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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에서 2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시작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SF소설이나 판타지소설을 읽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최근 들어 이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고 보고 즐겨왔던 장르는 SF와 판타지이다.
영화로도 유명한 아서 C. 클라크의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은 내가 기억하는 최초이자 최고의 SF 소설이었고,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는 판타지 장르의 매력을 알게 해준 입문 소설이었다. 그 밖에도 어슐러 K. 르 귄, 아이작 이시모프, 필립 K. 딕, 테드 창, 존 R. R. 톨킨 등 SF와 판타지를 막라한 수많은 작가들은 고전부터 현대물까지 너무나도 흥미진진하고 상상력을 무한 자극하는 이야기의 향연을 펼쳐줬다.
이런 작품들이 그려낸 상상의 이야기는 다가올 미래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미래를 열어가는 열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소설 리뷰를 너무 장황하게 시작하게 됐는데, 이 소설 1권 리뷰에서 밝혔듯이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하다보니 훌륭한 소설임에도 애들이나 읽는 흥미위주의 가벼운 소설로 치부될 것 같은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기시 유스케는 '검은 집'이라는 호러소설로 이미 최고의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2007년도에 동명으로 황정민 배우 주연으로 영화화되었었다. 최고의 호러 작가로 인정 받은 작가가 쓴 SF 소설이란 점도 흥미로웠지만 내용의 독창성과 자연스럽고 치밀한 구성을 유지하면서 쉽게 읽힌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썼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록 반전과 더불어 만들어진 평화 속에서 점차 드러나는 온갖 비틀어진 권력 이면의 부조리함들은 인간에 대한 반란에 실패한 요괴쥐 '스퀴라'의 마지막 항변에 이르러 정점을 찍게 된다.
초능력을 가진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인지라 말랑말랑한 스토리가 될 것 같지만 결고 가볍게 읽히지 않는 이유는 권력이 갖는 어두운 민낯을 실오라기 한 올도 감추지 않고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이다.