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신화 1 - 제1부
이현세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이현세님의 팬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그의 만화는 언제나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다는 면에서 꾸준히 보고 있었다.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국의 신화 역시 출간 즉시 읽었다. 기존의 만화와는 다른 독특한 점이 아주 많다는 점에서 신선했고, 역시나 이현세 특유의 넘치는 힘이 느껴져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텔레비젼에서 '음란성 시비'에 천국의 신화가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의아하기만 했다.

내 윤리의 잣대가 너무 느슨한건가? 내가 음란물 중독자라서 왠만한 수위의 음란성에는 끄떡도 없는건가? 글쎄...여하간에 나는 천국의 신화를 읽고 나서 '음란하다'라는 느낌은 받은 적이 없다. 왜곡된 성적 호기심을 갖고 있는 일부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이 이 만화를 읽는다면 안되겠지만, 엄연히 미성년 구독불가의 딱지가 붙어있는 책이 그렇게 불법유통이 되지 않도록 막는 것은 만화가의 책임은 아닐텐데.

그리고 '주제와 상관 없이 과도한 성행위 장면'이라니... 그런 장면들이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 필요한 것인지 과도한 것인지를 작가가 아닌 제 3자가 논할 게재가 되는 것일까? 그것이 픽션이라 하더라도 역사를 보는 새로운 시각과 노력이 들어간 훌륭한 작품이다. 굉장한 장편으로 구상하고 시작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좋은 만화를 그려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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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상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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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희망'이 아닌 다른 제목으로 발표된 것 같았는데...써클룸 캐비넷 구석에 박혀있던 그 글을 읽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음을 기대하던 그 책이, '희망'이란 새옷을 입고 완결되어 기뻤다. (하지만, 첫 느낌이 강해서일까...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첫 제목이 '희망'보다는 이 글에 더 어울린다고 고집스럽게 되뇌고 있다)

좀 엉뚱한 비유같지만, 한국판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생각이든다. 주인공 우연이와 홀든 콜필드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 우선 그 상황에서는 삼수생과 퇴학생이라는 실패자라는 점, 세상을 어느정도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을 어떤 의미로든 '잃는다'는 점, 알고 보면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라는 점... 그들의 그런 점들이 내게는 더할나위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제까지 읽어본 소설들을 돌이켜보면, 작중의 인물에서 현실감이 느껴질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경우에는 이야기는 볼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풀려나가는 것 같다.
'희망'의 경우도 소설 속의 인물들이 하나같이 나름의 생명력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인물들을 창조해낸 것 까지가 양귀자의 뛰어난 점이고, 그 이후는 그들을 그냥 풀어놓은(?)것만으로도 소설이 완성되었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바래지 않는 매력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좋은 책이다. 그러고보면, 양귀자는 참 괜찮은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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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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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진진과 함께 생각하고 기뻐하고 고민했지만, 그런 정도의 공감은 다른 소설에서도 종종 만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모순'은 그러한 식상함을 결말에서 쨍그랑!하고 깨버렸다. 결국 진진이 선택한 것은 나영규. 너무 억지스러운 비유이지만, 어머니의 삶이 아닌 이모의 삶이었던 것이다.

행복이란 것이 과연 무엇일까. 유복하고 평안한 삶을 영위하던 이모는 어머니의 거칠지만 역동적인 삶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그것이 가진자의 오만이 아니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이모가 어머니였다면, 자살을 고민하고 실행할 틈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을 꿈꾼다. 진진이 이모네 집 같은 풍족한 집에서 자란 사람이었다면, 아마 김장우를 선택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모순으로 가득찬 세상과 그 안의 삶에서 행복을 찾는 길... 행복은 어떠어떠한 상황이 아닌 자신의 마음 안에서 찾는 것이라는, 구태의연한 결론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되뇌이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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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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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이다' 이외에는 마땅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기본적인 생활의 영유를 당연한 것으로 알며 성장해온 나에게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가 굉장히 낯설고 거북했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그들의 고통을 세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고통이 극단으로 치밀어가면 느끼기를 포기한 듯 일그러지고, 뭔가 아귀가 맞아떨어지지 않는 백일몽같은 문장들이 나머지 공간을 채운다. 하지만 그런 문장들이 더 생생하고 섬뜩하게 주인공들의 심리를 전해준다. 생각하게 만들고, 상상하게 만드는 그런 '여지'들은 그들이 처한 현실을 마치 끔찍한 화상의 흉터처럼 눈을 가리면서도 손가락 틈으로 자꾸 넘어다보게 만든다.

70년대에는 이 이야기가 '현실'이었을 것이라는, 아니 어쩌면 지금도 어디에선가 이런 풍경이 펼쳐지고 있을 것이라는 고민을 해야한다는 것이 책을 읽을 때마다 매번 나를 고통스럽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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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 Touch and Feel : Wild Animals (Boardbook) DK Touch and Feel 9
Deni Bown 지음 / Dorling Kindersley Publishing(DK)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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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러 육아 사이트에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기에 실제로 보지도 않고 알라딘에서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커서일까요, 막상 책을 받아보고는 여러 가지로 실망스러웠습니다. 우선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가 너무 작았어요. 분명히 가로 세로 16센티미터라고 명시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지만, 가격이 가격이니만큼 국내 보통 그림책같이 큼지막할 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처음에는 괜찮더니 점점 모양이 일그러지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책 속에 두텁고 다양한 재질의 털과 패드를 끼워놓았으니 당연한 결과이겠지만요.

그렇지만 엄마의 투덜거림에는 아랑곳없이 아이는 굉장히 좋아하고 신기해하더군요. 특히 끈적이는 개구리의 손끝을 만져보는 것을 즐깁니다. 여러 분이 지적해주신대로 금방 끈적거림이 약해져서 아쉽지만요. 두 돌인 우리 아기도 좋아는 하지만, 제 생각에는 돌 전의 아기들에게 더욱 흥미롭고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양한 촉각자극이 두뇌발달을 돕는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도 밝혀진 사실이니까요. 기회가 되시면 인근 서점에서 실물을 확인하신 후에 인터넷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저같이 얼토당토 않은 기대를 했다가 실망하는 일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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