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카운트의 격랑이 흘러간 지 하루가 지났다. 예전으로 돌아간 카운트를 보며 "휴우..."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만두님도 그렇다 하신다. 이심전심.^^)
어제는 하염없이 치솟는 숫자를 보며 신이 났었다. 그런데,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니 나는 행복했던 것이 아니었다. 단지, 흥분했을 뿐. 그리고 그 흥분이 문제다. 흥분은 이성을 마비시키며...그래서 나는 어제 수많은 실수를 남발하고 다녔는데, 그 중 대표적인 실수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 실수

바...바보다. 평소 같았으면 금방 눈치챌 수 있었는데... 카운트를 보며 알라딘의 버그를 계속 의심하고 있었기에, 갑자기 <즐겨찾는 서재 브리핑>에 뜬 <이파리>라는 낯선 이름을 보고 심장이 덜커덩, 했다. '그랬구나...알라딘...서버에 뭔가 문제가 있는거구나...TT' 그런 슬픔을 감춘답시고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가서 반가운 척 한 결과, 나는 내가 바보임을 여러 사람에게 알려버렸다.
그리고...더욱 결정적인 두 번째 실수.

공씨라고...다 같은 사람이냐. 그럼 마태우스, 마냐, 마립간은 모두 동일인이냔 말이다!! 이제껏 나는 편협한 독서취향을 교묘히 가리며...내가 읽은 책에는 발랑발랑 나서고 안 읽은 책에는 입을 꾸욱 다무는 전략으로 사뭇 내공이 깊은 독서가인 척 꾸미고 있었건만....저 한 줄로 모든 것이 탄로났다...그리고 무려 14번의 'ㅎ'으로 내게 내상을 입힌 폭스!!! 거기에 이은 책울님의 10번의 'ㅎ'....그나마 <어쩜 나하고 똑같을까!> 저 한 마디가 아니었으면 주화입마에 빠질 뻔 했다. 으흐흑....
여하간, 이래저래 잡 생각이 많았다. 문득, 그런 생각도 해 보았다. 어제는 나를 즐겨찾는 분들을 훨씬 상회하는 분들이 다녀가셨는데, 막상 즐겨찾는 인원은 달랑 한 분이 늘었을 뿐이다. 이 사실은 다각도로 해석될 수 있다. 첫째....누드 어쩌고 하기에 막상 오긴 왔는데, 서재가 별 볼일 없어 태반이 그냥 돌아갔다. 둘째...+1이라고? 그것은 결과일 뿐...숫자에 연연하며 노란 수작을 펼치는 나에게 분개하여 단골손님 20분이 즐겨찾기를 삭제하고, 새로운 21분이 즐겨찾기 한 것이다. 두 가정 모두...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하긴, 행복한 블로깅을 위한 조건...남을 위해 꾸미지 말라고 했겠다? 그런데, 아직도 나는 그러질 못한다. 진정한 고수는 자신을 여과 없이 이미지, 혹은 글로 형상화 할 수 있고, 거기에서 배어나오는 본연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것일진데. 나는...과연 어땠나? ^^;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은, 공표하거나 결심한다고 되는 일은 아닐터. 그저, 진정 서재로 인해 나도, 여러분도 행복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만 잊지 않는다면...언젠가는 자연히 초연하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렇게 믿는다. 부족한 내가 초연해지는 그 날까지, 유치한 숫자놀음도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봐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