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2. 7. - 올해의 133번째 책
★★★★☆
책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상하게 못 읽은 것이 마음에 걸리는 책이 있을 것이다. 몇 번 얘기했지만, 나에겐 '개미'와 '장미의 이름'이 바로 그것이다.
정말 좋아하는 선배와 우연히 그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어, 나 그 책 둘 다 있어!" 하며 다음날 개미 1권과 장미의 이름 상 권을 들고 오셨다. "다 읽으면 다음 권 갖다 줄게~"
헌데..... 중압감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양 손에 떡을 쥐고 어느 것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둘 다 놓친 것일까? 맘씨 좋은 선배가 잊은 척 재촉하지 않는 가운데 2년 가까이 직장 책꽂이에 나란히 꽂아만 두었다가, 결국 장미의 이름 상권은 어디론가 없어져 버리고...흑흑흑.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해 새 책을 사서 돌려드린 것이, 채 한 달이 안 되었다.
사설이 길었네. 여하간 읽지도 못하고 돌려드리기를 결심하던 그 즈음, 검은비님이 헌책 처분을 하셨다. 인심좋게도 걍 막 고르란다. 착불 배송비만 지불하면 된다고.^^ 어, 그런데! 그 리스트에 내가 찾던 구판 개미가 있지 않은가~~~룰루. 사실, 다섯 권으로 늘어난 양장본은 여러모로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헌책방에서 내내 구판 (세 권짜리) 개미를 찾아 헤맸는데... 이게, 엄청난 베스트셀러였던만큼, 물량은 많은데 하나같이 짝짝이였다. 그랬는데 검은비님 서재에서 횡재를 한 것~~~~
그런데, 나의 자격지심인가? 버스나 지하철에서 읽노라면 왠지 막 부끄러워졌다. 나 혼자 왕 뒷북을 울리고 있는 것 같아서..... "저 사람, 개미도 안 읽었나봐~ 이제야 개미 읽는 사람도 있네~~'" 그런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서.....ㅎㅎㅎ ^^;;
그래도, 여하간, 진짜로, 재미있었다. 왜 다들 개미, 개미 했는지 알 것 같다. 2권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기대만발이다.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