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의 농장 - 입체북
루시 커진즈 글 그림, 신주영 옮김 / 어린이아현(Kizdom)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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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메이지 입체북 'Happy birthday'에 아이나 저나 홀딱 반해서 고르고 고른 끝에 다시 구입하게 된 것이 메이지의 농장이었습니다.

메이지의 농장은 기존의 책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뒤엎은 신기한 책입니다. 사실, 책보다는 장난감쪽에 더 가깝지요. 책을 펴서 앞표지와 뒤표지를 맞붙여 고정시키면 입체적인 메이지의 농장이 완성되거든요. 마치 인형의 집처럼요. 들추거나 당길 수 있는 탭들과 구석구석 오밀조밀 들어찬 농장의 모습이 정교하고 신기해서 엄마도 아기도 탄성을 연발하게 됩니다.

그런데 신기하기만할 뿐 어떻게 놀아줘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엄마가 창의성이 부족해서인가? 엄마의 시범이 빈약하니 그 좋은 자료를 펴 놓고도 우리 아기는 '꾸꾸야, 멍멍아...'하면서 몇몇 동물에게 먹이를 주고는 그만입니다.

그리고 함께 들어있는 종이 인형들은 잘 세워지지가 않고, 필요한 먹이나 도구들은 크기가 너무 작아서 26개월인 우리 아이가 갖고 놀기에는 좀 무리가 있더라구요. 주의를 기울여도 잃어버리게 되기 십상이구요. 인형과 부속물의 크기가 조금만 더 크고, 어떻게 놀아주라는 안내서나 해설서가 들어있었더라면 훨씬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돌 전후의 아기들에게 보여주실거면, 처음부터 모든 인형을 다 뜯어내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인 것 같아요. 집중적으로 가지고 놀 인형과 부속물 대여섯개만 뜯어내서 함께 놀고, 익숙해지면 다른 것을 제공하는 편이 수준에 적합한 것 같습니다. 인형들은 책의 마구간이랑 채소밭 안에 보관하라고 하지만 그렇게 하면 책의 모양이 약간 틀어지니까요, 지퍼백 안에 보관하는게 좋을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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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잔치는 끝났다 창비시선 121
최영미 지음 / 창비 / 199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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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는 건 사랑에 빠진이들을 위한 나른하고 달큰한 것이거나, 철학과 혁명을 위한 낯설고 어려운 것이거나...그렇게 두 종류뿐이라고 생각했던 나였다. 그래서 어린 첫사랑에 빠졌을 때는 원태연의 시를 죽어라고 베껴댔고 좀 더 나이 먹어 사랑을 안다고 생각하면서는 류시화나 자크 프레베르를 읽으며 고뇌하는 척 했다. 박노해는 그나마 어렵지 않았기에 읽어낼 수 있었고.

그런데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내가 알던 그 두 종류의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 독특한 시집이었다. 사랑 노래라 하기에는 아프고 적나라했고, 철학과 혁명의 노래라 하기에는 너무 자신을 간절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직은 여성 작가들이 성을 이야기하기를 꺼리던 그 때 최영미는 자신의 섹스를 뼈 발린 생선으로 가차 없이 까발렸다. 처음 접한 스무 살 무렵에는 그런 그녀의 시들에서 신선함을 느끼기는 했지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저 '선운사에서'나 되뇌이고 말았다. 하지만 한 해, 한 해 서른에 가까워지면서는 너무 멀고 충격적으로 느껴지던 다른 시들이 소화되기 시작했다. 그녀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들을 시로 엮어냈는지가 어렴풋이 공감이 되는 것이다. 시에 성별이 있겠느냐만은, 특히 여자라면 책꽂이에 한 권쯤 꽂아둘만한 시집이다. 그저그런 날 무심히 책장을 넘기고 있으면 꼭 한 편쯤은 마음을 찌르는 날카로운 구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가 원인을 모르던 심란함, 허허로움에 이유를 대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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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과 멸 - 우리 소설로의 초대 3 (양장본)
전경린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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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은 대체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 편 한 편 떼어놓고 보면 나름대로 훌륭한 작품이지만, 기억 속에서 빨리 용해되어버리니까요. 머리 나쁜 저는 심지어 책을 읽으면서 방금 전에 읽었던 단편의 제목이 무엇인지, 내용이 무엇인지가 아득해서 자꾸 앞쪽을 들춰보고는 합니다. 하지만 환과 멸을 읽으면서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단편소설집의 단편들은 각각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긴 이야기를 풀어 놓는 또다른 방법의 하나일수도 있다는 것을요.

환과 멸 안의 여덟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아주 닮아 있습니다. 선병질적이고 예민해서, 한 번 상처 입으면 회복되기 힘든 감성들...그이들이 삶의 구석구석에 붙여주는 화려하고도 비참한 수식어들이 눈에 와 박혔습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올려다 본 '밤의 나선형 계단'과 '맨 처음 크리스마스'도 아주 좋은 작품이었지만, 가장 마음에 든 것은 '평범한 물방울 무늬 원피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이 참 예쁩니다. 양장본이라고 하기에 묵직하고 엄숙한 척하는 책이 올까 걱정했는데, 표지의 신비로운 빛깔도 아주 마음에 들고, 폭이 약간 좁은 편인 길쭉한 생김은 손에 쥐고 읽기가 아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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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잡고 수학 만6세 - 전5권 연필잡고 수학 35
삼성출판사 편집부 / 삼성출판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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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어떻게하면 잘 가르쳐볼까하는 해답을 학습지에서 발견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 이것저것 많은 분량을 뒤적여봤지만, 결론은 '다 거기서 거기'이더군요. 내용도, 그림도, 편집도 대부분 비슷해요. 결국 얼마나 잘 가르치는가는 교재가 아닌 교사, 혹은 엄마의 역량이 판가름하는 것이죠. 그 역량이라는 것도 별다른게 아닌 것 같아요. 아이의 수준을 정확히 아는 것. 그래서 무리하지 않은 단계부터 무리하지 않은 분량을 꾸준히 제시하는 성실함, 인내심이야말로 아동지도에 있어서 최고의 역량이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연필잡고 시리즈는 참 장점이 많은 학습지입니다. 우선 가격이 싸요. 아이들, 재미붙이면 긁적긁적 한 권 금방 없애잖아요. 가끔은 질 좋은 종이와 예쁜 그림이 아까울정도로 말입니다. 그런데 연필잡고는 타 교재보다 분량이나 구성면에서 뒤지지 않으면서 일이천원 가격이 더 싼 편이예요. 그리고 각 연령에서도 수준이 세분화되어 있죠. 만 6세라고 다 같나요. 만 6세 1개월과 만 6세 12개월의 차이는 꽤 크죠. 그런 각양각색의 발달단계에 맞추어 연령별로 5권으로 나뉘어 있으니 적당한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어린 나이에 학습지를 시작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 6세 정도이고, 아이가 흥미를 보인다면 크게 이른 나이는 아닐것이라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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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글씨
아기별 편집부 엮음 / 아기별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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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공책에 빽빽히 글씨를 보고 베끼게 하는 것, 결코 좋은 지도방법은 아니죠. 하지만 무조건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없는 단계입니다. 집중시간이 짧고 성질이 급한 아이들은 글을 배우기 시작할 때 잘 잡아주지 않으면 고학년이 될 때까지도 지나치게 크고 삐뚤빼뚤한 글씨가 계속되는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바르고 예쁘게 글씨쓰기 학습지를 고르던 중 제일 높은 점수를 준 것이 바로 아기별출판사의 낱말문장 예쁜글씨입니다.

기본적인 낱말들이 그림과 함께 나와있고, 점선, 빈칸이 마련되어 있는 전형적인 쓰기공책이지만 다른 교재와 비교해보니 편집이 제일 깔끔한 편이고 색깔도 다양하게 써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더군요. 예쁘게 바로잡힌 글씨와 함께 간단한 어휘력도 기를 수 있는 교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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