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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 O.S.T.
Various Artists 연주 / 이엔이미디어 / 1996년 8월
평점 :
드라마 '모래 시계'는 김종학 감독의 연출과 송지나의 각본, 그리고 최민수, 박상원, 고현정이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1980년 5월의 광주를 배경으로 검사와 조직의 보스로 성장한 두 친구의 운명을 그려 당시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였습니다.
음악은 최경식이 담당하고 있는데 그는 이 드라마 뿐만 아니라 '여명의 눈동자'에서도 가슴저미는 음악을 선보였는데 특히 모래시계에서는 당시의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주 감성적으로 잘 잡아내어 사운드트랙으로서 가지는 가치를 충분히 담아내고도 남았다고 할 것입니다.
1번째 트랙의 메인테마에서 나즈막하게 울리는 피아노 선율위로 번지는 현악 오케스트레이션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아코디언이라는 악기의 사용은 최경식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사운드로서 극의 분위기를 아주 잘 반영해주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2번째 트랙의 혜련의 테마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로 '서리은'이라는 여가수의 스캣이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연상시키듯 아주 스산하고 처연하게 들려옵니다.
6번째 트랙의 도시의 그늘에서는 만돌린이라는 악기가 전면에 드러나는데 기존의 드라마 배경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음악적 경험이 아닐 수 없으며 거기에 더해지는 아코디언의 연주는 아주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10번째 트랙의 그 푸르른 오월은 이 사운드트랙에서 가장 이질적으로 들리는 곡으로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한 느낌의 곡입니다.(이 음반에서 밝고 화사하다는 상대적인 의미의 이야기입니다^^;;)
13번째 트랙의 어둠 그 끝에는 트럼펫소리가 아주 처량하게 들리는데 마치 영화 '길'에서 니노 로타가 들려주는 음악과 같은 느낌입니다. 반주없이 솔로로 연주되는 트럼펫의 소리는 제목처럼 어둠을 가르는 고독이 어떤 것인지를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Iosif Kobzon이 불러주는 Crane이 사운드트랙에 수록되지 않아서 약간은 서운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사운드트랙으로 이 음반을 기점으로해서 드라마의 사운드트랙이 새로운 힘을 가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