번째 : 악마는 미남일까? 추남일까?

피터르 브뤼헐이 1562년에 그린 [ 반역한 천사의 추락 ] 에서 천사는 잘생겼고 악마는 기괴한 모습이다. 벌레나 개구리 물고기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 악마들. 반면에 알렉상드르 카바넬의 19세기 그림 [ 타락천사 ] 에서는 근육이 예쁘게 잡힌 꽃미남으로 그려진다. 헐... 악마가 아이돌같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렇다면 악마는 미남일까? 추남일까? 시대마다 다르게 상상했다는게 정답이다.








두번째 : 악마는 지옥에서 무엇을 할까?

신의 힘에 한계가 없다고 쳤을 때 지옥은 ' 나쁜 사람들을 혼내주라' 며 신이 악마에게 위임한 공간일 수 있다. 불교에서는 이런 궂은 일을 야차라는 존재가 맡는다고 한다. 천사에 가까운 야차는 신의 뜻을 받들어 생전에 못된 짓을 도맡아 한 죄인을 벌준다고 한다.








김태권 저자는 이런 지옥이나 악마에 대한 재미있는 궁금증 풀이와 더불어 명화에 얽힌 뒷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이해 주고 있다. 얼마전까지 한국에서 절찬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 에서는 불륜을 다루고 있는데 주인공 이태호가 억울하다는 듯 내지르는 대사가 한때 널리 회자되기도 했다. " 사랑에 빠진게 죄는 아니잖아 ." 글쎄? 잘못된 사랑에 빠진 건 죄가 된다고 하는데...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가 1814년도에 그린 그림에 등장하는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는 시동생과 형수 사이다. 남편과 아내 사이에는 사랑이 없었지만 그들은 사랑에 빠졌고, 하루는 사랑 이야기를 둘이 읽다가 입을 맞추었는데, 그 순간 질투심을 이기지 못한 형 잔초코가 그 둘을 죽였다는 이야기가 그림으로 묘사된 것이다. 죽어서 지옥에 간 둘은 " 모든 빛이 침묵 " 하는 어두운 곳에서 " 잠시도 쉬지 않는 지옥의 태풍" 에 이리저리 휘몰리는 벌을 받는다고 하는데,,,음,, 벌이 무서워서라도 남의 남자에게는 눈도 돌리지 말아야할 듯 하다.







서울대학교에서 미학과 서양 고전 문학을 공부하고 본업이 만화와 일러스트를 그리는 것이라는 저자 김태권. 어쩐지 서양 고전 명화에 등장하는 지옥을 설명하는데 얼마나 유쾌하고 재치있던지, 죄인을 부글부글 끓는 탕에 데치고 죄인의 몸에 칼을 관통시킨다는 지옥이 무섭기보다는 흥미로운 장소로 느껴졌다.

예를 들어, 책 138쪽에 나오는, 뒤로 걷는 죄인들 얘기를 동네 뒷산에서 자주 목격되는 어르신들과 ( 뒤로 걸으시면서 박수 치시는 분들 ) 비교했을 땐 정말 빵 터졌다. 그러나 곧바로 빵 터진 나 자신을 반성하게 만드는 김태권 저자의 방대한 배경 지식을 보라.

" 뒤로 걷는 지옥이 있다. 벌 받는 사람들 목이 반대로 꺾여 있기 때문이다. (...) 그런데 그런 무서운 장소치고는 벌이 약해 보인다. 뒤로 걷는 어르신이라면 이른 아침 동네 약수터에서도 자주 만나지 않던가. 심지어 뒤로 손뼉도 치시는데 말이다. "

" 바로 예언가와 점쟁이, 인간에게 허락된 지식을 넘어서려던 사람들이다. ' 보아라, 너무 앞을 보려 했기 때문에 이제는 뒤를 바라보며 뒤로 걸어간단다.' 앞을 내다보던 사람을 뒤만 보게 만들어 놓았다는 점이 이 벌의 핵심이다 "

지식으로 중무장하였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고, 고전 명화가 등장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은 책 [ 살아 생전 떠나는 지옥 관광 ]. 어쩔 수 없이 집콕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명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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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이
로미 하우스만 지음, 송경은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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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살아있는 한 탈출을 포기할 수 없다.

레나, 나는 당신을 대신할 수 없어! "

이 놀라운 책을 단 한 마디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하면 바로 위의 문장이 아닐까? 로미 하우스만의 데뷔 소설인 이 [ 사랑하는 아이 ] 는 사랑과 트라우마라는, 인간 본성을 강렬한, 저자만의 시각으로 꿰뚫고 있다. 그녀가 TV 방송 제작 회사에서 편집국장으로 일하면서 많은 사건의 피해자들 ( 성폭행, 전쟁, 학대 등등 ) 과 인터뷰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의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는 듯 하다.

리뷰를 잘못 했다가는 온갖 떡밥들이 노출될 것 같지만, 최대한 조심해서 줄거리를 이야기해보자면, 한 여인이 납치범에게 잡혀있다가 도망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런데 병원에 실려갈 때 그녀는 딸인 한나와 함께 있었다. 구급대원에 한나에게 엄마의 이름을 물었을 때 ' 레나 ' 라고 했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 여인은 누구이고 어떻게 교통 사고 현장에서 한나와 함께 있었을까?

병원에서 그녀의 진짜 이름이 야스민 그라스 라는 사실이 밝혀지지만, 경찰의 어떤 질문에도 속 시원히 답을 못 하는 그녀. 경찰 쪽에서는 야스민이 13년 전에 실종되었던 젊은 여성 ' 레나 ' 일 거라고 착각하고 ' 레나 ' 의 부모인 마티아스와 카린 벡에게 연락한다. 희망을 품은 채 병원으로 달려온 부모,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긴 했어도, 아버지 마티아스는 그녀가 자신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곧장 알게 된다. 하지만 한나는 실종되었던 딸 ' 레나 ' 의 판박이였다. 이게 무슨 일일까?


이 소설은 야스민, 마티아스 그리고 한나라는 3명의 화자 구도에서 서술된다. 트라우마의 영향인지, 한나는 조금 남다른 모습을 보인다. 매우 지적이지만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 소시오패스같은 느낌을 풍기는 아이다. 야스민은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후, 자신이 붙들려있던 오두막집과 자신이 어떻게 그 집을 탈출했는지를 설명한다. ( 스노우볼로 괴한의 머리를 내려침 ) 한나는 아직도 남동생 요나단이 오두막집에 있다는 설명을 하는데, 간호사의 질문이나 경찰의 질문에 대한 대답 혹은 그녀의 생각이 다소 섬뜩하다. ( 뭔가 소름끼치는 아이 )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진실이 이야기 속에 숨어있다는 걸 독자들은 깨닫게 된다. 저자 로미 하우스만은 상처로 인한 트라우마를 겪어내는 방법이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너무나 잘 표현해낸다. 그러나 아무리 상처가 크다고 하지만, 13살 밖에 되지 않은 한나의 반응은 정말..... ( 읽어보셔야 아심 ). 그리고, 사건 이후, 야스민은 심각하게 예민해져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세상을 피하며 집에만 박혀있게 된 그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녀에게 익명의 쪽지가 날라오기 시작하는데...

다 끝난 줄 알았던 사건인데,, 야스민이 가장 두려워했던 일이 발생하려 한다. 이 이야기는 뒤로 가면 갈수록 독자들을 더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일까? 모두가 숨기고 있던 진실이 드디어 밝혀지면서 독자들은 경악과 충격 속에 입을 다물 수 없게 된다. 등장 인물들 모두는 성격적 결함을 가지고 있고 호감 가는 인물이 없었지만 그래서인지 책이 더욱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책들을 읽다보면, 도대체 세상에 믿을 놈이 있나? 라는 생각마저 든다. 책이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 책 [ 사랑하는 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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