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위한 변명 - 구도의 춤꾼 홍신자의 자유롭고 파격적인 삶의 이야기
홍신자 지음 / 정신세계사 / 199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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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읽은 그 때, 그 때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가, 3학년이었던가... 외부에서는 물론이고, 나 자신부터도 '자유'라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의 곁눈질도 하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쓰던 시기였다. 그런 때에 공교롭게 접하게 된 이 책. 읽는 내내 나는 홍신자와 한 몸이 된 듯 했다. 그녀와 함께 라즈니쉬 앞에 섰고, 정글에서 숲냄새를 맡았으며, 달빛의 바닷가에 누웠었다.

50여명이 하루 종일 생활하기에는 좁다란 교실, 책과 노트를 맘껏 펴기도 어려운 책상, 새싹이 돋아날 때마다 눈에 불을 켜고 싹둑싹둑 자르던 '자유'. 많이 억눌려 있었기에 터져 나온 반동도 컸다.

손을 드는 동작 하나,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자신의 감정을 담으면 춤이라던 말이 어찌나 마음에 와 닿았던지. 사춘기가 지나도 한참 지났을 나이에 나는 홍신자를 흠모하여 야간자율학습시간에 학교 옥상에서 혼자 춤을 추고는 했다. 하지만, 책을 통해 풀어낸 감정이었기에 마음 속에서 혼자 되삭일 수 있었다. 실생활에 일어난 사건이나 사람을 통해 '자유'의 도화선에 불이 지펴졌다면, 그 큰 증폭은 분명 외부로 뻗치거나 스스로를 망가뜨렸을것이다.

그 때에 혼자 춤추던 옥상의 공기 냄새, 환하던 달빛, 바다와 산과 도시가 모두 보이던 풍광 모두 나에겐 소중한 추억이다. 지금 다시 펴면 왠지 조악한 글씨와 거친 지질이 초라해보이지만, 책 한 권이 그렇듯 아름다운 추억을 담을 수 있다는 점에 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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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없다 1
전여옥 지음 / 푸른숲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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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제일 처음엔 '아~ 그렇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조금 후엔 '글쎄, 이건 너무 주관적이 아닌가?'싶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그것이 주관적이든 객관적이든 상관 없이 통쾌해하는 나를 발견했다. 한 국가, 한 민족의 성향을 규정하고자 하는 것은 언제나 논란의 소지가 있는 어려운 시도이다. 작가가 말하는 일본은 어쩌면 '일본인의 민족성'이라는 주제로 논하기에는 함량미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본에 대한 뿌리깊은 악감정을 느끼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간지러운 곳을 속시원하게 긁어주는 입담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한 나라를 과감히 '없다'라고 찌르고 나선 대찬 용기에도 추가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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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닷컴 1
김진명 지음 / 해냄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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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님의 책을 읽고 나면 언제나 조금 더 애국자가되어 있는 나를 발견한다. 없으면 큰일 나지만 언제나 존재하기에 그 중요함을 잊게 되는 공기나 물처럼, '나라'라는 것도 그 틀안에 살면서도 망각하기 쉬운 것임을 새삼 돌이키게 해준다.

기존의 김진명식 소설에 '인터넷'이라는 화두를 섞어 풀어놓은 것이 바로 코리아닷컴이다. 많은 독자들이 공감하는 바이겠지만, 주인공 인서보다도 '팬저'라는 인물이 더 카리스마가 강하다. 읽는 내내 그가 실존인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간절함이 생겼다. 그가 인터넷 안에 재현하려했던 부산시는 그냥 소설로만 넘기기에는 아쉬운 아이템. 하지만, 종종 지적되는대로 이번 작품도 결말이 좀 부실했다. 그냥 2권으로 끝내기보다는 조만간 속편이 나오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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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먼나라 이웃나라 (유럽편) - 전6권 세트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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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 크면서도 읽었는데... 와우, 꽤나 장수하고 있군요. 옛날 책도 괜찮았지만, 서점에서 보니까 표지나 편집이 더 깔끔하고 멋있어졌더라구요. '역사' 참 어렵지요. 암기과목으로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분량을 외워야하고, 오래 기억나지도 않고...

먼나라 이웃나라는 세계사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제공해줌과 동시에 '역사' 자체에 재미와 의욕을 느끼게 해주는 근사한 책입니다. 게다가 다양한 일화와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시험치고 나면 잊어버리는 죽은 지식이 아닌, 평생 머리에 '산 지식'으로 남게 되지요.

저는 고등학교 때 읽었는데요, 초등학교 고학년 이전에 접하게 해주면 역사 관련한 교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수월하게 받아들이는데 크게 일조할 것이라고 봅니다. 사다가 꽂아만 놓으시면, 알아서 뽑아볼거예요. 재미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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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ic 1
하시현 지음 / 시공사(만화)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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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독자가 '중학생 수준에 딱'이라고 평해놓으셨군요. 흠...중학생 신분을 벗어난지 10년도 넘었건만 난 왜 이 만화가 재미있는건지.^^ 현실과는 많은 거리감이 있는 이야기지만, 만화이기 때문에 담아낼 수 있는 것이지 않겠습니까? 비슷한 이야기가 소설이나 영화로 나왔다고 상상해보세요. 으으으...닭살.

뻔한 진행이지만, 예쁜 그림과 한껏 매력을 부과한 등장인물들은 순간순간 심장이 두근두근할 정도로 멋집니다. 라하랑 희렴이가 나온 부분부터는 좀 쳐지고 만화이야기보다 사랑이야기에만 치우친 점이 없지 않지만요, 조만간 펜을 다잡고 근사한 작품을 내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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