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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Jackson - The Essential Michael Jackson [재발매]
마이클 잭슨 (Michael Jackson)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현존하는 팝의 황제는 누구일까? 라는 질문에 저마다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겠지만 마이클 잭슨을 그 자리에 놓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그다지 큰 이견이 없을 것같다. 무중력의 우주 공간을 걸어가는 것만 같은 '문 워킹(Moon Walking)'과 같은 현란한 춤과 독특한 창법은 한때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적이 있었다. 지금은 아동 성추행 문제 등 음악 외적인 부분으로 인해 자주 언론이나 매스컴을 타고 있지만 그의 진정한 모습은 음악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마이클 잭슨이 우리에게 크게 인지도를 높인 건 퀸시 존스와의 합작품인 앨범 'Off The Wall'과 'Thriller'을 통해서이다. 80년 레이건의 공화당 정부가 집권하던 시절의 사회적인 분위기와 M-TV의 뮤직 비디오와 맞물려 그가 만들어낸 이 음반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이러한 성공은 어느 정도는 예견된 것이기도 하였다. 이미 패밀리 그룹인 잭슨 파이브와 잭슨스를 통해서 어릴 적부터 수많은 히트곡들을 발표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 음반들은 그가 이제 어린 미성의 소년에서 변성기를 거치는 젊은 청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현란한 춤가 풍부한 사운드로 새로운 마이클로 태어나는 과정을 잘 담아낸 수작이었다. 미성의 어린 꼬마 마이클이 불러주는 노래들을 지금의 마이클이 부르는 노래들과 비교해보면 많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의 음악적인 매력은 여전한 것 같다.
이 음반은 History: past, present, and future와 Number Ones와 같은 일련의 베스트 음반 가운데 한 앨범으로 이전의 음반들에 비해 그 분량도 늘어났지만 무엇보다 잭슨 파이브와 잭슨스 시절의 곡들이 망라되어 있어 마이클 잭슨의 음악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전의 베스트 음반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점이다. 혹자들에 따라서는 수록곡에 대해 못마땅한 점도 있을 수 있지만 그의 음악여정에 비한다면 베스트 음반으로서 이 정도의 선곡을 자랑하는 것은 4장짜리 그의 베스트 음반을 제외하고는 이 음반이 가장 나을 것이다.
그의 음반판매량이 기네스 북에 올라갈 정도인만큼 음반판매량이나 팝음악사에 남긴 기록을 살펴본다는 자체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는 시간 낭비에 지나지 않을 수가 있듯이 이 음반에 수록된 곡들을 하나 하나 살펴본다는 것도 그다지 큰 의미는 없는 작업이다. 두 장의 시디를 플레이 해보면 왜 마이클 잭슨이라는 인물이 이토록 오랜 동안 사랑을 받아왔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의 음악은 흑인이면서도 백인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한 팝적인 성향을 자신의 음악에 많이 끌어 들여오고 있다. 흑인들의 고통과 아픔을 노래하는 블루스와 달리 달콤하고 부드러운 맬로디는 흑인들뿐만 아니라 백인들에게도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점이 마이클 잭슨이 흑인들에 의해 비판을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음악적인 특징과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은 그의 음악에 날개를 단 것과도 같은 역할을 하였다. 퀸시 존스와 결별한 이후 Dangerous앨범에서부터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보지만 당시 시대의 조류인 랩과 힙합, 얼터너티브 록 앞에서는 마이클의 음악도 차츰 대중들로부터 예전과 같은 인기를 얻어내기는 힘들어 보이긴 하지만 아직 현재진행형인 그의 음악에 물음표를 찍을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그의 음악적 행보가 기다려진다.
이 음반은 2장의 시디에 두툼한 북클릿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북클릿에는 수록곡 전곡에 대한 가사와 그의 음악에 대한 해설이 실려있다. 북클릿의 제일 뒷면에 어린 마이클이 자신의 키만한 가로등을 잡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무척이나 귀엽다는 인상도 받지만 저 나이에 벌써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걸 생각하니 측은하기도 하다.
이 음반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왜 이 두툼한 북클릿을 음반과 같이 수납할 수 있도록 아웃케이스를 만들지 않았냐 하는 점이다. 그래서 이 북클릿은 잘못하다가는 잃어버리는 수가 생길 것 같다. 제작사의 돋보이는 기획력이 마지막 마무리 부분에서 빛을 잃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