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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카드를 사랑하기 때문에 내 주변인들은 내가 정성들여 산 (거의 내용은 없고 서명만 적힌) 카드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거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면 늘 2-30장의 카드를 구입하고 그 카드가 다 떨어질 때 즈음이면 여행을 다시 떠나는 패턴을 반복하곤 했다.

페이퍼뮤지엄이라는 이 깜찍한 샵은 여행지 곳곳에서 만나곤 했다. 사실은 카드류와 깜찍한 소품을 파는 문구점에 불과한데 이름이 주는 느낌이 마치 미술관을 한바퀴 도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대부분 크리스마스카드나 생일카드로 보내버리고 이제 몇 장 남아있지 않지만
웹으로 보내기 위해 스캔해둔 몇가지 카드들을 소개!

  






친한 친구 teenypop의 결혼카드로 준 듯...

 

 

 

 


용도가 불분명해서 아직까지 사용못하고 있음.

 

 

 

 

 


겉이 아니라 안쪽에 그림이 그려져있는 카드


 

 

 

 

 

 




몬로버전과 엘비스 버전을 갖고 있었는데 엘비스는 누구한테 보냈더라?


 

 








태국에서 사온 Christmas in Thailand 시리즈였는데 슬리퍼신은 산타를 너무너무 사랑했었다.
  

 

 

 

 

 

 

 



친구 결혼카드로 그녀의 홈에 올렸음.  참고로 그녀가 얻은 남자와는 현실적 거리가 있음.


 

 

 

 

 

 



Edward Gorey 작품. 이 쿨한 카드 세트는 정말 음침해서 보낼데가 없다.

 

 

 














어버이날 아빠에게 드리려고 사왔으나....왠지 민망해서 시집갈 때 드리려고 놔두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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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poll 2004-08-13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시집갈때!.. 죄송 ㅠㅠ; 저는 님이 남잔줄 알았다는;;

michelle 2004-08-13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왜일까를 생각해봤는데...그럴만하더군요. 글과 생활이 무쟈게 삭막하긴 하죠. 뭐 미안할것까지야...

starrysky 2004-08-17 0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카드, 엽서, 편지지 등의 문구류를 너무너무 좋아해서 한때는 맘에 드는 건 닥치는 대로 사들였거든요. 근데 michelle님처럼 그걸 제 용도로 이용하는 게 아니라 그냥 계속 쌓아두기만 하다 보니 아이들이 너무 숨막혀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느날인가 마음을 비우고 주변에 다 날려보냈답니다. 음.. 내용은 없이 빈 종이로 마음만 담아서요. 흐흐.
그리고 이제는 욕심을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위의 카드들을 보니 또 다시 스물스물 예전의 욕심들이.. 저 꽃그림 카드랑 태국 산타, You've Got Male이 특히 죽이네요. 아아, 하지만 안돼안돼. 이제 사모으는 건 그만~~ ㅠㅠ

michelle 2004-08-17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처럼 쓸데없는 쇼핑을 즐기는 부류신가보군요. 눈에 띄지도 않는 것들에 돈쓰는 재미가 쏠쏠하죠. 저 태국 크리스마스 카드 예쁘죠? 슬리퍼신은 산타 시리즈인데 아주 예뻐요. 아...여행가고픈데 빨리 스케줄이 안잡히는군요. 여행가면 님의 서재에 카드한장 보내드릴께요.

ownidefix 2004-09-12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혼시절 종이광이었답니다.
지금은..^^;;;
그래도 아직 예쁜 포장지나 봉투를 보면 버리질 못한다는..나름의 지조를 지키고 있답니다.
아..왜 그렇게 종이봉투가 좋은건지..하여간 저도 종이 사는데 수억 날렸죠.
그런데..저도 남자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데..동지입니다요..방가방가..

michelle 2004-09-13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미혼시절? 아마도 성공적인 인생을 살고 계신듯...종이광이란 말 멋지네요. ownidefix님 서재에는 '개와 남편이 자고있다' 이런 페이퍼까지 있는데 왜 오해를 할까요? 하여간 오랜만! 반갑습니다.
 

나는 이 책을 대학 시절에 읽었다. 옆에 보이는 저 북디자인은 개정판에서 복원된 원서의 디자인이고 내가 처음 읽었던 키친은 아주 조잡하기 짝이 없는 paperback이었다.
취직과 영어공부에 쫒기는 요즘 대학생들도 그렇게 여유가 있을까 싶지만 나의 대학시절은 아~주 여유있는 시간들이었고 남들이 공부하러 가는 도서관에 가끔씩 책을 보러 들르곤 했었다.


그당시 바나나는 인기작가는 아니었다. 일본문학 코너에서 책을 찾다 우연히 손에 들어온 이 책은 막 출간된 것도 아니었는데 아는 사람도 거의 없을만큼 인기가 없었다. 그당시 일본문학은 하루키와 류가 평정하고 있었고 대학생들은 하루키를 유행가사처럼 트렌드로 읽고다녔다.  그런 쿨한 트렌드에 비춰볼 때, 바나나는 조금 유치한 감이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책을 읽고 왜 그렇게 감성의 코드가 맞는다고 느꼈는지....아마 전생애를 걸쳐 만화 애호가로 보낸 나의 감성이 처음 발현된 책이었기 때문일게다.(사실 또래보다 조금 유치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바나나 이후에 "만화를 못그리면 소설가가 된다"라는 컨셉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여간, 나는 왠만하면 책을 빌려읽지는 않는다. 읽고 나서 너무너무 갖고 싶은데 구할 수 없다면? 그 고통을 이미 어린 시절에 깨달았기 때문에 책은 꼭 사서 읽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었고 난 이 책을 구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음을 밝힌다. 서점마다 책은 품절이었고(인기가 없어서) 도서관에서 책을 훔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도 처음 고민했던 것 같다. 은박지를 바코드에 붙이면 나가면서 소리가 안난다는 낭설과....소심한 나의 고뇌..ㅋㅋ...그때 이 책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생전 친하게 지내지 않던 과친구와 돈독해지기까지 했다. (그녀는 등단했다고 들었는데 잘 살고 있는지....)

결국 차선책으로 교보문고 외국어 코너에서 영역본을 샀다. 지금도 그렇지만 영문으로 감정을 느낄만큼은 아니어서 그냥, 책을 갖고 있다는데 만족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이후에 바나나가 많이 출간되기 시작하면서 읽었던 많은 책들에는 이 책만큼의 만족감이 없었던 것 같다.  

때가 꼬질꼬질해져 책장에 꽂혀있는 이 책을 볼 때마다 처음 느꼈던 감성의 깊이가 다시 돌아오는 것만 같다. 지금이라면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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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lbi 2004-08-2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하하...나도 이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발견했었지..읽고 나서는 소장을 하기 위해 서울시내 대형서점을 뒤지고 돌아다니다 결국 어느 후진 서점 한구석탱이에서 발견하고는 기뻐했지...키친 보다는 키친 안에 있던 "달빛 그림자"때문에....음....내 대학 시절은 그리움과 거리가 멀었는데, 햇살 가득한 창가에서 이책저책 쌓아놓고 읽을 수 있었던 그 때가 그립군....

michelle 2004-08-2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보쇼 우리 같은 대학 아니었던가? 지금 도서관에 가서 찾아보면 열람카드에 니 이름과 내 이름이 있겠군. 즐거운 시절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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