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올림픽이 끝나면, 일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금메달의 주역들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고,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는 축하보다는 은근한 질책이 가해지는, 그 분위기에 대한 자성.

아까 저녁, 이보나가 은메달을 땄다. 더블 트랩 사격? 이름도 낯선 경기, 최초로 결선에 올랐다 해서 장하다 싶었는데, 심지어 은메달까지 따 버렸다. 하지만....솔직히 그 순간에는 기쁨보다는 한숨이 더 크게 나왔다. 일 점 차이로 금메달을 놓치다니! 하는 아쉬움의 한숨.
축하하고 기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말 그대로 생각일 뿐. 감정은 그에 호응하지 않았다.

순위집계 방법의 영향이 크다. 스포츠맨 쉽을 겨루는 장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국가간의 치열한 순위게임이기도 하건만. 은메달 백 개가 금메달 하나를 못 이기니.....응원하는 국민으로서는,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내 맘같아서는 금메달 5점, 은메달 3점, 동메달 1점 하는 식으로 점수 합산을 하는 것이 백배 타당할 것 같구만.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양궁에서 금메달이 하나 나왔단다. 선수들 애 쓴 결실이 더 많이 거두어지면, 참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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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4-08-19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말이죠, 정말 불공평한 것 같아요.. 은메달을 아무리 따도 금메달에는 택도 안되니.. 참 억울할 노릇이죠.. 이게 일등만 인정해 주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요..

진/우맘 2004-08-19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겠어요. 스포츠는 승자만을 기억한다는 정신이 있는 건지...-.-

明卵 2004-08-19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스템에 대해 전혀 모르는데... 은메달 100개도 금메달 하나 만큼 안 쳐주는 거예요? 세상에... 저는 올림픽에 출전해 전력을 다하는 선수들을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려고 하는데... 그런데 은메달 100개가 금메달 하나를 못 당한다구요?

진/우맘 2004-08-19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메달로 순위를 가리잖아요. 그런 다음 금메달 수가 같으면 은메달 수로 순위를 가리고, 은메달 수까지 같으면 동메달....-.-

明卵 2004-08-19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렇군요.. 그런 시스템이라니! 금메달 5점, 은메달 3점, 동메달 1점일 때가 있었던 거죠? 저는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어요.

진/우맘 2004-08-19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림픽 국가별 순위 어떻게 결정하나

[조선일보 채성진 기자]올림픽 대회에서 국가별 순위는 어떻게 결정할까? 원래 올림픽에서는 국가 간 메달 개수를 비교해 순위를 결정하는 제도는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이 ‘올림픽 경기대회는 개인 간의 경기이며 국가 간의 경기가 아니다’(제9조), ‘IOC는 국가별 종합순위를 작성해서는 아니된다’(제71조 1항)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국가의 올림픽위원회와 언론 매체들은 편의상 금메달 우선 방식(rank by gold)과 메달 합계 방식(rank by total)에 따라 국가 간 순위를 결정한다. 금메달 우선 방식은 ‘최고의 자리는 오직 하나. 수십 개의 은메달도 금메달 1개의 가치를 넘지 못한다’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집계하는 방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등 다수가 이 방식에 따라 국가별 순위를 매기고 있다. 국내 대부분의 언론과 영국의 BBC, 독일의 제1공영방송(ARD)도 이 방식을 따른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금메달과 은메달, 은메달과 동메달의 차이는 그야말로 박빙의 차이에 지나지 않으며, 지나친 1위 경쟁에 따라 판정시비나 약물복용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것. 미국의 CNN과 USA투데이는 합산한 메달 숫자가 가장 많은 순서에 따라 국가별 순위를 보도하고 있다. 아테네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athens2004.com)와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금메달 우선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맨 오른쪽에 메달 총수와 그에 따른 등수를 밝혀 놓고 있다.

신박제 한국선수단 단장은 지난 6일 아테네로 향하며 “최선을 다해서 금메달을 따겠지만,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열심히 노력한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달라”고 말했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이 고개를 푹 숙이고 눈물짓게 만드는 ‘금메달 지상주의’를 경계해 달라는 말이다.

(채성진기자 dudmie@chosun.com )
----------------이렇답니다. 그 점수 산정방식은, 그냥 제가 예로 든 거예요.^^

明卵 2004-08-19 0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음.. 이상하다.. 그럼 이건 뭐지?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만 같은데...)

진/우맘 2004-08-19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순위 산정 방식 중 공식적으로 지정된 것이 없다 하니, 어딘가에선 그렇게 하나보죠, 뭐.^^
그나저나 국가간 순위를 결정하는 제도가 없다는 건 저도 검색하며 첨 알았네요.

ceylontea 2004-08-19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의견에 찬성이예요... 금5,은3,동1

다연엉가 2004-08-19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금메달에 가려진...............아무리 은메달을 따도 금메달 한 개에 못 따른다고 하니 영-..-
 

2004. 8. 18. - 올해의 83번째 책

★★★★★

오늘은 매우 좋은 날이다. 오랜만에 책을 두 권이나 읽었고, 신기하게도 그 두 권모두 만점짜리 근사한 책이었으며, 그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휘몰아 리뷰를 쓸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었다.

친필사인까지 넣어 선물해 주신 마태우스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심씨인데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안경을 걸친 이 작가를 친언니로 모시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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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2004-08-19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인문학상 후보로 거론된다는데 상 받았으면 좋겠어요.

진/우맘 2004-08-19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 리뷰 훑다가, 이문열이 구성에 문제가 있다나, 뭐 그런 말을 했다는 문장을 주워 읽고 울컥! 했습니다.
문학 공부 정식으로 안 한 저로서는 구성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통 모르겠습니다만, 읽는 내내 이문열의 <아가>가 떠오르며, 비슷한 유형의 여인이 보는 시선에 따라 이리 달라질 수 있구나...싶어 뿌듯했거든요.
상, 받으면 좋겠네요. 심씨 가문의 영광일터인데~^^
 

2004. 8. 18. - 올해의 82번째 책

★★★★★

정말이지 후딱, 금새 읽혔다. 김영하 소설은 재미있다. 그리고 어쩐지 꽉, 차있는 느낌이다. (허무주의라 말해지는 그에게, 꽉 차있다니....ㅎㅎ, 그런데 말이다, 실상은 뭐랄까...매우 <유익하다>라는 표현이 쓰고 싶었다. 끄아, 심지어 유익하다니! 너무 황당할까봐 애써 설명할 말을 찾자면, 소설 속 문장 하나하나가 제 자리를 잡고 있다는 느낌? 그저 멋을 부리기 위해 대충 갈겨진 것이 아니라는, 그런, 의외의 성실한 느낌. 끙....설명하려면 할수록 어렵군.

참, 폭스, 매우 고맙네. 그대에게 받은 네 권 중 반을 읽었는데....내 이제까지 이 두 권의 책 없이 어찌살았나, 싶을 정도로 흡족하다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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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08-19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리베이터는 드라마로 봤다네^^

진/우맘 2004-08-19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드라마도 있었어요? 하긴, 단막극장이나 베스트 극장으로 제작되면 딱 좋을 것 같은 구성이네요.^^

메시지 2004-08-19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관 살인사건도 베스트극장에서 했어요. 엘리베이터도 그렇구요. 엘에는 권해효 님이, 사진관에는 김갑수 님이 나왔었지요. 재미있었어요.

비로그인 2004-08-19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두권이 문제네요~^^:: 아참 '오빠가 돌아왔다'는우주가 제게 사준대요 흐흐흐 참 착한 친구를 두었지요.ㅋㅋ

진/우맘 2004-08-19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폭스! 정말, 참 좋은 친구를 두었군. 폭스는 복도 많아.^^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김영하를 알아가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아니, 글이 어찌 작가를 그대로 대변하랴. 김영하의 글을 알아가는 것이 즐겁다고 정정하자.

담배같은 소설이 쓰고 싶었단다. 읽는 이의 기도와 폐와 뇌에 들러붙어 기억력을 감퇴시키고 호흡을 곤란하게 하며 다소는 몽롱하게 만든후....주위에 피혜를 끼치는, 하하, 피혜를 끼치는 소설을 쓰고 싶었단다. 언뜻 뒷표지의 글귀를 읽었던가? 그래서인가? 이 소설집은 내게 <호흡>이라는 총체로 다가왔다.

밍숭맹숭, 일란성 쌍둥이들인냥 서로 구분되지 않는 단편 몇 개가 모인 소설집을 매우 싫어한다. 내 저주받을 기억력이 일조하여, 대부분의 단편소설집은 그렇게 보이기에 '단편은 싫다'던 나이다. 
그런데, 이 소설집 속의 작품들은 모두 다른 배를 빌어 나온 새끼들처럼 가지각색이다. 그 눈매 어디선가....어렴풋이 한 아비의 흔적이 발견되긴 하지만, 소재도, 그 소재를 풀어내는 리듬도 모두 사뭇 다르다. 아, 그 리듬 때문이었을까? 하나의 작품이 끝날 때마다 내 호흡도 느려졌다 가빠졌다 했던 것이.

마침, 지금 이 곳에는 태풍이 불어 천둥 번개가 엄청나다. 그런 배경과 더불어 <피뢰침>은 매우 인상깊었다. 하긴, 그 독특한 소재 - 전격(벼락을 맞기 위한) 여행이라니 - 덕분에라도 쉽게 잊혀지지 않았을 테지만.
그러나 무엇보다도 몰입했던 작품은 <비상구>였다. 이상하게도 감정 이입이 잘 되었다. 나와 별 연결고리가 없는 듯한 그 젊은(혹은 어린) 남자, 치기와 열망과 흥분과 혼란으로 버무려진 삶을 사는 그 남자의 가쁜 심정이 여과없이 내게 투입되는 듯 했다. 여과 없이? 투입? 그것들이 어설픈 착각이라 할지라도, 짧은 순간 함께 뛴 듯한 그 속도감은 제법 흡족했다.

권말의 해설은 읽지 않았다. 대충 훑어보니 아주 흰소리들은 아니었지만, 논리적이고 따북따북 침착한 그 글들을 읽어 내려가면 책 한 권 읽는 동안 불규칙했던 내 호흡....그 기억이 흐려질 것만 같았다. 자연스레 잊고 나면, 그 때 차분히 읽어보도록 하자.
지금은 그냥, 작가 후기로도 족하다. 피해를 끼치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독해지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는 그의 이야기에 빙긋이 웃는 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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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8-18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냉장고 이야기가 무쟈게 인상적이었다지요.

메시지 2004-08-18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관 살인사건도 여기에 나오던가요? 가물가물하네요. 김영하 소설도 참 재미있어요. '오빠가 돌아왔다'도 읽어야하는데...

반딧불,, 2004-08-18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사진관 살인사건..경아 던가요??

진/우맘 2004-08-18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시지님, 네, 그 작품이 제일 첫번째예요.
반딧불님, 냉장고라면...(기억 안 나서 뒤져봄. 으으...기억력TT) 그, 사라지는 남자 이야기에 등장하는 냉장고인가요?

진/우맘 2004-08-18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관 살인사건, 처음에 읽고 "참 좋다..."하며 시작했는데, 왠걸, 이후의 작품들은 점점 더 좋더라구요.^^

반딧불,, 2004-08-19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인관 살인사건은 단막극으로도 참 멋졌어요.

아마..김서라였던가...참 연기가 좋았던 기억이 있답니다.

진/우맘 2004-08-19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김서라...그 얼굴 생각나네요. 연기를 참 성실하게 잘 하던 배우였는데, 요즘은 뭘 하는지...

책읽는나무 2005-01-27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었어요..^^
진우맘님!

저도 단편집을 좀 꺼려하는 이유가 책을 덮고 며칠이 지나면 내용이 뒤죽박죽~~
한두달이 지나면 머리가 하얘지는 병 때문에 그닥 달가워하질 않거든요!
(그에 비하면 반딧불님은 주인공 이름까지 기억하시네요..쩝~)
헌데...이책은 그럭 저럭 12시간밖에 안지났는데도 제목이랑 내용들이 기억나네요..ㅋㅋㅋ
몇몇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그랬나봅니다..^^
 
달의 제단 - 개정판
심윤경 지음 / 문이당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어느 대목에서 그 혼백이 내게 씌었을까.

"내 아모재나 업을 아비 보내리니 자진하지 말지라. 애고 내 아해야, 자진하지 말지라."던 서신 속 할미의 외침이 유독 생생하더니, 그 이후로는 줄창 책과 현실이 뒤섞여 들었다.
엷은 빙의였다. 상룡의 번뇌 속 짧은 행복에는 같이 웃고, 괴한들이 정실의 배를 짓이길 때는 언뜻, 손이 배 언저리로 가더니...... 결국 갓 태어난 생명을 밟은 그 통탄할 비정함 앞에서는 아이의 어미가 되어 울었다. 크게 울면 안 되는 것처럼, 아니, 어이없음에 크게 울 기력도 없는 것처럼 끄윽끅 속울음을 울었다.

소설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었다.
'내 곧 읽을 것이므로 미리 김 빼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와중에, '정실'이라는 단어가 눈에 걸리면 막연히 처첩간의 애증이야기인가....하며 고개를 갸웃거렸을 뿐. 이런 이야기인 줄 몰랐다. 이리도 가슴을 내리칠 줄 알았으면 미리 숨이라도 들이마셔 놓을 것을.
이 두 개의 생,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무슨 원죄라도 되는 듯 굴레를 벗지 못하는 불쌍한 인생들을 보며 차마 여성의 삶 운운을 못하겠다. 남아선호나 뒤틀린 유교 사상을 입에 담기 전에, 빙의 체험으로 맥이 풀린 내가 보는 것은 허망함이다. 인생이, 누구에게나 인생은 가뭇 없이 불타버리는 얇은 편지처럼 허망한 것이라는 어이 없는 결론. 그것이었다.

작가는, 쿨한 세상의 냉기에 질렸다 한다. 맹렬히 불타오르는 옛날식 정열을 다시 만나고 싶어서... 그래서 이 소설에 혹시라도 불쾌할 무리하고 과장된 부분이 있다면, 그 역시 작가가 추구했던 뜨거움의 일부로 용서해 달란다.
내게는, 무슨 검부러기처럼 일시에 사그라드는 결말이 불쾌했다면 불쾌했다. 그러나, 뭐 용서하고 자시고 할 입장이 되는가를 가릴 것도 없이, 그냥 용서하기로 한다. 그네가 말하고 싶었다는 정열의 뒷자락에서 언뜻, 그 쿨하다는 관계보다 더 시린 기운을 느끼긴 했지만....그렇게 뼛속까지 시린 것은 어쩌면, 데일만큼 뜨거운 것과 끝이 닿아 있는 듯 싶었다.

넘치는 리뷰다. 무슨 소리인지 해독하기 힘든 단어들이 그냥 소용돌이 치고 있다. 부끄럽지만, 그 소용돌이 자체가 어쩌면 제일 정직한 리뷰다.
오랜만에, 가슴 밑바닥까지 뒤흔드는 책을 발견한 것이다. 평소에는 쓰일 데 없어 마음 속 심해에 잠잠히 가라앉아 있던 갖가지 감정들이, 태풍 지나간 바다처럼 속속들이 뒤집혀 드러났다.
태풍이 뒤집은 바다에서는 모든 어종이 풍요롭게 자란단다. 이제 당분간 내 마음 속이 그러하겠지. 사소한 일상 하나도 더 굵고 여문 감정으로 돌아올 것이다.

책이, 이렇게 쓰일 때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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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08-19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우맘님. 리뷰가 장난이 아닙니다. 마지막 문장까지 숨죽이게 하는군요. 추천합니다.
그나저나, 마태님께 선물받은 이 책, 빨리 읽어야 하는데...제가 요즘 읽을 책이 좀 쌓이는군요..엡엡.

진/우맘 2004-08-19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역시, 마냐님 밖에 없습니다.TT

마태우스 2004-08-23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있잖습니까. 추천 했으니 이뻐해 주세요.

진/우맘 2004-08-24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조금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그간의 정리를 봐서, 이뻐해 드리지요.^^
역시, 마씨들이 짱입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