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1
토머스 해리스 지음, 이창식 옮김 / 창해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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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되자마자 이 책을 접했기 때문에, 뒤이어지는 무수한 혹평들을 객관적으로 대할 수가 없었다. 내가 쓴 소설이 폄하되는 것만 같은 불쾌감은, 한니발을 빨리 읽었다는 이유만이 원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잘만 읽었구만...왜?!'하는 오기.^^물론 양들의 침묵보다는 신선함이 떨어진다. 하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말초적인 공포나, 식인을 하는데도 한층 더 깊은 매력을 풍기는 렉터 박사는 속편의 한계를 어느정도 덮어주는 데 크게 일조했다. 나도 결말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스릴러물들의 식상한 결론을 뒤엎으려는 시도는 높이 평가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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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제임스 윌러 지음 / 시공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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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먼저 봤다......시시했다. 그저 그런 멜로 영화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었다......책은 좀 났군, 싶었다. 쬐금 울고 쬐금 감동했다. 결혼을 했다. 영화를 다시 봤다......펑펑 울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너무 늙었다는 것만 빼고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책도 다시 봤다......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을 후비고 들어왔다. 그들의 아프고도 완전한 사랑에 무한 공감을 느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의 몇 안되는 장점 중의 하나는 예전과는 또 다른 감성 영역이 생긴다는 것.어렸을 때는 '아줌마'가 되면 머리 속에 살림과 돈, 자녀같은 생각 주머니가 커지면서 예술이나 문화를 느끼는 영역은 상대적으로 쪼그라드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내가 아줌마가 되어보니, 머리 속은 그렇게 유한한 공간이 아니다. 결혼한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도 따로 존재할 수 있다. 물론 미혼이면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감동받은 사람도 많고, 기혼이면서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엔, 결혼이라는 경계선을 넘고 나서 이 한 작품에 대한 생각이 180도로 바뀌었다.

플라토닉, 아가페, 에로스...그런 구분 말고, 남자와 여자 사이의 사랑에도 수많은 종류의 사랑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프란체스카가 가정과 남편을 아끼는 것도, 로버트에게 품은 감정도 모두 '사랑'이다. 어느 것이 진짜이고 아니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그렇게 종류가 다른 사랑들이 한 사람의 마음 안에 공존할 수도 있다.
프란체스카는 로버트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해서 불행하지 않았다. 아니, 이루지 못했다는 표현 자체가 틀렸다. 그들이 며칠간 나눈 사랑은 그 자체로 완결된, 이루어진 사랑이었다. 그리고 그 사랑을 가슴에 품음으로써 프란체스카는 한결 성숙하고 아름다운 여인이 될 수 있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생활 속에서 엷어져가고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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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2-28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막 20대에 들어서면서 이책을 읽었드랬죠.지금은 서른이 넘었지만 사랑이야기하면 메디슨카운티의 다리가 생각나곤 한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 며칠간의 두근거리는 열정에 여름밤을 잠못이루기도 했읍죠...어쩜 청춘남녀의 사랑이 아니라도 이리 멋질수가 있는지... 글구 영화가 나왔을때 환호했답니다. 두주인공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였기때문에 말이죠.두사람의 연기에 저도 숨이 가빠오는 듯 했답니다. 메릴스트립이었던가 그여배우가 원피스를 입고 부엌문에서서 목을 스다듬으며 열에 들뜨던 그모습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책을 영화한 것중에는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저에게는 말이죠.
얼마후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2가 책으로 나왔드랬죠.전작만 못했었죠..
진/우맘님 리뷰들을 보고 앞으로 도서관에서 빌려볼 책들을 골라볼 작정입니다. 전 귀가 얇아서 누군가 막 칭찬을 해놓으면 마구마구 읽고픈 생각이 들거든요. 감사해요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인성교육시리즈 가족 사랑 이야기 3
샘 맥브래트니 글, A.제람 그림, 김서정 옮김 / 베틀북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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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예뻐 죽겠으면서도 어떻게 놀아줘야할지 난감하기만 우리 남편. 기껏 재밌게 해준다는게 아이가 싫어하는 짓만 골라해서 뽀뽀도 못 받고, 잠든 아이의 입에 몰래 뽀뽀해주는 남편. 그런 남편에게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프뢰벨의 피터 래빗 시리즈를 참 좋아하는데, 워낙 비싼지라 구입을 미루고 있거든요. 그런데, 터치나 색감이 많이 틀리면서도 아기자기하고도 따뜻한 분위기가 피터 래빗과 은근히 닮아있는 그림이네요.
아이가 이 책을 아빠랑 같이 읽고, 저도 팔을 벌려서 아빠랑 대보는 모습을 보게되면 참 행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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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세스 1 - 빛의 아들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김정란 옮김 / 문학동네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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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식상하지만, '재미와 감동을 겸비한 책!'이라고 밖에는 표현이 되지 않는다. 많은 분량임에도 숨돌릴 틈 없는 흥분을 선사하기 때문. 화려한 시대 이집트와, 그에 부합하는 향기롭고도 당당한 왕 람세스를 더이상 멋지게 표현할 수 있을까? 책에 한 번 몰입하면 영화를 보는 듯, 아니 영화 안에서 돌아다니는 듯 생생한 '이집트'를 느낄수가 있다. 부디 철저한 고증을 거쳤기를... 그가 주입시킨 이집트의 인상이 너무도 강렬해서 더 이상 어떤 책이나 영화를 보아도 그 이미지가 깨어질 것 같지 않다. 크리스티앙 자크가 다시 한 번 펜을 들어서 이집트의 다른 왕들도 현세에 되살려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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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그대에게 가는 길
이중섭 지음, 박재삼 옮김 / 다빈치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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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촌의 가장 크고 유일한 기쁨인 남덕군 나의 거짓 없는 희망의 봉오리 남덕군 나의 귀여운 즐거움이여, 소중한 나만의 오직 한 사람, 나의 남덕이여...

세상 그 어떤 남성이, 이미 두 아이의 엄마인 아내에게 이토록 열렬한 사랑의 찬사를 보냈던가? 이중섭은 대단한 로맨티스트이다. 그리고, 각박한 세상을 살아내기에는 그의 감성은 너무도 연약했던 것 같다.

'이중섭, 그대에게 가는 길'은 이중섭이 아내에게 보낸 편지,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 아내가 이중섭에게 보낸 편지 약간과 그의 생애에 대한 해설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섭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들이 잘 엄선되어 실려있는 소박한 표지와 검소한 가격의 이 책이 아주 반가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 역사에 큰 별인 화가에 대한 예우로 멋진 하드커버와 작품에 대한 해설, 일화도 많이 실려 있었더라도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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