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뒷북이죠? 최근 뒤숭숭한 알라딘 마을....한창 설전이 벌어질 때에, 서재폐인이라 자처하던 진/우맘은
감감무소식...이었으니까요. (변명하자면, 집 컴이 바이러스를 먹었슴다. ㅠㅠ)

그리고 한 발 늦게, 서재에 접속했을 즈음에는...뭐랄까, 사태는 진정국면에 접어들었고,
그리고 마태우스님이 (역시나) 제가 할 말 미리 다 해놓고 혼자 멋진척 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제길, 어쩜 그렇게 멋진거야. ㅡ,,ㅡ;;)

그래서 그냥, 조용히, 모른척, 넘어가려 했지만...
ㅎㅎ 사실은 오늘, 저녁삼아 시킨 치킨에 맥주를 좀, 먹었지요. 음하하하~~~ㅅ
그리고 아파 죽겠다는 컴을 안전모드로 들어와서 두들기며, 옛날...아주 옛날 페이퍼를 들춰보았습니다.

전요, 이 공간을 떠날 수가 없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을 떠날 수가 없어요.
그냥, 잠정적으로 혼자 내린 결론은 그게 답니다.

그리고, 오래 전, 혼자 부끄러워하며 띄웠던 연서를, 뻔뻔스럽게 되새김질해봅니다....

웹 십년지기, 가능할까요?   http://www.aladin.co.kr/blog/mypaper/476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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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30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 남기신 분들 중에 아니 보이시는 분들도 계신듯... 마음이 그렇네요. 님이라도 자주 뵐 수 있다면...

진/우맘 2005-07-30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자주 올게요. 그리고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떠나지 않으리라 굳게 맹세합니다.^^

울보 2005-07-30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참해도 되나요,,

마늘빵 2005-07-30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생 하세요~

짱구아빠 2005-07-31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자요... 평생 하셔야해요..

숨은아이 2005-07-31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 글을 보니 솔키님이 댓글을 남기셨군요. 그 말 그대로 따라해 봅니다. ^^

가는 데까지 함 가봅시다!!


두심이 2005-07-3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심모드로 가늘고 길게~ 함 가보렵니다.^^

세실 2005-07-3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떠날래요....

sooninara 2005-08-07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는데까지라...
울동네에선 노인정 방벼락에 똥칠할때까지 만나자는 우스개소리가 있었습죠^^
 

며칠 전 친구 홈피에서 퍼왔다며 이런 글을 올렸더랬죠.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지

그런데, 역시 알라디너들... 대단한 문장력과 센쓰! 의 소유자들이십니다.

멋진 댓글들을 구경해 볼까요?

먼저 이매지님 ▶ 잠자라, 졸립지 않은 것처럼!

   호오~ 졸립지 않은 것처럼 잔다...이건, 귀차니스트로서 내공을 쌓아 득도한 후에야 가능한, 바로 그것? ^^

플레져님 ▶ 읽어라, 지금 막 택배 상자를 받은 것처럼!

   브라보~~~~ 역시, 플레져님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네요. 이거, 당분간 알라딘 메인 화면에 걸어놔도 되지 않을까요? ^^

투풀님 ▶ 티비봐라, 재방송이 없는 것처럼!

   ㅋㅋㅋㅋㅋ 역시, 드라마 매니아 답습니다!!! 그런데, 제가 투풀님에게 어울리는 문장을 하나 더 만들어봤어요. 

▷▶ 과자를 먹어라, 유통기한이 하루 남은 것처럼! 

   이건 어떤가요? 당분간 투풀님의 모토로 삼으심이~ ^0^

숨은아이님 ▶ 먹어라, 배부르지 않은 것처럼!

   이 대목에서 저는 매우 뜨끔, 했습니다. 요즘 저의 일상이지요.....ㅠㅠ 특히, 심심하다는 이유로 앉은 자리에서 강냉이 두 바가지 먹기 신공을 연마하고 있지요...털푸덕.

마지막, 아프락사스님 ▶ 웃어라, 슬프지 않은 것처럼.....

   그런데 이상하죠? 저는 이 문장이 너무너무 슬프게만 느껴지네요...흑....ㅠㅠ 

재밌죠? 대단하죠? 흠, 이게 다가 아닐텐데...빨리 재밌는 거 몇 개 더 해 봐요! 당신의 능력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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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7-30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마셔라, 주량이 소주 열병인 것처럼
-마태우스-

부리 2005-07-30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없이 살아라. 마치 주둥이만 있는 것처럼
-부리-

▶◀소굼 2005-07-30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요새 유행하는거로군요. 아는 형이 하길래 뭔지도 모르고 저도 즉석에서 따라했던 기억이;

마늘빵 2005-07-30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라. 아프지 않은 것처럼
-아프락사스-

진/우맘 2005-07-30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어째, 님의 댓글은 모두 제게 슬프게만 느껴져요~ㅠㅠ
소굼님> 유행이야? 어라...난 모르고 한 건데?^^;;
부리야> 음...딱, 너 답다.
마태님> 그래요, 마태님 답습니다. ^^;;

마늘빵 2005-07-30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좀 슬픈가봅니다. 본디 성향이 우울하다보니... 우중충하게시리.

이매지 2005-07-31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차니즘의 경지에 도달하였습니다 ㅋㅋ

숨은아이 2005-07-31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아라, 내일이 월요일이 아닌 것처럼! ㅎㅎㅎ

바람구두 2005-08-0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튕겨라...배불뚝이처럼...- 바람구두
 

 2005. 7. 29. - 올해의 마흔한 번째 책

★★★☆

김소진님. 꼭 기억해야 할 작가중의 하나이지만...에구, 어째 이 책도, 읽어내기가 수월하진 않다.
이렇게 꽉 차고도 넘치는 분량으로 책을 펴내주는 출판사, 요즘은 그닥 많지 않아 고맙기 그지없지만...어쩐지, 이 소설집은, 두 권으로 나누어 펴냈어도 좋지 않았을까...싶은 생각도 든다.

열 아홉 편 더하기 하나의 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아, 짧게 가슴을 후비는 <작가 연보>
이 치열한 단편들 대부분이, 작가의 인생 어느 한 부분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는 것은...참으로, 가슴 시린 일이다.

김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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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어린이.어른
폴 아자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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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즈음에서 슬슬 필자에 대한 항의가 나올 것이다. "당신은 아주 까다로운 분이군요. 도대체 어떻게 하면 당신 마음에 들까요? 저것도 쓸모없고 이것도 쓸모없다면 도대체 당신은 어떤 것을 요구하는 겁니까? 요정 이야기입니까? 그것뿐입니까? 어린이들에게 지식을 주거나 도덕을 가르치는 이야기만 나오면 금방 화를 내고 마니 그럼 어쩌라는 겁니까? 요컨대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책이 아니면 당신 마음에 안 든다는 겁니까?"-59쪽

그 질문에 대해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우선 책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좋은 책이 있다면 반드시 내가 바라는 책이 아니어도 찬사를 아끼지 않을 작정입니다. 그럼 질문에 대하여 이제부터 내가 말하는 좋은 책이란 무엇인지 얘기해 보겠습니다."-59쪽

나는 예술의 본질에 충실한 책을 사랑한다. 그것이 어떤 책인가 하면 직관에 호소하고 사물을 직접 느낄 수 있는 힘을 어린이들에게 주는 책, 어린이들도 읽자마자 이해할 수 있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책, 어린이들의 영혼에 깊은 감동을 주어 평생 가슴 속에 추억으로 간직되는 책, 그런 책 말이다. -59쪽

나는 또 어린이들이 즐겨 머릿속에 그리는 것을 그대로 담은 책을 사랑한다. 온 세상 삼라만상 속에서 특히 어린이들의 취향에 맞추어 선택된 것. 어린이들을 해방시키고 기쁘게 하며 행복하게 하는 이미지, 눈 깜짝할 사이에 어린이들한테 덤벼들어 그들을 현실 세계의 굴레로 얽매어 버리지 못하도록 지켜 주는 신비의 세계, 그런 것을 어린이들에게 주는 책을 나는 사랑한다. -60쪽

어린이들에게 감상이 아니라 감수성을 자각시켜 주는 책, 인간다운 고귀한 감정을 어린이들의 마음에 불어넣는 책, 동식물의 생명뿐 아니라 삼라만상의 생명을 모두 중시하는 마음을 심어 주는 책, 천지의 만물과 그 만물의 영장인 인간 속에 있는 신비스러운 것을 헛되이 하거나 소홀히 하는 마음을 결코 어린이들에게 심어 주지 않는 책, 그런 책을 나는 사랑한다. -60쪽

그리고 놀이라는 것이 대단히 소중하고 중요한 일임을 인식하고 있는 책, 지성과 이성을 단련하는 것은 반드시 당장에 이익을 낳거나 실제 생활에 이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며, 목적으로 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분별하고 있는 책, 그런 책을 나는 사랑한다. -60쪽

나는 지식을 주는 책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 책이 무엇이든 쉽게 깨닫게 해주는 것처럼 가장하고는 감쪽같이 어린이들을 유인해서 즐거운 시간을 낚아채려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런 것은 말도 안 된다. 또 실제로 엄청나게 수고하지 않으면 깨달을 수 없는 것이 많으므로 그런 방법 자체가 터무니없다고 하겠다. 나는 어설프게 다른 것으로 가장한 문법이나 수학이 아니라 솜씨 좋고 적당하게 지식을 가르치려는 의도로 쓰여진 책을 사랑한다. 어린 영혼의 싹을 짓뭉개 버리는 주입식 책이 아니라, 영혼 속에 지식의 씨앗을 뿌리고 건강하게 기르려는 그런 책을 사랑한다. 지식을 과대 평가하고 만물의 척도로 삼는 과오를 저지르지 않는 책, 즉 지식의 한계를 올바로 이해하고 있는 책을 사랑한다. -60쪽

특히 내가 사랑하는 책은, 모든 인식 가운데 가장 어렵지만 가장 필요한 것으로, 곧 인간의 심성에 대한 인식을 어린이들에게 심어 주는 책이다. 페로 같은 사람은 신비한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기지에 찬 매력적인 방법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올바른 지식을 준다. 그는 충분히 인간을 관찰하며 어려운 문장을 쓰지 않는다. 어렵기는커녕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의 문장은 대단히 정확하고 진실하기 때문에 인간의 영혼 밑바닥까지 스며든다. 또 힘이 있어 인간의 정신을 원숙하게 하고 예지의 꽃을 피게 할 수 있다! <엄지동자>에 이런 문장이 있다. "아주머니는 가난했습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이 아이들의 어머니였습니다." "이 피에로라는 아이는 아주머니의 큰아들이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이 아이를 누구보다도 사랑했습니다. 피에로의 머리칼은 조금 붉은데, 아주머니의 머리칼이 조금 붉기 때문입니다." "나무꾼도 아내 못지않게 슬퍼하고 있었지만, 아내가 끈질기게 괴롭히자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나무꾼도 다른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아내가 좋은 말을 해줄 때는 기분이 좋지만, 다 끝난 일을 가지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 지겨워서 견딜 수가 없었답니다."
(중략)-61쪽

끝으로 내가 사랑하는 책은 높은 도덕성을 지닌 책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도덕성은 가난한 사람에게 동전 두 닢을 주었다고 해서 자신을 자비로운 사람으로 여기는 그런 째째한 근성의 도덕이 아니다. 거짓 눈물을 흘린다든가 이웃 사랑을 모르는 경건주의, 부르주아적 위선 같은 한 시대 한 민족에 한정된 특수한 결점을 어떻게 해서든 장점인 양 가장하는 것도 아니다. 또 마음으로부터의 공감이나 개인의 노력 등은 완전히 무시하고, 앞뒤 가리지 않고 강한 자의 의지를 아랫사람에게 강요하는 그런 난폭한 도덕성도 아니다.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진리, 인간의 영혼을 생기 있고 분발하게 하는 진리를 풍부하게 지니고 있는 책을 나는 사랑한다. 이기적이지 않고 성실한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언젠가는 반드시 보답을 받을 것이고, 설령 다른 사람이 보답하지 않더라도 스스로에게 득이 될 만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책, 선망이나 시샘이나 탐욕이 얼마나 추하고 저열한 것인지 보여 주는 책, 욕설을 하거나 거짓말만 하는 사람이 결국에는 입을 열고 뭔가 말할 때마다 살무사나 두꺼비가 튀어나오게 되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담은 책을 나는 사랑한다.
(중략)-62쪽

물론 이런 조건을 다 채우기는 어렵다. 나도 그런 사실쯤은 충분히 알고 있다. 이렇게 되면 어른을 대상으로 하는 좋은 책의 조건보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좋은 책의 조건이 더 엄격해진다. 게다가 어른을 위한 좋은 책도 그렇게 간단하게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단지 잔재주를 부려 이야기를 솜씨 있게 만들어 내어 어린이들이 소화하기 힘든 가짜 읽을거리를 던져 줌으로써 어린 영혼을 짓누르거나, 의젓한 도덕가 같은 태도로 교훈이나 지식을 선심 쓰듯이 내놓거나, 한술 더 떠서 단점이나 결점을 장점 내지 미점이라고 믿게 하여 어린이들을 그르치는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용서할 수 없다. 내가 어른이 어린이를 억압했다고 말한 의미는 바로 이런 것이다. -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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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7.28. - 올해의 마흔 번째 책

★★★★★

 <어린이와 그림책>의 마쓰이 다다시님, <우리 아이, 책날개를 달아주자>의 김은하님에 이어 어린이와 책에 관련한 시원한 혜안을 가진 사람을 또 하나 만났다.

폴 아자르, 이름이 귀에 익긴 하다만.... 난 아직 이 사람에 대해 잘 모른다. 역자 후기를 보니까 동시대인이 아닌 모양이다. 60년이 흐른 지금 어쩌고 한다. 그저, 도서관에서 책/어린이/어른 이라는 제목이 눈에 쏙 들어와 읽기 시작했는데....
이 분, 되게 시원하다. (어라...독서일지 페이퍼는 항상 이게 문제다. 리뷰에 써야할 말을 여기다 다 해놓고 나면, 나중에 리뷰를 못 쓴다. ㅠㅠ)

여하간, 어린이와 책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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