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 셔플이 내게 온 게 그러니까...작년 12월 무렵이구나. 벌써 함께 한 지가 반년이 넘었다.
아이팟 시리즈엔 매니아층도 있고 안티팬도 있다는데, 나 역시 이친구에게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다.
아이튠즈 프로그램의 도움말은 도통 도움이 안 되고, 악세사리는 또 어찌나 많은지.
헌데, 곁에 있는 파릇파릇 보조샘이 아이팟 나노를 장만하고부터 얼결에 나 역시 튜닝족...비스무리한 것이 되고 말았다.
튜닝, 하고파서 한 게 아니고, 당최, 인터넷 보고 고르고 고른 껍데기들이 하나같이 촌스럽거나, 불편하거나, 무겁거나.....여하간 딱 맘에 드는 거이 하나도 없었다. ㅡㅡ;;
결국 오늘, 내 셔플은 날 만나고 하나...둘...셋...넷....다섯 번째로 옷을 갈아 입었다.
두 달에 한 번 꼴이네.
이런 걸 보고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하겠지. ㅠㅠ

날 만나고 처음엔, 그냥 투명 스킨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썰렁한 막대기라 한다지만,
실제 손가락만한 날렵한 놈, 그것도 새 것이라 새하얀 놈을 보고 나면 그런 말 못할 걸?

헌데 얼마 안 가 투명 스킨 접착면에 때가 끼기 시작.....
잘 때 이 닦는 건 잘도 생략하면서(!) 이런 건 또 못 봐줘요. 뒤지고 뒤져 고른 것이 저 실리콘 케이스.
마침 봄이었기에 '핑크'를 선택했더니, 어디서 저런 철지난 립스틱같은 영산홍 빛깔이 왔다....
게다가 목걸이줄도 없어서 목에 걸 수도 없고.
셔플에게 "잠시 착용컷을 찍자."했더니 단호하게 거절한다. 셔플인생(?) 최악의 나날들이었다나...ㅡㅡ;;;

그리하야 얼마 후, 공수된 것이 바로 요 '크리스탈 케이스'.
삼성카드 마일리지가 있어서 17000원이라는 거금이었지만, 그냥 공짜다...생각하고 구입했다.
헌데...허걱.....말이 크리스탈이지, 그냥 두꺼운 플라스틱인 건 당연하다 치고....
뚜껑 열 때 열쇠나 기타 지렛대(?)를 동원해야 하는 건 어쩌라고?
후면의 전원버튼 조작이 불가한 건 어쩌라고?
게다가 엄청 크고 무거워서, 작은 사이즈가 최강점이 셔플을 뚱뗑이로 만들어 버린다....ㅠㅠ

좌절한 나를 그래도 위로해 준 것은 센스있는 우리 보조샘.
자기 나노 스티커 사면서 샀다고, 이런 어여쁜 스티커를 선물해 주었다. ㅠㅠ
헌데, 이건 아무래도 그냥 들고 다니기엔 금새 때도 타고 긁히고....그래서 잠시 크리스탈 케이스와 합체.

뭐, 예쁘긴 이 시절이 젤 예뻤다. 각종 불편을 감수하자면 말이지....ㅡ,,ㅡ
그러나, 이젠 더 이상 못 참겠다!!!!!
게다가 웹 서핑을 하던 보조샘이 셔플케이스가 주말 반짝 50% 세일이란다. (그래도 팔천 얼마....ㅡㅡ;;;)
해서 오늘, 내 셔플은 또 옷을 해 입었다.

헌데, 난 실리콘 케이스인 줄 알았더니 플라스틱이네...^^;;
그래도, 목걸이 되고, 전원부분 조작 되고, 크리스탈 케이스보다 훨 가볍고 얇고......
흑, 주르륵 쓰다보니까 정말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옛날 기종 컴 쓸 때는 USB 찾아 꽂기 싫어서

요거...크래들까지 장만했었는데.....
그 동안 쓴 각종 악세사리 값이 셔플 값의 40~50%에 육박하게따.....어무이....ㅠㅠ
아...정말 울 일은 그게 아니었지....
사랑하는 울 보조샘이 신곡 넣어준다고 하다가....내 셔플에 들어있던 250여 곡 몽땅 초기화 시켜버렸다.
음 하하하하ㅎㅎㅎ~~~~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