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핫 Cool Hot 1
유시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유시진이 참 좋다. 만화를 보면서도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해주는 몇 안되는 작가 중의 하나이다. '마니'로 처음 만났고, 최근에 본 '폐쇄자'까지 대부분 제 3의 공간이 배경이었던 작품만을 주로 접한터라 처음 쿨핫을 훑어보았을 때는 생경한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학원물이라 하기에 혹여 시류에 편승해서 꽃미남이 나오는 연애물을?! 하는 어줍잖은 우려까지 앞섰다.

하지만, 기우였다. 역시 유시진!

이루리, 이루다, 동경이, 그 밖의 기타등등 가디록 멤버들과 엑스트라에 가까운 수많은 등장인물들 모두가 탄탄한 존재감과 개성을 내뿜고 있었다. 그들이 처한 상황, 고민들이 대부분 현실과는 약간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배경이 '학교'일 뿐 뻔한 학원물로 학생독자들을 현혹시키려는 의도는 없었을테니 상관없지 않을까? 연령, 성별을 모두 초월하여 누구나 깊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홍차왕자 1
야마다 난페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3월
평점 :
절판


하루에 다섯 권씩, 3일 동안...홍차 왕자의 마법에 포옥 빠져있었습니다. 히잉~ 깨어나기가 아쉽군요. 참으로 오랜만에 만난 상큼한 만화예요. 홍차를 잘 안다면 딱 어울리만한 종류의 차를 골라내서 비교하고 싶은데, 안타깝네요. 홍차 왕자를 읽기 전에는 찻집에서 '다즐링 주세요.'하며 새침 떼는 친구 앞에서 주눅이 들어 '다..다즐링? 그게 모야?'하던 문외한이거든요.

여하간에~ 표지 때문일까요, 상큼한 복숭아 향이 나는 듯한 만화였습니다. 너무 급격하게 진행되지 않는 로맨스는 두 여자 곁에 무수한 꽃미남들이 모여있는 상황의 작위성을 조금은 덮어주고 있구요, 오밀조밀하게 구성된 스토리 라인 덕분에 공부에 대한 중압감은 보이지 않고 맨날 행사만하는 어이 없는 학교도 그냥 넘겨줄만 합니다.(현실성이 없기는 하지만, 학생들의 특기적성을 민주적으로 살리는 이 학교야말로 이상적인 학교같아요. 그죠?)

캐릭터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의 하나죠. 아삼, 얼 그레이, 남호, 세일론, 홍목단, 기준 삼촌, 취향에 따라 하수빈선배나 김영철도^^;; 순정만화의 전형 공식을 담고 있으면서도 제각각의 향기가 있는 이 멋진 남자들...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죠.

아주 신선하고 재미있는 홍차 왕자. 적극 추천합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승아랑 미경, 남호가 홍차 왕자들이 돌가가는 날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저도 홍차 왕자의 연재가 끝나는 것...아니 그전에 새로운 책이 나오는 것이 너무 지연될까봐 두려워진다는 것!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KISS 1
마츠모토 토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5월
평점 :
절판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kiss라는 당돌한 제목도 일조했고. 그런데 왜일까. 잘 몰입이 되질 않았다. 만화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쉽게 빠져드는 나인데. 특히 멋진 순정만화라면 후유증이 적어도 24시간은 가는데. 왜일까.

주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개연성'이 없기때문이라고나 할까... 정말이지 주관적인 입장이다. 게다가 그 주관이라는 것이 굉장히 줏대 없다. 7살 연상의 피아노 선생님과 여고생이 사랑에 빠지는 것이 개연성이 없다면, 전 세계에서 손꼽힐만한 부자에, 잘생기고 키 큰 멋진 남자에가 평범한 여자아이에게 홀딱 빠지는 것(모두 아시겠죠^^ 꽃보다 남자 말입니당)은 개연성이 있나?

음... 아예 황당무계하면 모를까 어중간하면 안된다는 건가. 에휴~ 그런 사랑을 믿기에는 나이가 너무 들어버렸나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1 (무선)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정말 재미있습니다. 조앤롤링의 풍부한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사실, 곰곰이 따져보면 그렇게 새로울 것도 없는 책입니다. 불우하게 자라다가 자신에 대한 새로운 비밀을 알게되고, 신나는 모험을 겪게 되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에 아주 많이 읽었습니다. 해리포터도 그런 동화의 공식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는데, 왜 이 책만이 유별나게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할까요.

제 생각에는, 흑백텔레비젼과 칼라텔레비젼의 차이와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똑같은 토대 위에 펼쳐진 상상력이라도, 그 질 자체가 틀리지요. 조앤롤링이 오로지 공상의 세계에서 쌓아올린 마법사의 나라, 마법 학교, 갖가지 이상한 동식물, 마법의 종류들은 고색창연하기 그지없거든요.

어디서 그렇게 재미있고 딱 떨어지는 이름들은 생각해 냈을까요? 책을 쓰지 않았다면 네이밍 회사를 차렸어도 됐을거예요. 길을 걸어다니면서 읽을 정도로 푹 빠지게 하는 해리포터, 다음 이야기는 도대체 언제 나올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홀든 콜필드가 정말로 감동하는 책은 어떤 것인가 하면, 책을 읽고 나면 그 작가가 친한 친구여서 전화 걸고 싶을 때 언제나 걸 수 있으면 오죽이나 좋을까...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고 한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나는, 셀린저보다는 홀든 콜필드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졌다. 절/실/하/게. 전화를 걸어서 그가 하고 싶어했던 '시시껄렁한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술도 한 잔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엘리와 피비에 대한 이야기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그가 정말로 참을 수 없는 일이 어떠어떠한 것인지, 나의 경우에는 어떠한지 흥분해서 침이 튀길만큼 이야기할 수 있다면.

홀든은 표면으로 보이는 것처럼 비관적이고 삐딱하기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세상에 쉽게 상처입을 예민한 감수성과 의외의 강직함을 그런 식으로 감추고 있을 뿐. 홀든의 시니컬한 어투는 어딘지 무라카미 류의 '69'의 주인공과 닮았다. 삐딱하지만 여리고, 정말은 진실할 것 같은 홀든. 이제껏 만나본 소설 속 주인공 중 최고로 매력적인 인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