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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있는 나 아닌 나 마인드북 시리즈 3
박옥수 지음 / 온마인드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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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존재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우리는 마음을 느낄 수는 있기 때문에 그것을 좋은 쪽으로 키워나갈 수도 있고 아니면 나쁜 쪽으로 부풀려 나갈 수도 있다. 본인의 의지에 따라서. 뭔가 잘못되었을 때 빨리 알아차려서 재빨리 되돌릴 수 있는 건 본인의 몫이라고 항상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은 마음에 대한 뭔가 다른 시각을 제시해 주었다.
 
박옥수님은 예전부터 청소년 인성 교육 문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셨고 그 결과 마음이라는 밭에 좋은 씨앗을 심어서 아이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청소년을 위해서 계속 좋은 책을 출간하셨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청소년 인성 문제 뿐 아니라, 생각이 너무나 넘쳐나는 시대에 생각을 절제하지 못해서 즉,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신의 비합리적인 생각을 너무 믿어버려서 ( 목사님의 말씀으로는 악령의 소리를 들어서 ) 죄를 저지르거나 자신의 인생을 망쳐버린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어른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책을 읽는 내내 자신의 귀에 대고 나쁜 일을 저지르기를, 스스로를 해치라고 말하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또 거기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있다는 것을 보고는 많이 놀랐다.

과연 그게 악령이라는 존재일까? 일반인의 생각으로는 ( 즉 내 생각으로는 ) 악령이라는 존재는 다소 생소하고 믿기 힘들기 때문에 사실은 그때 그때 일어나는 생각에 이끌리지 않고 좀 더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거나 깊고 넓게 조금만 더 생각했더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점쟁이의 말만 믿고 사업을 망친 한 여인, 눈에 보이지 않는 남자 친구와 대화를 하는 여자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악한 힘에 이끌려 학업을 망친 엘리트였던 남학생.
     
나는 목사님이 말씀하신 악령이란 부분이,,, 사실은 현대인의 특성인 생각의 과잉이 사람들의 마음에 과부하를 일으키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서 보통은 하지 않을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을 목사님의 시각으로 다르게 설명을 하신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읽은 많은 사연들 중에서 가장 기가 막혔던 사연은 , 새댁이 자신의 아기를 죽인 사연이었는데, 그녀는 아기를 낳고 목욕을 시키는 가운데 만약 자신이 죽으면 아기는 어떻게 될지 상상을 한다. 처음엔 조그만 구슬같던 안좋은 생각이 나중엔 마치 눈덩이처럼 커져서, 그녀는 아기가 새엄마를 만나서 고생하는 장면을 상상하고는 그럴 바에는 자신과 함께 죽는게 낫다 생각하며 아기를 죽이는 모진 선택을 한다.
 
사실 이게 말이 되는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걸 보면 어쩌면.... 과학으로 증명되지 못한 악령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 많은 종교서적등을 통해서 우리가 볼 수 없는 정신적인 세계가 있다고 하니까. 선과 악. 악마와 천사 등등.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없다고 할 수도 없는 것들.
 
박옥수님은 마음에 어둠이 끼기 시작하면 악령이 깃들기 쉽고 악령이 깃들기 시작하면 쉽게 꾀임에 넘어갈 수 있다고 하신다. 그리고 그런 경우엔 빛으로 어둠을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목사님이시라 당연히 성경 말씀, 예수님의 말씀으로 다 몰아낼 수 있다고 확신하시는 듯 하다. ( 확신할 순 없다 솔직히... )

어쨌든 목사님은 약하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서 진리의 길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라 생각이 든다.  종교도 다양하고 방법도 다양하지만 어쨌든 선함과 진리로 가는 길은 그다지 복잡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박옥수 목사님도 자신의 방식으로 힘든 길을 걷는 사람을 위해서 본인의 신념을 다하여 책을 쓰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도 목수님의 방식으로 녹여낸 좋은 책이 출간될 것이란 기대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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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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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라는 뜻은, 미국 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소위 Red Neck 이라고 하는 백인계 노동 계급을 의미하는 것이다. 힐빌리의 노래라고 해서, 성공를 이룬 누군가가 고향을 떠올리며 잠시 추억에 담긴 듯한 따뜻한 이야기를 기대했었으나,,,, 이 책은 다소 과격하면서도 사회 비판적인, 그러면서도 개인의 고군분투를 그려낸 회고록이었고 인물들의 특징이 아주 생생하게 살아있는 실화라서 책을 읽는 동안 아주 몰입을 할 수 있었다. 

주인공 J.D. 밴스는 서른살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 성공한 축에 속하는 변호사가 되었다. 사실 주인공의 가정은 매우 불안정하였다. 괴성과 주먹이 오고가고 접시가 날라다니는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라난 주인공의 어머니는,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 후유증으로 인하여 어른이 되고나서도  이 남자 저 남자를 전전하며 제대로 된 가정을 이끌 수 없는 철없는 엄마가 되고 그 이후로도 약물에 빠져 재활센터등을 들락날락 하느라 아이들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다. 

한 개인의 성장의 멈춤과 인격의 몰락은,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매우 복잡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머니의 불안정은 당연히 부모로부터 온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개인의 책임이라고 볼 수도 있다. 유년기 시절 거의 미친 여자 같던 어머니에게 시달렸던 주인공이 내부의 혼란함과 폭력성을 극복하고 어엿한 가장이 되고 성공적인 사회인이 될수 있었던 이유도 끊임없는 자아 성찰과 노력에 의한 것이었으니까.

이 책에서 주인공이 어렸을 적 살던 지역은 남부에 위치한 오하이오주 애팔래치아산맥 근처의 미들타운 이라는 곳이다.  여기는 대부분이 백인 노동 계층 출신이고 철광 산업이 주종이었는데 미국에 불황이 몰아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도 그 영향이 일정부분 미쳐서 주민들은 가난과 결핍이라는 혼란을 겪게 된다.

인간은 약한 존재이므로 가난과 결핍에 시달리는 주민들은 그로 인한 고통과 삶에 대한 절망 등으로 인해 쉽게 약물중독자가 되기도 하고 알콜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아니면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는 불안정에 시달리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채 살아가다가 일찍 세상과 이별하기도 한다. 

반면 주인공 밴스는 약물 중독에 빠져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제대로 된 가정을 꾸리지 못하는 엄마를 돌보느라 일찍 철 들어버린 애 늙은이가 되어 나름 강하게 자라게 된다. 그 뿐 아니라 비록 엄마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쳤지만 자신에게만은 엄청난 사랑을 퍼부어준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 책에서 할모와 할보라 부른 ) 덕분에 정상적인 어른으로 자랄 수 있게 된다.

 사실 윗대에서부터 이어져온 폭력성 ( 내부의 적 ) 과  주인공이 유년기 시절에 살았던 미들 타운 ( 외부의 적 ) 이라는 곳이 그에게 분명히 안 좋은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다. 자신의 친구들처럼 교도소를 들락거리거나 약물중독에 빠져서 아까운 삶을 강물처럼 흘려보냈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런 전형적인 행로를 따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강한 사람이었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찰하였고 자신에 대한 책임을 졌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주인공이 어머니에게 쫓겨 죽음의 공포에 떨때는 함께 떨기도 했고 터프한 할모가 총으로 할보를 죽이려고 하는 장면에서는 같이 벌벌 떨기도 했다. 주인공이 자신의 내부의 적, 즉 폭력성 때문에 여자친구와 싸우고 나갔다가 돌아온 장면에서 울고 있는 여자친구를 발견한 장면에서는 함께 울기도 했다.

그만큼 책은 살아 있고 깨어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한 인간이 이렇게 뜨겁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에 모두들 나처럼 감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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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병동 병동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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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가 무엇이건 간에 상관없이, 작가는 책을 통하여 자신이 속한 사회의 여러 다양한 모습과 인간 군상 등을 드러내고자 한다. 단지 형식이 다를 뿐. 미스터리나 스릴러물도 그런 면에서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이런 장르들이 살인이나 자살 등과 같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하여, 개인의 추악한 욕망이나 사회의 어둠 ( 자본주의의 탐욕 ) 등등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미스터리 혹은 추리소설이란 복잡한 미로를 빠져나갈 수 있게 해주는 문의 열쇠를 찾는 것과 같은 일이다. 나는 사건 해결의 스릴감에 도취되기를 원하고 작가와의 머리 싸움을 시작한다. 작가가 뿌리는 사건 해결을 향한 빵가루를 따라가면서, 그래 한판 씨름을 해보자. 던질 때로 던져봐라. 복선과 힌트,,, 과연 누가 범인이고 범인이 아닌지,,, 뭣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는지, 난 해결할 수 있어. 왜냐하면 난 한국의 셜록 홈즈, 한국의 아가사 크리스티이니까 ( 라는 헛소리를 해가며 ㅋㅋ )

 

이 가면 병동이라는 책의 겉장에 나와 있는 가면이 심상치 않다. 모든 사건이 이 가면을 중심으로 해서 벌어진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가면을 쓰고 살게 된다. 그것이 고객을 향한 점원의 웃음이든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한 부하직원의 표정관리이든 아니면, 세금탈루와 같은 부도덕한 짓을 저지르는 회사와 같은 곳이든 간에, 현대의 인간과 사회는 많은 가면을 덮어쓰고 산다고 볼 수 있다.

 

위선과 가식 그리고 더 나아가면 뇌물 수수와 같은 부도덕.

 

병원이라는 공적인 장소도 인간이 운영하는 곳이니 만큼.... 어떤 가면을 쓰고 있지 않을까? 그 가면을 끝까지 따라갔을 때.... 과연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독자의 상상에 맡겨야 할 부분이다.

 

주인공 쇼고는 외과의사인데 원래 자신의 선배가 근무해야할 한 요양병원 당직 근무를 대신 맡게 된다. 그 병원은 늘 누워만 있거나 아예 정신이 없는 요양환자들이 있는 곳이라 따로 할 일이 없고 그냥 대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 꿀알바라 생각하며 병원에 가는데, 하필이면 그날 재수도 없게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터지게 된다.

 

갑자기 뉴스에서 편의점 강도 사건이 터졌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멍하니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쇼고는 병원에서 권총을 들고 삐에로의 가면을 뒤집어쓴 복면 강도를 만나게 된다. 그때 그는 그의 손에 붙들려온 한 여인을 보게 되고 그 여인은 바로 편의점에서 강도의 총에 맞아 배에 피를 흘린 채 삐에로 가면에 의해 끌려온 인질인 것이었다.

 

병원에는 쇼고와 두 명의 간호사 사사키, 히가시노 밖에 없고 그 외에는 3층과 4층에 머물러 있는 환자들 뿐이다. 그 강도는 연신 자신은 경찰을 피하러 왔을 뿐이고 새벽이 되면 나갈 것이니 그 동안 조용히 있어라 라고 말하여 쇼고와 그 외의 인질들을 안심시키지만 그래도 역시나 불안감을 감출 수는 없다.

 

그런데 병원에 없는 줄 알았던 원장이 갑자기 나타나서 삐에로 가면을 골프채로 때려눕히려 하였으나 도리어 자신이 공격을 받고 다리에 총을 맞는다. 마나미라는 이름의 인질도 부상, 원장도 그 지경에 이른 상태. 그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쇼고는 요양 병원에 있을 가능성이 낮은 완벽한 시설을 갖춘 수술대가 놓여 있는 광경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강한 의심을 품고 병원 이리저리를 쑤시고 다니며 조사를 한다.

 

수술실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삐에로 가면이 당연히 돈을 훔치기 위해서 편의점을 습격하고 병원에 몸을 숨기기 위해서 인질을 데리고 온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쇼고, 그러나 완벽한 시설을 갖춘 수술실을 발견하고, 연이어, 밖으로 드러나 있지 않던 비밀 엘리베이터와 뭔가 숨기는 듯한 원장의 태도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면서 수상한 점을 조사해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품게 되는 쇼고.

 

그러다가 쇼고과 마나미 사이에는 이상야릇한 감정이 폴폴 솟아나게 되고 쇼고는 그녀를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자 마나미를 빨리 탈출시키던지 아니면 경찰을 빨리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애를 써보지만 어찌하리... 이미 밀실 미스터리인 걸. 마음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다.

 

그런데 간호사 중 한 명인 사사키가 가슴에 칼을 맞은 채로 발견이 되고 이제 이 밀실 미스터리는 다른 국면에 들어가게 되고 다른 성격을 띄게 된다. 누가 왜 사사키를 죽였는가? 아무도 들어갈 수 없고 나갈 수 없는 이 상황에서 과연 누가??

 

자 이제 생각해 볼 거리들이 있다.

 

첫 번째, 삐에로는 왜, 하필이면 이 요양병원을 선택했을까? 우리는 여러 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두 번째, 사사키는 왜 살해를 당했을까? 다른 사람들은 멀쩡한 상태인데. 왜 사사키만?

세 번째, 과연 요양병원에 완벽한 수술대가 있을 필요가 있는가?

 

이제 새벽이 밝아오고 있고 조금만 더 있으면 삐에로는 약속대로 경찰을 피해서 병원을 나갈 것이고 쇼고와 함께 다른 인질들도 안전하게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삐에로가 약속을 지킬까? 삐에로는 과연 무엇 때문에 병원에 들어온 것일까? 자신의 말대로 단지 경찰을 피해서 온 것일까?

 

책 전체에 걸쳐서 허둥지둥 대는 원장 다도코로, 다도코로와 함께 뭔가 감추는 듯한 간호사 히가시노,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칼에 찔려 사망한 간호사 사사키, 연약하지만 웬일인지 쇼고에게 지나치게 추파를 던지는 듯한 마나미 그리고 이 혼란의 와중에도 뭔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쇼고.

 

이 책은 밀실 미스터리가 그러하듯이 나중에 거대한 반전이 빵 하고 터진다. 그러나 읽어나가다보면 추리 소설을 어느 정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모든 인질극의 시작이 무엇에서 비롯되었고 어떻게 끝날지 대충 짐작을 하게되어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을 것 이다.

 

자본주의의 사회에서 우리는 정녕 물질의 노예로써 밖에 살아갈 수 없는 것일까?  소유나 존재나 그것이 문제로다.

 

인간으로써의 최소한의 존엄성도 지킬 수 없다면,,,,,,,, 과연 법의 테두리 밖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완벽하게 쇼고의 입장에서 ( 과연 그런 지는 사실 모르겠지만 ㅎㅎㅎ) 삐에로의 가면을 쓴 무시무시한 인질범과 함께 하루를 보낸 느낌이다. 지친다. 머리도 어지럽고. 아마 쇼고도 그랬을 것 같다. 쇼고 다음에도 또 만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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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혼
황희 지음 / 해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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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혼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작가는 차마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영혼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그는 글 전체에 걸쳐서 우리의 영혼은 마치 순환하는 공기처럼, 이쪽 세상에서 저쪽 세상으로 아니면 저쪽에서 이쪽으로 오고가며,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한다.

 

그는 죽음으로 인해 육체를 떠난 영혼이 만약 세상에 미련이 너무 많이 남으면, 빙의, , 산 사람의 몸을 빌어서 마치 그 사람인양 살아간다는 무시무시한 내용을,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어서 다소 빠른 호흡으로 풀어내고 있다.

글의 중요한 주인공인 전직 추리소설가 미야베 라이카 ( 한국이름 : 신재경 ) 는 경증 치매를 앓고 있어서 하루에도 정신이 수십 번 왔다 갔다 하는 상태. 그녀에게 하나뿐인 딸 양희주 ( 사실 딸이 하나 더 있다는깜짝 반전이 있긴 합니다만 ) 는 책에 삽화를 그리는 , 즉,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의 소유자이고,  그녀의 삽화의 주 소재는 카나리아이며 이상의 시집에 나오는 아해에 끌린다.

이 글의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

이 글은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과거에 벌어진 끔찍한 자살과 살인 사건에 대한 의문을 책에 등장하는 웬 정의로운 인물이 형사나 탐정, 여기서는 한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 - 해결해 나가는 방식, 즉 추리소설이나 스릴러 소설의 그것을 띄고 있다

 

이것은 과연 무슨 이야기를 뜻하는 것일까? 정답은 책 속에.


 작가는 그러한 추리소설의 빠른 전개를 이용하여 영혼이 남의 몸에 깃드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서, “ 산 사람은 죽고 싶어하고 죽은 영혼은 다시 부활하길 원한다

과거 불행한 삶을 살다가 자살한 수인 그러한 그녀에게 심하게 집착하며 폭행을 가했던 남편 곽새기. 그리고 정신병원에서 수인과 친했다는 이유만으로 곽새기에게 살해를 당했던 조이라는 이름의 남자. 수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곽새기는 왜 조이를 살해했던 것일까? 이것의 정답은 책의 말미에. ㅎ

 

그리고 이야기는 수인이 죽던 날 번지 점프를 했던 강주미라는 대학생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그녀는 번지 점프를 한 이후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을 하기 시작 하는데, 그러다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부모님이 행방불명되고 자신에게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 괴한으로부터 쫓기기 시작한다. 강주미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동생 나영과 함께 주거지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최대한 괴한의 눈에 띄지 않도록 도망다니지만 집요한 추적자는 계속 그들을 쫓아다닌다.

 

그러던 와중, 미야베 라이카의 딸 양희주가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살해를 당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하고 치매에 걸린 미야베 라이카가 그런 딸을 찾아헤매는 와중에 강주미 강나영 자매를 만나게 되고, 미야베를 도와주기 위해서 그녀의 집에 들어간 강주미는 양희주가 바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 " 아해 " 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고, 양희주의 작업실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그림 카나리아 를 발견하게 된다.

 

과거 자살한 수인이 기르던 새들은 카나리아였다.

강주미는 손등에 카나리아를 문신하였고 아해라는 작가명으로 활동한 일러스트레이터, , 양희주를 가장 좋아했다.

남자친구에게 살해를 당한 양희주는 작가명 아해로 활동하였고 카나리아를 즐겨 그렸다

 

이들 사이에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물론 추측은 해볼 수 있지만 작가는 일단 여러 단서와 힌트 등만을 제시한다. 독자들이 스스로 그녀들 간의 관계를 파악해 낼 수 있도록

 

 

흡입력 있는 문장과 다양한 인물 구성, 그리고 그 인물들 사이의 거미줄처럼 그러나 유기적으로 얽힌 관계, 생생한 캐릭터 묘사,, 마지막으로 탄탄한 플롯을 통해서, 작가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소재 빙의, 영능력자,등등 을 판타지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 (?)를 이용하여 독자가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잘 풀어낸 듯 하다.

사실 소름끼치는 장면이 몇 군데 있어서 읽어보다가 갑자기 뒤를 돌아본다거나 오금이 저려온 적도 몇 번 있긴 하나 더운 여름날 뭔가 시원한 느낌을 느끼고 싶거나 머리끝이 서는 느낌을 느끼고 싶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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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프라우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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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느꼈던 불길한 예감은 글을 읽어갈수록 퍼즐이 맞춰지듯이 하나하나 맞춰지기 시작했다.

 

이 글의 주인공은 안나. 그녀는 미국에서 만난 스위스인 남편을 따라 먼 이국땅을 날아왔다. 사랑하니까 결혼했다는 합리적 판단 아래. 그 당시에는 서로 사랑했다고 믿었을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마치 새장에 갇힌 새처럼, 안나는 합리성과 절제를 요구하는 스위스라는 공동체와 가족이지만 끈끈한 정이라고는 찾기 힘든 무뚝뚝한 시어머니 그리고 남편 사이에서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고통을 느끼게 된다.

 

어떻게 보면 철저하게 자신을 배척하는 타자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 시점과 공간 속에 놓였다고 할 수 있다. 그 와중에 그녀의 자아 정체성은 어느새 사라져가고 그녀가 서 있는 자리는 조금씩 균열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그녀의 영혼은 액체처럼 흔들리기 시작하고 그녀의 무의식은 묻기 시작한다. 나는 도대체 왜 여기 있는가?

Do I belong here ? 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하며 그녀는 밤마다 집 뒤 언덕을 산책하며 고독을 달랜다.

 

그러던 와중에 그녀는 생존의 몸부림으로 인한 자신의 선택으로, 혹은 운명의 장난으로 인한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로 인해서 간신히 버티고 있던 그녀의 신경은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자신은 진실하다고 믿었던 사랑.

불과 같은 사랑이라고 믿었는데........

 

이제 안나는 메설리 박사라는 정신 분석가와 만나서 면담 치료에 들어가게 된다. 메설리 박사는 보통 스위스인과 마찬가지로 냉정함과 합리성을 갖춘 인간인 만큼, 감정의 영역을 철저히 차단하고, 안나가 꾸는 꿈들을 분석해 가며 그녀의 정신적 성장을 도운다. 이 대목에서 의문이 들었던 것은,, 과연 안나에게 필요했던 것이 정신적 정상이었을까? 아니면 그녀에게서 진심을 끌어낼 수 있는 공감이었을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그들은 형식적이나마 치료를 계속해나간다.

 

정신과 의사에게서 독일어 수업을 추천받은 안나는, 거기서 만난 아치와 불륜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자신을 밀어내기만 하는 사람들 - 아이들을 봐주긴 하지만 무뚝뚝한 시어머니 우르줄라, 결혼 이후로 애정 표현이 급격하게 줄어든 남편 브루노 - 에 대한 항의의 몸짓이었을까? 그녀는 아치와의 불륜에 이어서 겁도 없이, 파티에서 남편이 얼마 떨어져 있지 않는 거리에서 남편의 지인인 카를과 또 불륜관계에 들어가게 된다.

 

어쩌자고 저러는 것일까...... 마치 프랑스 여류작가 프랑스와즈 사강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라는 문장이 떠오르는 장면들이었다. 낮에는 외간 남자들과 불륜을 저지르고 밤에는 집 뒤 언덕에 올라가서 하염없이 걷고 기차 소리도 듣고 새 소리도 들으면서 괴로움을 달래는 안나. 안나는 마치 100킬로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졸아버린 운전자 같다. 안나는 빠져나갈 수 없는 운명이라는 네모 상자에 갇혀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삐에로 인형 같다.

 

작가는 다른 누구의 관점으로도 이 글을 쓰지 않는다. 오직 안나의 관점에서, 안나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그녀의 느낌을 적기 때문에 안나의 섬세한 심리변화와 심적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오직 여성적 관점에서만 안나의 이상하리만치 자기 파괴적인 행동이 이해가 될 수가 있었다. ( 설명은 못 하겠다 ^^;;;;)

 

만약 다른 사람의 눈으로 안나의 행적을 따라가게 되었더라면 소설의 느낌이 또 달랐을 수도 있겠지. 남편의 눈으로 봤다면 아마 수상쩍은 행동을 하는 안나를 추적하는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었을 수도 있었겠다.

 

그러던 중..... !!!! !!! 책이나 영화를 보면 제일 예쁘고 제일 사랑스럽고 제일 아끼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것처럼, 마치 내가 저지른 죄에 대한 희생양이 그들이 되는 것처럼.... 안나에게 절망 그 이상의 사건이 또 터진다

 

마치 그녀에게 속죄를 요구하듯 그녀의 삶은 그녀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을 앗아가버린다. 그리고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눈물조차 말라버린 안나에게 브루노는 자신이 그동안 절제해야만 했던 분노를 주먹에 모두 담아서 그녀에게 날리고는 짐을 싸서 안나에게 집을 나갈 것을 요구한다.

 

이제 안나는 어딜 가야 할까? 절망적인 안나가 연락한 메리는 바쁘고 찾아간 메설리 박사는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고 그녀에게 거절의 표시를 한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아치는 스코틀랜드로 돌아가있다. 그리고 정말 정말 한가닥 희망을 담아서 들른 성당의 신부는 그녀의 얼굴 자국에 난 멍을 보고는 메설리 박사의 이름이 담긴 정신과 의사들의 목록을 내밀면서 도움을 요청해보기를 충고한다.

 

책의 끝자락에 와서 나는 내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과연 신이 있을까? 우리에게 정해진 운명이라는 게 있을까? 안나는 자신이 선택한 불행한 삶을 충실히 산 것 뿐이었을까? 아니면 신이 정해준 운명이라는 계단을 차근차근 올라간 것 뿐이었을까?

 

지금 안나를 만난다면 아무말 없이 그냥 안아주고 함께 울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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