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에 대학 서클 선후배들을 만났다.
90~93 학번 정도의 선배들, 일 이년 전까지만 해도 스타크래프트 이야기에 열을 올리더니만, 그제 보니 온통 싸이 월드 얘기다. 사실, 어찌 보면 유행에 약간 뒤늦은 감이 있다. 아무래도 나이 탓이겠지. 그래도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줄 모른다고, 누구네가 버글 거리네, 초기 화면 노래를 바꿔야겠네, 이 사진 저 사진을 올리네 마네 난리다. 그 일촌인가 하는 걸로 자기들끼리도 제법 오가는 것 같고.
그러다가 묻는다.
"넌 싸이 하냐?"
"네? 아뇨. 싸이는 안 하는데요. (제 본거지는 알라딘이라...알라딘에 블로그를 꾸미지요.)"
구구절절 설명하기 귀찮아서 괄호 안은 생략했더니, 젊은 애가 촌스럽게 싸이도 안 한다는 듯한 눈빛이 돌아온다. 헹~~~~
일 년 쯤 전, 싸이월드를 선두로 한창 블로그, 혹은 미니 홈피 열풍이 불 때 내가 선택한 곳이 알라딘이었다. 그 때 즈음엔 이미 싸이의 단점이랄까...이런 저런 악소문이 들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일까, 가끔 들리는 동생 싸이에 가도 서걱서걱 불편하다. 조그만 화면이 불편하고, 글보다는 사진이 대부분인 것도 어색하고...
뒤져보면야 좋은 데도 많겠지만, 알라딘은 굳이 뒤지지 않아도 아무데나 대박인걸, 뭘....^^;;;
전국민의 50% 이상이 싸이월드에 가입되어 있다더니, 대단하긴 하다. 그리고 은근슬쩍 대화에서 소외될 때는 조금 억울해서, '나도 싸이에 미니 홈피를 하나 만들어?' 싶기도 했다.
그러나 관두자. 내게는 싸랑하는 알라딘이 있으니. 게다가 그 싸랑하는 알라딘 서재도 근래엔 제대로 관리를 못하는데....미니 홈피 만든다고 관리할 시간이 있을리 만무하다.
스타 크래프트도, 메신져도 거의 안 해서 그 그룹에서는 애기 노친네 취급을 받지만, 뭐, 서재지인들만 진실을 알아준다면야...^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