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하기 전, 나는 당연히 주간 서재족이었다. 직장에서야 땡땡이 시간이라도 확보를 한다지만, 집에 와서는 아이들 때문에라도 시간 내기가 힘들었으니까. 게다가 우리 집 컴은 도련님 방에 있다. 도련님은 청원경찰로 삼일에 한 번 야근을 하는데, 그 때 아니면 애들 재운 후라도 컴은 불가능.
그 때는, 야간 서재족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밤은, 아무래도 감수성을 풍요롭게 하기 마련. 밤에 오른 글들은 환한 빛 아래서는 따라잡기 힘든 감성의 흐름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야간 서재족들의 끈끈한 유대감! 그 기나긴 실시간 코멘트!!
여하간, 어쩌다 잠이 안 오는 밤 feel 받는 책이라도 한 권 덮을라치면, "리뷰 쓰고 싶어~~~Now~~~~!!" 하고 이불 속에서 뒤척이곤 했다.
그리고, 방학. 방학 후, 부모님의 여행. 앗싸아~~~나는 착한 도련님을 꼬드겨 부모님 방에서 자도록 만들고 컴을 확보했다. 진/우가 좀 늦게 자긴 하지만, 12시 경부터 기나긴 밤을 마음 놓고 불사를 수 있게 된 것이다아~~~
그러기를 금, 토, 일. 마냥 행복했다. 휴가가 정점에 달하는 주말이라 그런지 서재는 할랑했지만, 덕분에 오랜만에 즐찾 브리핑의 모든 페이퍼를 딱딱 긁어먹고 코멘트의 답코멘트까지 확인하며 배를 두드렸다.
그런데....문제의 월요일, 어제 저녁, 잠시 짬을 내어 서재에 접속한 나는 망연자실 해졌다.
두둥~~
주말동안 참기 힘들었다는 듯 길게 늘어 선 페이퍼들. 앗, 마태님이 30위 밖으로 밀려났단다.(저런) 위로를 하려는 찰나, 헉, 이주의 리뷰에 당선되셨단다!(이럴 수가!!) 바람구두님은 서재리뷰 대상 4순위로 나를 올려 놓으셨고(감동~), 로드무비님은 아차상으로 만화책을 보내주신단다.(감사~) 아차, 너굴님의 이벤트! 뛰어갔지만 벌써 예전에 끝종이 울렸고(허탈~)....
띠리리.....뭔가, 심각하게 왕따를 당한 듯한 이 기분. 흑흑. 물론, 좋은 소식도 많았지만, 뒤늦게 가서 "어머나, 기뻐요~"하자니 왠지 민망하고...나 없는 대낮에 서재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구나, 멀찌감치 떨어져 구경하는 객이 된 듯 하여 괜히 울적해졌다. 그래서 어제 밤, 진/우가 일찌감치 떨어진 후에도 서재엔 들어오지 않았다. 늦게 자니 자꾸 수면부족으로 오전동안 헤롱거리는 것 같아, 그냥 눈 감고 잤다.
에구, 그런데, 그렇게 자니 왜...더 졸린거냐. 하루 내 졸음, 무기력증에 허우적거리다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서재금단증상인 듯.^^
그래, 이게 다, '시차적응'인게야!
들어오자마자 페이퍼부터 작성하고 있으니, 오늘 하루는 또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고 있다. 아무래도...마태님이 리뷰 당선 기념 이벤트를 벌였을 것 같아 찝찝하다. 하지만 또 어떠랴. 주간 소식에서 한 발 뒤쳐진다 해도, 내게는 미모로운 밤의 꽃들, 그들이 있지 않은가! 음하하하하~~~~^^
냉 커피 곱배기로 생기 충전했으니, 덤벼라~~내 이 밤을 불사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