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기 중심 뺄셈 3단계
문공사 편집부 엮음 / 문공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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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가 되어 교재를 고르러 서점에 나갔는데요, 이책저책 들춰보는 와중에도 유독 눈에 띄고 차별화가 되는 문제집이 있었습니다. 바로 '풀기중심' 시리즈였죠. 큼지막한데다가 종이질도 좋고, 주의집중하기 좋은 깔끔하고 넉넉한 편집이 우선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다른 교재들과는 달리 수를 익히는 단계를 한번 더 세분화해놓아서 더욱 마음에 들었구요.

기존의 유아용 숫자교육 학습지는 수의 개념, 모으기, 가르기, 도형 등의 개념이 돌아가며 복합적으로 나오는 것이 많죠. 물론 수학적 사고는 그렇게 상호호환이 되면서 통합적으로 길러나가야하지만, 수리력과 이해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자칫 혼란을 주어 이도저도 못 익히게 되기 쉽습니다. 셈을 처음 배우는 아이들보다는 학교 교육과정을 놓쳐버리고 셈하기에 자신과 흥미가 없는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학습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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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정전 - 그린북스117
루쉰 / 청목(청목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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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는 원체 어둡기 때문에 중국의 혁명에 대한 기본 지식은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렇게 순수한 백지 상태였기 때문에 아큐정전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건 아니다. 이건 뭔가 잘 못 되었다.'라는 쓴 뒷맛.

아큐는 시쳇말로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사람. 바보라고 부르기엔 과하고, 정상이라고 칭하기엔 떨떠름한 그는 그냥저냥 살아가다가 얼떨결에 혁명에 참여하고 어이없이 죽는다. 이 황당한 인생을 기술한 저자도 전기라 해야할지, 평전이라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정전'이라는 모호한 설정으로 마무리한다.

아Q가 무지한 중국인들을 대표하는 익명성을 지닌 이름이라는 것도, 아Q정전이 혁명을 비판한 책이라는 것도 한참 후에야 알게되었다. 하지만 처음 읽고 나서 느낀 그 씁쓸함이야말로 작가가 전해주고자 한 요지라고 믿는다. 인간과 사회라는 오래된 관계에 대한 아주 근본적이고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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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1
생 텍쥐페리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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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스테디셀러 어린왕자. 처음 어린왕자를 읽었을 때는 뱀에게 물리는 방법으로 고향별로 돌아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어렸었다. 그 때의 나에게는 어린왕자가 일종의 미스테리 소설로 생각되었을 정도였다. 좀 더 나이를 먹고 사춘기가 되어서야 어린왕자가 얼마나 슬픈 이야기인지 깨달았고, 여우와의 대화를 읽으면서 사랑의 단면을 알아채버린듯 가슴이 설레기도 했다. 사춘기의 나에게 어린왕자는 로맨스 소설의 장르였던 것.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 어린왕자는...삶에 대한 근엄한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인생의 지침서 내지는 참고서라고나할까. 생텍쥐페리의 글만큼이나 좋아하는 것은 그의 그림이다. 소박하고 동심을 품은 듯 맑은 삽화는 볼때마다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준다. 세월이 지나고 중년, 혹은 노년이 되어 다시 펼쳐본다면 어린왕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내게 다가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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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1 혜원세계문학 38
펄S.벅 / 혜원출판사 / 199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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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는 '세계명작'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데도 세 번 이상 읽은 몇 안 되는 책중의 하나이다. 특히 '아들들'과 '분열된 일가'보다도 1편인 '대지'가 재미면에서는 최고. 가난한 농사꾼인 왕룽이 자수성가를 하게되는 일대기인 '대지'를 읽다보면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근대사를 곁에서 보는 듯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남아선호사상, 빈부격차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다고 느낀 반면 기근을 피해 떠돌아다니는 왕룽 일가의 생활에서는 대륙의 거대함이 우리 나라와 비할 바가 아니라고 압도되기도 했다.

가난한 그들에게는 감정도 사치라는 듯 왕룽과 그의 아내는 어떤 고생을 하면서도 담담하다. 아이를 낳고 바로 밭에 나와 쟁기질을 하면서도, 기근중에 태어난 딸아이를 목졸라 죽이면서도, 굶다 못해 흙을 물에 개어 먹으면서도 격렬한 감정의 흐름이 읽히지 않는다. 달지도 않을 거면서 품고 있던 진주를 남편에게 빼앗기고, 결국은 호사롭고 편안한 삶을 남겨두고 복통으로 죽어가던 아내의 뱃속에는 종양이 아니라 그동안 쌓인 슬픔과 고통의 감정이 그득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명작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대지'. 아직 접해보지 못했다면 꼭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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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의 강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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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무라카미 류를 안 것이 '토파즈'. 그리고는 달빛의 강이 두 번째였던가, 세 번째 였던가... 토파즈가 내뿜는 빛과 그 그늘이 너무도 강렬했기에 달빛의 강은 쉽게 잊혀지고 만 작품이다. 둘 다 단편집이지만 '추한 SM Play 창녀'라는 강력한 소재를 공유해서 연작소설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토파즈에 비해서 정작 연작소설에 가깝다고 광고되었던 달빛의 강은 존재감이 약했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도 접해본 지금 다시 평가해보자면 달빛의 강은 세련되게 마무리 된 류의 정수가 아닌가 싶다. 적합한 비유는 아니지만 하루키의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를 읽었을 때의 미묘한 감정과 유사한 것이 달빛의 강에서 느껴졌다. 어딜봐도 류다운 소재와 전개이지만, 너무도 매끈하여 허전하고 심심한... 그 외에 남는 또 하나는 쿠바! 구석구석에 꼭꼭 숨겨놓은 이 코드는, 특별한 언급이 없이 그냥 놓여있는데도 강력한 매력을 발산한다.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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