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ue Day Book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블루 데이 북 The Blue Day Book 시리즈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신현림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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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 읽는데는 10분이면 족한 책, 두 번째 읽을 때는 한 시간도 모자라는 책' 이 책의 광고 문구가 이러했던가? 난 이 책을 딱 한 번 읽었다. 그러게, 대략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두 번째 읽지는 않아서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책은 10분동안 1시간의 독서보다 더 많은 감동을 전해주었다는 것이다.

웃을 수 있기에 인간이 동물과 다른 존재라는 명언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사진 속의 동물들은 웃을 뿐 아니라 고뇌하기도 하고,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기도 하고, 수줍은 양 미소를 건네기까지 한다. 그 사랑스러운 모습들이라니!

동물 친구들의 모습은 어쩌면 읽는 이의 감정을 마주 비춰주는 거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감성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이 책을 접하는 것이 더욱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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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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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존재할까, 이런 부정이. 아이의 고통에 대한 표현은 너무도 생생해서 눈을 돌리고 싶다. 특히 방사선 치료를 받는 공포를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작가에게 병든 동심이 씌인 것은 아닌가 섬뜩해지기까지 했다. 극단에 극단으로 상황을 끌고가는데도 짜증보다는 눈물을 끌어내고, 신파와 소설 사이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작가의 능력은 높이 살만 하다. 액션과 웃음이 아닌 '눈물'도 엔터테인먼트가 될 수 있다면 조창인이야말로 대단한 엔터테이너인 것이다.

작품성이니 주제의식이니 하는 머리 아픈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그런 무게가 실렸다면 이런 걸러지지 않은 눈물은 끌어낼 수 없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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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F.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정현종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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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된 이유는 '하루키가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덮고 싶은 마음을 접고 끝까지 읽게된 이유 역시...... 상실의 시대의 주인공 와타나베는 위대한 개츠비를 내킬 때 꺼내서 아무 면이나 펼쳐놓고는 한바탕 읽기를 좋아한다. 그럴 때마다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니, 도대체 얼마나 매력적인 책일지 항상 궁금했다.

서점의 세계문학 코너를 틈틈이 뒤지다가 드디어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이 책은 상실의 시대 옆에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TT) 하지만, 역시... 기대가 너무 과하면 실망도 큰 법이었다. 하루키(와타나베)가 그렇게 칭찬했던 문체는 하나도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꼬고 또 꼬는 문장이 칭찬 받았을까? 개츠비라는 인물은 밍숭맹숭 싱거웠고, 줄거리 역시 평이했다. 도대체 클라이맥스가 어디쯤인지, 책이 끝나고 나서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미국문학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해서인가? 영어로 된 원작을 읽을 능력은 안되지만 번역과정에서 문장의 맛을 잘 살리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루키는 '째즈, 하면 스탄게츠, 소설, 하면 스코트 피츠제럴드'라고 극찬했다고 한다. 전자는 동의하겠지만, 후자는 그럴 수 없다. 나에게 소설, 하면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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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여 땅이여 1
김진명 / 해냄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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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가즈오의 나라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한동안 김진명이라는 이름은 나에게 잊혀져 있었다. 최근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별 기대없이 읽다가, '그래, 이사람!'하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대여점에 뛰어가 빌려든 책이 '하늘이여 땅이여'였다.

원체 흥분한 상태였을까, 책에 대한 냉정한 평가나 분석은 뒷전이었다. 두 권을 이틀 새에 독파하고 나서 가슴속에서는 뜨끈뜨끈한 불길 같은 것이 품어졌다. 학생운동의 뒷켠에 비켜서 있어도 '동지가'를 들으면 왠지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 처럼, 이제껏 반일감정을 졸렬한 집단 최면 정도 치부해왔던 내게 이 책은 일종의 투쟁가였다. 북악의 기, 팔만대장경, 그리고 우리의 고유한 문화로서의 무속 신앙. 우리 민족의 것임에도 주인인 내가 그 가치를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 부끄러워졌다.

결말이 부실하고, 배타적인 민족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수긍이 간다. 하지만 고유의 문화와 정신이 흐려지고 있는 요즈음, 김진명이 아닌 누구라도 이런 투쟁가는 꼭 불러주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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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 외 24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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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루키의 인기가 높아지고, 그 열기가 계속되자 갑자기 작품들이 물밀듯이 쏟아져들어왔습니다. 여러 출판사에서 우후죽순처럼 책이 만들어졌지요.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심기가 불편한 일을 자주 겪게 됩니다.

<상실의 시대>를 읽고 나서 <노르웨이의 숲>을 사게된다면 기분이 나빠지겠죠. 같은 책이니까요.(개인적으로는 원제보다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이 더 좋아요^^) 하루키의 여러 장편들이 출판 과정에서 엉뚱한 이름을 뒤집어쓰는데, 단편 소설에 와서는 이것이 더욱 심해집니다. 언젠가 서점에 서서 3권 정도의 단편집을 꼼꼼히 비교해보았는데, 번역 상의 문제라고 주장할만한 기묘한 차이의 제목들 때문에 같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많았어요. 전혀 다른 단편집인줄 알고 두 권을 구입해도 50% 이상은 겹치게 된다는 거죠.

하루키 매니아라서 그의 모든 단편을 소장하겠다는 분이 아니고, 단편은 아직 읽어 보지 못해서 한 권 사볼까...하는 마음이라면 꼭 이 책을 사도록 하세요. 무엇보다도 제일 다양한 단편, 무려 25편이 수록되어 있고 번역과 편집이 깔끔하니까요.

처음 <상실의 시대>로 하루키에게 빠진 저는, 기러기가 처음 본 것을 엄마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왠지 하루키 = 유유정 번역, 문학사상사 출판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옮긴이의 이름을 유심히 보면서 책을 읽어보세요. 색다른 느낌이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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