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마음 놓고 서재에 붙어 있던 시간들....이젠, 안녕.

실컷 늘어지게 늦잠을 자도 누군가 아이들 밥을 거둬 먹여 주던, 그러고도 아무 거리낌이 없던 시간들....이젠, 안녕.

짧은 바지 입고 한쪽 다리 턱, 올리고 누워 책을 읽던 소파....이젠, 안녕.

기 막히게 맵고 기 막히게 맛있던 엄마표 비빔국수....이젠, 안녕.

눈만 돌리면 보이던 바다....이젠, 안녕.

 

난 내일이면, 친정을 떠나 집으로 돌아간단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우맘 2004-08-2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불행은, 30일부터 시작된다. 개학과 함께 들이닥치는 학교 평가....깐깐한 교감 샘의 들볶음이....으으으.....생각만 해도 부르르다.TT

반딧불,, 2004-08-21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말씀..대신

서재를 평정하실 수 있잖아요!!

superfrog 2004-08-21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미.. 슬퍼요.. 그래도 365일 그러면 행복이 행복인 줄 모를 거에요.. 그쵸?^^ 힘내세요!!

호랑녀 2004-08-21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 학교평가, 작년에 해봤는데, 쬐끔 피곤하긴 하더만요.
친정에서 그래도 오래 쉬셨네요. 난 결혼하고 나니 친정도 꼭 편하지만도 않더군요. ㅠㅠ

stella.K 2004-08-2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정에 계셨군요. 진짜 호랑녀님 말씀대로 시집가면 친정이 편치만은 않다며요. 안 가봤으니 알 수가 있나...암튼 또 열심히 사십시오. 홧팅!

호밀밭 2004-08-21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동안 친정에 계셨군요. 2004년 여름도 이제 다 간 것처럼 느껴져요. 올림픽이 여름의 끝을 장식하는구나 생각했어요. 다가오는 가을도 행복한 일이 많을 거예요.

마냐 2004-08-22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정에선 책읽는 속도가 다섯배는 빨라지신거 같더니만...ㅋㅋ
암튼, 님의 휴가는 유난히 긴듯 했슴다. 남의 떡은 커보이는 건지, 원..
님이 원없이 염장질을 하신 탓이 아니겟습니까. 흐흐.

털짱 2004-08-22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부터 집을 그리워하시는군요.^^ 글 마디마디마다 아쉬움과 그리움이 담뿍 묻어납니다.

ceylontea 2004-08-23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와버렸군요..
방학 시작했다고 부러워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삼오식당
이명랑 지음 / 시공사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음식으로 치면, 잔치국수다. 시장 좌판에서 허기를 느끼던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의 배를 몇 푼으로도 채워 줄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재료, 그나마 몇 가지 안 들어가지만 오로지 경륜과 손맛만으로도 시원한 맛이 나는, 잔치국수.

이명랑은 그 연배 전후로는 보기 드물게 '경험의 언어'를 소유하고 있는 작가다. 경험의 빈곤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 작가들과 견주면 그녀는 분명 행복한 쪽에 속한다. -해설 '시장 언어의 유쾌한 카니발' 중-

글쎄다, 화장실 없이 수채구멍에 오줌을 눠야 하는 처지 때문에 교우관계에 치명타를 입었다고 주인공의 입을 빌어 말하는 작가, 저런 소리를 들으면 발끈할지는 모르겠다만...내 보기에도 그렇다.
시장 언어라 이름 붙였던가? 욕지거리와 일본어 잔재들이 뒤섞인 그 언어들은, <경험>이라는 첨가물과 함께 곰삭지 못했다면 분명히 신경줄을 거스르는 문장으로만 남았을 것이다. 누군가, 시장과 상관 없이 자란 어떤 작가가, 그 언어들을 빌어 글을 썼더라면...그 문장들은 <하류 인생>을 대표하는 어거지에 지나지 않았겠지.
그런데 <삼오식당 > 속의 문장들은 다르다. 책을 열고 몇 페이지 지나지도 않아 나는 그 문장들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었다. 품격이 없다고도, 거칠다고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나 역시 자라면서 숱하게 들어온 듯한 기시감에 휘말리며...어쩌면, 이 시장 언어들이야말로 우리네 사는 모습을 가장 진솔하게 담을 수 있는 그릇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상한 수식어도 쳐 내고, 모호한 은유도 벗겨 낸, 탱글한 알몸의 언어. 이명랑은, 그런 근사한 언어를 구사해낸다.

어쩌면 특별하달 것도 없는 에피소드 들이다. 그냥 나같은 사람이라면, 바로 곁에서는 아니라도 한 두 다리 건너 즈음에서는 매일같이 일어날 법한 일상들. 특별히 숨막히는 기승전결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눈물 찡한 결말이나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삼오식당의 7개 이야기들은 눈 돌릴 수 없이 재미있다. 참 오랜만이다. 외출하면서 두고 나온 것이 사무치게 아까운, 그런 재미를 가진 책은.

이 작가가 아직 젊다는 사실이 반갑다. 그리고 당분간은 시장의 삶, 그 화두에 붙들려 있을 것 같다는 고백이 즐겁다. 먹을 때는 좋은데 금방 배가 꺼지는 잔치국수. 이명랑의 잔치국수를 나는 아직 몇 그릇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은아이 2004-08-21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명랑의 "행복한 과일가게"를 읽고, 글쎄, 좋지만 이렇게 긍정에 주저앉아 버려도 좋을까, 했는데, 님의 리뷰를 읽으니 그이의 소설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진/우맘 2004-08-21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자님> 언어를 통해 이세상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한계성이라....흠, 조금은 섬뜩하네요.
숨은아이님> 긍정에 주저앉는거, 그거 제가 되게 잘 하는 거거든요. 히히... 같은 부류를 알아본 기쁨에 그렇게 좋아했던 것일까요? ^^;; 행복한 과일가게는, 언론의 찬사를 들은 기억은 있는데...막상 제가 읽었는지 아닌지는 기억이 안 나네요. 구해봐야 겠어요.^^

로드무비 2004-08-23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 그릇 더 먹을 수 있어요. ^^

진/우맘 2004-08-23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추가요~~~^^
 

2004. 8. 20. - 올해의 84번째 책

★★★★★

아....행복한 과일가게의, 바로 그 작가였구나. 삼오식당, 마냐님의 말씀대로 가뿐하고 재미있게 읽혔다. (자아~ 폭스, 이것으로 보내준 책은 모두, 세 권째 별 다섯 개 만점을 받고 있다네. 고마버...부비부비.)

73년생의 작가, 2002년에 작가후기를 썼으니....거의, 내 연배에 이 소설을 완성한 것이다. 어쩐지, 살짝, 질투가 나려고 한다.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4-08-21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다행이네요.^^ 참고로 전 노똥 '사랑의 파괴'로 알게 되었는데...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노똥을 좋아하신다니...할말은 없습니다만....으흠..^^::

stella.K 2004-08-21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 죽이누만요. 84번째 책이라굽쇼? 나 같이 책 천천히 읽고, 그것도 모자라 요즘엔 난독증이라우. 어쩌자고 책을 그처럼 안 읽히는지...오늘 겨우 <악마와 미스 프랭>읽었는데, 중간에 길 잃고 결국 무슨 말 하는지 모른채 마지막장 덮었잖아요.
뭐, 집중력에 도움이 될만한 비법 같은 거 아는 거 없어요?

연우주 2004-08-21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삼오식당 언제부터 강추였는데 이제 읽었단 말씀이세요!!! 너무해~^^

진/우맘 2004-08-21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주> 어? 어? 딴청~~(..)('')
스텔라님> 악마와 미스 프랭은 저도 아직 못 읽어 봤네요. 난독증....쩝. 비법은 없구요, 그저 요즘 시간이 많았다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
폭스> 아냐, 폭스. 노똥....괜찮긴 한데, 몇 권을 연달아 읽으니 살짝 물려가고 있어.^^
 

여자 양궁 단체전, 아무리 최강국이라도 역시, 거저 되는 것은 없는 것이다.

피 말리는 마지막 한 발...만점이 아니면 금메달을 이룰 수 없는 그 순간, 멋지게 10점 과녁을 꿰뚫은 그녀, 박성현!!! 바로 이 얼굴이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배드민턴 남자 복식에서도 금메달 하나가 굴러들어 올 것이고....ㅎㅎ, 오랜만에 속이 다 후련하네~
(그런데, 이번 올림픽 중계...내가 기다리던 체조 경기는, 왜 한 번도 안 보여주는 거지???)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ooninara 2004-08-2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 날것 같아..가슴이 뭉클하네...

진/우맘 2004-08-2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성님은 눈물까지....^^

호밀밭 2004-08-2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떨려서 못 볼 뻔 했어요. 당연한 금메달은 없는 듯하네요.
그리고 체조는 오늘 스포츠 뉴스에서는 보았는데 중계는 못 보았네요. 체조 경기는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데 저도 보고 싶어요.

水巖 2004-08-21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드민턴 남자 복식은 금,은 메달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우리끼리의 시합이군요.

明卵 2004-08-21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궁 보면서 심장이 쿵쾅쿵쾅...
맞아요, 배드민턴 남자 복식은^^

마냐 2004-08-21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룰 몰라도 실컷 두근두근, 신나게 볼 수 있는 종목. 으하하.

starrysky 2004-08-21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 전 체조경기 실컷 봤는데.. 제가 좋아하는 러시아의 호르키나가 지고 다리 짧고 뚱뚱한 미국 애가 1등 해서 너무너무 실망이었어요. -_-

*^^*에너 2004-08-2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궁~ 아우!! 심장이 콩딱~콩딱~ 정말 떨렸어요. ^^
대한민국 만세~~ 만세~~

뎅구르르르~~ 2004-08-21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체조? 단체전, 개인전 다 끝나버렸는데.. 항상 오전이나 오후정도에 재방송으로 몇번이나 보여줬었는데.. 이런 놓쳤구만. ^^;;

진/우맘 2004-08-2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잉........왜 난 한 번도 못 본거야.TT

불량 2004-08-21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미국애는 어깨가 참 튼튼했더랬지요..허허허. 잘하긴 잘하더라마는.
 
플레르 드 휠라 메이크업베이스(모이스트) - 35ml

평점 :
단종


  화장품 중에는 FILA, 마리끌레르 등등 마치 외국 제품인 듯 한 브랜드 네임을 가진 것들이 있죠?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언니에게 귀동냥한 말인데요, 이런 류의 제품들은 브랜드 네임을 사용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기술 제휴해서 국내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에 비해 질은 그저 그렇다고 하네요. 게다가 마진이 많이 남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정보 없이도 화장품 가게에서 많이들 권한다구요. 그 얘기를 들은 이후로 그런 제품들은 잘 사지 않지만, 예외도 있는 법. 아니, 굳이 예외라 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느 브랜드이든 최강의 상품이 하나쯤은 있지 않겠습니까? FILA 같은 경우엔, 이 메이크업 베이스가 바로 최고의 제품인 것 같습니다.

여드름 자국에 민감한 피부를 가져 화장품을 꼼꼼히 고르는 동료가 추천해 주었습니다. 비싼 화장품도 써 봤지만, 저렴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품질을 가진, FILA 메이크업 베이스만한 것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난 겨울, 화장품 떨어졌다는 엄마에게 사 드렸습니다. 그리고 요즘, 몇 번 발라보니 과연 괜찮군요.
제일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딱 적절한 수준의 보습력. 메이크업 베이스가 보습력이 너무 떨어지면 피부가 메말라 화장이 뜨고, 그렇다고 넘치면 퍼프도 화장도 뭉쳐서 떡이 되기 십상이지요. 그런데 이 메이크업 베이스는 피부는 촉촉하게, 그러면서도 화장은 보송보송하게 유지시키는 중도의 미덕(?)을 지녔습니다.
발림성도 괜찮아요. 매끈하게 잘 펴발라져서, 평소 쓰던 분량의 절반만으로도 이 넓은 얼굴을 충분히 메꿀 수 있었습니다.
바르고 난 후의 산뜻함은 옛날에 쓰던 ICS 제품을 따라갈 것이 없지만, FILA의 메이크업 베이스도 주변에 추천할 만 합니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