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19. - 올해의 108번째 책

★★★

그러고보니 내가 아멜리 노통을 안 것이 채 일 년이 되질 않는다. 올해 봄이었던가? 판다님이 보내주신 책 꾸러미에서 <두려움과 떨림>을 읽고 그녀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그 호기심은 <살인자의 건강법>을 읽은 후 열광으로 바뀌었고,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과 <시간의 옷>을 연달아 읽어 치우는 나를 보고 몇 몇 서재지인이 '노통 매니아가 하나 더 나왔다~'며 웃으셨다.

그런데 <사랑의 파괴>, 이 책에 즈음하자....살짝, 물린다. 압도적인 카리스마, 뛰어난 명민함, 번득이는 지성, 그러면서도 예민하여 연약한 그녀....그녀의 책. 전반적으로 나와는 참 다른 감성의 소유자, 아멜리 노통. 그 이질적인 느낌에 매혹당했었는데, 이물감이 거듭되자 이젠 손톱만큼 지겨워진다.

그래도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 오후 네 시와 적의 화장법은 꼭 읽어보고 싶다. 참, 여기에 로메르 인명사전까지 읽으면 국내 출간작은 다 읽은 셈이니, 내 짧고 어설픈 <전작주의> 목록에 그녀의 이름도 올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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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0-2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 재~미없는데~~재~미없는데~

진/우맘 2004-10-20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려, 폭스. 다 읽고 재미 없다고 썼잖여. ㅡ,,ㅡ
지가 줬음시롱!

마냐 2004-10-20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저두 노통팬을 자처하지만...사실 읽은거라고는 '...세살'과 '시간의.', '살인자..' 밖에 없군요. 사실 다 읽어볼 생각도 안했지만 말임다. 원래 천재성, 발랄함 이런건 쉽게 질릴 가능성이 높잖아요.

panda78 2004-10-20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 마녀님이 주신 오후 네시 진.우맘님 드릴까요? ^^ 저 인제 한권만 빼고 언니 책 다 읽었거든요. 며칠 안으로(아니면 담주 월,화) 택배 부칠 건데 그때 같이 넣을게요.

panda78 2004-10-20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의 화장법은 기대보다 별로인데.. 읽고 실망하실 듯.

진/우맘 2004-10-20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판다, 대단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panda78 2004-10-21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ㅂ^ 아니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요. 홋홋홋.
[아, 이따 마녀님께 말씀드리러 가야지.. ;;;]

stella.K 2004-10-2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냐님 말씀 예사롭지 않군요. 얼마 전 조선일보 김광일 기자가 권지예와 노통을 같은 레벨에 올려놨더라구요. 조만간 이 두 작가 비교하며 읽어 볼까 생각 중이어요.^^

진/우맘 2004-10-2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지예는 또 누구당가......흐미.....세상은 넓고 책은 많아요.TT

stella.K 2004-10-21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권지예를 모르시다니...이번에 동인문학상 후보에도 올랐는디...검색창에 권지예 쳐 보드라고요. 그의 작품이 쫙 떠오를테니. 흐흐.
 

2004. 10. 18. - 올해의 107번째 책

★★★

따우의 말대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만큼은 아니더군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앨리스 자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책으로까지 출판된 것임에 반해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아예 출간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래요. 그래서 체스의 규칙이나 거울의 법칙(뭐든 반대로~)이 녹아 있는데, 이런 규칙들이 재미있다기 보다는 조금 작위적으로 느껴져요.

험프티덤프티나 트위들디트위들덤 형제 같은 캐릭터는 재미있었지만, 삼월토끼, 모자장수, 하트의 여왕이나 공작부인 등등의 캐릭터에 댈 것이 아니더군요.

마태우스님에게 돌맞아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진/우맘의 네버랜드 클래식 여행은 계속됩니다~~~ 다음 타자는,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보다 많이 읽혔다고 광고팀이 주장하는, <나니아 나라 이야기>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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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10-19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동화라지만... 하루에 한권씩 입니까?

chika 2004-10-19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ㄱ ㅓ 울(^^;)나라의 앨리스'가 그렇다고요? 음... 음....
나니아 나라 이야기도 읽어보고 싶은건데 동화책을 사기엔 좀 그렇고...도서관을 뒤져볼까 생각중입니다.

2004-10-19 1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10-19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도서관에서 꼬옥 발견하시길.^^
실론티님> 직장에서는 일하고...집에 가면 책만 읽고...버려진 진/우가 연상되지 않으십니까? ^^;;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매우 훌륭한 교육이라고....얼토당토 않은 변명을 찍어다 붙인다지요.(그것도 정도껏 해야지!)ㅡ.ㅡ;;;;

ceylontea 2004-10-20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나니아 시리즈 저도 참 재미있게 봤어요..
사실 전 진우맘님이 산 이 시리즈 중에서 앨리스 두 권이 제일 마음에 안들었어요.
 

2004. 10. 17. - 올해의 107번째 책

★★★★

어린 시절의 앨리스는, 몇 번이고 꺼내어 되읽게 되는 책은 아니었다. (그 때의 나는 소공녀, 비밀의 화원, 키다리 아저씨 같은 소녀풍 아니면 십 오 소년 표류기, 해저 이만리, 검은 말 이야기 같은 모험 소설에 열광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아마도 좀 어중간한 위치였나?)

1800년대에 출간된 이 책은 1900년대까지도 시류에 너무 앞선, 그런 종류의 책은 아니었을까? 이제 와 다시 읽으니 어쩐지 2000년대, 근래의 문화 흐름에 더 잘 맞아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깔끔한 편집에, 삽화도 재미있다. 신비한 등장 인물 모두가 생생하게 묘사되었는데, 어쩐지 앨리스만 어색하게 표현된 듯 하였다. 너무 큰 머리에 항상 다리를 붙이고 발은 45도 각도로 예쁘게 벌린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서 제일 이상하게 보이는 캐릭터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읽어본 적이 없는데, 과연 어떤 책일지...당분간은 네버랜드 클래식 덕분에 어린 시절의 추억에 흠뻑 젖어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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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10-18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하고 겨울나라의 앨리스를 읽어보고 싶었는데... 충동이 화악~ ㅠ.ㅠ

물만두 2004-10-1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읽고는 싶지만 워낙 취향이 다른 터라 망설이고 있습니다...

ceylontea 2004-10-1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큰맘먹고 장만한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 읽기 시작하신거군요.

마태우스 2004-10-18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동화책까지 읽어서 저를 앞지르려 하시다니.... 근래의 흐름에 더 맞아 떨어진다고 말씀하시지만, 전 사실을 압니다!!!! 자꾸 그러심 저는 헨델과 그레텔 읽을 겁니다!!!!

진/우맘 2004-10-18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으캬캬캬...어쩌지요? 앞으로 이런 시리즈가 최소 20권은 있는데...
실론티님> 그렇습니다! 커다란 초컬릿 상자에서 맛난 초컬릿 빼 먹는 기분이예요.^^
물만두님> 음....앨리스의 엽기스럽고 낙천적인 성격이 마음에 드실 것 같은데.^^
치카님> ㅎㅎㅎ 님의 마음에 불을 당겼군요. 그리고, 속편 제목은 '거울나라의 앨리스'인 것 같던데요? (내가 잘 못 읽었남?^^;)

불량 2004-10-18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울 나라의 앨리스..사 놓고..아직 못 읽고 있어요..아아..그 얇은 책을 게을러 터져서..^^;;
어릴 때 텔레비젼에서 하는 앨리스 애니메이션을 너무나 열광적으로 본 나머지..흑백의 삽화에 적응하기가 좀 힘들었어요.. 흠..암튼 체셔고양이가 젤루 좋습니다. '음흉고양이'라고 나름대로 이름 지어줬던..씨이이이익~~

panda78 2004-10-18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음... 왜 다른 건 안 보이고 마태님의 헨"델"과 그레텔만 눈에 띄는지.. 험험. ;;
 

2004. 10. 15. - 올해의 106번째 책

★★★

지난 이벤트 때 장 그르니에의 책 두 권을 방출했는데...사실, 선물 받은 건 네 권(장 그르니에 선집)이었다. 그 중 두 권이 어디에 들어갔는지 뵈지도 않더니, 어제, 오랜만에 맘 잡고 진/우 책꽂이를 정리하니 요거 한 권이 나온다. ('예진아..장 그르니에를 읽기엔 좀 어린 나이 아니냐?^^')

사랑하는 개를 잃은 장 그르니에의 짧고 잔잔한 에세이다. 사색적인 그의 문장이 내겐 좀 버거운 편이었는데, 페이지 당 글이 몇 줄 안 되는 여유로운 편집 덕분에 한 시간 정도만에 뚝딱 읽어낼 수 있었다. 눈으로만 읽고...머리로 읽지는 못한 것 같지만.
중반부 즈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모모를 키우는 금붕어님이나 벤지 아빠인 마태우스님이라면, 눈 또는 머리 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읽을만한 대목도 좀 있지 않을까?
ㅎㅎ 그렇게 서재와 결부시키자, 심심하던 책 읽기가 조금 더 즐거워 졌더랬다.

금붕어님이나 마태우스님, 생각 있으심 보내드릴게요. 장 그르니에는 저랑 궁합이 잘 안 맞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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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10-16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저는 진우맘님에게서 받은 게 너무 많아서요, 뭔가를 또 받는다는 건.......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장 그르니에,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정작 책은 읽은 적이 없네요. 그리고 저와 님의 취향이 비슷한데, 님과 궁합이 안맞는다면 저랑도 안맞는 거겠지요. 그나저나 106권이란 말이죠. 역전되었군요.

soyo12 2004-10-17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개란 단어 때문에 아가가 넣어 놓은 것이 아닐까요? ^.^
하여간 저도 이 책을 읽었었는데, 어떤 면에서는 개 한마리의 죽음에 이렇게 절절한 글을 쓸 수 있는 그가 부럽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참 당신도 배부른 사람이다라는 반감도 생겼었습니다.^.~

superfrog 2004-10-18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뒤늦게 봤어요.. 괜찮으시다면 저 주세요..^^;;; 흠, 읽어봐야지, 하며 클릭하려고 했는데 마지막에 고마운 말씀이 있네요..!!

진/우맘 2004-10-19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금붕어님. 조만간 발송.^^
 

2004. 10. 14. -올해의 105번째 책

★★★

책 속의 단어들이 싫었다. 전반부에 질리도록 나오는 시즙(시체의 즙)이란 말이 제일 진저리나게 싫었고, 흘레라는 말도 어쩐지 낯설고 뻔뻔하여 싫었다.

문장들도 싫었다. '소리들은 낯설었고, 낯설어서 반가웠으며, 친숙했다.' 너무도 빈번하게 출몰하는 역설, 중의, 반어들이 정신산란했다.

의미 없이 겉도는 듯한 오줌이니...밑살이니....사타구니니....'자연의 것 그대로라 아무렇지도 않다, 탄생의 비의를 담은 고귀한 것이다 '라고 힘주듯 계속 반복되던 흘레, 혹은 교미와 관련한 것들이, 때아니게 비화와 아라의 동성애로 불거질 때 즈음해서는 짜증이 치솟기도 했다.

전반적인 사태(?)를 조합해볼때....나는 언제부터인가 김훈을 싫어했던 모양이다. ㅡ.ㅡ;;

칼의 노래에서 이순신은 우유부단하게 묘사되긴 했지만 흐릿한 성품인 그대로, 존재감은 뚜렷했다. 책 속에서 인물이 살아 있다고 느꼈다.(사실...어쩐지 끌려서 팬레터를 쓰고 싶을 정도로.^^:)
헌데 우륵은 당최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주인공도 나레이터도 아닌...뭐지?
그리고 가야금이 칼보다 더 폭력적인 도구인가? 칼의 노래에서보다 현의 노래에서 더 많은 살생과 도륙이 묘사된다. 난무하는 칼자국, 튀는 살점과 피 때문에 속이 안 좋다. 끙...책을 빌려 준 책나무님이 괜히 씁쓸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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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10-15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년째 '뮈토스'하고 '하늘의 문'우려먹는 이윤기씨 짝이 아닐까 요즘 생각한다죠. 사실 저양반 하고싶은 얘기는 풍경과 상처에서 거의 다 했지 않을까 싶어서 -_-

근데 디카 건강하시우? 내가 그때 다른 기종 몇가지 적극 추천해줄껄 -_-;;;

2004-10-15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암리타 2004-10-15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김현 작가의 필력과 문장 솜씨는 뛰어나다고 많은 분들이 얘기하지만, 전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는 생각이 드네요! 문학성은 떠나서 대중적인 흡인력 측면에서는 다소 뒤쳐지는 작가는 아닐런지 제 자의적으로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