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돈키호테 - 전2권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안영옥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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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팅만 해오던 <돈키호테>를 드디어 완독했다. 한 2천 장쯤 되는 이 작품은 놀랍게도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는데다, 나처럼 느려터진 독자라도 후다닭 읽어낼 정도의 가독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압도적인 자태에 겁먹을 필요는 없겠다. 사실 벽돌책을 읽을 때마다, 이게 그렇게까지 길게 쓸 내용인가 싶은 생각이 꼭 있었다. 그 편견을 완전히 깨부순 게 <돈키호테>이다. 전세계 독자에게 검증된 이 작품은 뭐랄까, 백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고 해야겠다. 포장지는 코미디 소설의 모양새를 하고 있으나, 실상은 온갖 팩트로 무장된 하드코어 인생교과서였다.


1권의 내용은 대강 이렇다. 시골사는 하급 귀족 영감님이 기사 소설에 심취하더니 직접 기사가 되기로 한다. 제 이름을 돈키호테라 칭한 뒤 불의로 가득 찬 세상을 구원하고자 모험을 나선다. 그는 출간된 기사 소설들이 전부 실화라 믿었으며, 소설에 나온 설정을 모조리 따라 한다. 아사 직전인 말을 타고, 옆집 농부를 종자 삼고, 가상의 귀부인까지 만드는 등 기본 조건들을 갖춘 다음 본격적인 기사 노릇을 시작한다. 이제 너무도 유명한 양떼 사건, 풍차 사건 등 별별별 해프닝이 반복된다. 이렇듯 가는 곳마다 사고 치는 초 역대급 민폐 아이콘이 바로 돈키호테 되시겠다.


환상 속에 빠져사는 이 영감님은 눈에 비친 모든 것을 왜곡되게 해석한다. 또 모든 상황을 제 입맛대로 끼워 맞춘다. 그렇게 세상은 그를 중심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보다시피 과한 덕질은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걸 명심하자. 기사 역할에 극도로 취한 돈키호테는 누구와도 멀쩡한 대화가 불가했고, 그래서 반박과 태클이 끊이질 않았더랬다. 간혹 말빨이 딸려 불리해질라 치면 꼭 마법사들의 장난을 탓해버린다. 이런 걸 가리켜서 인생 날로 먹는다 하는 건지도. 요 광기 충만한 능구렁이의 어디가 그렇게 매력적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는 돈키호테만의 역발상을 손꼽는다. 갖은 우롱에도 자신을 의심하긴커녕 애초부터 당신네들이 틀려먹었다는 우리 영감님의 뇌구조가 지금 봐도 쇼킹한데 뭐 당시에는 더했을 테지. 돈키호테의 넘사벽 언변과 신성한 기사도 앞에서는 되려 손가락질한 이들만 바보가 된다. 이게 참 웃기면서도 기분이 묘했다. 그는 자기를 무시하는 이들과 싸우지 않고 자리를 피하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의 위대한 뜻을 시기하는 날파리 정도로 여겼다. 역시 정신승리가 답이었던가.





고품격 젠틀맨의 껍데기와 달리 가슴에는 사랑과 낭만이 들끓는 떠돌이 기사님. 예고도 없이 폭발하는 감수성은 그냥 뭐 갱년기라서 그런 걸로 하자. 숨 쉬듯이 운명을 탓하고 사랑을 노래하는 돈키호테가 전혀 낯 뜨겁지 않았던 건 아마도 진지함과 망가짐을 왕복하는 텐션의 온도차 때문이렸다. 그래 뭐, 좋은 게 좋은 거라지만 정말x100 피곤한 타입이다. 그 곁에서 고생은 고생대로 한 산초는 왜 손절하지 않았을까. 주인과 싸우기도 참 많이 했고, 그래서 몇 번이나 종자를 관두려 했던 산초였다. 그럼에도 끝까지 동행한 이유는 언제나 자신의 허물을 덮어준 주인의 온화함 덕분이다. 결국 돈키호테는 '좋은 사람'이었고, 그걸 알아본 산초와 동료들은 어떤 빌런 짓을 해도 그를 이해하고 받아주었다. 과연, 사랑 없이는 평화도 없다는 말씀.


그나저나 늘 진지풀한 우리 기사님은 왜 그리도 에너지를 낭비하시는 걸까. 여기에도 나름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는데, 그가 모든 상황을 모험이라 하듯이 우리네 인생 또한 매 순간이 모험의 연속이라 하겠다. 생각해 보라.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드는 시련과 고난은 어느새 소소한 안줏거리가 되어있을 것이다. 그토록 심각해하던 고민도 나이 먹고 돌아보면 그렇게까지 감정 낭비할 일은 아니었구나 생각들 한다. 대부분 해프닝이었던 게지. 결론은 몸에 힘 좀 빼고 살자는 건데 그게 말이야 쉽지. 인생은 실전이고 두 번의 기회는 잘 없기에 물 들어오면 노 저어야지 별 수 있나. 나 같은 예민러들은 인생 공부를 두 배로 해둬야 한다.


자칭 기사라면서 기사 답지 못한 행동을 할 때가 더러 있다. 그는 자신의 모욕만큼은 절대 못 참으면서, 모욕당한 동료가 화내는 건 정당치 못한 연고로 그냥 참으란다. 거참, 완전무결해서 인간미 한두 방울 넣었다기엔 내로남불은 좀 킹 받지 않는가. 동료들은 이 궤변론자를 그러려니 했고, 일반인들은 기사님 비주얼에 그만 납득해버린다. 옷빨과 장비빨이 이렇게나 중요... 이게 아니고 암튼. 좀생이처럼 굴면서도 기사도를 외치는 게 난센스이긴 하나, 이렇게 양보 없이 내 방식대로 사는 것도 필요하겠더라. 혹여 이 책을 읽는다면 화려한 대사에만 집중하지 말고 상황별 행동에도 주목하길 바란다.


세상만사에 풍부한 학문과 식견을 갖춘 돈키호테는, 어떤 주제라도 막힘없이 설교하는 초 달변가이다. 그를 보필하는 산초 또한 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 본투비 입담꾼이다. 두 명 다 주옥같은 명대사를 잔뜩 남겼는데, 작가는 뭐가 그렇게 할 말이 많았을까나. 듣자 하니 당시 스페인은 정치, 문화, 종교 등등 문제가 많았던갑다. 세르반테스는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사회를 풍자하고자 <돈키호테>를 써서 디스며 팩트며 온갖 뼈 있는 개드립을 사정없이 갈겨댄다. 그렇게 하고도 욕먹지 않을, 또는 욕을 먹어도 끄떡없을 캐릭터가 필요해 만든 것이 미쳐버린 돈키호테와 덜떨어진 산초였다. 이런 친구들이 비판 좀 했다고 정색해버린다면 스스로 바보 인증하는 꼴이 될 테니까. 작가가 짱구를 참 잘 굴렸다.





10년 뒤에 나온 2권의 내용은 이렇다. 누군가 돈키호테의 모험기를 책으로 출판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또다시 모험을 하려던 차에 한 속보가 날아든다. 마법에 걸린 돈키호테의 귀부인이 그만 추녀가 되었단다. 이 마법을 풀기 위해 여기저기를 떠돌던 두 사람은 어느 공작 부부의 성을 방문하게 된다. 부부는 극진히 대접하며 교묘히 장난치고 조롱한다. 그런 줄도 모른 채 기사 제도의 부활을 만끽하는 돈키호테. 그의 약속대로 섬의 통치자가 된 산초는, 공작 부부가 꾸민 계획에 고생만 하다가 돌아온다. 마침내 귀부인의 마법을 푸는 방법을 찾았으니, 그것은 종자가 자발적으로 엉덩짝을 수천 대 맞으면 된다는데...


1권에서는 돈키호테가 세상을 바보로 만들고, 2권에서는 반대로 세상이 그를 바보로 만든다. 동네방네 소문난 인플루언서 돈키호테의 무늬만 기사였던 시절은 이제 지나갔다. 그래서인지 예전보다 사랑 타령하고 기사도 운운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가장 큰 변화는 주인공들이 확 점잖아졌다는 건데, 돈키호테는 둘째치고 산초가 뭐랄까, 제법 성숙한 말과 생각을 자주 한다. 주인 나리의 유식함이 물든 것처럼 말하지만 솔직히 세르반테스의 설정 미스 같았다. 이 설정 오류들 때문에 1권은 말이 많았는데, 안되겠는지 2권에서는 작가가 직접 개입하여 오류들을 바로잡아준다. 이 같은 전개와 연출은 처음 보는 방식인데 되게 자연스럽고 매끄러웠다. 이런 사기캐들은 왜 다 옛날에 태어난 걸까.


2권의 절반 이상이 공작 부부와 관련된 장면들이다. 부부는 돈, 장소, 사람, 시간을 다 써가며 방문객들을 놀림거리로 만든다. 나중에는 이걸 웃어도 되나 할 만큼 장난질의 사이즈가 달라진다. 그 많은 장난들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 위한 빌드업이니까 참고들 하시고. 것보다 돈키호테가 성에서 꽤 오래 머문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산초의 부재로 모험할 기분이 안 든다 쳐도, 귀부인 걱정을 너무 안 한다 싶을 정도다. 그거 때문에 떠나온 모험인데 말이지. 캐릭터가 바뀐 게 이렇게 아쉬울 줄은.


나는 속편의 주인공을 산초라고 본다. (솔직히 '반지의 제왕'도 샘이 주인공 아님?) 어느새부턴가 주인 나리의 화법을 따라 하면서 명석함까지 생겨난 산초. 그가 누구였던가. 수많은 지적과 호통에도 끄떡없는 철밥통 관심 종자 아니신가. 그랬던 산초에게 일어난 변화와 성장은 이제야 철 좀 들었네 하고 끝날 일이 아니란 말씀. 잘 먹고 잘 살면 땡이라던 그는 섬에 간 이후로 크게 달라진다. 꿈꾸던 통치자의 삶이란 고생 끝 행복 시작이 아닌, 불안과 고통의 허리케인 그 자체였다. 하여 육신은 고달파도 마음은 평온했던 옛 시절을 떠올리고, 마침내는 욕심에서 벗어나 본인에게 맞는 옷을 찾아간다. 이것이야말로 작품의 주제와 의미를 관통하는 예라 하겠다. 극 현실주의자인 산초는 평소 이상만 추구해대는 돈키호테를 이해치 못했었다. 그딴 게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주인 나리는 왜 거기에 빠져서 이 나이 먹도록 앞가림도 잘 못할까 싶었겠지. 헌데 그렇게나 무시했던 이상주의가 알고 봤더니 인간 다운 삶의 유지 비결인 셈이었다. 아 물론 돈키호테는 도가 지나치긴 했다. 여튼 현실만이 전부인 양 살아가는 이들에게, 생계의 해결만으로는 결코 건강한 삶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테스형의 말씀이니 잘 새겨듣자.


그와 반대로 돈키호테는 서서히 현실에 눈을 뜬다. 이제 더 이상 멋대로 해석하고 왜곡하는 일은 없다. 대체 무엇이 그의 심경을 바꿔놨을까? 추측건대 산초와 마찬가지로 자기 욕심을 깨달은 연고이지 싶다. 산초가 적극적으로 희생해 줘야 귀부인의 마법이 풀릴 텐데 자꾸 회피하고만 있으니 이 얼마나 괘씸할랑가. 계속되는 닦달에 못 이겨 제 몸에 채찍질을 시작하는 산초와, 그 메소드 연기에 껌뻑 죽는 돈키호테의 맹렬한 현자 타임. 나 좋자고 둘도 없는 친구를 죽게 할 셈인가. 피로 물든 이상이 과연 신성하다 할 수 있을까. 자신의 이상주의가 그릇된 욕심인 것과, 어긋난 기사의 도리를 깨달은 후 점점 제정신을 찾아가는 주인공. 이야기를 끝내야 하는 이유도 있지만, 극단적인 두 인물의 변화를 보여준 데에는 '중용'을 강조하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뭐든지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쳐지면 균형을 잃고 넘어지게 된다. 그러니 난 이런 사람이야, 나는 이래야만 해, 하며 자신을 가두고 채찍질하는 건 이제 그만들 하자.


1권 출간 이후, 가짜 후속작이 잔뜩 돌아다녔다나. 원작이 파괴돼가는 걸 두고 볼 수 없었던 작가는 직접 후편을 쓰고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인공을 퇴장시켰단다. 그리고 출간 1년 뒤에 세르반테스도 그만 퇴장했다고 한다. 알고보니 절망 그 자체였던 일평생이던데 이 같은 유머와 희망 가득한 글이 어떻게 나온 걸까. 그 답은 작중에서 언급한 작가의 인본주의에 달려있다. 인본주의는 절대 그냥 생겨나지 않는다. 완전히 밑바닥을 찍고 소망이 다 끊어졌을 그때에, 손길을 내어준 누군가에게서 삶의 의미를 발견한 자만이 얻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현자라 불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여하튼 평소에 내가 글 쓰는 방식도 이 인본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눈치챈 사람이 몇이나 있을진 모르겠지만. 자 여기까지, 내 평생 가장 긴 리뷰였는데 정말 글 쓰면서 설레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더라. 다시 한번 읽기를 잘했다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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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23-02-14 16: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완독이 가능한 책이군요. 사놓은지 이제 반년이 지난 것 같은데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어요. 😭

물감 2023-02-14 16:50   좋아요 4 | URL
저도 제가 해낼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왜 이제사 읽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북깨비 님과 같은 분들을 위해, 나름 신경써서 적어봤어요 ㅎㅎㅎ 앞에 서문 같은거 건너뛰고, 한 5장만 읽어보세요. 그대로 푹 빠지실 거에요! 스토리도, 번역도 되게 현대적입니다. 정말 걸작이라고 하겠습니다^^

coolcat329 2023-02-15 0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물감님, 먼저 고전 중의 고전 돈키호테 완독 축하드려요. 이 책이 이리 재미나군요. 저는 물감님의 글도 너무 재밌어서 웃으며 읽었습니다.
세르반테스 삶이 참 고난의 연속이던데 어쩜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었는지 저도 신기하네요.
저도 돈키호테 다시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

물감 2023-02-15 08:48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쿨캣님 ㅎㅎㅎ 정말이지 너무 만족했던 책이었어요. 그 많던 찬사들이 정말 거짓 하나 없었음을 온 몸으로 느꼈습니다. 특히 저의 성향이나 가치관과도 너무 잘 맞는 작가여서, 리뷰에도 정성을 좀 들여봤어요 ㅎㅎㅎ 고달픈 삶이지만 유머를 잃지 않으려는 테스형의 속내를 저는 알 것 같아요. 이와 관련된 리뷰도 쓸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꼭 읽어봐주세요!

책읽는나무 2023-02-15 08: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완독!! 해내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산초가 주인공!! 맞는 말씀 같기도?ㅋㅋㅋ

물감 2023-02-15 08:53   좋아요 2 | URL
ㅎㅎㅎ 감사합니다. 축하받으니 리뷰 당선된 듯한 기분도 들고 좋은데요? ^^
책 추천을 잘 안하는 제가 이 작품만큼은 적극 추천을 해봅니다~
산초가 주인공!! 그래보이죠? ㅎㅎㅎ

페크pek0501 2023-02-16 14: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돈키호테는 동화책으로만 읽었고 유튜브나 팟캐스트로만 들었어요. 저도 언젠가는 원작을 읽어야지, 하고 있었네요.
길게 쓰신 리뷰, 알이 꽉 찬 리뷰 같네용^^

물감 2023-02-16 16:40   좋아요 2 | URL
이 책은 동화나 요약본으로 읽은 사람이 많아서, 읽었다고 착각하는 책중 하나라던데요ㅎㅎ
그렇게라도 읽으면 좋지만, 완독한 사람으로써 반드시 원작을 읽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겠습니다^^
스토리도 메세지도 촥촥 감겨서 그냥 리뷰쓰는 맛이 절로 나더라고용ㅎㅎㅎ

서니데이 2023-03-13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메인 - 꿈이 끝나는 거리 모중석 스릴러 클럽 26
트리베니언 지음, 정태원 옮김 / 비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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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카티야의 여름>을 읽고 반해서 이번에도 많은 기대를 했는데 아 웬걸, 이렇게 텐션 낮은 스릴러라니. 뭐랄까, 티저 영상만 보면 박스오피스 1위인데 막상 보니까 그 티저가 전부였던 그런 느낌이다. 무엇보다 누아르 작품인 줄 알았다면 읽지 않았을거다. 나님은 누아르 안 좋아하거든. 그나마 타 작품에 비하면 문장에 힘을 뺀 편이라 읽기에는 덜 부담이라는 거. 본토에서는 베스트셀러를 여러 번 갱신한 작가라는데 국내에는 세 작품밖에 출간이 안 되어있다. 왜인지 알만하다. 저자의 감성이 우리나라한테는 그리 먹혀들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특유의 그 감성이 좋아서 다른 작품들도 읽고 싶어진다. 애매하게 취향 저격을 하는 애매한 작가이다.


슬럼가인 메인 거리를 순찰하는 라프왕트 경위. 아무리 질 나쁜 인간들로 득실거려도 라프왕트는 사명을 다해 이곳을 수호한다. 그러나 그의 거친 방식은 매번 민원을 낳았고, 경찰국은 이 최고참을 자르냐 마냐 하는 중이다. 어느 날 뭔가에 찔려죽은 피해자를 발견한 경위는 또 다른 피해자들을 찾아낸다. 이 신성한 구역에서 나 라프왕트를 무시하고 감히 살인을 해? 잡히면 다 뒤졌어 하고 있는데 아니 글쎄, 피해자들이 죄다 인간 말종이었다네? 흠흠. 그래도 살인은 안될 일이지. 잘리거나 말거나 오늘도 제 방식대로 메인을 주무르는 상남자 라프왕트의 이야기 되시겠다.


사건과 수사는 그리 중요치 않다는 듯 매우 느슨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사건에 관한 건 중간마다 한 번씩 집어주는 정도이고, 메인의 분위기나 인간 군상에 대해서 다루는 장면이 더 많다. 폭력과 음행이 난무한 이곳을 정화하고 질서를 잡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 왜 사건 얘기는 안 하고 자꾸 옆길로 새냐며 욱하지 말길 바란다. 내가 그랬거든(소곤). 암튼 가까운 사람들이 차례차례 떠나간 그에게 남은 건 일 뿐인데 그마저도 없어질 판이다. 이곳 메인에서는 라프왕트조차도 소외와 고독을 피해 가지 못하였다.


할아버지와 아내를 떠나보낸 후로 긴 시간을 방황하며 지금까지도 힘들어하고 있었다. 평생을 센 척하며 살았지만 누군가의 손길을 그리워하는 그였다. 그래서 어쩌다 탄생한 할배들의 카드게임을 매주 참여했고, 일부러라도 메인 거리를 순찰하며 사람들을 보러 다녔다. 늘 혼자였던 그의 앞에 두 젊은이가 등장한다. 하나는 사건 담당을 보조하는 신참 경관이었고, 다른 하나는 길에서 만난 어린 매춘부였다. 출근하면 신참과 종일 붙어있고, 퇴근하면 매춘부와 밤을 같이 보내는 나날이 반복된다. 나이가 든 탓인지 귀찮게 하는 이 둘을 딱히 뿌리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들과 지내면서 허물어져가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신참한테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매춘부한테는 죽은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회상에 빠진다. 과연 그는 현재를 살아가는 중일까, 과거에 머물러있는 것일까.


힘차게 떠오른 태양도 때가 되면 저물고 만다. 세상은 주인공에게 그만 좀 물러나라고 소리 지른다. 이렇게 억지로 설자리를 잃어야 한단 말인가. 어쩌면 메인의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이런 기분으로 살아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갈 곳이 없어진 그가, 갈 곳을 잃은 사람들에게 해오던 만행들이 어떠했는지를 돌아봤으면 한다. 여차여차해서 임팩트 없이 사건은 종결되었지만 딱히 추리하고 범인 쫓는 이야기가 아니므로 주인공 인생사에 더 주목하시기를. 힘들게 쌓아 올린 피라미드가 점점 무너져내림을 지켜봐야 하는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그런데 때론 떠오르는 태양보다 저물어가는 태양에게서 위로를 얻곤 한다. 세월의 풍파를 겪은 사람일수록 무슨 말인지 공감하리라 믿는다. 그러니까 있을 때 잘들 하자.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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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2023-01-25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물감 2023-01-25 20:06   좋아요 1 | URL
새해인사 감사합니다, 라파엘님도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하는 일마다 잘 되시길요!!

coolcat329 2023-01-25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 듣는 작가인데 소설 <아이거 빙벽>은 또 알고 있어요. 누아르 감성이 강한 책인가 보네요. 저는 누아르 좀 좋아하는데 도서관에서 작가의 책 찾아봐야겠어요.

물감 2023-01-27 11:22   좋아요 1 | URL
누아르 좋아하시면 이분 좋아하실것 같은데요ㅎㅎㅎ
아이거 빙벽도 기회되면 읽어볼려고요. 리뷰에 언급한 <카티야의 여름>은 정말 좋았습니다. 나중에 읽어보세요 ^^

은오 2023-01-25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설연휴 잘 보내셨나요? 올해 복 많이 받으시고 리뷰를 많이 써주시길 바랍니다. 뭐든.

물감 2023-01-26 08:39   좋아요 1 | URL
은오님도 새해복 많이받으세요🙂
리뷰는... 노력해보겠습니다ㅋㅋ

레삭매냐 2023-01-27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이 소설 읽은 것 같긴 한데...
격이 가물가물하네요.

물감 2023-01-27 11:24   좋아요 0 | URL
미국의 거장이라고 하니 분명 매냐님도 알고 계시거나, 읽으신 적 있을거라 봅니다요 ㅎㅎㅎ 아마도 매냐님 취향과 잘 맞을 작가로 판단되고요!

공쟝쟝 2023-02-04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유 안녕?

물감 2023-02-04 21:39   좋아요 1 | URL
히사시부리, 쟝쟝~

공쟝쟝 2023-02-04 22:02   좋아요 1 | URL
슬램덩크 봤구나? ㅋㅋㅋ

물감 2023-02-04 22:48   좋아요 1 | URL
놉. 이건 아싸들의 인사법이라규ㅋㅋㅋㅋ

공쟝쟝 2023-02-04 22:53   좋아요 1 | URL
왜 안봤어요? 보고 울고 와야지!!!! 내리기 전에 봐요!!! ㅋㅋㅋㅋ 청추우우운을 돌려다오~~~~
 
자메이카 여인숙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한애경.이봉지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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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동료들은 나를 남들과 어울리지 않으려는 아싸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 생각은 틀렸다. 인류애가 넘치는 나님은 사람들과 지내는 걸 매우 좋아한다. 단지 직장에는 잘 통하는 사람이 없을 뿐이다. 대체 그 어느 누가 일부러 고립되고 싶어 할까. 분명히 나님은 싱글 플레이어에 가깝지만 약속을 잡는 것도, 집에 초대하는 것도, 남의 집에 놀러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들이 더더욱 귀중하게 느껴진다. 아무튼 말야 내가 이렇게나 사람 좋아하는 스몰 토커인데, 도대체가 맞지 않는 닝겐들 가운데서 몇 시간씩 있으려니 요즘 들어 아주 그냥 오지게 현타를 맞고 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입사한 곳마다 인간들한테 데여서 퇴사를 했다. 이게 다 내가 너무 착해서 그렇다. 이 같은 애정결핍자들은 타인에게 칼같이 선을 긋거나 완전히 마음을 닫는 게 실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세상은 도통 내 맘 같지 않고 나에게 협조해 주지도 않아 어딜 가든 비주류에 속하고 마는 것이다. 보다시피 나님은 이렇게나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있단다. 젠장할.


<자메이카 여인숙>은 듀 모리에의 장편 중 가장 무난하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로 나를 닮은 주인공의 어중간한 성격에 있다. 매 작품마다 뚜렷한 캐릭터를 보여주었던 반면에, 이번 주인공은 수시로 이랬다 저랬다를 하고 있다. 그게 딱히 인간미 있어 보이지도 않는 데다 솔직히 스토리마저 쏘쏘 해서 이래저래 아쉬움이 컸다. 따라서 큰 기대 없이 술술 넘긴다면 그냥저냥 무난한 재미는 볼 수 있을 거다. 그와 별개로 가독성 하나는 참 끝내준다.


모친마저 별이 되어 완전히 고아가 된 메리 옐런. 그녀는 모친의 유언을 따라 이모한테 가서 살기로 한다. 알고 보니 이모네는 타 지역 외진 길목에 덩그러니 있는 여인숙이었고, 지역민들은 그 근처만 가도 부정 탄다며 질색하더랬다. 아아 뭔가 쎄하지만 당장 돈 없고 갈 곳 없는 우리의 따님은 일단 여인숙 초인종을 누르고 본다. 이윽고 등장한 골리앗 체구의 아재가 하는 말, 아임 유어 이모부. 그 옆에서 달달달 떨고 있는 이모의 동공 드리블까지. 주인공이 느낀 불쾌와 당혹이 독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마치 똥밭에서 하는 10시간짜리 흠뻑쇼 같달까. 저자의 스타일을 알지만서도 볼 때마다 참 거시기허다. 자, 여기까지만 보면 느낌 있고 좋았는데 이다음부터는 RPM이 팍팍 떨어진다. 매번 기대했다가 김빠지는 패턴이 내내 반복되거든. 사실 이게 문제가 아니라, 앞서 말한 주인공의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가 문제였다.


사납고 막돼먹은 이모부 앞에서 꽤나 센 척하는 메리. 그게 다 영혼까지 탈탈 털린 이모를 지키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한밤중에 찾아온 밀수꾼들의 불법 현장을 목격하자 저절로 주제 파악이 된다. 이대로 달아나고 싶지만 저 불쌍한 이모를 놔두고 떠날 수야 있나. 그렇다고 그녀를 도와줄 사람이나 있나. 이모부와 밀수꾼들을 신고한다 해도 증거가 없고, 이 외딴 구역을 지나려는 이조차 없다. 자메이카 여인숙은 밀수업 유통지로 딱이었고, 운영자인 이모부를 편드는 이모는 완벽한 인질이었다. 하여 이도 저도 못 가고 멘탈 바사삭 중일 때 등장한 모 남성이 하는 말, 아임 유어 이모부 동생. 결국 마음 뺏긴 그녀는 그에게 휘둘렸다가 반대로 휘어잡는 밀당을 반복한다. 또 세상 무서운 게 없다는 듯 굴다가도 막상 혼자가 되면 두려움에 쩔쩔매기도 한다. 몰래 집 나와서 떠돌기를 몇 번 하고, 밀수꾼들과 엮여 죽을 고비도 수차례 넘긴 주인공을 보며 역시 20대 초는 팔팔하구나... 아 이게 아니라. 아무튼 강인했다가도 한없이 쭈글어드는, 이 극과 극의 성격 때문에 몰입이 여러 번 깨지곤 하였다. 아무래도 초기 작품이라 그런지 좀 미흡하긴 해. 그럼에도 별점을 높게 준 것은 작가 특유의 서스펜스가 일품이라서다.


좀 더 잘 쓰고 싶었지만 너무 피곤해서 이 정도로 끝낼란다. 아직 안 읽은 분들은 얘기한 대로 기대 없이 읽기를 바란다. 적고 보니 주인공 캐릭터에 대해서만 주절주절한 거 같네. 매리도 그냥 나처럼 착해빠져서 그런 거야. 그래서 현타 오지게 맞고 정신 못 차린 걸 거야.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 여튼 이렇게 장편은 다 읽었고, 단편들은 뭐 언젠가 읽게 되겄지.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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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1-17 0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모부 동생의 등장이 풀어낼 이야기가 궁금한데요? 저도 곧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은 물론,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ㅋㅋㅋ

물감 2023-01-17 09:08   좋아요 1 | URL
아니아니 기대하지 말고 읽으시라니깐요 ㅋㅋㅋㅋㅋㅋㅋ
이걸 레베카나 레이첼 급으로 생각하고 보시면 안됩니다 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3-01-17 1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어쩜 이리도 재미있게 쓰시나요?
주인공 성격에 일관성이 없어 독자가 좀 혼란스럽겠는데요. ㅎ
서스펜스의 여왕! 이런 타이틀 제가 작가라면 듣고싶을거같아요.

물감 2023-01-17 11:41   좋아요 1 | URL
쿨캣님 왜이리 오랜만인가요 ㅎㅎㅎ
컨디션이 나빠서 반쯤 포기하며 쓴 건데도 좋아해주시다니, 쿨캣님은 사랑 그 잡채!
작가가 된다면 뭐라도 타이틀이 생기는 게 유리할 것 같긴 해요 ^^

은오 2023-01-17 15: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물감님은 저랑 비슷한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20000.

물감 2023-01-17 17:09   좋아요 1 | URL
은오님의 알라딘 활동으로만 봐선 도저히 저랑 같은 과라고 믿기지 않지만 존중해드리겠어요 ㅋㅋㅋ 은오님의 독서와 글쓰기를 응원합니다아

호우 2023-02-01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착하고 선 못 긋고 세상은 내맘같지 않고. 제 얘기인듯 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래도 힘냅시다^^

물감 2023-02-01 18:34   좋아요 0 | URL
댓글 감사합니다. 역시 착한 사람들은 이렇게 고생만 하다 갈 팔잔가봐요ㅎㅎ 힘내시고 알라딘서 자주 뵈어요🙂
 
레베카 (초판 출간 80주년 기념판)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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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음악이 다 비슷비슷하단 의견에 김태원 행님이 대답했다. ˝그것이 밴드의 색깔이다. 다른 색깔을 보고 싶으면 다른 밴드의 음악을 찾아 들으면 된다.˝ 이 얼마나 멋진 신념인가. 그러니까, 꼭 많은 걸 잘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고 여기에 나 역시 동의한다. 중국집은 중화요리만 잘하면 되고, 축구선수는 축구만 잘하면 되는 거다. 그러면 여러 능력자들 가운데서 소위 고인물 소리 좀 듣는 이들은 무엇이 다른가 하면, 바로 자기만의 고유성을 지녔다는 점에 있다. 제 장점이 무기가 될 때까지 갈고닦아놔야 어딜 가든 살아남는다. 이건 소설가들도 예외가 없는데, 매번 비슷한 식이라면 아무래도 취향을 타게 되어 있다. 그러나 고유성이 있다면 죽어서도 알아주는 불멸의 명예를 얻는다. 그런 이유로 대중한테서 살아남은 이름들은 취향과 상관없이 전부 존경받을만하다.


올해의 독서는 그동안 아껴두었던 작품들을 손볼 계획이다. 가장 먼저 <레베카>로 시작했는데, 왜 그토록 전 세계가 극찬했는지를 알겠더라. 야 이건 뭐 흠잡을 데가 없는 완벽함이다. 이제야 나도 어디 가서 호들갑 떨 자격이 생겼다. 보통 호평 일색일 때 나는 비평만 적곤 하는데, <레베카>는 딱히 비평할 거리가 안 보인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듀 모리에의 글도 다 비슷하긴 한데, 사실 고딕소설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봐야지. <레베카>에서는 저자의 전매특허인 으스스함을 첫 장부터 끝장까지 느낄 수가 있다. 과연 출구 없는 매력이란 이런 걸 말하지 싶다.


유명하니까 줄거리는 패쓰. 초반부터 주인공을 귀족과 후딱 결혼시키는 작가. 그 와중에도 이제 곧 후폭풍으로 독자를 후려칠 거라는 암시가 곳곳에 가득했다. 이후 맨덜리의 안주인 행세를 해야 할 주인공이 영 못 미더운 하인들의 표정은 곧 내 표정이었다. 차마 그녀에 대한 걱정과 근심을 배제한 채 몰입하기가 어려웠다. 맨덜리의 원래 안주인인 레베카는 보트 사고로 죽었으나, 집 안팎 어딜 가도 남아있는 그녀의 흔적이 주인공을 작아지게 만든다. 살아생전 팔방미인 사기캐였던 레베카는 죽어서도 살아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맨덜리는 여전히 레베카의 방식대로 운영되고 있었고, 무엇 하나 손댈 게 없는 주인공은 안주인의 위엄은커녕 체면이나 안 구기면 다행이었다. 으아아, 정말 불편해 미치는 줄 알았다.


맨덜리 저택의 실세, 댄버스 부인이 나서면서 작품의 구도가 크게 변한다. 레베카의 곁을 쭉 지켜왔던 부인은, 주인공을 교묘히 꼽주면서 멘탈을 무너뜨린다. 오직 레베카뿐이었던 댄버스 부인은 안주인 자리를 차지한 저 몹쓸 것이 불쾌했고, 그 몹쓸 것을 데려온 집주인 또한 원망스러웠다. 이제 주인공의 몰락을 향한 부인의 빌드업은 맨덜리 무도회장에서 결정타를 날린다. 레베카에 대한 부인의 집착과 걷잡을 수 없는 광기가, 독자의 텐션을 지구 밖에까지 끌어올린다. 진짜 이대로라면 제목을 댄버스로 바꿔도 손색없겠던데.


갈수록 차가워지는 남편의 태도가 주인공을 돌게 만든다. 남편은 일상 곳곳에서 전처의 부재를 느끼고 그리워하였다. 결국 레베카를 대신할 수 없다는 강박과 지독한 편집증에 빠진 그녀는, 있지도 않은 존재와 싸워서 자신의 무쓸모를 증명하고 있었다. 그렇게 지쳐갈 무렵 해안에서 한 선박이 좌초되는데, 인양할 때 딸려 나온 보트 안에서 레베카의 시신이 발견된다. 이 쇼킹 뉴스가 영국 전역에 퍼지고, 용의자로 지목된 남편은 사건 심리를 받는다. 이제 흐름은 한 개인의 갈등에서 맨덜리 전체의 위기로 넘어간다. 정말이지 숨 돌릴 새가 없었는데, 요절하지 않은 주인공도 참 대단했다.


어찌어찌해서 남편의 심리는 무죄 판결이 났다. 그 과정에서 몇 수 앞을 내다본 레베카의 비밀과 속내가 밝히 드러난다. 마치 죽어서도 난 영원할 거라는 레베카의 저주에 걸린 기분이었다. 이 미지의 인물은 책을 덮은 지금도 내 눈앞에서 아른거리는 존재이다. 어떻게 단 한 번의 등장 없이도 이만한 파급력을 지닐 수 있을까. 역시 이 정도는 해줘야 고인물 소리를 듣는가 보다. 총 세 편의 작품을 읽고서 감히 평을 하자면, 이 작가의 톤은 딱 하나뿐이다. 근데 그 하나가 유일무이한 흑진주 같아서 안 좋아할 수가 없는 거다. 허나 대중들은 무지개 톤을 원하고 있으니 이것 참 대략 낭패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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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1-09 22:0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전 물감님 리뷰들 몇개 읽으면서도 느낀 거지만 물감님 리뷰 너무 제 취향입니다. 1일 1리뷰 해주시면 안되나요? 가둬놓고 책 읽고 리뷰만 쓰시게 하고 싶습니다.

scott 2023-01-09 22:11   좋아요 3 | URL
물감님 리뷰 팬들 요기 북플에 많은데

물감님 냥이들 집사이셔서

많이 바쁘실 것 같습니다.(*ΦωΦ*)

은오 2023-01-09 22:18   좋아요 3 | URL
역시 팬이 많으시구나. 보는 눈은 다 똑같습니다 ㅋㅋㅋ 심지어 냥이 집사셔요? 물감님 직장가서 총기난사도 하셔야 되는데 ㅋㅋㅋㅋㅋㅋ 하... 어쩔 수 없죠. 🥹 저는 알라딘 신규라 아직 안 본 물감님의 글이 많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감 2023-01-09 22:24   좋아요 5 | URL
이런 B급 글이 대체 어디가 좋으신가요 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렇게 비행기 태워주시면 곤란한데요 ㅋㅋㅋㅋㅋㅋㅋ
염원에 힘입어 올해는 좀 더 다독해볼게요!
그리고 팬은 없어요... 저 알라딘 공식 아싸에요... 하하

은오 2023-01-09 22:53   좋아요 3 | URL
어디가 좋냐니요? 너무 정갈하고 안지루하고 한 문장도 그냥 안 넘기게 되는 글이지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물감님도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자주 와주세요! 😄

scott 2023-01-09 23:01   좋아요 3 | URL
물감님이 비급이시면

전, 에프급 ㅋㅋㅋ

냥이들 잘지내나요?
( ⓛ ﻌ ⓛ *)

물감 2023-01-09 23:37   좋아요 5 | URL
N년의 알라딘 활동을 통해 제 글은 매우 호불호가 있다는 걸 알았습죠. 근데 몇몇 분들이 이렇게 좋다고 해주셔서 연명하는 중입니다ㅋㅋㅋ네 자주 올게요🙂

그리고 스캇님은 양심도 없으심... 에프급이라뇨... 넘사벽 리뷰를 쓰시면서 ㅋㅋㅋ
참, 냥이들은 이제 멀리 가서 같이 안살아요ㅠㅠ 슬프지만 그렇게 됐습니다... 잘 지낼거에요😢

은하수 2023-01-09 2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작가 좋아해요
근데 리뷰는 물감님꺼로 읽고 싶네요~~~
전 자메이카 여인숙부터 시작했는데 너무 좋아서 줄줄이 책을 읽게 만들더라구요
얼릉 다른 책 리뷰도 부탁드립니다~~~^^

물감 2023-01-09 23:22   좋아요 2 | URL
은하수님 반가워요ㅎㅎ
안그래도 지금 자메이카 여인숙 읽고 있어요! 언넝 읽고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락방 2023-01-10 07:42   좋아요 1 | URL
우엇 저도 어서 빨리 자메이카 여인숙 시작해야겠네요!!

물감 2023-01-10 08:01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도 어서 고고😎

singri 2023-01-10 06: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 바로 읽고싶게 만드는 리뷰입니다.^^

물감 2023-01-10 07:41   좋아요 3 | URL
댓글이 원래 잘 안달리는데 어쩐 일로 댓글이 많네요ㅎㅎ감사합니다 싱그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3-01-10 07: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감님의 레베카 리뷰로군요. 레베카를 읽어야만 알 수 있죠. 레베카에는 레베카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것이 너무나 짜릿하지 않습니까?!

그나저나 이 리뷰를 읽고나니 물감님은 레이첼과 레베카중 레베카의 손을 들어주셨다는 걸 알겠네요. 아하하하. 이 알라딘 월드에 레이첼 편은 단발머리 님과 저 둘뿐이로군요. 아하하하. 괜찮아 괜찮아 괜찮습니다..

물감 2023-01-10 08:05   좋아요 4 | URL
레베카...완존 짜릿해요 ㅋㅋㅋ이건 모르는 독자가 없어야댐ㅋㅋㅋ저만 몰랐겠지만요...
레이첼도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레베카의 승입니다! 레이첼은 솔직히 같은 내용의 반복이었어요...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3-01-10 1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은 뮤지컬이 워낙 유명해서 원작 읽을 생각을 못하고 있었어요.
책 꼭 읽어야겠어요.
사실 우리 주변에 알게 모르게 레베카처럼 달라붙어 영향을 주는 것들이 많은데 좀 소름 끼칩니다^^

물감 2023-01-10 13:27   좋아요 1 | URL
맞아요, 뮤지컬이 너무나 유명한데 보질 못하니까 원작이라도 읽고 싶었어요 ㅎㅎ
영화는 생략과 각색이 많아서 아쉽더라고요. 뮤지컬도 마찬가지일 듯 하고요!
말씀하신 달라붙어서 영향주는 것들이 생각해보니까 꽤 있네요... 소름!!

새파랑 2023-01-10 15: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베카냐 레이첼이냐 논쟁을 종결시켜 주시는군요~!! 완벽함이라는 평이 이해가 됩니다. 저는 반전을 예상도 못했습니다 ㅋ

물감 2023-01-10 16:50   좋아요 3 | URL
완독한 자만이 공감할 수 있습죠ㅎㅎ
저는 반전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터라, 잠시 회로가 멈췄었어요...
그저 대단하단 말밖에 안나와요. 무결점 그 잡채!

그레이스 2023-01-11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딕소설이라는 설명이 붙은 소설은 안읽으려고 하는데,,, 칭찬하시니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네요^^
구할수는 있겠죠?!

물감 2023-01-12 10:12   좋아요 1 | URL
저도 고딕쪽은 막 좋아하지 않는데요, 이 작가의 갬성은 대부분 좋아하리라 확신이 듭니다 ㅋㅋㅋ 저뿐 아니라 다들 칭찬하시니까 믿어보세요! 중고로도 종종 보이더라고요~ 새책도 판매할거에요 ^^

잠자냥 2023-01-17 1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감 님 레베카파에 오신 걸 환영하면서, 저 물감 님 위해 서재 공개했습니다.
아니 근데 언젠가 물감 님이 제 서재 궁금하다고 한 댓글이 여기 없네요?
대체 어디서 본 걸까요?
아무튼 우리는 친구가 아니므로 직접 이렇게 찾아와서 이 소식을 ㅋㅋㅋ 알립니다.

물감 2023-01-17 17:1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레베카 쵝오!! 잠자냥 서재 쵝오!!!
그 댓글은 잠자냥님 글 <12월 마지막(?) 산 책(202212)> 여기에 있습니다 ㅋㅋㅋ
친구는 아니지만 사랑보다 멀고 우정보다 가까운 사이라 해두시죠 ㅋㅋㅋ

서니데이 2023-02-07 2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물감 2023-02-07 23:1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외로움에 쉽게 무너지는 인간이었다. 예고도 없이 찾아드는 이 감정에 사무칠 때면, 지독한 생각의 저주에 갇혀서 헤어 나오질 못했다. 그랬었는데 뭐랄까, 이제는 외로움과 제법 어울리며 살고 있다. 고독은 부딪혀야 할 대상이 아니라 친구처럼 지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혹여 이런 게 세월이 가져다주는 선물이려나.


그런데 말이다. 외로움이야 어떻게든 해보겠는데, 소외감만큼은 도무지 꼼짝을 못 하겠다. 그럴 때면 두 팔에 수갑이 채워지고 입에 재갈이 물린 듯한 망상에 빠진다. 또 초라함의 늪에서 솟아나는 불안을 방전될 때까지 곱씹어야 한다. 이 사이클이 한 번씩 돌고나면 정말이지 인류애가 바닥이 나버린다. 외로움과 소외감. 그게 그거 같겠지만 엄연히 다르다. 전자는 내가 모르는 집단에서 혼자인 것이고, 후자는 내가 아는 집단에서 홀로 된 것이다. 난 내가 소외되는 것도 싫고, 누군가가 그리 되는 꼴도 못 본다. 이 뭣 같은 기분 때문에 인원이 많은 자리를 꺼리게 된다. 인싸들한테 기가 빨려서 싫다는 건, 그들로 인해 소외되는 이들이 만든 궁색한 변명일 뿐이다.


최근 들어서 오래 유지했던 또 하나의 모임을 끝내버렸다. 더 이상 소외받고 싶지 않아서. 그만 좀 상처받고 싶어서. 어째서 인류애가 넘치는 나의 노력들은 그리도 쉽게 외면받는 걸까. 이런 와중에 읽은 책이 나를 몇 번이고 들었다 놨다 했는데, 적다 보니 또 흥분되어서 무슨 말을 쓸지 걱정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미결수를 통해 세상을 이해해보려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정서불안 끝판왕인 주인공은 죽어버리겠다며 초반부터 생난리를 친다. 전 가족이 포기한 마당에 고모만이 유일하게 주인공을 감싸준다. 주인공은 수녀인 고모를 따라 교도소에 가서 죄수들을 교화시키는 일에 합류한다. 거기서 만난 강간살인범에게 모종의 동질감을 느꼈고 결국 저 죄수와 자신이 다를 게 없음을 깨닫는다. 죄수의 교화를 보면서 그녀도 조금씩 세상을 향해 용서의 손길을 내밀게 된다는 내용이다.


멀쩡해 보이지만 정서가 불안정한 사람들이 참 많다. 그 원인은 대부분 화목치 못했던 집안생활에 있다. 그로 인해 성숙은커녕 평범할 수조차 없는 이들의 태도는 모 아니면 도다. 지나치게 밝다거나, 반대로 차갑고 방어적이거나. 이 책의 주인공과 죄수도 마찬가지이다. 무책임한 부모한테서는 자녀의 건강한 자아를 기대할 수가 없다. 그래서 주인공은 큰 상처를 입고도 침묵해야 했고, 버림받은 죄수도 세상을 증오해야만 했다. 나의 이 아픔과 진실에 관심조차 없으면서, 왜 나의 말들과 행동들을 한낱 먼지 조각 취급하는 걸까. 이렇게 세상이 날 등졌다 싶어지면 전부 다 가식 같고 위선처럼 느껴져서 진심이 전혀 먹히질 않게 된다. 아홉 번 잘해줘도 한번 실수하면 너도 결국 똑같구나 할 테니까.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마음이 열릴까. 작중에서는 주인공들이 제 상처를 공유하여 같은 처지와 심정이란 걸 확인하는 방식을 택했다. 전혀 다른 성장 배경과 신분인 두 사람의 마음이 일치한 건 죽음이라는 갈망 때문이다. 아무도 내 삶에 일말의 기대를 갖지 않는다. 나 또한 미련도 없어 죽는 게 두렵지 않다. 그렇다면 살아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오히려 내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목소리만 들려오는데? 이랬던 두 사람이 서로의 갈망을 안타까워하게 되고 삶에 대한 미련이 생기는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오만가지의 감정들이 교차하지만 모두 하나의 뿌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간접체험을 하게 해 준다. 그런데 간접이 아니라 실제 경험을 했거나, 비슷한 상황을 겪어본 독자라면 어떨까. 그래, 지금 내 얘기를 하고 있는 거다. 전혀 무관한 삶이지만 그들의 감정 하나하나를 경험했던 나라서, 이 책은 정말 읽는 내내 아팠고, 그래서 다시는 읽고 싶지가 않다. 작가님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국가대표 아싸로써 몇 마디 적자면, 지 잘난 맛에 사는 인간들아... 타인을 이해하지 못할지언정 존중할 줄도 몰라서는 안된다. 본인이 상처제조기는 아닌지 스스로 좀 돌아보고 그래라. 그럼 꼰대는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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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1-04 1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외로움은 그나마 익숙해지는데 소외감은 마주할때마다 버티기 힘든 거 정말 공감입니다. 기억도 떠오르고... 좋은 글 잘 읽었어요, 물감님. 상처제조기들은 평생 본인을 돌아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애초에 스스로 돌아보는 게 되면 남한테 그렇게 상처줄 수도 없음...진짜 패고싶다 ㅋㅋㅋㅋㅋ

물감 2023-01-04 11:42   좋아요 2 | URL
뉴페이스 은오님, 반가워요 ㅎㅎㅎ
저의 넋두리에 그렇게 공감하시면 안되는건데...
저같은 사람을 만나면 기쁘면서도 짠해진단 말이죠 ㅠㅠ
본문에 적었듯이 저는 존중할 줄 모르는 사람이 정말 싫거든요.
직장만 가면 총기난사를 그렇게 하고 싶어집니다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3-01-04 1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울면서 읽었는데 약간 시크하신 물감님께서 좋아해주셔서 넘 반가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좋은 글 많이 남겨주시길요^^

물감 2023-01-04 12:45   좋아요 2 | URL
사실은 저도 울컥울컥 글썽글썽 했습니다...
어째서 사람들은 외롭다 슬프다 하면서도, 서로를 질투하고 상처주고 그럴까요 ㅠㅠ
아무튼 새해는 다시 마음을 다잡아보렵니다... 페넬로페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공쟝쟝 2023-01-04 1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면 이 책을 읽었으니 이제 강동원으로 프사를 바꿔줘요!!

물감 2023-01-04 13:02   좋아요 1 | URL
나 아직 영화 안봤는뎁쇼...
그보다 강동원으로 바꾸면 진짜 돌 맞지 않으까?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4 13:05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할. 수. 있. 다!!! 라파엘님한테는 임시완으로 바꿔달라고 해볼게요!!!

물감 2023-01-04 13:27   좋아요 1 | URL
분명 현타올 거 같은데....
라파엘 님도 프사 바꾸면 생각좀 해볼게요 ㅋㅋ
(아 왠지 말려드는 기분이)

공쟝쟝 2023-01-04 13:32   좋아요 0 | URL
현실을 자각 안하면 되요!!!!! 삶은 픽션이다!! 오케이???? 메타버스!!!! 오케이??? ㅋㅋㅋㅋㅋ이 갯츠비 개구리 싫엇!!!!!

공쟝쟝 2023-01-04 13:54   좋아요 3 | URL
텄어텄어! 요청했는데 안바꾼대여 ㅋㅋㅋㅋ 하 알라딘에서 이야기 하는 또래 남자사람이 딱 두명인데 한명은 한문이고 한명은 개구리라니….. ㅠㅠ 괜찮아요… 현실도 그러하니까.. 개구리와 한문이면 다행이죠 뭐… (ㅋㅋㅋ) 현실의 강동원과 임시완을 기다리며… 후후…

물감 2023-01-04 14:16   좋아요 1 | URL
유일한 인맥 두명이 인티제 인프제라니, 쟝님은 성공한 사람이다ㅋㅋㅋㅋ
간절한 염원에 힘입어 내 언젠가는 잘생겨져볼게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4 14:23   좋아요 0 | URL
잘생겨질 필요는 없고 근육을 좀 더 만들어보자!!! 사람은 배신해도 근육이란 배신하지 않는다!!! 소외된 우리 모두 왼발을 한 보 앞으로!!! 뛰엇!!

물감 2023-01-04 16:34   좋아요 1 | URL
어휴 (절레절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